진보 경제학(유종일의)
철학 역사 그리고 대안
진보적 시각에서 한국경제의 새로운 발전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진보 경제학』. 이 책은 한국 경제학계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신자유주의적 경향에 맞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양극화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 대안을 모색한다. 한국이 동아시아 정치변화의 물결을 이끌고 사회통합적인 지역경제통합을 주도하며, 나아가 지구촌의 공생 발전과 생태계 보전 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경제학의 해법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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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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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를 규제하라!
이 책의 출간의 의미
한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다. 미국이 앞장서고 국제금융자본이 주도한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시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종언을 고했다. 위기는 월가의 도덕적 경제적 파탄을 만천하에 드러냈으며, 고삐 풀린 금융 세계화의 위험성을 웅변적으로 증명했다. 물론 미국, 금융자본, 신자유주의의 세력이 하루아침에 무너진 것은 아니며 여전히 위세를 떨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아직 새로운 정치적 주체와 패러다임이 자리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며, 신자유주의가 새롭게 소생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 선진 각국에서 재정위기와 사회정치적 위기가 계속되는 현실이 이를 입증한다. "위기는 낡은 것은 죽어가는 반면 새것은 태어날 수 없다는 사실에 있다"고 한 그람시의 말이 더없이 적확한 상황이다.
세계경제를 옥죄고 있는 금융위기와 재정위기, 그리고 그 근저에 도사리고 있는 양극화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사회경제체제를 수립해야만 한다. 재정정책과 통화정책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이제 근본적 개혁으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
새 시대를 향한 핵심적 요구는 경제 민주화다. 이제 1%를 위해 99%를 희생시키는 경제체제를 거부하고, 경제는 99%를 위해 작동해야 한다. 시장 논리 못지않게 민주주의가 중요하고, 자유 못지않게 평등도 중요하다. 사람이 시장의 도구가 되어선 안 되며, 시장이 사람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 세계화도 무조건 강요하고 수용할 것이 아니라, 공공복리의 증진에 도움이 되도록 규제하고 조정해야 한다. 이것이 곧 '월가 점령 시위'에 담긴 시대정신이고, '한미 FTA 반대 촛불집회'에 타오르는 대중의 요구인 것이다.
한국의 현실은 세계경제의 모순을 가장 극명하게 반영하고 있다. 한국 경제는 한 세대 남짓한 기간에 세계 최빈국에서 OECD 회원국까지 올라섰지만, 그 후로는 금융 세계화의 쓴 맛과 양극화의 어두움으로 상당 부분 퇴색하고 말았다. 한국민은 경제는 성장하고 국민소득은 올라가는데 삶의 질은 하락하고 행복은 멀어져가는 역설을 뼈저리게 경험하고 있다. 한국사는 단군 이래 세계사의 중심부에 가장 가까이 다가갔는데, 한국의 젊은이들은 '삼포세대'라고 자조하며 희망과 기백을 잃어가고 있다. 또한 세계 최하의 초저출산율로 민족의 집단자살을 꾀하고 있는 형국이다.
모순이 극에 달한 만큼 변화의 기운도 강한 것이 한국의 상황이다. 외세의 침탈과 식민지배, 동족상잔과 군사독재 등 모진 시련이 이어진 역사의 질곡을 뚫고 나온 민족의 저력은 이제 새 시대를 여는 동력이 되어야 할 것이다. 새로운 발전 패러다임 아래 새로운 정치주체의 결집을 이루어내어 새 시대를 열어나가야 한다. 인본적이고 합리적이면서도 역동적이고 혁신적인 사회경제체제를 건설해야 한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이 동아시아 정치변화의 물결을 이끌고 사회통합적인 지역경제통합을 주도하며, 나아가 지구촌의 공생 발전과 생태계 보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앞장서야 한다.
이 책은 필자가 위와 같은 문제의식으로 최근 수년간 강연하고 기고한 글들을 모아 정리한 것이다. 진보적 시각에서 한국경제의 새로운 발전 패러다임을 구축하고자 한 유종일의 노력의 소산이다.
진보를 위한 대안, 민주적 시장경제!
주요 내용 소개
이 책은 세 토막으로 나뉜다. 첫 번째 토막은 경제를 보는 기본적인 시각, 즉 경제철학에 관한 것으로, 진보적 입장에서 시장과 세계화, 성장과 분배의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를 논의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보수는 친(親)시장, 진보는 반(反)시장이라는 선입견이 존재한다. 개방과 세계화에 대해서도 보수는 찬성, 진보는 반대라는 인식이 존재하지만 이는 올바른 인식이 아니다. 진보가 시장만능주의나 무조건적 개방과 세계화를 반대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시장과 세계화의 한계와 단점을 인식하는 것이 곧 시장경제나 세계화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사회 일각에는 진보의 이름으로 시장 논리를 부정하고 세계화 자체를 배척하는 흐름도 있다. 하지만 이는 결코 올바른 진보의 입장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진보의 입장에서도 시장경제의 한계와 단점 못지않게 시장경제의 가능성과 장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며, 세계화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는 반대해야 마땅하지만 세계화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세계화는 잘 관리하기만 하면 진보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1장과 2장에서는 이러한 시각에서 진보는 시장과 세계화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를 논의하고, 3장과 4장은 각각 진보가 성장과 분배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에 대해 논의한다. 흔히 보수는 성장을 중시하고 진보는 분배를 중시한다고 가정한다. 하지만 이것도 성장과 분배의 이분법에 입각한 잘못된 생각이다. 진보는 성장지상주의를 배격하고, 성장을 통해서 삶의 질이나 풍요와 행복과 같은 보다 근원적인 가치를 제고하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하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 이러한 전제 위에서 진보는 성장에 매우 적극적이어야 하며, 성장이 분배와 상충되기보다는 선순환을 이루는 경로에 주목하면서 분배친화적 성장을 이룩해야 하며, 분배의 개선을 위해 매우 과감한 정책을 추진하되 가급적 성장친화적 정책 수단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필자의 입장이다.
이 책의 두 번째 토막은 진보적 시각에서 현대 경제사를 훑어본다. 역사적 시각은 현실을 이해하고 대안을 탐구하는 데 언제나 유용하다. 5장에서는 현대자본주의의 역사를 압축적으로 논의한다. 고전적 자유주의에 입각한 제1차 세계화체제가 위기에 빠지고 대공황이 도래하는 시점에서부터 뉴딜개혁과 개혁자본주의의 성립, 그리고 이에 기초한 자본주의의 황금기를 먼저 살펴보고, 이어서 개혁자본주의의 위기와 신자유주의의 등장, 그리고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전개를 살펴본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의 미래에 관해서도 논의한다. 6장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제정책 패러다임의 변화를 전망한다. 우선 위기 이후에 실시되고 추진되거나 논의되고 있는 정책 변화의 내용을 살펴보고, 정치 지형의 변화와 대안적 이론의 발전 전망을 짚어본다. 정책 패러다임이 얼마나 폭넓게 변화할지는 위기의 크기, 정치 지형의 변화, 대안적 경제이론의 발전 등에 의해 좌우될 것이기 때문이다.
7장과 8장에서는 한국 경제의 최근 역사를 둘러본다. 7장에서는 박정희 시대의 고도성장 신화를 해부하고, 박정희 시대가 남긴 유산이 무엇인지, 이러한 유산은 어떻게 아직까지 한국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 논의한다. 특히 오늘날 한국 경제의 최대 화두가 된 양극화 문제의 연원이 박정희 시대에 굳어진 재벌체제에 있음을 밝히고, 박정희 시대의 부정적 유산을 청산하는 길이 우리 시대 진보의 핵심적 과제임을 주장한다. 8장에서는 신자유주의의 영향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한국 경제의 최근 역사를 조명한다. 외환위기 전후, 참여정부, 그리고 이명박 정부 등 세 시기로 나누어서 한국 정부가 추진한 경제정책의 성격을 살펴보고, 그 가운데 나타난 신자유주의의 영향을 규명한다. 시장의 왜곡을 시정하기 위해 추진된 개혁정책이 시장의 과잉을 낳는 신자유주의의 영향으로 인해 본질적으로 왜곡되고, 신자유주의의 영향력이 갈수록 확대된 과정을 짚어본다.
이 책의 마지막 토막은 한국 경제의 새로운 발전 패러다임에 관한 필자의 구상을 담고 있다. 9장 지식경제론은 새로운 성장 모델에 관한 것이다. 경제가 발전할수록 자본 · 노동 · 토지 등에 비해 지식이 가장 중요한 생산요소가 되며, 지식의 증가에 의한 생산성 향상이 경제성장을 견인하게 된다고 보고, 이것이 바로 지식경제라는 생각이다. 생산성 증가는 인적자본과 지적자본의 축적에서 비롯되는데 인적자본의 생산성은 지적자본에 의해서 결정되므로 궁극적으로는 지적자본이 생산성 증가의 원천이라는 것이다.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을 회복하는 길은 한국 경제를 본격적인 지식경제로 만드는 일이라고 보고 이를 위해서 모든 제도와 정책이 인적자본과 지적자본의 축적을 고취하고 효율화하는 방향으로 개혁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구상을 9장에서 전개하고 있다.
10장에서는 경제체제 개혁에 대한 구상으로서 민주적 시장경제론을 전개한다. 경제체제는 모든 사회제도가 그렇듯이 경로의존성과 상호연관성이 있기 때문에 백지에 그리는 대안이 아니라 구체적인 역사적 맥락과 조건을 고려한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 민주적 시장경제는 김대중 정부 시절의 경제개혁을 부분적으로 뒷받침한 개념이었으며, 경제 민주화의 역사적 요구를 담고 있는 개념이다. 경제에 관한 진보적 대안이 비시장적이거나 반시장적인 것이 아니라 시장경제의 한 형태라는 것을 분명히 하면서도, 경제력 집중과 양극화라는 구조적 문제를 극복하려는 지향을 담아내는 개념이다. 이런 고려에서 필자는 민주적 시장경제론을 최대한 발전시켜보고자 했다.
마지막으로 11장 '동아시아 경제통합론'에서는 새로운 대외경제전략을 모색한다.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외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자유주의 세계화 질서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선진국 경제는 거듭해서 진통을 겪고 있다. 지역주의 경향은 더욱 강화되고 있으며, 세계의 경제 중심은 동아시아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대외경제전략을 새롭게 설정해야 하는 배경이라는 것이다. 또한 한국 경제가 맞닥뜨린 어려움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세계화 위험, 안보 위험, 인구학적 위험은 국내적으로만 해법을 찾을 수는 없는 난제들이다. 대외경제전략을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해법과 연결해서 구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필자는 한국이 동아시아의 경제통합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목차
목차
| 1장 | 진보와 시장경제
1. 근대경제학의 출발점: 희소성과 합리성
2. 사회적 가치판단의 기준: 효율·성장·형평·안정
3. 시장경제의 장점과 한계
4. 시장경제, 자본주의, 민주주의
| 2장 | 진보와 세계화
1. 세계화의 재인식
2.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문제점
3. 세계화에 대한 진보의 대응
| 3장 | 진보와 지속가능한 성장
1. 진보와 경제성장
2. 지속가능한 성장의 적들
3. 지속가능한 성장의 조건
4.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경제정책 거버넌스
5. 맺음말
| 4장 | 분배의 경제학
1. 분배 정의의 기준과 사회적 기능
2. 경제성장과 분배의 관계
3.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 동반성장 5대 전략
4. 맺음말
| 5장 | 현대자본주의의 짧은 역사
1. 개혁자본주의의 탄생과 자본주의의 황금기
2. 신자유주의의 태동과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전개
3. 신자유주의의 퇴조와 세계경제의 미래
| 6장 | 세계금융위기와 경제정책 패러다임의 변화
1. 머리말
2.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정책 담론의 변화
3.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의 가능성: 정치 지형과 경제이론의 변화 전망
4. 맺음말
| 7장 | 박정희 시대 경제성장 신화의 해부
1. 들어가는 말
2. 고도성장과 박정희의 지도력
3. 양극화의 연원: 박정희 시대의 그림자
4. 맺는 말: 우리 시대의 진보에 관한 성찰
| 8장 | 신자유주의와 한국 경제
1. 신자유주의 논란
2. 신자유주의란 무엇인가
3. 외환위기와 신자유주의
4. 참여정부의 '좌파 신자유주의'
5. MB노믹스와 신자유주의
6. 맺음말
| 9장 | 지식경제론
1. 새로운 경제발전 패러다임으로서의 지식경제
2. 경제발전에 따른 성장 동력의 변화와 지식경제
3. 우리나라의 투자 패턴의 변화와 문제점
4. 지식경제 성장의 효율성 제고를 위한 정책 방향
5. 지식경제의 성장을 위한 사회적 환경
| 10장 | 민주적 시장경제론
1. 민주적 시장경제의 개념
2. 민주적 시장경제와 기회의 평등
3. 민주적 시장경제와 분배의 평등화
4. 케인스주의의 한계와 민주적 거버넌스
5. 민주적 시장경제의 핵심 과제 및 실현 전략
6. 맺음말
| 11장 | 동아시아 경제통합론
1. 대외경제전략 재정립의 필요성
2. 한미 FTA와 개방 전략의 반성
3. 동아시아 경제통합과 한국 경제
4. 맺음말
참고문헌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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