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앞에 생이 끝나갈 때 꼭 해야 하는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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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혹스럽고 괴로운 임종기 케어, 하버드 의대 교수의 해법
안젤로 볼란데스 박사는 잘 살아온 삶에는 좋은 마무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믿는다. 각자 다른 생애 말기 경험을 지닌 7명의 환자 이야기를 통해 생애 마지막에 다가가는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신기술이 아니라 대화다. 저자는 기존의 환자와 의사 간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새롭게 그려내야 함을 역설한다. 또한 환자가 치료의 중심에 있고 환자가 스스로의 의료적 처치에 대해 이해하고 책임질 수 있도록 환자와 가족들에게 임종기 케어라는 어려운 주제에 대해 대화할 수 있도록 여러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어쩌면 당신이 지금까지 해온 대화 중 가장 중요한 대화일 수도 있다.
안젤로 볼란데스 박사는 잘 살아온 삶에는 좋은 마무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믿는다. 각자 다른 생애 말기 경험을 지닌 7명의 환자 이야기를 통해 생애 마지막에 다가가는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신기술이 아니라 대화다. 저자는 기존의 환자와 의사 간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새롭게 그려내야 함을 역설한다. 또한 환자가 치료의 중심에 있고 환자가 스스로의 의료적 처치에 대해 이해하고 책임질 수 있도록 환자와 가족들에게 임종기 케어라는 어려운 주제에 대해 대화할 수 있도록 여러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어쩌면 당신이 지금까지 해온 대화 중 가장 중요한 대화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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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어떻게 죽고 있는가?"
미국인들은 돈만 있다면 최고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받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선진국들 가운데 최악의 죽음을 경험하고 있기도 하다. 생명 연장 치료의 합병증들, 병원과 동네의원 사이의 치료 연속성 부재, 그리고 의료과실 등은 이처럼 불행한 일들이 벌어지는 주요 원인들 중의 일부다. 하지만 우리가 이처럼 끔찍한 죽음을 경험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의사들이 중증 환자들과 의료서비스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하지 못하는 데 있다. 미국 의료계에는 입 밖으로 내지 않는 어두운 면이 존재한다. 무슨 수를 쓰더라도 환자를 살게 하자는 것이다. 미국인의 3분의 2가 각종 의료장비에 몸이 묶이고, 도산의 위험이 있는 병원비를 지불하면서 죽어가고 있다. 비록 여러 연구를 통해 대부분의 환자들이 집에서 사랑하는 친지들에 둘러싸인 채 임종을 맞이하고 싶어 하는 것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사전의료지시서가 정답은 아니다"
사전의료지시서는 원래 사람들이 자신이 받을 의료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고안된 것이지만, 현실에서는 그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못해왔다. 고령층에서 그 비율이 좀 높기는 하지만, 전체 미국 성인 중에서는 겨우 3분의 1만이 사전의료지시서를 작성했다. 환자가 사전의료지시서를 작성했다 하더라도 그것이 실제로 실행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장애물이 또 있다. 정작 그것이 필요한 순간이 왔을 때, 사전의료지시서가 언제나 의사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가령 너무 모호하거나("만약 내가 죽음이 임박했을 때….") 너무 구체적일("만약 내가 영구적인 코마 상태에 빠진다면….") 수 있고, 주관적인 해석의 여지를 넓게 남겨 놓을 수도 있다. 또한 환자의 상태 변화에 따라서 반복적으로 사전의료지시서의 내용을 확인해야 할 수도 있다.
이런 난제들을 극복하기 위해서 저자는 환자들에게 휴대폰이나 태블릿으로 녹화를 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대리인이나 가족들에게 이메일로 보낼 것을 권한다. 미래에는 환자들이 남긴 이런 비디오가 의무기록의 일부로 첨부되어 대리인이나 의사들이 언제든 그것을 볼 수 있게 될 수도 있다. 환자가 자신의 소망을 직접 말하는 것을 보는 것은 기록된 문서를 보는 것에 비해 의사나 가족들에게 훨씬 많은 정보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줄 수 있다.
"좋은 죽음을 위해 동영상을 활용하자"
디지털 시대의 의사와 병원에 대한 환자와 가족들의 기대치는 바뀌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동영상을 통해 의학은 새롭게 만들어지고 환자-의사 관계도 재편될 가능성을 품고 있다. 환자들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동영상을 통해 자신들에게 주어진 의료적 처치 옵션이 무엇인지 보다 더 정확히 시각화하고 상상할 수 있다. 이제 의료시스템 중에서 가장 부족한 자원에 속하는 의사와의 면담 시간에는 환자가 온전히 질문하는 시간으로 보낼 수 있는 것이다. 환자가 사전에 필요로 하는 정보를 충분히 소화하고 흡수할 시간을 가진 후에 말이다.
의학계에서 동영상을 이용한 교육은 성공적으로 이뤄져왔고 최근 20여 년 동안 임종기 치료 외의 다양한 환경에서도 널리 이용됐다. 병원과 의원에서는 외과 수술과 복잡한 의료 결정을 위해 의료 동영상을 기본적인 의료서비스에 포함시켰다. 2009년에는, 워싱턴 주의 50만 명 이상의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와 병원 간의 의료 네트워크인 그룹헬스코퍼러티브(Group Health Cooperative)가 기존의 의료문화에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정형외과, 심장학, 비뇨기과, 부인과, 유방암 그리고 척추 질환 등 6개 분야에 12개의 의사 결정용 보조 동영상을 도입해서 실제 임상에서 의료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을 주고자 했다. 그룹헬스에 속하는 수천 명의 환자들이 추간판 탈출, 유방암, 자궁근종, 전립선암, 엉덩이와 무릎의 골관절염, 심장병 등 그리고 그 밖의 다른 질환으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서 동영상을 통해 자신에게 주어진 옵션을 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룹헬스의 이 같은 노력은 결실을 보고 있다
환자-의사 대화를 보충하는 데 동영상을 활용하게 된다면 의사들 개인의 스타일, 개성, 솔직함 그리고 접근법에 따라 달라지는 의사와의 면담을 표준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저자는 우리 모두가 삶의 모든 시기를, 원하는 방식대로 살 기회를 갖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한다.
|별첨|
다음은 이 책의 번역자가 지난해 '청년의사' 신문에 게재한 칼럼으로, 이 책의 내용과 의미를 잘 소개하고 있어서 함께 첨부합니다. (http://www.docdocdoc.co.kr/175244)
[박재영의 모노태스킹] 7분짜리 비디오의 놀라운 결과
하버드의대 내과 교수인 안젤로 볼란데스는 어느 날 말기암 환자 한 사람을 진료한다. 환자는 56세 여성으로, 문학을 가르치는 대학교수였다. 안젤로는 그녀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고 싶었다. 환자를 중환자실로 데리고 가서, 소위 '생명연장치료'라는 것이 실제로 어떤 것인지를 보여줬다. 우연히 그 순간에 심폐소생술이 필요한 환자가 있었고, 그녀는 아주 잠깐이나마 CPR 모습도 목격했다. 그녀의 선택은 '집으로 가는 것'이었다. 병원이 아닌 곳에서 시를 읽으면서 평화롭게 얼마간의 시간을 더 보낸 후, 집에서 숨을 거두었다.
안젤로는 다른 환자들 몇몇에게도 '중환자실 투어'를 시켜주었지만, 사실 그건 규정 위반이었다. 말로만 설명하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비디오 자료를 만들 생각을 했다. 말기 환자들 앞에 '생명연장치료', '제한적 치료', '완화의료'라는 세 가지 선택지가 있음을 알려주고, 각각을 선택했을 때에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보여주는 자료였다. 비디오에 담을 내용과 관련하여 수많은 전문가들이 오랜 논쟁을 벌인 끝에, 첫 비디오를 만들었다. 7분짜리 첫 작품을 만드는 데 2년이 걸렸다.
그리곤 실험을 시작했다. 말로만 설명하는 그룹(A)과 거기에 더해 비디오까지 보여준 그룹(B)이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를 비교한 것이다.
말기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생명연장치료, 제한적 치료, 완화의료를 선택한 비율은 그룹A에서 각각 26, 52, 22%였지만, 그룹B에서는 0, 4, 92%로 크게 달라졌다(4%는 미결정). 200명의 노인에게 치매가 심해질 경우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을 했더니, 그룹A에서는 19, 17, 64%인 반면, 그룹B에서는 5, 9, 86%로 역시 크게 달라졌다. 일차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나 너싱홈에 거주하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도 비슷했다. 중환자실 환자의 가족들을 대상으로 해도 마찬가지였다.
환자들의 결정은 실제 행동으로도 이어졌다. 1년간 추적관찰해 보니, 애초에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던 치료를 받은 환자의 비율은 그룹A에서 22%였지만, 그룹B에서는 2%에 불과했다.
안젤로의 실험은 계속 진행 중이다. 뜻을 같이하는 의사, 변호사 등과 함께 NGO도 하나 만들었고, 주요 질병들에 따라 각기 다른 내용의 비디오를 만들기 시작했다. 영어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여러 언어로 비디오를 제작했다. 한국어판도 있다. 또한 하와이 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연구도 진행 중이다. 140만 명에 이르는 주민 모두에게 이 비디오를 보여줬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살펴보는 연구다.
안젤로는 7명의 환자들이 죽어가는 과정을 지켜본 결과를 바탕으로 "The Conversation: A Revolutionary Plan For End-Of-Life Care"라는 제목의 훌륭한 책도 펴냈다.
현재 미국인의 86%는 집에서 사망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3분의 2 이상이 병원이나 시설에서 사망한다. 원하지 않는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매우 많다는 뜻이다. 안젤로는 가장 큰 원인이 대화와 설명의 부족이라고 주장한다. 안젤로는 말한다. 환자들에게 그들이 원하지 않는 치료를 제공하는 것은 일종의 의료과오라고. 의료계가 늘 환자중심의료를 이야기하지만, 여전히 공급자중심의료를 제공하고 있다고.
최근 우리 국회에서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몇 가지 세부 쟁점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연내에 통과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환자들의 요구와 현실 사이의 불일치가 미국과 다를 것이 없는 우리이기에, 이번 입법은 큰 의미가 있다.
하지만 입법만으로 현실이 극적으로 바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국민의 인식이 달라지고 행동이 변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의료계가 훨씬 더 적극적으로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세 가지 선택지 중에서 완화의료를 택하는 사람들을 위한 인프라도 크게 늘려야 한다. 당연히 관련 수가의 개편 등 제도적인 뒷받침도 필요하다. 어떻게 해야 우리의 '죽음의 질'이 높아질 수 있는지를 안젤로의 실험은 잘 보여준다.
* 책속으로 추가
부모님은 대화를 가졌고 그들이 원하는 의료서비스 유형에 대해 결정을 내렸다. 이는 그들에게 무엇이 의미 있는지 뿐만이 아니라 그들의 시각에서 가족에게 무엇이 의미 있을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두 분은 오늘날 병원에서 할 수 있는 여러 생명 연장 기술의 장단점을 고려할 기회가 있었고 훌륭한 최신 시술에도 한계가 있음을 이해하게 됐다. 또한 두 분은 각자의 선택과 그 선택에 수반되는 것들을 제대로 이해했음을 확실히 하기 위해 담당 주치의와 함께 비디오를 보고 의논하는 것으로 보충 작업도 실시했다. 환자들이 의사와 솔직한 의견 교환을 하고 임종기 선택에 대해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여러 도구를 가진다면, 의료제도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이 스스로 어떻게 살고자 하는지에 대한 최종 결정권자로 남을 수 있다.
_ 제6장 [집으로 돌아온다는 것] 중에서
나의 바람은 우리 모두가 삶의 모든 시기를, 원하는 방식대로 살 기회를 갖는 것이다. 이것이 이루어질 때까지 나는 끝까지 최선을 다해 "질병을 다룰 때는 이 두 가지, 환자가 나아지게 하거나, 또는 환자에게 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_ [후기] 중에서
미국인들은 돈만 있다면 최고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받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선진국들 가운데 최악의 죽음을 경험하고 있기도 하다. 생명 연장 치료의 합병증들, 병원과 동네의원 사이의 치료 연속성 부재, 그리고 의료과실 등은 이처럼 불행한 일들이 벌어지는 주요 원인들 중의 일부다. 하지만 우리가 이처럼 끔찍한 죽음을 경험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의사들이 중증 환자들과 의료서비스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하지 못하는 데 있다. 미국 의료계에는 입 밖으로 내지 않는 어두운 면이 존재한다. 무슨 수를 쓰더라도 환자를 살게 하자는 것이다. 미국인의 3분의 2가 각종 의료장비에 몸이 묶이고, 도산의 위험이 있는 병원비를 지불하면서 죽어가고 있다. 비록 여러 연구를 통해 대부분의 환자들이 집에서 사랑하는 친지들에 둘러싸인 채 임종을 맞이하고 싶어 하는 것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사전의료지시서가 정답은 아니다"
사전의료지시서는 원래 사람들이 자신이 받을 의료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고안된 것이지만, 현실에서는 그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못해왔다. 고령층에서 그 비율이 좀 높기는 하지만, 전체 미국 성인 중에서는 겨우 3분의 1만이 사전의료지시서를 작성했다. 환자가 사전의료지시서를 작성했다 하더라도 그것이 실제로 실행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장애물이 또 있다. 정작 그것이 필요한 순간이 왔을 때, 사전의료지시서가 언제나 의사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가령 너무 모호하거나("만약 내가 죽음이 임박했을 때….") 너무 구체적일("만약 내가 영구적인 코마 상태에 빠진다면….") 수 있고, 주관적인 해석의 여지를 넓게 남겨 놓을 수도 있다. 또한 환자의 상태 변화에 따라서 반복적으로 사전의료지시서의 내용을 확인해야 할 수도 있다.
이런 난제들을 극복하기 위해서 저자는 환자들에게 휴대폰이나 태블릿으로 녹화를 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대리인이나 가족들에게 이메일로 보낼 것을 권한다. 미래에는 환자들이 남긴 이런 비디오가 의무기록의 일부로 첨부되어 대리인이나 의사들이 언제든 그것을 볼 수 있게 될 수도 있다. 환자가 자신의 소망을 직접 말하는 것을 보는 것은 기록된 문서를 보는 것에 비해 의사나 가족들에게 훨씬 많은 정보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줄 수 있다.
"좋은 죽음을 위해 동영상을 활용하자"
디지털 시대의 의사와 병원에 대한 환자와 가족들의 기대치는 바뀌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동영상을 통해 의학은 새롭게 만들어지고 환자-의사 관계도 재편될 가능성을 품고 있다. 환자들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동영상을 통해 자신들에게 주어진 의료적 처치 옵션이 무엇인지 보다 더 정확히 시각화하고 상상할 수 있다. 이제 의료시스템 중에서 가장 부족한 자원에 속하는 의사와의 면담 시간에는 환자가 온전히 질문하는 시간으로 보낼 수 있는 것이다. 환자가 사전에 필요로 하는 정보를 충분히 소화하고 흡수할 시간을 가진 후에 말이다.
의학계에서 동영상을 이용한 교육은 성공적으로 이뤄져왔고 최근 20여 년 동안 임종기 치료 외의 다양한 환경에서도 널리 이용됐다. 병원과 의원에서는 외과 수술과 복잡한 의료 결정을 위해 의료 동영상을 기본적인 의료서비스에 포함시켰다. 2009년에는, 워싱턴 주의 50만 명 이상의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와 병원 간의 의료 네트워크인 그룹헬스코퍼러티브(Group Health Cooperative)가 기존의 의료문화에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정형외과, 심장학, 비뇨기과, 부인과, 유방암 그리고 척추 질환 등 6개 분야에 12개의 의사 결정용 보조 동영상을 도입해서 실제 임상에서 의료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을 주고자 했다. 그룹헬스에 속하는 수천 명의 환자들이 추간판 탈출, 유방암, 자궁근종, 전립선암, 엉덩이와 무릎의 골관절염, 심장병 등 그리고 그 밖의 다른 질환으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서 동영상을 통해 자신에게 주어진 옵션을 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룹헬스의 이 같은 노력은 결실을 보고 있다
환자-의사 대화를 보충하는 데 동영상을 활용하게 된다면 의사들 개인의 스타일, 개성, 솔직함 그리고 접근법에 따라 달라지는 의사와의 면담을 표준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저자는 우리 모두가 삶의 모든 시기를, 원하는 방식대로 살 기회를 갖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한다.
|별첨|
다음은 이 책의 번역자가 지난해 '청년의사' 신문에 게재한 칼럼으로, 이 책의 내용과 의미를 잘 소개하고 있어서 함께 첨부합니다. (http://www.docdocdoc.co.kr/175244)
[박재영의 모노태스킹] 7분짜리 비디오의 놀라운 결과
하버드의대 내과 교수인 안젤로 볼란데스는 어느 날 말기암 환자 한 사람을 진료한다. 환자는 56세 여성으로, 문학을 가르치는 대학교수였다. 안젤로는 그녀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고 싶었다. 환자를 중환자실로 데리고 가서, 소위 '생명연장치료'라는 것이 실제로 어떤 것인지를 보여줬다. 우연히 그 순간에 심폐소생술이 필요한 환자가 있었고, 그녀는 아주 잠깐이나마 CPR 모습도 목격했다. 그녀의 선택은 '집으로 가는 것'이었다. 병원이 아닌 곳에서 시를 읽으면서 평화롭게 얼마간의 시간을 더 보낸 후, 집에서 숨을 거두었다.
안젤로는 다른 환자들 몇몇에게도 '중환자실 투어'를 시켜주었지만, 사실 그건 규정 위반이었다. 말로만 설명하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비디오 자료를 만들 생각을 했다. 말기 환자들 앞에 '생명연장치료', '제한적 치료', '완화의료'라는 세 가지 선택지가 있음을 알려주고, 각각을 선택했을 때에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보여주는 자료였다. 비디오에 담을 내용과 관련하여 수많은 전문가들이 오랜 논쟁을 벌인 끝에, 첫 비디오를 만들었다. 7분짜리 첫 작품을 만드는 데 2년이 걸렸다.
그리곤 실험을 시작했다. 말로만 설명하는 그룹(A)과 거기에 더해 비디오까지 보여준 그룹(B)이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를 비교한 것이다.
말기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생명연장치료, 제한적 치료, 완화의료를 선택한 비율은 그룹A에서 각각 26, 52, 22%였지만, 그룹B에서는 0, 4, 92%로 크게 달라졌다(4%는 미결정). 200명의 노인에게 치매가 심해질 경우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을 했더니, 그룹A에서는 19, 17, 64%인 반면, 그룹B에서는 5, 9, 86%로 역시 크게 달라졌다. 일차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나 너싱홈에 거주하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도 비슷했다. 중환자실 환자의 가족들을 대상으로 해도 마찬가지였다.
환자들의 결정은 실제 행동으로도 이어졌다. 1년간 추적관찰해 보니, 애초에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던 치료를 받은 환자의 비율은 그룹A에서 22%였지만, 그룹B에서는 2%에 불과했다.
안젤로의 실험은 계속 진행 중이다. 뜻을 같이하는 의사, 변호사 등과 함께 NGO도 하나 만들었고, 주요 질병들에 따라 각기 다른 내용의 비디오를 만들기 시작했다. 영어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여러 언어로 비디오를 제작했다. 한국어판도 있다. 또한 하와이 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연구도 진행 중이다. 140만 명에 이르는 주민 모두에게 이 비디오를 보여줬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살펴보는 연구다.
안젤로는 7명의 환자들이 죽어가는 과정을 지켜본 결과를 바탕으로 "The Conversation: A Revolutionary Plan For End-Of-Life Care"라는 제목의 훌륭한 책도 펴냈다.
현재 미국인의 86%는 집에서 사망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3분의 2 이상이 병원이나 시설에서 사망한다. 원하지 않는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매우 많다는 뜻이다. 안젤로는 가장 큰 원인이 대화와 설명의 부족이라고 주장한다. 안젤로는 말한다. 환자들에게 그들이 원하지 않는 치료를 제공하는 것은 일종의 의료과오라고. 의료계가 늘 환자중심의료를 이야기하지만, 여전히 공급자중심의료를 제공하고 있다고.
최근 우리 국회에서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몇 가지 세부 쟁점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연내에 통과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환자들의 요구와 현실 사이의 불일치가 미국과 다를 것이 없는 우리이기에, 이번 입법은 큰 의미가 있다.
하지만 입법만으로 현실이 극적으로 바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국민의 인식이 달라지고 행동이 변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의료계가 훨씬 더 적극적으로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세 가지 선택지 중에서 완화의료를 택하는 사람들을 위한 인프라도 크게 늘려야 한다. 당연히 관련 수가의 개편 등 제도적인 뒷받침도 필요하다. 어떻게 해야 우리의 '죽음의 질'이 높아질 수 있는지를 안젤로의 실험은 잘 보여준다.
* 책속으로 추가
부모님은 대화를 가졌고 그들이 원하는 의료서비스 유형에 대해 결정을 내렸다. 이는 그들에게 무엇이 의미 있는지 뿐만이 아니라 그들의 시각에서 가족에게 무엇이 의미 있을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두 분은 오늘날 병원에서 할 수 있는 여러 생명 연장 기술의 장단점을 고려할 기회가 있었고 훌륭한 최신 시술에도 한계가 있음을 이해하게 됐다. 또한 두 분은 각자의 선택과 그 선택에 수반되는 것들을 제대로 이해했음을 확실히 하기 위해 담당 주치의와 함께 비디오를 보고 의논하는 것으로 보충 작업도 실시했다. 환자들이 의사와 솔직한 의견 교환을 하고 임종기 선택에 대해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여러 도구를 가진다면, 의료제도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이 스스로 어떻게 살고자 하는지에 대한 최종 결정권자로 남을 수 있다.
_ 제6장 [집으로 돌아온다는 것] 중에서
나의 바람은 우리 모두가 삶의 모든 시기를, 원하는 방식대로 살 기회를 갖는 것이다. 이것이 이루어질 때까지 나는 끝까지 최선을 다해 "질병을 다룰 때는 이 두 가지, 환자가 나아지게 하거나, 또는 환자에게 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_ [후기] 중에서
목차
목차
독자에게 드리는 말 · 011
들어가는 말 · 013
제1장 나의 의료 오디세이 · 025
제2장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주세요."· 047
제3장 "우리는 평생 서로 숨기는 것 없이 살았어요."· 069
제4장 "이제 어떻게 해야 되죠?"· 087
제5장 "천 마디 말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낫다면…"· 119
제6장 집으로 돌아온다는 것 · 143
후기 "아무도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물어본 적이 없다."· 169
부록1 대화하기(환자용) · 177
부록2 자신의 건강에 대한 주도권을 갖고 사전의료지시서 작성하기 · 186
부록3 대화하기(가족용) · 194
부록4 온라인 자료 · 198
주석 · 201
추가로 읽으면 좋은 책들 · 236
들어가는 말 · 013
제1장 나의 의료 오디세이 · 025
제2장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주세요."· 047
제3장 "우리는 평생 서로 숨기는 것 없이 살았어요."· 069
제4장 "이제 어떻게 해야 되죠?"· 087
제5장 "천 마디 말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낫다면…"· 119
제6장 집으로 돌아온다는 것 · 143
후기 "아무도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물어본 적이 없다."· 169
부록1 대화하기(환자용) · 177
부록2 자신의 건강에 대한 주도권을 갖고 사전의료지시서 작성하기 · 186
부록3 대화하기(가족용) · 194
부록4 온라인 자료 · 198
주석 · 201
추가로 읽으면 좋은 책들 · 236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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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로 E. 볼란데스
저자 안젤로 E. 볼란데스(Angelo E. Volandes)는 하버드 의과대학의 교수이자 연구자이다. 그는 비디오를 통해 '대화'를 권장하는 비영리단체인 어드밴스 케어 플래닝 디시전스(Advance Care Planning Decisions)의 공동창업자이기도 하다. 현재 미국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 외곽에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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