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데이비드 소로(양장본 HardCover)
자연의 순례자
이 책은 헨리 데이비드 소로 평전이다. 무엇에도 속박 받지 않고 의도적으로 살아가고자 했던 소로의 삶에 관한 이야기다. 이 책의 저자 로버트 리처드슨은 100편에 걸친 소로 인생의 주요 장면을 통해 자연과의 조화로운 삶을 홀로 이뤄낸 고고한 작가로서의 초상과 함께 불의에는 절대 타협하지 않은 실천적 철학자의 정신을 세밀하게 그려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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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100편에 걸친 소로 인생의 주요 장면
많은 이들이 《월든》의 작가로만 알고 있는 소로는 자연의 법칙을 의식하며 강렬하게 생명력 넘치는 삶을 살아간 "자연의 순례자"였다. 소로는 우리의 도덕성을 위해 "국가가 아니라, 신이 아니라, 사회가 아니라, 자연을 향해 눈을 돌려야 한다"고 설파한 가장 위대한 웅변가였다. 소로는 《월든》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계절의 변화를 지켜보며 여유롭게 관조하는 나날을 보낸 것 같지만 실은 인간과 자연에는 하나의 법칙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고, 그 법칙에 따라 행동했다. "원칙에서 나온 행동이야말로 진정으로 혁명적이다." 인생을 대하는 소로의 정신을 이 말처럼 잘 설명해주는 것도 없다.
소로는 메사추세츠 주 콩코드에서 태어나 하버드대학을 졸업한 뒤 잠시 교사로 일했지만 곧 그만두고 강연과 글쓰기에 몰두했다. 생계를 위해 측량기사로 일하기도 했고 가업인 연필공장 일을 돕기도 했으나 평생 일정한 직업은 갖지 않았다. 그러니까 당시 하버드 출신 대다수가 법률가 같은 번듯한 직업을 택했지만 그는 돈을 위해 일하면서 귀중한 인생을 허비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소로는 누구보다 노동의 가치를 소중히 여겼고 자유롭게 살아가고자 했다.
여전히 21세기의 고전으로 손꼽히는 《월든》은 소로가 월든 호숫가 숲 속에 오두막을 짓고 2년 2개월간 혼자 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진 것이다. 소로는 여기서 자신의 숲 속 생활을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다시 봄으로 이어지는 사계절로 재구성해 들려준다. 진정으로 여유롭고 풍요로운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간소한 생활을 해야 하며,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삶을 자신의 의도대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월든》을 관통하는 메시지다.
"지적인 삶의 궤적"…일곱 번이나 고쳐 쓴 《월든》을 출간하기까지
소로는 어떻게 해서 그런 삶을 살아갈 수 있었고, 《월든》을 쓸 수 있었던 것일까? 이 책 원서의 제목 "정신의 삶(A Life of the Mind)"에서도 읽을 수 있듯이 저자가 주목한 것은 소로의 "지적인 삶의 궤적"이다. 소로가 남긴 글은 그 분량만으로도 가히 어마어마하다. 일기만 39권의 노트에 4000페이지가 넘으니 말이다. 여기에는 소로가 평생 쌓아온 폭넓은 지식과 내밀한 철학이 빼곡히 담겨 있다. 소로는 매일같이 네 시간 이상을 숲으로, 들판으로, 강으로 산책을 나갔지만 실은 이보다 더 많은 시간을 들여 매일같이 일기를 썼고, 동서양 고전을 탐독했으며, 시와 에세이, 강연원고를 써나갔고, 저술 작업과는 별도로 아메리칸 인디언을 연구하고 '콩코드 자연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저자가 100편의 서사를 통해 하나씩 풀어나가는 것은 그 결과물보다는 이런 엄청난 작업을 해나간 여정이다. 저자는 시인으로, 박물학자로, 저술가로 조금씩 성장해나가는 소로의 모습을 추적해가면서 정신적인 성숙 과정은 물론 이 과정에서 그가 겪었던 기쁨과 슬픔, 인내와 좌절을 깔끔한 문장으로 상세히 전해준다.
랄프 왈도 에머슨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초기 에세이와 시를 쓰던 데서 점차 발전해 비로소 〈겨울 산책〉에서 완벽한 자기 스타일을 갖추기 시작한 것이나, 월든 호숫가 오두막에서 쓴 《콩코드 강과 메리맥 강에서 보낸 일주일》을 어렵게 출간하고, 국가 권력에 맞선 개인의 저항을 당당하게 외친 〈시민 불복종〉을 써 내려간 것이나, 초고를 쓰기 시작해 일곱 번이나 원고를 완전히 뜯어고친 끝에 마침내 《월든》을 내놓은 것이나, 저자가 한 장면씩 보여주는 소로의 삶은 그야말로 강렬한 것이었다.
이 책의 중심은 이처럼 소로의 지적인 성숙과 함께 그의 글이 자기만의 독특하면서도 빼어난 스타일을 갖춰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보다 더 인상적인 대목은 야생 자연 앞에서 인간이 겸손해져야 함을 깨달아가는 과정이다. 소로 역시 처음에는 자연을 아름답고 풍요로우며 인간에게 친절하고 자비로운 '녹색 세계'로만 받아들였다. 그러다 메인 숲 여행과 캐타딘 산 등반을 계기로 자연이 얼마나 광대하고 황량하며 인간에게 무심한지 가슴 깊이 절감하게 된다. 자연은 아름답지만 두렵고, 넉넉하지만 강력하고, 너그럽지만 영원히 길들여지지 않는 '야생의 세계'라는 점을 깨달은 것이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며, 스스로 한계를 인정할 때만 자연은 인간에게 미소를 지어준다는 것, 소로는 그렇게 자연과 자유를 새롭게 자각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한 걸음 더 우리 곁으로 다가선 소로를 느끼게 될 것이다.
목차
목차
1. 데이비드 헨리에서 헨리 데이비드로
2. 퀸시 총장 시절의 하버드
3. 시의 매혹에 빠지다
4. 1837년 패닉
5. 에머슨과의 우정
6. 콩코드에서 《일리아스》를
7. 열정이 없다면 사상은
8. 자신의 행복을 만들어가는 장인
9. 학생 네 명의 작은 학교
10. 시는 이 땅에서 나온다
2부 1838-1840 초월주의와 용기
11. 강물이 이토록 경이롭다니
12. 헨리 소로의 눈
13. 자기 수양
14. 엘런 수얼
15. 여름에 잠들어 가을에 깨어나다
16. 아이스킬로스와 용기
17. 초월주의
18. 기쁨은 인생의 필요조건
19. 훌륭한 행동은 열정의 산물
20.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3부 1841-1843 매사추세츠의 자연사
21. 아무런 스타일도 없이 살아간다면
22. 진실과 애정
23. 브룩팜
24. 자기 개혁
25. 누가 더 나은 《베다》를 쓸 것인가?
26. 이제 시간이 됐다
27. 비극
28. 짧은 여행
29. 자연의 대변인
30. 스태튼 아일랜드
4부 1843-1845 월든 호수로 가는 길
31. 뉴욕의 문학적 풍경
32. 겨울 산책
33. 철도가 들어오다
34. 문명인의 내면
35. 더 먼 인도를 탐험해야
36. 힘차게 종을 울려대다
37. 자유를 향한 실험
38. 의도적으로 살기 위해
39. 강렬한 삶의 기록
40. 자연과 가장 가까이 교감할 때
5부 1846-1849 문학의 길
41. 우리 모두가 위대한 인물이 아닌가?
42. 새로운 아담 스미스
43. 1846년 봄, 월든
44. 위대한 깨어남
45. 1846년 여름, 시민 불복종
46. 노스트윈 호수와 캐타딘
47. 월든, 두 번째 해
48. 블레이크에게 보낸 편지
49. 스토아 철학, 하나의 법칙
50. 아폴로니안 비전
51. 《콩코드 강과 메리맥 강에서 보낸 일주일》
6부 1849-1851 표범의 언어
52. 케이프코드의 난파선과 구원
53. 힌두교 이상주의
54. 계절의 경이로움
55. 엘리자베스 호 참사
56. 백만 가지 콩코드 이야기
57. 캐나다 여행
58. 인디언, 그 첫 번째
59. 인디언, 그 두 번째
60. 표범의 지식
61. 기술적 보수주의
62. 신화와 야생성
7부 1851-1852 새로운 책, 새로운 세계
63. 사과 이름 짓기
64. 헨리 소로의 네 가지 세계
65. 소로와 다윈, 《비글 호 항해기》
66. 실천적인 초월주의
67. 이곳이 나의 고향, 내가 태어난 땅이다
68. 해 짧은 겨울날들
69. 광물은 갑자기 튀어나오고
70. 실패한 것들의 목록
71. 윌리엄 길핀
72. 풍경의 명료한 묘사
73. 순결은 인간의 꽃
74. 관찰의 해
75. 시골생활
8부 1852-1854 월든, 생명 있는 것의 승리
76. 콜럼버스 이전의 역사
77. 예수회 보고서
78. 범신론
79. 미국
80. 골든 게이츠
81. 《월든》 다섯 번째 초고
82. 친구들
83. 체선쿡
84. 《월든》 여섯 번째 초고
85. 생명 있는 것의 승리
86. 앤서니 번스
87. 《월든》
9부 1854-1862 내 삶이 강렬하기를
88. 밤, 그리고 달빛
89. 새로운 친구들
90. 원칙 없는 삶
91. 회복
92. 씨앗의 확산과 삼림천이
93. 월트 휘트먼
94. 인디언의 신세계
95. 가을의 빛깔, 존 러스킨, 순수한 눈
96. 루이 아가시와 특수 창조론
97. 존 브라운 대장을 위한 탄원
98. 다윈과 진화론
99. 초월주의를 넘어, 자연사 프로젝트
100. 지금은 이 세상만
저자
저자
하버드대학교에서 영문학 전공으로 학사(1956) 및 박사학위(1961)를 받은 리처드슨은 덴버대학교에서 23년간 교편을 잡았고, 말년에는 웨슬리언대학교에 재직하기도 했다. 그의 산문은 시인 특유의 독특하면서도 미묘한 감각과 소설가의 극적인 리듬을 두루 갖춘 생명력 가득한 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리처드슨은 한 권의 책을 집필하기 위해 보통 10년 이상 자료를 조사하고 수집하는 과정을 거쳤는데, 소로와 에머슨, 제임스의 평전을 쓰면서 그들이 남긴 저서와 각종 기사뿐만 아니라 육필 원고와 일기, 편지, 심지어 편지봉투 뒷면에 남긴 메모까지 인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런 노력의 성과물인 랄프 왈도 에머슨 평전은 역사 분야의 저술가에게 수여하는 미국의 프랜시스 파크먼 상(Francis Parkman Prize)을, 윌리엄 제임스 평전은 뱅크로프트 상(Bancroft Prize)을 수상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평전은 주목할 만한 수상 이력을 남기지는 못했지만 이 책이 발표된 뒤 소중한 팬레터 한 통이 그에게 도착했으니, 《팅커 계곡의 순례자Pilgrim at Tinker Creek》로 퓰리처 상을 받은 애니 딜라드가 보낸 것이었다. 딜라드의 표현에 따르면 두 사람은 "두 번의 점심식사와 세 번의 악수" 끝에 1988년 결혼했다. 평생 독신으로 살다간 소로가 자신의 평전을 쓴 저자에게 새로운 반려자의 인연을 맺어준 셈이다. 리처드슨은 낙상에 의한 경막하혈종으로 인해 86세 생일(7월 14일) 이틀 후 딜라드 곁에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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