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찰 언저리의 미학
[해찰 언저리의 미학]은 우리에게 켄트리지는 무엇이고, 지금 우리의 현실과 예술은 어떠한 상황인지에 대한 질문을 유지하면서 켄트리지의 성과뿐 아니라 ‘주변적 고찰’이라는 제목에 담긴 그의 작가적 태도와 접근 방법에 주목하고, 책의 편집 과정과 결과물 자체가 그에 조응하도록 기획했다. 켄트리지가 있고 켄트리지를 담은 ‘켄트리지 책’을 만들고자 단순히 제공받은 작품 사진의 배열이 아니라 새로이 국내 여러 분야 연구자의 글을 받고 현장성 담은 전시 사진을 촬영해 수록했다. 이 책은 예술가의 작품집이기도 하지만 읽어 나가는 책이며, 전시의 아카이브로서도 손색이 없도록 세심하게 편집 ? 디자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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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해찰 : 언저리의 미학 · 윌리엄 켄트리지 : 주변적 고찰』은 《윌리엄 켄트리지 : 주변적 고찰》(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2015년 12월 1일~2016년 3월 27일) 전시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책이다.
윌리엄 켄트리지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의 세계적 예술가로, 국립현대미술관과 광주 아시아 문화 전당에서 소개된 그의 작품은 국내에서도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독재, 인권 탄압, 차별과 부패, 역사 청산 등 식민지에서 독립한 남아공의 정치 사회 현실을 주시하고 고발하면서도 서구 예술 역사에 대한 풍부한 식견과 뛰어난 미적 ? 예술적 성취를 놓치지 않은 점에서 주목받는다.
수류산방은 흔히 세계적 반열에 오른 예술가와 그 작품이라면 무비판적으로 우선 수용하고 국내에 소개하는 것이 목표가 되곤 하는 흐름을 넘어서고자 했다. 우리에게 켄트리지는 무엇이고, 지금 우리의 현실과 예술은 어떠한 상황인지에 대한 질문을 유지하면서 켄트리지의 성과뿐 아니라 '주변적 고찰'이라는 제목에 담긴 그의 작가적 태도와 접근 방법에 주목하고, 책의 편집 과정과 결과물 자체가 그에 조응하도록 기획했다. 켄트리지가 있고 켄트리지를 담은 '켄트리지 책'을 만들고자 단순히 제공받은 작품 사진의 배열이 아니라 새로이 국내 여러 분야 연구자의 글을 받고 현장성 담은 전시 사진을 촬영해 수록했다. 이 책은 예술가의 작품집이기도 하지만 읽어 나가는 책이며, 전시의 아카이브로서도 손색이 없도록 세심하게 편집 ? 디자인했다.
1년이 넘는 편집 기간을 거쳐 888쪽으로 구성한 방대한 이 책은 장르와 시대를 횡단하는 켄트리지 예술에 대한 지금 여기의, 한국적 화답이다.
"한국 전시와 한국에서 우리 눈으로 읽어 낸 전시의 의미를 지면에 옮기다"
- 『해찰 : 언저리의 미학 · 윌리엄 켄트리지 : 주변적 고찰』의 구성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됐다. 첫째, 켄트리지를 읽어 낸 우리 나라 필자들의 글들을 '[S-]'로 묶었다. 재일 조선인 저술가 서경식은 켄트리지가 계몽주의 이후 시대의 우수를 응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역설했으며, 미술사가 김원식은 켄트리지의 작업을 이해하기 위한 몇 가지 우회로들을 설명했다. 역사학자 염운옥은 켄트리지 작품을 보고 과도기 정의를 생각했으며, 문학 평론가 함돈균은 켄트리지의 주변적 고찰을 시인 이상의 미끄러짐에 빗대어 같으면서도 다를 수 있음의 드라마를 발견했다. 이 글들은 이번 전시를 계기로 새로이 생산되었으며 미술가와 작품에 대한 해설을 넘어서, 한국의 문학적 ? 사회적 상황을 적극적으로 사유하게 한다. 그 밖에도 《윌리엄 켄트리지 : 주변적 고찰》 전시 작품 목록, 윌리엄 켄트리지의 약력과 연보, 윌리엄 켄트리지에 관한 도서 목록을 수록했다.
둘째, 윌리엄 켄트리지의 한국 전시를 책으로 볼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어디에 어떻게 위치해 있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배치도를 시작으로, 전시실마다 작품마다 전시 위치를 알리는 배치도를 지면에 꼼꼼히 담았다. 에스컬레이터를 타면서부터 전시장을 거쳐 출구 복도까지, 전시장 안을 실제 거닐며 보듯 수록해 기록물 아카이브의 성격을 부여했다. 또한 전시 설치 과정부터 전시 중 부대 행사로 있었던 윌리엄 켄트리지의 글, 강연과 대담을 빠짐없이 수록했다. 「주변적 고찰」은 중국 베이징의 울렌스 현대 예술 센터에서 2015년에 개최된 전시 《양판희에 대한 메모》에 맞춰 발행된 도록에 실린 것이며, 「바보가 되는 기쁨-해찰의 맛」은 2015년 12월 1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윌리엄 켄트리지 : 주변적 고찰》 전시의 개막일에 진행된 '전시를 말하다' 행사에서 켄트리지가 강연한 내용을 보완 ? 정리한 글이다. 「망명 중인 작품들」은 같은 날 켄트리지가 강연한 뒤 서경식 교수와 함께한 대담으로, 『건축신문』 16호의 기사를 보완 ? 정리해 재수록한 것이다.
셋째, 이 전시가 성립된 배경으로, 2015년 《양판희에 대한 메모》 전시 도록에 실린 작가이자 컬럼비아 대학교 교수인 앤드류 솔로몬의 「망명 중인 윌리엄-실패한 유토피아에 대한 단상」과 베이징의 울렌스 현대 예술 센터의 디렉터인 필립 티나리의 「<양판희에 대한 메모>에 대한 메모」를 국문으로 번역해 재수록했다. 그리고 2015년 12월 31일자 『한겨레』 신문에 게재된 서경식 교수의 「계몽의 프로젝트는 진행 중-한국에서 윌리엄 켄트리지의 작품을 본다는 것」을 함께 실었다.
"책 자체로 편집 디자인의 실험이자 예술적 오브제"
- 『해찰 : 언저리의 미학 · 윌리엄 켄트리지 : 주변적 고찰』의 편집 특징
수류산방은 전시 작품과 작가 약력이 잘 정리된 도록이 아닌 '읽는 도록'의 면모를 풍기는 데 주안점을 두고자 윌리엄 켄트리지의 작품을 보면서 함께 읽을 수 있는 글들을 담았다. 왼쪽은 오른쪽에 흐르고 있는 글의 영문, 편집부 주석, 역사적 인물의 사진과 미술사적 작품 도판으로 메웠으며, 필자 주석은 오른쪽 아랫부분에 두었다. 《윌리엄 켄트리지 : 주변적 고찰》 전시에서는 볼 수 없었던 전시 설치 장면과 켄트리지가 작업장에서 작업하는 모습의 사진, 전시를 보는 관람객의 사진 등을 풍성히 수록했다. 이러한 편집 방식과 과정을 통해 흔히 미술 전시 때 제공받은 자료의 미비점을 보완하고 작가 윌리엄 켄트리지에 관한 학예적 자료를 정리했다.
이 책에 실린 필자들의 이름과 이 책의 주인공인 켄트리지의 짧지만 강렬한 말만으로 절제된 표지를 디자인했다. 《윌리엄 켄트리지 : 주변적 고찰》 전시의 영상실 제작에 사용된 바이록 보드의 느낌을 표지 재질에서 구현해 보고자 했다.
2015년 겨울, 우리 나라에서 처음 전시한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어느 한 작가. 1년이라는 편집 기간의 결과물인 888쪽의 두꺼운 이 책 한 권은 윌리엄 켄트리지를 향한 지지와 감동의 표현일지도 모르지만 독자들에게도 조금이나마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과 기대감이 있다.
"해찰은 켄트리지에 화답하는 하나의 미학적 태도다"
- 왜 책 제목이 『해찰 : 언저리의 미학』인가
'해찰'은 기웃거리고 집적거리는 짓을 가리키는 순우리말이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집에 오는 길에 딴짓하거나 여기저기 쏘다니지 말라고 당부할 때 쓴다. "해찰하지 말고 곧장 오너라." 그러니까 해찰은 부질없는 짓거리나 산만한 분위기, 덜렁거리고 까부는 모양새인 것 같다. 제 갈 길 똑바로 가지 않고 갈지자로 횡보하며 이것저것 구경하고 만져 보고, 흥정도 했다가 말도 붙였다가 하느라 원래 어디를 가려 했는지 까먹을 지경이다. 근데 아무튼 집에 가기는 간다.
해찰은 필연적으로 집이 아닌 '언저리'에 먼저 가 닿는다. 계몽주의와 모더니즘이 떨쳐 버렸던 주변부를 지시하는, 이 족보와 어원조차 불분명한 발음은 '주변부' 같은 어휘와 호응하기에도 벅차다. 주변부에서도 가장 주변부에 속하는 족속이 제 입에 '주변부' 같은 단어를 올릴 리 없는 것이다. 그러니까 중심부와 주변부 사이에 무엇이 가로놓여 있는가가 아니라 실은 주변부와 언저리 사이에 무엇이 가로놓여 있는가, 그것이 아무도 모르는-알려 하지 않는-우리의 문제다. 우리말에서 '어느 언저리'는 어떤 하나의 언저리이기도 하고 언저리의 어딘가이기도 하다. 곧 언저리가 '주변부'와 다른 지점을 꼽자면, 중심부와 대결할 자격조차 주어지지 않는다는 거다. 그리고 수류산방은 곧잘 말해 왔다, "우주는 언저리가 지탱한다."
한창 불고 있는 풍선의 겉껍질 같은, 외딴 산 속의 수행자 같은, 그 낱말은, 언제고 중심이 아니라 바깥을 동시에 흘끔거린다. "빅뱅의 기억을 간직한 시원의 윤곽이 지금 이 우주에서 가장 머나먼 곳에서도 더 멀리, 빛보다 빠른 속도로 달아나듯," 언저리는 중심으로부터, 목표로부터 수줍어하면서 애써 달아나는 움직임이다. 주제와 집단의 바깥을 밖에서 볼 수 있는 자가 언저리를 이룬다.
우리가 아침저녁 매일 오가는 길에서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마주친다면, 그것은 아주 약간의 해찰궂은 기웃거림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우리가 매일같이 하는 똑같은 작업에서 어느 날 어떠한 통찰을 얻는다면, 가장 고전적인 예술적 태도에서 새로운 섬광이 일어난다면, 그 또한 마찬가지리라. 해찰의 그러한 찰나들이야말로 '解察(해찰)', 즉 '풀어 살피'게 할 여지를 부여하거나, 해탈-대자유-을 엿보게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세상에, 이런 모든 의미 붙이기란, 또 얼마나 징글맞은가! 켄트리지 스스로 "주변적 사고"라고 말한 그 작업 방식을 우리말로 다시 "해찰"이라고 이름 붙이는 것은 해찰일까, 아닐까. (하략) -「[S-0.002] 해찰, 언저리의 미학」에서 발췌-
"21세기에 가장 주목받는 작가 윌리엄 켄트리지"
- 작가 윌리엄 켄트리지
윌리엄 켄트리지(William Kentridge, 1955~)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의 백인 예술가로 드로잉, 영화, 연극, 오페라 제작 등으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모순되고 잔혹한 정치와 사회 현실을 은근히 주시하는 그의 작품은 상보적이고 불가분의 선과 악이 만들어 내는 복잡계를 창조해 낸다. 윌리엄 켄트리지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이주해 온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남아공 체제에 저항하는 백인 집안에서 성장했고 미술과 연극을 공부했다. 1990년대 이후 카셀 도큐멘타(1997, 2003, 2012), 광주 비엔날레(1997, 2003, 2012)와 뉴욕 현대 미술관(1998, 2010), 비엔나 알베르티나 미술관(2010), 파리 주 드 폼 국립 미술관(2010) 등의 세계적인 미술관과 비엔날레, 박물관, 갤러리에서 신작을 발표해 왔다. 우리 나라에는 일찍이 광주 비엔날레(2000)와 미디어시티 서울(2008), 광주 아시아 문화 전당(2015)에서 소개된 바 있다. 오페라를 새로이 연출하는 것은 켄트리지의 주요 작업으로,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의 <마술 피리(The Magic Flute)>, 쇼스타코비치(Dmitrii Shostakovich, 1906~1975)의 <코(The Nose)>를 다시 제작했다. 2012년 제13회 카셀 도큐멘타를 위해 제작한 키네틱 조각이 포함된 5채널 비디오와 사운드 설치 작품 <시간의 거부(The Refusal of Time)>는 세계 여러 곳에서 전시되었다. 2014년에 제작한 슈베르트(Franz Peter Schubert, 1797~1828)의 <겨울 나그네(Winterreise)>가 비엔나, 엑상프로방스, 네덜란드에서 상연되었고, 그 해 가을 뉴욕 링컨 센터에서도 공연되었다. 필립 밀러(Philip Miller, 1964~)의 라이브 음악에 맞춰 진행되는 영상 콘서트 <종이 음악(Paper Music)>은 2014년 피렌체에 이어 뉴욕 카네기홀에서 상연되었으며, 앞으로도 여러 도시에서 공연이 이어질 예정이다. 또 알반 베르크(Alban Berg, 1885~1935)의 오페라 <룰루(LULU)>를 제작하여 2015년 암스테르담과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개봉했다. 또한 로마 역사를 약 500미터 길이의 인물 띠 부조로 표현한 <승리와 한탄(Triumphs & Laments)>도 2016년 로마의 티베르 강변에 설치되었다. 2015년 6월 중국 베이징의 울렌스 현대 예술 센터에서 문화 대혁명에 관한 3채널 스크린 프로젝션 <양판희에 대한 메모(Notes Toward a Model Opera)>가 발표되었다. 이에 맞추어 같은 해 겨울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켄트리지 회고전 《주변적 고찰》(2015년 12월 1일~2016년 3월 27일)를 개최하는데, 이는 우리 나라에서 그의 대표작을 망라한 첫 전시로 주목받았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사회에서 주변부일 수밖에 없는 예술가, 역사 속에서 주변부였던 흑인의 복권을 지지했지만 가해자라는 주변부에 처한 백인, 서구 예술의 흐름 속에서 주변부로 절하된 지역성, 근대 계몽주의의 주변부로서 식민지가 처한 일상의 폭력을 응시하며, 켄트리지는 낙관에도 비관에도 빠지지 않고 목탄과 먹으로 끊임없이 그리고 만들고 지운다. 켄트리지는 2010년에 예술과 철학 분야에서의 공로를 인정받아 교토 상을 수상했다. 텔 아비브 대학교에서 수여하는 댄 데이비드 상(Dan David Prize)을 수상했으며, 프랑스 문화통신부로부터 문화 예술 공로 훈장(Commandeur des Arts et Lettres)을 받았다. 2013년 예일 대학교에서 명예 미술학 박사 학위를, 2014년 케이프타운 대학교에서 명예 박사 학위를 받았다.
목차
목차
[S-0. 002] 해찰, 언저리의 미학(수류산방) 011
[S-1] '우리 시대'의 우수를 응시하다(서경식) 059
[S-3] 모서리와 중심(김원식) 107
[S-4] 역사를 사유하는 모든 이에게(염운옥) 165
[S-5] 주변부의 비극은 더 희극적으로(함돈균) 203
[M-0] 윌리엄 켄트리지 전을 개최하며(바르토메우 마리 리바스) 245
[M-1] 세계는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이수정) 251
[E] 에스컬레이터 공간 285
[R] 리딩룸 303
[2G] 제2전시실 345
[U] 선큰 가든 공간 461
[3G] 제3전시실 479
[4G] 제4전시실 543
[C] 복도 공간 617
[M-2] 주변적 고찰(윌리엄 켄트리지) 639
[M-3] 강연 : 바보가 되는 기쁨(윌리엄 켄트리지) 689
[M-4] 대담 : 망명 중인 작품들(윌리엄 켄트리지+서경식) 715
[M-5] 망명 중인 윌리엄(앤드류 솔로몬) 747
[M-6]〈양판희(樣板戱)에 대한 메모〉에 대한 메모(필립 티나리) 805
[S-2] 계몽의 프로젝트는 진행 중(서경식) 823
[S-6] 전시 작품 목록 839
[S-7] 윌리엄 켄트리지 약력 863
[S-8] 윌리엄 켄트리지 연보 864
[S-9] 윌리엄 켄트리지에 관한 도서 목록 882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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