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한국까지 18인치 여행
열린우리당 당의장 비서실 차장을 역임한 (사)한국문화전략 연구소 선임 연구위원 김갑수의 『영국에서 한국까지 18인치 여행』. 제17대 대선이 허망하게 끝난 후 2008년 늦여름과 초가을 사이 죄인의 심정으로 영국으로 훌쩍 유학을 떠나 셰필드 대학교 대학원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돌아온 저자의 정치평론집이다.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12시간을 꼬박 날아가야 도착하는 유럽 대륙 끝자락의 섬나라인 영국에서 보고 들은, 우리와 닮은 듯 다른 그들의 정치는 물론, 정책과 문화, 그리고 시민의식을 들여다봄으로써 한국 사회의 내일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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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지은이는 영국에서 보고 들은, 우리와 닮은 듯 다른 그들의 정치와 정책 그리고 문화와 시민의식을 통해 오늘보다 조금 더 나은 한국 사회의 내일을 그리고 있다.
[[추천사]]
'의심하는 것'을 영국적인 미덕이라고 말하는 데이빗 미첼에 대한 인용은 이 책의 성격을 한마디로 규정한다. 영국인에게 성찰은 곧 자신들의 성취를 한번쯤 의심해보는 일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도 바로 이런 자세일 것이다. 모두 자기가 주장하는 것만을 옳다고 우기는 현실에서 이 책이 목표로 삼은 것은 이런 의심에 대한 옹호이다. 의심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다른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관용일 것이다. 한국 사회를 더 좋은 곳으로 만들고자 하는 제안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친구로서 그의 행보에 격려를 보낸다. - 문화비평가 이택광
2011년 8월 런던 폭동과 2011년 11년 서울시청 광장
2011년 8월, 전 세계의 이목이 영국 런던으로 집중되었다. 시민들에 의해 약탈당한 상점과 불에 탄 은행을 찍은 사진들이 각국 유수의 신문 1면을 장식했다. 번화한 도시가 폭동으로 인해 파괴된 장면은 세기말을 다룬 영화의 한 장면과 다름없었다. 런던 폭동 사태의 원인에 대한 여러 추측들이 난무했지만, 그들 분석의 대부분은 이번 사태의 원인을 '인종차별이 아닌 계급 문제'로 해석했다. 폭동에 가담한 이들의 인종 구성이 다수의 백인과 소수의 아프리카, 아시아계 영국인들이었음을 보여주는 뉴스 분석은 그러한 설명을 더욱 뒷받침했다. 그들은 왜 그렇게 분노할 수밖에 없었을까?
영국은 부자와 빈자가 계층 구분 없이 어울려 거주하는 '소셜 믹스'의 대표적인 국가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 영국사회는 각 계층이 잘 어울려져 있기보다는 물과 기름처럼 철저하게 분리된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계급은 나날이 굳어져가고 결국 하층민은 영원히 하층민의 지위에서 탈출하기 어려운, 사회이동성이 현저하게 낮은 '닫힌 사화'가 되어버렸다. 바로 그에 따른 분노가 이번 사태를 통해 표출된 것이다. 먼 나라 영국의 이야기지만 몇 단어만 바꾸면 한국 사회의 현재를 설명하기에 무리가 없는 설명이다.
하지만 2011년 11월 22일, 사상 초유의 무역협정 날치기 비준에 분노해 서울시청 광장으로 모인 우리 국민들은 살을 파고드는 추위에도 물대포를 맞으며 웃고 춤추며 반대 구호를 외칠지언정, 결코 공공기관 방화나 상점 약탈 등의 소요는 일으키지 않는다는 점에서 두 나라의 모습은 묘하게 어긋난다.
다른 듯 닮았고 닮은 듯 다른, 두 나라 이야기
《영국에서 한국까지 18인치 여행》을 쓴 김갑수는 2008년 어느 날 홀연히 영국으로 떠났다. 스스로 '귀양살이'라고 이름 붙인 길이었지만, 과거 선비들에게 귀양은 징벌이 아닌 수양과 깨달음을 위한 시간이었던 것처럼 그의 영국 생활도 한국 사회의 내일과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할 수 있었다. 8,000킬로미터 멀리 떨어진 영국에서 지은이는 물리적 거리만큼이나 객관적인 시각으로 그곳과 닮은 듯 다른 대한민국의 오늘을 보고 듣고 글로 남겼다.
런던 폭동을 통해서도 드러나듯이 영국이란 나라는 신자유주의를 가장 먼저 받아들인 만큼 계층의 고착화와 공공재의 민영화로 인한 갈등이 심각하고, 보수당과 자민당의 불안정한 연정으로 정치적 갈등도 끊이지 않고 있다. 더욱이 2009년 불어닥친 세계 금융위기의 충격으로 물가는 폭등하고 경제지표는 곤두박질쳤다. 이처럼 영국이 겪는 정치, 사회, 경제적 어려움은 지금 한국 사회가 직면한 곤란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에서, 지은이는 영국 사회가 그들 내부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는지에 주목한다.
일례로 보수·자민 연립정부에서 자민당 소속의 빈스 케이블 산업경제부 장관은 이전 노동당 정부가 추진하던 고소득자(연간소득 2억 7,000만 원 이상)에 대한 소득세 50퍼센트를 다시 시행하는 동시에 금융사와 대기업 임원들에 대한 보너스 지급 규제, 공무원 임금 동결 등을 통해 양극화를 해결을 시도했다. "국민들은 자본주의를 인정한다. 하지만 그들은 책임지는 자본주의를 원한다"는 빈스 케이블의 말처럼 서민경제를 책임지고 보호하는 정치를 강력하게 실천한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국 경제위기 해결을 위해 제안한 '버핏세'가 100만 달러 이상을 가진 자산가의 소득세율을 조금 올리는 것에 불과하고 그마저 공화당의 강력한 반대에 막혔다는 사실과, 물가지수 항목에서 '금'을 제외해 물가상승률 0.4퍼센트를 낮춰 보이는 한국 경제관료들의 꼼수와 비교하면서 저자는 영국의 (제스처에 불과할지언정) 책임지려는 자본주의의 모습을 읽어낸다..
또 다른 흥미로운 사례도 있다. 대형마트 테스코에서 보통 한 병에 6,600원에 팔리던 와인을 5,000원에 팔기 시작하자 시민 사회와 소비자 단체에서 거세게 반발했다고 한다. 도대체 얼마나 노동자들을 쥐어짰기에 그렇게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냐는 항의였다. 경쟁 업체도 아니고, 값싼 와인을 사마실 수 있게 된 소비자들이 자신들의 혜택을 거부하면서 공정한 거래를 지키고자 한 것이다. 자기만의 이익을 좇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라는 더 큰 틀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찾아가는 모습에서 소비자와 노동자가 결코 다른 입장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일깨워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에서 배운다
《영국에서 한국까지 18인치 여행》는 변화와 혁신의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21세기 영국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동시에 우리 사회와 정치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유익한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책임지는 정부와 의식 있는 시민사회 등 각 영역이 따로 놀지 않고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갈 때 보다 발전적이고 건전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지은이는 말한다. 다양한 의견들이 갈등하지 않고 공존하며 사회 전체의 합의를 이끌 수 있을 때 개인들의 삶과 권리, 자유가 보장된다는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는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18인치라는 말이 있다. 머릿속 계산이나, 가슴속 열정만으로 무엇인가를 이룰 수 없다는 말이다. 머리와 가슴이 하나로 움직일 때, 우리 사회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거대한 꿈을 찾아 떠난 18인치 여행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목차
목차
서문
1부 | 우리가 움직인 만큼 세상은 변한다
/ 투표가 밥 먹여줍니다
/ 런던 폭동과 영화 <28일 후>
/ 보편적 복지의 시작, 공공의료
/ 또 다른 '박대기'를 기다려본다
/ 내게 싫은 일은 남에게도 싫은 거요
/ 기회는 평등하게, 결과도 평등하게
/ 칼 마르크스가 애덤 스미스를 만나다
/ 너희들이 하라는 대로 하지 않을거야
/ SNS와 스타 정치인
/ 민주주의와 감정적 투표의 함수관계
/ 상추 싸게 먹어 행복하십니까?
/ 사이다 한 병의 따뜻함
/ 아닌 건 정말 아닌 거다
/ 더티 핸드와 더티 헤드 사이에서
/ 느림 너머에 있을 희망
/ 5살 아이도 이해하는 공정함
2부 | 문제는 정치다
/ 미끄러진 혀
/ 의회민주주의의 새로운 시도
/ 메드는 리비아로 돌아갔을까
/ 제4의 물결이 온다
/ 14개의 별을 달고 747 비행기를 띄운 '그분'
/ 팔꿈치 대신 '조인트' 까기
/ 그들만의 스탠다드
/ 보수가 지켜야 할 가치
/ 침몰하는 보수당의 꿈
/ 뭉치려는 EU와 갈라서려는 영국
/ 부패는 최악의 무능이다
/ 책임지는 자본주의
/ 침착하게 평정심을 유지하고 하던 일을 계속하라
/ 깨끗한 손에 대한 기대와 우려
/ 아폴론의 저주를 풀어라
/ 명청 교체기의 교훈
/ 그 많던 '용감한' 평검사는 다 어디로 갔나
/ 정의의 여신상에 눈가리개를 씌운 이유
/ 담벼락에 쓴 몇 가지 단상
저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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