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끈(애지시선 41)(양장본 HardCover)
이성목 시집
이성목 시인의 세 번째 시집 『노끈』. ‘나’라는 내부를 향한 시선을 거두고 ‘나’ 혹은 ‘나와 관계하는 모든 것’들에게 교감한 몸과 마음의 기록을 담고 있다. 시인은 내가 ‘나’ 혹은 ‘나와 관계하는 모든 것’들에 반응하는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그 방식은 여러 얼굴로 다가오는 사랑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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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시집 『노끈』을 통하여 보여주는 사랑의 실체를 정의하자면 '말로는 할 수 없는 사랑' 과 '함께하지 못하는 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기다릴 시간이 없는(다우너), 묶었으나 함께 하지 못한(노끈), 그늘과도 같은(그늘 속), 가르치지 않을 수 있는(완창), 가지기만 하는(겨우살이), 다시 시작될 수 없는(풀어 다시 짤 수 없는 옷) 사랑 등, 사랑이라는 이름의 여러 스펙트럼이 다양한 독자들의 심성과 다양한 빛깔로 교감하기를 희망한다.
시집 『노끈』은 해체나 실험 보다는 전통적 방식의 글쓰기로 이루어져 있다. 익숙한 일상을 익숙한 그릇에 담되, 현재의 맛을 담는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이 글쓰기의 방식이 식상할 수도 있고, 새로울 수도 있다. 독자들은 어떻게 읽어 줄 지 기대된다.
추천글
시집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 며칠이 지났다. 그 사이 대웅보전 꽃문살이 바래고, '구름 요와 하늘 홑청'을 덮고 잠들었던 '길 밖의 모텔'도 사라지고, 폐가의 토담은 조용히 무너져 흙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러나 끝내 자리를 떠나지 않는 것이 있었다. 손사래를 치고 위협을 해도 꼼짝도 않는 저 두려움의, 애원의, 원망의 눈빛을 한 개 한 마리였다. '입구와 출구가 봉'해진 골목에 몸이 묶인 채 '다 하지 못한 말을 품고 으르렁거리는 개', 이를테면 필사적으로 밧줄을 끊고 달아나보려다가 어느덧 그 목줄이 힘줄이 되어버린 개의 깊은 눈망울에 담기고 만 거였다. 별도 '뾰족한 이빨을 가지'고 뜨는 밤이 있다는 것을 개의 눈 속에서 보았다. 그렇다면 이것은 삶 앞에 몸뚱이를 떼어 바친 자의 노래였던가. 가장 아픈 삶으로 가장 힘차게 운명을 긍정하는 자의 싸움이었던가. 하여 시간이 지날수록 '멍이 배에 가득 번지는 것처럼' 그의 상처가 내게서 발묵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는 '이백 근이 넘는 그늘 속'에서 '세상이 다 버릴 것 같았던 뼈'를 혼자서 우려낸 듯 하다. 이것은 사람들이 흔히 삶이라고 부르는 것이지만, 가끔 그와 같은 사람은 '시'라고 믿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 시집에서 더욱 짙어진 그의 '살냄새'를 맡게 되는 것이다. 그는 '개가 낳'아 준 생의 빈칸을 시로써 채우고 있으므로, 시를 묶은 노끈을 풀면 '생을 되새김질하며 늙어 가'고 싶다는 그의 꿈이 보인다. 그래서 '생가죽 같은' 그의 노래는 아픔을 아는 이라면 누구에게나 오래오래 기억되리란 믿음이 드는 것이다.
_이운진(시인)
시인의 말
단수 예고가 있던 늦은 밤, 범고래 한 마리 수도꼭지에 입을 들이대고 등에서 세찬 물소리를 뿜어 올립니다. 꾸륵 꾸륵 싫은 소리를 내며 개수대에서 물이 내려갑니다. 아무래도 나는 반골이거나 불평불만분자인 것 같습니다. 삶이 고단하게 틀어막았을 마개를 기어이 뽑아 낸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 작은 구멍 속으로 어떻게 고래가 쑥 빨려 들어갔을까요.
후회는 한 시절 늦고 반성은 뜨뜻미지근하여 나는 아직도 철이 들지 않았습니다.
2012년 봄
이성목
목차
목차
제1부
봄눈/ 자반고등어/ 골목이라 부르는 저녁/ 플라스틱 트리/ 노끈/ 풀어 다시 짤 수 없는 옷/ 그늘 속/ 길 밖의 모텔/ 폐가, 대통밥집 고양이/ 탈색/ 첫눈/ 청성淸聲자진한잎/ 한지에 수묵/ 화선지에 수묵담채/ 그 저녁의 흐느낌처럼
제2부
휴머노이드/ 다우너/ 새김꾼/ 완창/ 관솔옹이傳/ 월동/ 낡은 구두를 신은 기간요원/ 민오름 사진/ 옛길/ 불편한 죽음/ 아이스 카빙/ 사글세 들다/ 민들레/ 오래된 종소리/ 스캔들/ 종이 재생 공장에서
제3부
토담이 무너지는 동안/ 마당을 길러낸 집/ 이제 꽃피면 안 되겠다/ 노란 주전자/ 겨우살이/ 성묘/ 당신의 수하/ 발굴/ 무인판매상점에서/ 무화과를 먹는 저녁/ 못에 옷을 걸었다/ 뼈다귀해장국에 대하여/ 땅끝에서는 맞잡을 손이 필요해요/ 사십 년도 더 된 가구
제4부
태풍/ 한낮의 그림자/ 나무 밑동/ 고백/ 저 구석에 노을이/ 홀로 싸우다/ 가족/ 머리가 있는 토르소/ 고무지우개, 화이트 그리고 Del키/ 문장/ 지삿개를 말하다/ 옹알이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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