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 국어시간(애지시선 94)(양장본 Hardcover)
김우전 시집
2004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김우전 시인의 첫 시집. 김우전 시인은 경주 강동면 유금리에서 농사를 짓고 살며 “발바닥에 묻힌 흙이 먹여 살리는” 삶의 터전을 시의 경작지로 삼는다. 인간과 자연이 서로 스며드는 나눔과 상생의 호혜적 상상력이 돋보이는 그의 시는 무엇보다 뻔하지 않다. 밀도 깊은 서사와 서정으로 버무려진 독특한 화법이 진중하면서도 유쾌하다. 작은 생물의 우주적 호흡을 읽는 것부터 자본논리에 대한 비판적 인식에 이르기까지 따듯한 에너지의 흐름이 융숭 깊게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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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표제작 「숲 속 국어 시간」은 농작물을 파먹는 고라니나 멧돼지에게 글자를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이 모티브가 되어 태어났다고 한다. 산밭에 나뭇가지로 얼기설기 울타리를 치고 장난삼아 경고문을 붙여놓았는데, 그래도 무시로 드나드는 놈들을 불러 모아 '출입을 금합니다' 라는 글자를 가르치고 막걸리를 나눠 마시는 상상 속 음주 수업이 사뭇 해학적이다. 결국 "한 밭이 키운 것들 먹었으니" 자신이 짐승과 사촌이라는 것으로 결론 맺는다.
경상도 방언과 걸쭉한 입담의 호흡이 착 감기며 역동성을 유감없이 펼쳐 보이는 「고구마 밭에서 생긴 일-유금리 시편」이라든가 어머니 세상 뜨신 뒤 처음 맞이하는 추석 성묘에서 느닷없이 말춤을 추는 자식들의 면면을 그린 「말춤」 등 이웃들의 삶을 체득하는 지극한 마음이 공동체적 선의를 가꾸며 맑고 순정한 세계를 낳고 있다. 한편 김우전 시인은 부모가 욕망에 불을 켜거나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자본에 구속되는 동안 죄 없는 어린 것들이 속수무책 죽어가는 세계를 자본주의의 끝판 「오늘」로 읽는다. "잃어버린 속도의 한가운데/초록 꿈들이 자란다"는 등단작 「페타이어」나 "콘크리트 점수 공장"을 그린 「점수 벌레」 같은 시편도 자연과 대비되는 주목할 만한 작품들이다.
해설을 쓴 손진은 평론가는 "김우전의 시에서 낮고 고요하고 깊은 떨림은 개체의 작용과 천체의 요동이 상호 조응하는 가운데 펼쳐지는 에너지의 흐름으로 작동한다."며 "김우전은 "날마다 흘려주는 눈물로" 돌 속 초승달을 키우는(「돌」) 순전한 시인이다. 아침 햇살이 까치 소리와 범벅이 되는 한때, "밝고 맑은 이가 넓적다리 베고 누워" 듣는 "옹달샘 목 축이는 고라니 혓바닥 같은 시"를 읽는 기쁨이 여일하다"고 말한다.
목차
목차
성지 순례/ 숲 속 국어 시간/ 부조역 -유금리 시편/ 그늘집 -유금리 시편/ 겨울, 안개밤 -유금리 시편/ 구름 기차/ 달개비/ 할매 찌찌/ 점수 벌레/ 가벼운 장례/ 허공에서의 동거/ 숲에 눕다/ 상/ 한식구
2부
새벽/ 밥솥/ 하필/ 반성문/ 어떤 전쟁터/ 구름 사탕 피는 풍경/ 오늘/ 헌 옷/ 밥줄/ 부활절 전날 아침/ 복날/ 폐타이어/ 자궁 같은 무덤 속에서/ 고구마 밭에서 생긴 일 -유금리 시편
3부
아 -유금리 시편/ 겨울 새벽 -유금리 시편/ 함박꽃 빤스 -유금리 시편/ 웃음 한 장/ 상사화/ 신발/ 문자 메시지/ 겨울/ 쉰 고개 넘으니/ 의자와 함박꽃/ 잘못 쓴 글자 같은/ 길 위에 있다/ 겨울 편지/ 돌
4부
오래된 신방 -유금리 시편/ 군불 -유금리 시편/ 빈집 -유금리 시편/ 봄밤 -유금리 시편/ 뻐꾸기 소리 -유금리 시편/ 닭/ 기다린다는 것은/ 어떤 소신공양/ 사막/ 별/ 바람은 잠자는 소리들을 깨워/ 꿀비 맞는 날/ 말춤/ 개처럼 물을
저자
저자
경북 청도에서 태어나 2004년 ≪조선일보≫신춘문예로 등단했다.
경주에서 농사를 지으며 〈푸른시〉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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