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화의 철학적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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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언어와 음악과 예술에서 고유의 철학을 모색한 논문 6편을 실은 김선영의 유고집. 저자는 우리말의 어법과 판소리 음악어법에서 고유 사상과 미학을 찾고 있다. 판소리 사설의 내용에서 사상을 추출하려는 것이 아니라, 발성법?장단?판짜기와 같은 음악어법, 즉 구조와 형식에서 철학적 문법을 추출하였다. 심층적인 분석을 통해 판소리 예술의 본질을 예리하게 파헤치고, 독창적인 철학 문법을 제시한다. 한국의 철학 · 음악 · 문학 · 문화 연구자들의 필독서.
한국에 철학이 있는가? 진정한 한국인의 철학이 있는가 하는 의문에서 이 책은 출발한다. 서구사회가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유구한 철학사의 전통을 가지고 있고, 중국 역시 고대사회부터 제자백가 등 다양한 철학적 맥락이 이어지고 있지만 한국은 이렇다 할 철학적 전통을 보여준 적이 없다. 오래 동안 불교나 성리학을, 근대 이후에는 서구의 철학을 받아들여 자신의 것으로 수용해왔지만, 그런 사상이 진정 우리의 몸과 마음에 꼭 맞는 것인가? 저자의 회의와 고민은 여기에서 출발한다.
그렇다면 한국인은 자신만의 사상이나 철학이 없는가? 현실문제에 부대끼면서 살아가는 한 자신들의 생각이 없는 사람은 없다. 다만 철학적 문맥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감춰있는 한국인의 철학적 문맥을 어디서 찾을 것인가? 그것은 한국인의 생각과 정서를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우리말과 노래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우리말과 노래에서 아직 정제되지 않은 채로 숨어있는 철학적 광맥을 찾아 어떻게 정제하여 구조화할 것인가. 이 책은 이러한 생각에 대한 저자의 모색과 도전의 산물이다.
저자가 주목한 것은 판소리나 민요와 같은 구전예술과 언어이다. 그것도 노랫말이나 어휘가 아니라 장단이나 발성, 문법과 같은 형식에 주목하여 분석하고 있다. 어휘는 외래어로 오염되어 있으므로 문장 속에서 사상을 추출한다 해도 진정 고유의 것인지 확신할 수 없다. 그러나 장단이나 발성법, 소리를 짜는 방식이나 음악체계는 고유의 것이다. 당악(唐樂)이 아닌 향악(鄕樂), 민요나 판소리의 음악적 표현방식은 고유한 우리의 산물이다. 그러기에 지식인도 민중도 공유해 왔으며, 또한 함께 공감하고 즐기던 것이다. 저자의 독창성은 여기에 있다. 판소리의 노랫말이 아니라, 음악적 구조와 형식에서부터 우리의 사상을 추출한 것이다.
판소리는 즉흥적인 음악이다. 연주될 때마다 변하기 때문에 완성된 작품이 존재할 수 없다(비고정성). 판소리는 전부를 불러도 되고 한 대목만 불러도 된다(분절성). 이야기의 앞뒤가 맞지 않아도 모순이나 결함을 여기지 않는다(비정합성). 배음이 섞인 거친 발성을 추구하며, 복잡하고 즉흥적인 시김새를 사용한다. 균등하게 분할된 장단을 사용하지 않고, 자유롭게 조합해 사용함으로써 자유자재로 장단을 가지고 논다. 단조로운 성음을 싫어하고, 같은 가락이 겹치면 배척한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적응하며 부단히 재창조될 때 미감을 느낀다. 우리말의 구조는 서술어가 맨 뒤에 놓이기 때문에 끝까지 들어봐야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것이 우리말과 음악이다.
선거철만 되면 부단히 헤쳐모이는 정당들, 혈연이든 지연이든 학연이든 연줄만 있으면 이합집산을 거듭하면서 모임을 만들고 또 해체하는 행동양식, 끊임없는 분절과 연대를 통해 최적의 모임을 추구하는 사람들. 이러한 언어와 예술과 사상은 끊임없는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생존해온 한국인의 원동력이다. 끊임없이 분절하고 연대하여 어떤 행동도 어떤 조직도 가능하게 하는 한국인이야말로 인터넷 네트워크 시대에 최적화된 철학을 지닌 사람들이 아니겠는가.
한국에 철학이 있는가? 진정한 한국인의 철학이 있는가 하는 의문에서 이 책은 출발한다. 서구사회가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유구한 철학사의 전통을 가지고 있고, 중국 역시 고대사회부터 제자백가 등 다양한 철학적 맥락이 이어지고 있지만 한국은 이렇다 할 철학적 전통을 보여준 적이 없다. 오래 동안 불교나 성리학을, 근대 이후에는 서구의 철학을 받아들여 자신의 것으로 수용해왔지만, 그런 사상이 진정 우리의 몸과 마음에 꼭 맞는 것인가? 저자의 회의와 고민은 여기에서 출발한다.
그렇다면 한국인은 자신만의 사상이나 철학이 없는가? 현실문제에 부대끼면서 살아가는 한 자신들의 생각이 없는 사람은 없다. 다만 철학적 문맥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감춰있는 한국인의 철학적 문맥을 어디서 찾을 것인가? 그것은 한국인의 생각과 정서를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우리말과 노래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우리말과 노래에서 아직 정제되지 않은 채로 숨어있는 철학적 광맥을 찾아 어떻게 정제하여 구조화할 것인가. 이 책은 이러한 생각에 대한 저자의 모색과 도전의 산물이다.
저자가 주목한 것은 판소리나 민요와 같은 구전예술과 언어이다. 그것도 노랫말이나 어휘가 아니라 장단이나 발성, 문법과 같은 형식에 주목하여 분석하고 있다. 어휘는 외래어로 오염되어 있으므로 문장 속에서 사상을 추출한다 해도 진정 고유의 것인지 확신할 수 없다. 그러나 장단이나 발성법, 소리를 짜는 방식이나 음악체계는 고유의 것이다. 당악(唐樂)이 아닌 향악(鄕樂), 민요나 판소리의 음악적 표현방식은 고유한 우리의 산물이다. 그러기에 지식인도 민중도 공유해 왔으며, 또한 함께 공감하고 즐기던 것이다. 저자의 독창성은 여기에 있다. 판소리의 노랫말이 아니라, 음악적 구조와 형식에서부터 우리의 사상을 추출한 것이다.
판소리는 즉흥적인 음악이다. 연주될 때마다 변하기 때문에 완성된 작품이 존재할 수 없다(비고정성). 판소리는 전부를 불러도 되고 한 대목만 불러도 된다(분절성). 이야기의 앞뒤가 맞지 않아도 모순이나 결함을 여기지 않는다(비정합성). 배음이 섞인 거친 발성을 추구하며, 복잡하고 즉흥적인 시김새를 사용한다. 균등하게 분할된 장단을 사용하지 않고, 자유롭게 조합해 사용함으로써 자유자재로 장단을 가지고 논다. 단조로운 성음을 싫어하고, 같은 가락이 겹치면 배척한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적응하며 부단히 재창조될 때 미감을 느낀다. 우리말의 구조는 서술어가 맨 뒤에 놓이기 때문에 끝까지 들어봐야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것이 우리말과 음악이다.
선거철만 되면 부단히 헤쳐모이는 정당들, 혈연이든 지연이든 학연이든 연줄만 있으면 이합집산을 거듭하면서 모임을 만들고 또 해체하는 행동양식, 끊임없는 분절과 연대를 통해 최적의 모임을 추구하는 사람들. 이러한 언어와 예술과 사상은 끊임없는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생존해온 한국인의 원동력이다. 끊임없이 분절하고 연대하여 어떤 행동도 어떤 조직도 가능하게 하는 한국인이야말로 인터넷 네트워크 시대에 최적화된 철학을 지닌 사람들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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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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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머리말 / 편집자의 글
제1부
1. 한국 예술과 한국 어법 - 구전시가를 중심으로 - 문제제기 / 구전문화와 어법의 문제 / 한국 구전시가의 특징 / 한국 어법의 특징 / 맺음말
2. 한국의 가족주의 문화
제2부
1. 음악어법, 어법, 세계관
음악에는 국경이 없을까? / 판소리에는 왜 악보가 없는가? / 판소리를 오선보에 옮길 때 빠져나가는 것은 무엇인가? / 음악어법은 어법과 어떻게 닮아 있는가?
2. 어법(語法)과 세계관의 친연성(親緣性)
중국에는 논리학이 없는가? / 세계인식의 방법과 어법 / 반구의 방법과 한어의 어법 / 연역 논리와 서구의 어법 / 논리의 차이는 생존전략(모순해법)의 차이 / 인문주의적 모순해법으로서의 정체쟁의와 집체부쟁 / 제3의 모순해법은 없는가? / 한국어의 어법과 제3의 모순해법
3. 한국인의 미의식과 세계관 - 판소리 음악어법에서 -
음악어법의 문제 / 음악문화의 특징 (1)가변성과 미완결성 (2)개성적 특화와 즉흥적 변주 / (3)분절성과 비정합성 / 음악체계의 특징 (1)거친 성음 (2)복잡한 시김새 (3)모임의 원리로 구성되는 장단 / 미의식과 세계관의 특징
4. 우리 시가의 어법, 그 철학적 풀이 - 시와 노래와 말과 마음 -
우리의 시가를 대하며 (1)물음의 꼬리들, 그 하나의 관심 (2)풀리는 길 / 구비 전승 시가의 이중성 (1)보존과 변화로서의 전승 (2)시가에 있어서 고정체계와 유동체계 / 시가를 통해서 본 언어의 이중성 (1)언문불일치의 문학사 (2)언어에 있어서 형식체계와 실질체계 / 허튼 형식, 그 허튼 마음을 찾아서 (1)다시 엮이는 길 (2)철학적 풀이
저자 연보 / 간행사 『한국 문화의 철학적 해석』 출간에 부쳐
제1부
1. 한국 예술과 한국 어법 - 구전시가를 중심으로 - 문제제기 / 구전문화와 어법의 문제 / 한국 구전시가의 특징 / 한국 어법의 특징 / 맺음말
2. 한국의 가족주의 문화
제2부
1. 음악어법, 어법, 세계관
음악에는 국경이 없을까? / 판소리에는 왜 악보가 없는가? / 판소리를 오선보에 옮길 때 빠져나가는 것은 무엇인가? / 음악어법은 어법과 어떻게 닮아 있는가?
2. 어법(語法)과 세계관의 친연성(親緣性)
중국에는 논리학이 없는가? / 세계인식의 방법과 어법 / 반구의 방법과 한어의 어법 / 연역 논리와 서구의 어법 / 논리의 차이는 생존전략(모순해법)의 차이 / 인문주의적 모순해법으로서의 정체쟁의와 집체부쟁 / 제3의 모순해법은 없는가? / 한국어의 어법과 제3의 모순해법
3. 한국인의 미의식과 세계관 - 판소리 음악어법에서 -
음악어법의 문제 / 음악문화의 특징 (1)가변성과 미완결성 (2)개성적 특화와 즉흥적 변주 / (3)분절성과 비정합성 / 음악체계의 특징 (1)거친 성음 (2)복잡한 시김새 (3)모임의 원리로 구성되는 장단 / 미의식과 세계관의 특징
4. 우리 시가의 어법, 그 철학적 풀이 - 시와 노래와 말과 마음 -
우리의 시가를 대하며 (1)물음의 꼬리들, 그 하나의 관심 (2)풀리는 길 / 구비 전승 시가의 이중성 (1)보존과 변화로서의 전승 (2)시가에 있어서 고정체계와 유동체계 / 시가를 통해서 본 언어의 이중성 (1)언문불일치의 문학사 (2)언어에 있어서 형식체계와 실질체계 / 허튼 형식, 그 허튼 마음을 찾아서 (1)다시 엮이는 길 (2)철학적 풀이
저자 연보 / 간행사 『한국 문화의 철학적 해석』 출간에 부쳐
저자
저자
김선영
김선영(1963-2015)은 연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강의도 하였다. 원래 흄의 철학 연구로 석?박사학위를 받았고, 일찍이 문화철학에 주목하여 『문화와 상상력』과 『동양문화의 이해』 같은 저서를 집필했으나 세상에는 한 편의 글도 내놓지 않은 채 은자(隱者)와 다름없이 살았다. 그녀는 석사과정을 마칠 무렵 판소리에 심취하여 스스로 20여년 넘게 판소리를 배우며 방대한 자료를 수집하였고, 지인들 사이에서는 당대 최고 귀명창의 한 사람으로 꼽히기도 했다. 그녀는 대학 강의 이외에는 일절 공적 활동을 하지 않은 채 갑작스런 신병으로 52세에 작고하였다. 작고 후 지인들이 유고를 수습하여 김선영전집(3권 비매품, 2018) 『흄의 철학 연구』 『문화와 상상력』 『한국 문화와 철학』을 간행하였다. 『한국 문화의 철학적 해석』은 김선영전집 가운데 한국문화에 대한 부분만 발췌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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