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병사
고원영 장편소설『나뭇잎 병사』는 실화, 실명소설을 쓴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져자는 상주로 가는 버스에서 우연히 만난 두 노인은 자신들이 참전한 6ㆍ25전쟁 이야기를 끊임없이 풀어내고 있다. 이 소설은 김화 오성산에서 벌어진 저격능선 전투가 주요 무대이다. 이 소설에는 생존한 윤창열과 김석근 외에 전사한 이종옥과 김용수가 등장해서 자신들이 겪은 6ㆍ25전쟁을 직접적으로 언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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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언제부턴가 6ㆍ25전쟁을 잊혀진 전쟁이라고 한다. 6ㆍ25전쟁을 기억하는 사람이 살아있는데 그런 표현은 과연 적절할까. 더욱이 군인의 신분으로 6ㆍ25전쟁의 한복판을 통과한 사람이 살아있는데도 말이다.
작가가 상주로 가는 버스에서 우연히 만난 두 노인은 자신들이 참전한 6ㆍ25전쟁 이야기를 끊임없이 풀어내고 있었다. 모처럼 이야기를 들어줄 상대를 만난 기색이어서 애처로워 보일 정도였다. 여든 나이인 그들은 원하든 원하지 않았든 이 사회에서 소수자의 위치에 처해 발언의 기회가 그다지 많지 않은 계층이었다. 그들 앞에 붙은 국가유공자라는 수식은 그들의 위치를 개선시키는 데 아무런 기여를 하지 못한다. 그들, 상주 외곽에서 벌어진 화령장 전투에서의 승리를 유쾌하게 증언하는 두 노인을 그 후에도 몇 차례 더 만났다. 누군가 그들의 얘기를 들어주어야만 이 사회가 공평하지 않겠냐는 게 작가의 생각이었다. 대한민국처럼 이념의 과잉을 걱정하는 나라가 지구 위에 또 어디 있는가. 6ㆍ25전쟁 = 반공이란 등식이야말로 이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선입견이며 또 다른 마타도어이다. 두 노인이 고집스레 내세우는 반공을 새로운 시각으로 분석해 볼 필요가 있으며, 최대한 이해하려고 노력해볼 가치가 있다.
결국 6ㆍ25전쟁은 잊혀진 전쟁이 아니라, 다시 되풀이될 위험이 농후한 과거의 역사이다. 우리 역사상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낳았던 동족끼리의 전쟁을 되새기면 미래에 대한 어떤 전망이 가능하지 않을까.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을 대부분 실명으로 사용한 것도 그런 의도이다.
2. 다큐맨터리로 쓰지 못한 까닭
작가는 처음에 두 노인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그대로 옮겨 적으려 하였으며, 그 형식으로 다큐멘터리가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글을 쓰면서 사실을 입증하는 과정의 어려움에 봉착하였다. 그 어려움은 개인의 자격으로 규명하기 버거운 6ㆍ25전쟁의 복잡한 양상이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6ㆍ25전쟁은 사실의 방대함과 자료물량의 방대함을 요구하는 역사였다. 작가는 그 방대함을 감당할 수 없어 슬그머니 소설이란 형식으로 글의 방향을 바꾸었다. 그러나 그조차 결코 만만한 일은 아니었다.
줄거리
작가에게 이야기를 제공한 두 노인은, 국군이 인민군에 대승한 상주 외곽 화령장 전투에서 한 사람은 중기관총 사수로, 한 사람은 박격포 포수로 참전했던 윤창열과 김석근이다. 화령장 전투를 무용담처럼 얘기하던 그들은 어느 때부턴가 말과 기억을 더듬거리기 시작했으며, 비무장 김화에서 겪었던 저격능선 전투 이야기에 이르러선 심란한 표정을 짓거나 아예 입을 다물었다.
이 소설은 김화金化 오성산五聖山에서 벌어진 저격능선狙擊陵線 전투가 주요 무대이다. 이 소설에는 생존한 윤창열과 김석근 외에 전사한 이종옥과 김용수가 등장해서 자신들이 겪은 6ㆍ25전쟁을 직접적으로 언급한다.
네 병사는 1920년대에서 1930년대 사이 불우한 환경에서 태어나 해방을 맞이한 청년들이다. 네 사람이 성장할 때 조국은 일제로부터 해방되지만 좌우 이념의 격랑에 휩쓸린다. 삶이 가난하고 미래가 희미했던 이들 네 청년은 6ㆍ25전쟁을 전후로 군대에 입대한다. 이들이 입대한 부대는 수도경비사령부의 전신이었던 보병 17연대였다. 보병 17연대는 옹진에서 6ㆍ25전쟁을 맞이하여 이후 청주지구 전투, 화령장 전투, 안강과 기계 전투, 소백산맥 공비 토벌 전투, 수도탈환 전투, 철의 삼각지대 전투, 저격능선 전투 등에 참여한다.
그 가운데 6ㆍ25전쟁에 개입한 중공군과 45일 동안 싸웠던 저격능선 전투는 피아 2만 명의 사망자를 낳은 대혈투였다. 45일 동안 고지의 점령자가 무려 22번이나 바뀌었다. 어찌 보면 무의미한 살육의 소모전이라 명명할 이 전투는 백마고지 전투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치열했으나 상대적으로 우리에게 덜 알려졌다. 그 까닭은 반공이 이념의 주류였던 시기, 승리하지 못한 전투에 대한 의도적 은폐가 작용했기 때문인 걸로 추측한다.
저격능선에 참여한 네 병사에게 죽음은 피할 수 없는 막다른 골목이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네 병사 가운데 두 명은 죽음의 길로 들어섰고, 나머지 두 명은 삶의 길로 빠져나왔다. 그러나 요행스런 삶이 고통을 면제해 주는 것은 아니므로 살아남은 두 병사는 지금도 캄캄한 길을 헤매고 있다.
저격능선은 지금 비무장지대에 있다.
저격능선 전투를 중국은 어떻게 보는가
무자비한 살육의 소모전이 오성산 저격능선狙擊陵線에서 벌어졌다. 중국 군대가 한반도에 와서 싸운 그곳에서의 전투를 저들은 상감령上甘領 전투라 부른다. 저들,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는 주장한다. 제국주의와 마지막으로 싸워 이긴 전투라고. 그와는 반대로 저격능선 전투는 우리로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악몽이었다.
1952년 10월 14일부터 11월 25일까지 보병 17연대가 참전했던 저격능선 전투는 휴전회담이 타결돼가는 시점에서 다시 불붙었다. 그 전투에서 17연대로부터 전선을 인수한 9사단은 중공군에게 저격능선을 빼앗겼다. 저들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는 저격능선과 삼각고지 전투를 묶어 상감령 대첩이라 이름 부쳤다. 그리고는 주장한다. 제국주의와 마지막으로 싸워 이긴 전투라고. 13억 중국인의 애국심을 부추기는 전투가 한반도의 비무장지대란 건 무엇을 의미하는가?
미디어평
나는 TV 시리즈 '밴드 오브 브라더즈'나 '퍼시픽'을 만들어낸 미국의 힘이 조금은 부럽다. 죄송하다. 올해 지상파 방송 두 곳에서 만든 전쟁 드라마 '전우'와 '로드 넘버원'은 정말 민망해서 못 본다는 사실도 이 참에 고백해야겠다. 드라마 만드는 기술 부족 때문이 아니다. 여러가지 이유로 한국전쟁 스토리 자체가 아직 우리들 이야기로 냉큼 다가서지 못한 탓이다. 6.25전쟁 때 17연대 병사들 이야기를 진솔하게 전하는 실명소설 '나뭇잎 병사'는 새로운 가능성의 한 자락을 보여주는 콘텐츠다. -「조우석 중앙일보 칼럼리스트ㆍ문화평론가」
전쟁은 영웅들이 하는 게 아니다. 영웅 앞에는 전선이 없다. 전선은 늘 이름 없는 병사들 사이에 형성된다. '나뭇잎 병사'는 전쟁영웅이나 이념의 대가들을 언급하지 않는다. 저변에 사는 사람들, 6ㆍ25전쟁 때 가장 많이 죽은 병사들의 이야기이다. 전쟁이 끝나자 그들은 단지 억세게 운이 좋아 살아남은 사람으로 회자됐을 뿐이며, 어느 땐 부랑자로 취급받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그들에 대한 오해의 역사를 바로잡아야 역사가 바로 서리라 믿는다. 이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할 때이다.
-「윤성노 경향신문 기자」
목차
목차
11 막다른 골목
16 밥의 유혹
24 가죽장화와 긴 칼
32 유행가와 정치
38 심술궂은 할아버지
47 짝사랑
53 죽음의 오차
61 보병이 쓰는 무기들
70 무적탱크
79 꽃상여가 지나갔다
89 어둠의 군대
101 믿을 건 쌕쌕이뿐
111 가을비
118 마약과 사상
126 거짓말의 진실
133 Y고지
141 위문공연
149 공산주의와 빨갱이 사이
162 중대장이 옳았다
169 배구시합
176 추운 거리로 내몰렸다
184 소모소위
193 두 겹의 노래
207 나비야 청산 가자
216 꽁치 통조림
225 정칠성 아저씨
232 악몽
238 야전병원
247 묵정동
255 잃어버린 본부
265 문학청년
272 내림굿
279 돈폭탄
287 돌아갈 고향이 없었다
293 토끼사냥
302 이제 창문을 닫아야 할 때
310 어디 가나 중공군이 있었다
315 그 후에
부록 6ㆍ25전쟁 때 사용했던 무기
저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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