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의 우편배달부(문학들시선 13)(양장본 HardCover)
강회진 시집 『일요일의 우편배달부』. 서정과 야생, 그 불가해한 사이 혹은 틈을 과감하게 비집고 들어가서, 위태롭고 아슬아슬한 경계에 서서 삶을 노래해온 강회진 시인의 시집으로 잊힘의 고독함과 혹독한 상처로 인해 오히려 상처에 위로가 되는 어둠의 이야기를 시로 담아냈다. 총 4부로 구성되어있으며, 우리의 일상과 야생, 자연에서 찾아낸 이야기를 시인만의 시선으로 담담하게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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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강회진 시인의 첫 시집이다. <일요일의 우편배달부>는 흔히 우리가 말하는 전통적인 서정시의 범주에 들지만, 매우 구체적이고 개성적인 이미지들로 인해 그 범주를 훌쩍 뛰어넘는 시적 성취를 보여준다. 시집의 해설에서 장석원 시인은 이렇게 밝히고 있다. "감각할 수 있는 이미지들, 의미를 끌고다니지만 의미 너머에서 파동치는 이미지들, 이미지 그 자체, 그것의 몸을 확인할 수 있기에 강회진의 시는 전통적이다. 하여 그의 시는 적통에 근접해 있다. 또한 새로워 아름답다. 강회진 시의 새로움은 '감각'과 그것을 전달하는 '표현'의 합치로 이루어진다." "미시적이고 구체적인 감각들 때문에 우리는 생의 어둠을 포월(胞越)하게 하는 이미지의 마력을 체험한다. 강회진 시의 아름다움이다."
강회진 시인은 『사막의 시인』이다. 시인의 시는 사막에서 『붉은 여우』의 눈을 뜬다. 시인에게 『홍그리엘스』, 노래하는 모래언덕에서 누군가에게 엽서를 쓰는 일은 시를 쓰는 일에 다름 아니다. 시인은 사는 일이 『모래이름』인 것을 안다. 시가 모래 위에 썼던 모든 이름처럼 지워지는 것이라는 고통도 안다. 지워지는 것에 대한 통증을 알기에 시인은 초원이 끝나는 사막으로, 한국어가 들리지 않는 우즈베키스탄으로, 땅이 끝나는 히말라야까지 『일요일의 우편배달부』처럼 떠돈다.
_ 정일근 시인
시인은 늘, 서정(抒情)과 야생(野生), 그 불가해한 『사이』, 혹은 살짝 열린『틈』을 고통스럽고도 과감하게 비집고 들어간다. 좀체 화해하기 힘든 두 세계 사이와 틈에 『끼인』 채로 시인은 뜨겁게 『맨발』로 서서 거침없이 햇살을 받아먹고 수만 장의 푸른 달을 베어 먹으며 펄떡거린다. 불멸의 식욕(食慾)이자 무시무시한 탐식(貪食)이다. 아울러 슬픈 허기(虛飢)이자 채워지지 않을 결핍(缺乏)이다. 두 세계의 위태롭고 아슬아슬하고 불안한 경계마저 정작 시인에겐 너무 오래 머물러서는 안 될 『한곳』이라니.
_ 이화경 소설가
■ 책속으로 추가
붉은 여우 꽃 발자국 따라 가는 길 싹싸울 싹싸울 사루비아 까만 씨앗 같은 소리 들린다 모래사막에서만 자란다는 싹싸울 나무 울고 있는가 한껏 달궈진 사막에 귀를 댄다 사막을 횡단하는 숱한 발자국 소리 사막은 초원을 지나온 바람을 데려와 나를 둥글게 감싼다 내 귀는 너무도 날카로워 속울음조차 듣지 못하는데 오래 견디며 오래 곁을 내준 사막은 자잘한 풍경들로 둥근 귀를 만든다 사막 속, 무수한 귀들 돋는다
- 「둥근 사막의 귀」 전문
나는 빈 냉장고에서 날마다 스멀스멀 방으로 손을 뻗치는 거대한 고구마줄기에 대해 쓴 편지를 읽는다 냉장고는 거대한 어항, 밤새 웅웅 혼자 방을 넓히며 수초를 키워내지 어항의 문을 열고, 문을 닫고, 나는 비늘갈이를 시작했어요 사랑해요 사랑하지 마 어쩌죠? 벌써 사랑해버린 걸요 어서 돌아와 예전처럼 내 가슴에 차거운 이빨을 박아주세요
토요일의 우편배달부는 휴가를 떠났다 나는 다섯 통의 편지를 써 우편함에 넣은 후 지느러미를 접고 강구江口로 간다 이제 일요일, 편지의 해독은 여인餘人의 몫이다.
- 「일요일의 우편배달부」 부분
목차
목차
제1부
파종
붉은 여우
달을 베어먹으며
홍그리엘스
동백이 피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책을 읽으시는
수목장
그때
포구에서의 밤
숨 쉬는 나무
봄, 족하에게
모래이름
바람을 들이다
제2부
불감
일요일의 우편배달부
아름다운 고집
하마
별
소유의 기원
찬란한 한때
그림의 이해
꽃피는 바다
둥근 사막의 쉬
지극히 소심한
흑준마
늙은 애인 푸쉬킨
착한 아이야 이제 돌아오너라
세라핀
제3부
봄밤
야생의 시간
노루가 우는 소리를 들었다
라디오 라디오 92.3
몽유
꽃피는 옥탑방
고수레
외목마을
햇살 가득한 삼나무 숲
히말라야
손가락을 삼킨 심장
명옥헌
나무 중독자
이평리 석불
제4부 오목가슴
그림자 그늘
단순한 꿈
삼십육 분
비스듬히
훌쩍
흐르는 것을 따라가다
구절리에서
뿌리를 꿈꾸며
사이
나의 서정
워낭
탑돌이
응시의 힘
해설 생의 어둠을 포월하는 이미지의 마력_장석원
저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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