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퍼즐(양장본 HardCover)
나정이 소설집
1998년에 등단한 소설가 나정이의 첫 소설집이다. 그만큼 시간의 얼룩이 진하게 묻어 있다. 작가는 평범한 대중의 일상, 그 가운데서도 상처 입어 불안한 우리 이웃들의 삶에 깊이 천착한다.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모녀의 비루한 삶(「38번 버스를 타다」), 죽은 아들 탓에 자폐적으로 살아가는 여인(「걸어 다니는 화분」), 실직자인 '나'와 그런 '나'만을 최고로 키우기 위해 헌신한 어머니(「달팽이」), 페티시즘의 세계에서 '엉덩이' 부분 모델로 살아가며 자기 존재에 대해 고민하는 '방희'(「부분 모델」), 한 남자와 두 여자의 동거를 통해 영원히 미완일 수밖에 없는 인생을 들여다보는 (「미완의 퍼즐」) 표제작에 이르기까지 작가는 우리 사회의 중심에서 비껴난 이들의 삶을, 아주 나지막이, 그러나 낮을수록 깊이 있고 울림이 있는 목소리로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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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무수한 조각을 맞추어야 하는
퍼즐 같은 것
1998년에 등단한 소설가 나정이의 첫 소설집이다. 그만큼 시간의 얼룩이 진하게 묻어 있다. 작가는 평범한 대중의 일상, 그 가운데서도 상처 입어 불안한 우리 이웃들의 삶에 깊이 천착한다.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모녀의 비루한 삶(「38번 버스를 타다」), 죽은 아들 탓에 자폐적으로 살아가는 여인(「걸어 다니는 화분」), 실직자인 '나'와 그런 '나'만을 최고로 키우기 위해 헌신한 어머니(「달팽이」), 페티시즘의 세계에서 '엉덩이' 부분 모델로 살아가며 자기 존재에 대해 고민하는 '방희'(「부분 모델」), 한 남자와 두 여자의 동거를 통해 영원히 미완일 수밖에 없는 인생을 들여다보는 (「미완의 퍼즐」) 표제작에 이르기까지 작가는 우리 사회의 중심에서 비껴난 이들의 삶을, 아주 나지막이, 그러나 낮을수록 깊이 있고 울림이 있는 목소리로 전해준다.
그 깊이와 울림의 동력은 삶의 중심이 아닌 변방, 그러니까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의 상황, 한 사회의 주체로서 살아갈 수 없는 약자의 목소리에서 비롯된다. 한 곳에, 혹은 어떤 꿈의 다다르지 못하는 뭇 존재들의 외침을 통해 작가는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의 고독과 불안, 비루함을 보여주지만, 한편으로는 그럴수록 극명해지는 꿈과 행복에 대한 욕망을 은연중에 드러내준다.
속옷 가게는 진열장 안에 팬티와 브래지어 차림의 몸통과 스타킹을 신은 다리를 세워두고 있었다. 갑자기 혐오감이 몰려왔다. 방희는 엉덩이로 평가되고 있는 자신이 싫어졌다. 방희가 아닌 은정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 「부분 미학」
나는 서랍 밑바닥에서 찾아낸 마지막 조각을 비어 있는 곳에다 조심스럽게 끼워 넣었다. 퍼즐 조각은 모험 영화에서 나오는 비밀의 열쇠처럼 꼭 들어맞았다. 열쇠가 들어맞는 순간 영화에서는 재앙이라든가, 보물 같은 것이 준비되어 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완성된 퍼즐이 가져다 준 것은 승리감도 만족감도 아니었다. 뭔가 목표를 잃어버린 듯한 허망함이었다. 삶이란 완성이 아니라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미완의 퍼즐」
나정이의 문장은 화려하고 생기 넘치는 요즘 여성작가들의 그것과는 상당히 다르다. 나직하고 담담하지만 "둔중한 울림"을 주며, 그것은 "세상의 낮은 곳, 잿빛 일상의 풍경과 이름 없는 인물들을 향해 열려 있는 작가의 정직하고 따뜻한 응시"에서 비롯된다. "그녀의 문장 바느질 솜씨는 들풀들의 꽃 짓는 솜씨처럼 오밀조밀하고 앙증스럽다. 때문에 그녀가 이룩해낸 결과물들은 알뜰하고, 화엄세상을 꿈꾸는 석공이 조탁해낸 운주사의 부처와 돌탑들처럼 잔잔한 웃음과 감동을 독자들에게 은은하게 안겨주고나 한다."
∥추천의 글∥
나정이의 문장은 야릇한 비늘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화사하게 번쩍거리지 않고 거부감을 주지 않고 소박한 나정이만의 독특한 향기와 문양이다. 터무니없는 욕심을 부리려 하지 않는 그녀의 착한 심성, 혹은 자비롭고 차분한 영혼의 향기와 무늬와 결처럼 수수하고 섬세하면서도 꿋꿋하게 툭툭 밀치고 나아가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녀의 문장 바느질 솜씨는 들풀들의 꽃 짓는 솜씨처럼 오밀조밀하고 앙증스럽다. 때문에 그녀가 이룩해낸 결과물들은 알뜰하고, 화엄세상을 꿈꾸는 석공이 조탁해낸 운주사의 부처와 돌탑들처럼 잔잔한 웃음과 감동을 독자에게 은은하게 안겨주곤 한다.
- 한승원 소설가
나정이의 소설은 단정하고 튼실하다. 흔히 여성 작가의 전유물인 양 여겨지는 화려하고 생기 넘치는 화법과는 대조적으로, 나정이의 음성은 늘 나직하고 담담하면서도 둔중한 울림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 울림은 무엇보다 세상의 낮은 곳, 잿빛 일상의 풍경과 이름 없는 인물들을 향해 열려있는 작가의 정직하고 따뜻한 응시로부터 비롯될 것이다. 티브이 속 무대처럼 현란하고 어딘지 가공된 삶과 인물들만 넘쳐나는 이즈음, 그녀의 목소리가 새삼 미덥고 소중하게 여겨진다.
- 임철우 소설가
목차
목차
걸어 다니는 화분 33
미완의 퍼즐 59
커피와 공자 87
분실 113
38번 버스를 타다 139
달팽이 163
루빅스 큐브 189
해설│집착과 증오의 순환 고리 끊기ㆍ정명중 212
작가의 말 231
저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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