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가 있는 모텔
남자의 목덜미를 끌어안은 여자가 슬며시 눈을 떴다
이원화의 소설집 『키스가 있는 모텔』. 도발적 실험이나 환상적 서사 등의 힘을 빌리지 않고 묵묵히 현실의 일면을 묘사한다. 그녀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은 하나같이 우리 주변의 이웃을 연상케 하며, 그들이 겪는 일들은 현실에서 일어났다고 해도 믿겨질 만큼 개연성이 있다. 이들이 어우러져 빚어낸 서사는 작가의 현실인식과 문제의식을 오롯이 반영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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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삶의 아픔과 진실
소설가 이원화는 도발적 실험이나 환상적 서사 등의 힘을 빌리지 않고 묵묵히 현실의 일면을 묘사한다. 2000년대 들어 젊은 작가들이 텍스트의 형식적 실험이나 파격적 서사를 도입하여 문학의 새로운 출구를 모색하고 있지만, 이원화는 정직하게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를 증언하려 한다. 그녀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은 하나같이 우리 주변의 이웃을 연상케 하며, 그들이 겪는 일들은 현실에서 일어났다고 해도 믿겨질 만큼 개연성이 있다. 이들이 어우러져 빚어낸 서사는 작가의 현실인식과 문제의식을 오롯이 반영해 낸다.
「물수제비를 뜨다」와 마지막 작품 「노을 속으로 날아간 새」를 제외하면 이 소설집의 수록작 전체는 가난한 여성을 전면부에 세워 놓고 있다. 이들은 가난의 족쇄에 매어 있으면서도 스스로의 생존을 도모하고 자신의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노동현장에 투입된다. 돈과 힘을 가진 남성들은 자신의 재력을 뽐내며 이들을 부려먹고, 종종은 모멸적인 성희롱이나 잔혹한 강간까지도 서슴지 않는다. 「은행나무에 대한 소고」에서 치매가 걸린 노인들을 뒷바라지하는 양로원의 간호사들이나, 클림트의 「키스」가 있는 모텔에서 일하는 조선족 명화처럼 싫어도 먹고 살기 위해 감내해야 한다는 점은 전혀 다르지 않다. 「해 저무는 봄날」에서 주인공 소현을 만나 합방을 전제로 만나면 그 대가로 월 300만 원을 주겠다는 남자 또한 '싫어도 견뎌야 할지도 모르는' 대상이다.
이원화의 소설은 작가의 연륜과 경험의 깊이를 바탕으로 성인들이 겪을 법한 일들을 세심하면서도 비판적인 시각으로 응시한다. 이 작가가 소설을 쓰게 추동하는 근본적 힘은 세상에 대한 관심과 애정일 것이다. 그녀의 작품은 구질구질한 현실 속에서 꽃필 수 있는 작은 희망의 불씨를 찾으려고 한다. 이주노동자가 겪는 사회적 폭력이 그려지는 「키스가 있는 모텔」로 시작하여 생사를 초월한 사랑이 나오는 「노을 속으로 날아간 새」로 끝날 때까지, 이번 작품집에 수록된 소설들이 냉혹한 현실에 대한 비판에서 시작해 타인과의 연대와 진실한 관계에 대한 염원으로 이어지는 것도 그런 작가의 노력을 방증하고 있다. 속물이 될 것을 강요하는 세상조차 인간적인 공간으로 바꾸려는 작가의 노력이 처음에는 다소 침통해 보일지라도 독자의 삶에 잔잔하고도 깊은 희망의 파문을 남길 수 있으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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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지는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소설은 언제든지 작가가 보는 세계를 작가 나름대로 독창성 있게 그리고 있으며, 동시에 거기에 보편적 가치가 있는 이야기를 포함하고 있다."고 했다. 작가가 보는 세계는 바로 우리 곁에 있는 현실이다. 그리고 그 현실을 남과 다르게 영악하게 잡아내는 것이 이원화 소설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들의 삶이란 범속해서 그렇게 크게 남과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단조롭기까지 하다. 이원화의 또 다른 장점은 영롱한 문채나 수려한 문장보다는, 독특한 그녀의 수다스러움으로 아무것도 아닐 듯한 이야기를 소설로 직조해 낸다는 것이다.
_ 채희윤(소설가)
목차
목차
키스가 있는 모텔
핑계
해 저무는 봄날
쑥떡 한 덩이
물수제비를 뜨다
노을 속으로 날아간 새
해설|진정성 있는 어른들의 성장기ㆍ전철희
작가의 말
저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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