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만 모르는 이야기
박재현 장편소설
박재현의 장편소설『당신만 모르는 이야기』. 주인공 ‘나’에게 형사가 찾아오는데, 그 이유가 바로 전날 시체로 발견된 여자 친구 때문이다. 형사는 그녀가 죽기 전까지 가장 가까웠던 ‘나’를 이미 범인으로 지목해 놓은 듯한 뉘앙스를 풍긴다. 전날 ‘나’ 역시 그녀의 집에 몰래 들른 적이 있어 더욱 그렇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형사는 어떤 전화를 받고서 물러나고, ‘나’는 자리에서 주저앉아 버린다. 그러다 문득, 자신이 전날 그녀의 집에서 떨어뜨렸던 라이터가 기억난다. ‘나’는 다시 추궁해 올 형사들을 떠올리며 불안감에 그만 집을 나서고 만다. 전국 각지로 자리를 옮기던 주인공은 인터넷 뉴스를 보다 깜짝 놀라고 만다. 이 사건에서 경찰이 범인으로 지목해 쫓고 있는 건 ‘나’가 아니라 오 모 씨라는 것이다. ‘나’는 그가 누군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메일을 확인하는데, 오 모 씨에게서 온 것이 하나 있다. 일종의 암호로 적혀진 메일에서 그는 ‘나’에게 만남을 제시하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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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 그는 능청스러움을 무기로 독자를 붙잡은 채 놓아주질 않고,
가볍지 않은 주제를 흥미로운 '이야기'로 빚어내고 만다!
우리는 이런 소설을 원했다. 스피디하게 읽히는, '이야기'가 있는 소설. 늘 결핍된 주인공들의 상처와 치유의 성장통을 그린 소설에서 지루함을 맛본 독자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쉽게 읽히며, 책을 넘길수록 더욱 몰입하게 만드는 이 이야기의 전형은 책을 덮기 전까지 그 끝을 알 수 없게 만든다. 관계를 통해서 드러나는 과거와 현재의 교차는 자연스러우며 적절한 타이밍에 각기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현재에 이대로, 과거에 이대로 머물고 싶어 하는 인물은 주인공이 아니라 바로 당신일 것이다.
형사가 찾아왔다. 시체로 발견된 여자 친구 때문이다.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다. 주인공 '나'에게 형사가 찾아오는데, 그 이유가 바로 전날 시체로 발견된 여자 친구 때문이다. 이 하나의 이유만으로도 우리는 호기심을 가지고 소설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형사는 그녀가 죽기 전까지 가장 가까웠던 '나'를 이미 범인으로 지목해 놓은 듯한 뉘앙스를 풍긴다. 전날 '나' 역시 그녀의 집에 몰래 들른 적이 있어 더욱 그렇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형사는 어떤 전화를 받고서 물러나고, '나'는 자리에서 주저앉아 버린다.
그러다 문득, 자신이 전날 그녀의 집에서 떨어뜨렸던 라이터가 기억난다. '나'는 다시 추궁해 올 형사들을 떠올리며 불안감에 그만 집을 나서고 만다. 이제 여기서부터 집을 떠난 주인공의 로드무비가 시작된다. 전국 각지로 자리를 옮기며 주인공은 방종을 누리기도 하며, 당혹스러움과 맞부딪히기도 한다. 그리고 인터넷 뉴스를 보다 깜짝 놀라고 만다. 이 사건에서 경찰이 범인으로 지목해 쫓고 있는 건 '나'가 아니라 오 모 씨라는 것이다. '나'는 그가 누군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메일을 확인하는데, 오 모 씨에게서 온 것이 하나 있다. 일종의 암호로 적혀진 메일에서 그는 '나'에게 만남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러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과거를 회상한다. 작고한 시인인 엄마, 첼리스트인 형, 그리고 여자 친구였던 다희. 이들과의 관계 속에서 슬며시 현재를 반추하게 된다. 이 소설을 지탱하는 것은 어쩌면 이들과의 관계가 드러나는 과거가 아닐까. 서로 중첩되기도 하고 개별적이기도 한, 하나도 빼놓을 수 없는 그들의 이야기에 주목해야 한다.
이후, '나'는 오 씨를 통해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고, 방랑의 마지막 날엔 형의 복귀 무대를 감상한 뒤, 뜻밖의 일을 겪게 되는데...
이 작품은 정통 추리소설은 아니지만, 추리적 기법을 이용함으로써 독자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시체로 발견된 여자 친구는 어떻게 죽게 된 것일까. 나중에서야 풀리는 이 의문은 새삼 놀랍다. 이 책을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지 않다. 이 책은 두 번 읽어야 한다. 다시 읽을 때 비로소 느낄 수 있는 감흥은 전혀 새로운 것이다. 그것이 이 소설의 또 다른 재미다.
책을 덮고 나서는 소설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절대적으로 선하지도 절대적으로 악하지도 않은 인간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보게 된다. 과연 우리는 선·악할 수밖에 없는 존재인 것인가. 연애, 문학, 음악, 미술 등 다양한 이야깃거리는 덤이다. 소설이라는 매체를 잘 이용한 작가의 첫 장편소설을 즐거이 즐겨보도록 하자.
소설을 읽다 이 이야기가 실제가 아닌가, 혼란이 온다면 문제없이 소설을 읽고 있는 것이니 걱정하지 마라.
작가의 말
KTX 안이었습니다. 더 정확히 하자면 KTX-산천 안이었습니다. 어느 때보다 좌석의 공간이 넓었고, 건너편엔 외국인 커플이 앉아있어 꼭 다른 나라 대도시의 공항 철도를 탄 기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고, 저는 이내 가라앉았습니다. 모든 일들이 하나같이 뜻대로 되지 않아 갈피를 못 잡고 있던 때였기 때문입니다.
그때, 이상하게도 하고 싶었지만, 풀리지 않고 어렴풋하기만 했던 긴 이야기의 큼직한 전개가 머릿속에서 그려졌습니다. 저는 자신 있게 소설을 써봐야겠다고 결심할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평생에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거라는 마음으로 말입니다. 만약 그때 뜻하던 바가 어느 하나라도 이루어졌다면 저는 결코 한 자도 쓸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한 상황을 허락하신 것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소설을 쓰면서 평소 시도해보고 싶었던 것을 마음껏 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여한이 없습니다. 물론 여한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입니다. 책을 덮고도 아쉬움에 불안해하는 절 보면 더욱 그럴 것입니다. 그럼에도 내 하찮은 인물을 통해 글을 읽다 한 번이라도 고개를 끄덕거리신다면 저는 참으로 만족할 것입니다.
나는 거울 속에서 내 아비를 봅니다.
유전자 감식 따위는 하지 않아도 될 만큼 닮은 내 아비를 봅니다.
이제는 거울 속에서 당신을, 수많은 당신들을 봅니다.
그래서 이제는 당신만 '아는' 이야기를 쓸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책속으로 추가>
꿈은 대체적으로 비관적이거나 애완견이 죽었을 때와 같은 잔혹함과 암울함이 뒤섞여 있을 때가 많았다. 또한 내용도 다양했다. 그녀의 손을 잡고 앞이 보이지 않는 곳으로 뛰어 내려가기도 했고, 바둑(혹은 장기)을 두다 동그란 눈으로 나를 노려보는 그녀의 아버지를 만나기도 했다. 가끔 그것이 꿈인지 환각인지는 알 수 없을 때가 많았다. 그것은 반수면 상태에서 나의 의지에 따라 그에 맞는 영상이 피어났고 움직였으며 몰입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 세계는 견고하지 못해 쉽게 깨어져 버렸는데, 한밤중에 그렇게 되면 나는 몇 시간 동안이나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그리고 두통은 만성이 되어 늘 따랐으며 극도로 예민해진 나는 모든 것에 짜증스럽게 대하곤 했다. 형은 그런 나를 진정시켰지만 그것은 내 의지대로 될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특히 혼자 있을 땐 거의 써본 적이 없었던 상스러운 욕을 소리 내어 내뱉으며 맹렬한 기세로 다희를 욕하고 저주했다. 그럼에도 다희와 관련된 일련의 사고들은 무수히 떠올라왔다. 그것은 고통 없이는 진행될 수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기꺼이 그 고통을 감수하며 그녀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고 나중에는 그 고통을 즐기기까지 하였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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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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