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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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영화의 이질감을 극복하는 영화 보기 지침서
영화 보기 길라잡이 『영화가 이긴다』. 이 책은 예술영화를 사랑하는 한 감독이 예술영화를 사랑하고 싶지만 그 방법을 알지 못하는 관객들을 위해서 쓴 일종의 영화 보기 지침서다.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서만 표현 가능한 이야기의 힘에 매료된 감독은 삶과 죽음에 관해, 미장센에 관해, 영화를 넘어선 예술의 본질에 대해 친절하게 독자들에게 설명해주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일반적으로 난해하다고 치부되는 예술영화, 너무 추상적이라 외면받는 영화들에 대해 한 사람의 독자라도 조금 더 관심을 갖도록 만들고 싶은 감독의 안타까운 심정은 이렇게 절절하게 드러난다. 어차피 인생이 추상인데 왜 추상적인 예술을, 영화를 외면하느냐고 강변한다.
영화 보기 길라잡이 『영화가 이긴다』. 이 책은 예술영화를 사랑하는 한 감독이 예술영화를 사랑하고 싶지만 그 방법을 알지 못하는 관객들을 위해서 쓴 일종의 영화 보기 지침서다.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서만 표현 가능한 이야기의 힘에 매료된 감독은 삶과 죽음에 관해, 미장센에 관해, 영화를 넘어선 예술의 본질에 대해 친절하게 독자들에게 설명해주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일반적으로 난해하다고 치부되는 예술영화, 너무 추상적이라 외면받는 영화들에 대해 한 사람의 독자라도 조금 더 관심을 갖도록 만들고 싶은 감독의 안타까운 심정은 이렇게 절절하게 드러난다. 어차피 인생이 추상인데 왜 추상적인 예술을, 영화를 외면하느냐고 강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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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예술영화에 대한 편견과 이질감을 극복하는 영화 보기 길라잡이
"음악은 그냥 들으면 되고 영화는 그냥 보면 됩니다."
"내가 만들고자 하는 유일한 것은 마음의 신기한 상태에 대한 기록입니다."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희생》과 《안드레이 류블로프》, 미하일 칼라토조프의 《학이 난다》 와 《소이 쿠바》, 알렉산더 소쿠로프의 《어머니와 아들》, 비탈리 카네프스키 감독의 《얼지마, 죽지마, 부활할거야》... 제목만 듣고서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고 영화 마니아들이라면 애매한 미소를 지으며 그래도 왠지 지기 싫어서 뭣 좀 아는 표정을 지을지도 모르겠다. 소위 '대박 영화'라면 천만관객을 가뿐하게 넘는 우리의 영화시장은 이제 할리우드에서도 무시하지 못할 규모로 성장했지만 전국 상영관을 '싹쓸이'해버리는 이런 영화들에 가려져서 독립영화와 예술영화들은 그만큼 더 설 자리를 잃고 아사하고 있는 게 우리 영화계의 슬픈 현실이기도 하다.
대학입시에 실패하고 평범한 영화광의 시절을 보내다가 동구권영화와 러시아영화에 큰 감명을 받아 러시아로 떠난 남자가 있었다. 그곳에서 우연히 만난 촬영감독의 권유로 러시아 국립 영화 학교에서 수학하게 된 남자는 러시아 국립 영화학교 졸업작품인 《벌이 날다》로 토리노 영화제 대상, 비평가상, 관객상, 그리스 데살로니카 영화제 대상을 수상하는 등 많은 영화제에서 수상하면서 국내에서도 주목을 받게 된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영화감독 민병훈의 프로필은 대략 이렇게 시작된다.
《영화가 이긴다》는 예술영화를 사랑하는 한 감독이 예술영화를 사랑하고 싶지만 그 방법을 알지 못하는 관객들을 위해서 쓴 일종의 영화 보기 지침서다. 영화를 보며 단순히 '타임'을 '킬링' 하려는 독자가 아니라 그 안에서 과거와 현재를 조망하고 통찰하는 삶의 지혜를 얻고 싶은 독자라면 고전영화에도 관심을 두게 마련이다. 세월을 통해 검증되고 살아남은 고전영화들 안에는 인생을 이해할 수 있는 지혜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고전영화, 그중에서도 특히 예술영화는 일단 어렵다. 도대체 감독이 어떤 의도로 영화를 만들었는지 저 장면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머리를 싸매고 이해하려 애써 봐도 알 수가 없다.
"그러나 고전 영화는 쉽게 도전을 받아주지 않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견고한 체제와 정교한 내용이 어우러져 탄탄하게 구성되어 있는 영화가 바로 고전 영화입니다. 고전 영화는 영화 보기의 정수에 해당하기 때문에 나름의 방법을 정해놓고 차근차근 봐야 합니다. 영화 보기의 즐거움을 고전을 통해 얻고 있다면 이미 고수의 길에 접어들었는지도 모릅니다."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서만 표현 가능한 이야기의 힘에 매료된 감독은 삶과 죽음에 관해, 미장센에 관해, 영화를 넘어선 예술의 본질에 대해 친절하게 독자들에게 설명해주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감독의 말을 무조건 따르기만 하란 얘기는 아니다.
"영화를 보고 난 뒤 무슨 의미인지 잘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가끔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이 깨닫는 것 이상으로 많은 것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직관이라는 귀중한 능력을 갖추고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음악을 도통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대부분 음악을 정서적으로 경험하며, 음악이 일종의 추상이란 점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음악을 곧바로 언어로 바꿀 수는 없습니다. 그냥 음악은 음악이고 들으면 됩니다."
일반적으로 난해하다고 치부되는 예술영화, 너무 추상적이라 외면받는 영화들에 대해 한 사람의 독자라도 조금 더 관심을 갖도록 만들고 싶은 감독의 안타까운 심정은 이렇게 절절하게 드러난다. 어차피 인생이 추상인데 왜 추상적인 예술을, 영화를 외면하느냐고 이렇게 강변한다.
"삶은 추상적인 것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우리는 오직 직관에 의지해 어느 것이 앞이고 어느 것이 뒤인지를 가려낼 수 있습니다. 직관은 해결책을 보는 것이고, 그 해결책을 보고 아는 것입니다. 또 직관은 정서와 지성이 함께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직관은 모든 작가에게 필수적입니다. 직관은 자신 속으로 잠수해 들어감으로써 예리해지고 확장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 각자의 내부에는 의식의 바다가 있는데, 그곳은 해결책의 바다이기도 합니다.
당신이 그 바다, 그 의식 속으로 잠수해 들어갈 때 직관은 더 생생해집니다."
이 책의 마지막 챕터는 감독이 사랑하고 존경하는 감독들에게 바치는 편지들이 장식하고 있다. 잉마르 베리히만,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감독에게 보내는 감독의 연서를 살짝 훔쳐보고 나면 예술영화가 더 이상 낯설게 느껴지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 영화를 보는 눈이 훤하게 트일지도 모르겠다.
작가의 말:
저는 영화를 보는 사람들의 태도에서 종종 이상한 점을 발견하곤 합니다. 추상적인, 무의식적인, 난해한, 혹은 모호한 영화에 대해 사람들은 일종의 반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회화를 보는 태도와는 전혀 다릅니다. 영화는 즉각적이고 곧바로 해석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의 근원이 궁금합니다.
타자와 세상에 대한 새로운 발상과 상상력을 재산처럼 키워온 예술가들도 영화 앞에서는 자의적 해석을 망설입니다. 영화가 늘 스스로 정답을 보여 주어야 한다는 생각은 영화의 다양한 해석을 방해합니다.
사람들은 이야기가 담겨있는 영화를 좋아하는데, 그건 우리가 이해하기 쉽지 않은 영화에 대해서는 그 느낌을 이야기하기 싫어하는 것 같습니다. 언젠가 영화를 보고 난 후 느낌을 정리해보는데 감독 자신의 의도와는 달리 많은 관객이 정반대되는 관점의 평론을 남겨 당혹스러운 적이 있었습니다.
영화의 의미는 어떨까요?
지금까지는 '순간의 역사, 역사의 순간'이라는 의미가 더 크게 담겨있는 기록 영화를 더 많이 봤고 또 그런 영화를 더 쉽게 접할 수 있었기 때문에 영화를 보면서 그 의미에 대해, 내가 받은 느낌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봐야 한다는 의식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영화는 모든 상상력을 동원해 감독의 신선하고 창의적이고 흥미로운 상상화를 감상하게 해 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영화가 상상력인 것만은 아닙니다. 현실이 너무나 강력해서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인물의 위치를 정하고 결정한 것처럼 그 모습 그대로 현실 안에서 피해갈 수 없는 우리의 거울과 마주하게 됩니다. 그것은 프레임 안에서 무한한 상상의 세계를 펼치며 유쾌한 놀이를 하고 있지만, 영화는 우리 삶의 현실 또한 오롯이 담아내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영화의 가치는 아름답다고 표현될 수 있는 것 너머에 있습니다. 영화는 우리의 가치관을, 우리의 사고구조를, 우리가 사는 방법을, 이미지를 통하여 보여주는 인간 정신의 표현입니다
영화는 우리의 일상과 동떨어진 감상을 위한 예술품도 아니며, 생활에 필요한 오락만을 만들어내는 경제적 생산물도 아닙니다.
영화는 인간의 삶을 제 안에 담는 그릇입니다. 단순한 영화의 구조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있던 제가 그 말뜻을 이해하고 영화에 담겨있는 사상과 철학을 고민해보게 되었다는 것은 어쩌면 영화를 만들면서 의식의 확장을 가져왔다는 긍정적인 변화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술로서의 영화는 인간의 삶을 영상으로 기록하고 종교적 의식이나 기도를 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또한 아름다운 그림과 조각과 문학과도 다르지 않습니다.
행복하고, 즐겁고, 흥겹고, 기쁘고, 아름다운 삶과 인생의 관계를 이해함은 예술로서 영화를 바라보는 근원적 바탕입니다. 영화는 이 순간 거대한 크레인 같은 장치와 어마어마하게 큰 철골 구조물로 생성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누리는 우리 자신의 일상 속에서 탄생하는 것입니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저에게 사명이 있다면, 그것은 인간의 아름다움과 인간의 고귀함을 아름다운 영상으로써 증명하는 것입니다. 그 이외의 사명은 저한테는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인간의 아름다움은 그것만 따로 존재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이 더러운 세상의 악과 폭력과 야만성 속에서 더불어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인간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말할 때는 이 세상의 온갖 야만성을 함께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이기도 합니다.
쓸쓸을 노래한다고 해서 인생이 쓸쓸한 건 아닙니다. 쓸쓸한 사람이 많다고 해서 세상이 쓸쓸한 건 아닙니다. 쓸쓸을 노래하되, 그것이 얼마나 뜨겁게 쓸쓸한지, 그것이 얼마나 서러운 쓸쓸함인지, 그것이 또한 얼마나 가열찬 쓸쓸함인지, 말해야 합니다.
그러니, 사실,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은 쓸쓸할 여유가 없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의 쓸쓸을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건 아프기 시작했다는 뜻과 같은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영화의 목소리를 빌어 소리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꽃은 진다. 피었으니 져야 합니다.'
"음악은 그냥 들으면 되고 영화는 그냥 보면 됩니다."
"내가 만들고자 하는 유일한 것은 마음의 신기한 상태에 대한 기록입니다."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희생》과 《안드레이 류블로프》, 미하일 칼라토조프의 《학이 난다》 와 《소이 쿠바》, 알렉산더 소쿠로프의 《어머니와 아들》, 비탈리 카네프스키 감독의 《얼지마, 죽지마, 부활할거야》... 제목만 듣고서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고 영화 마니아들이라면 애매한 미소를 지으며 그래도 왠지 지기 싫어서 뭣 좀 아는 표정을 지을지도 모르겠다. 소위 '대박 영화'라면 천만관객을 가뿐하게 넘는 우리의 영화시장은 이제 할리우드에서도 무시하지 못할 규모로 성장했지만 전국 상영관을 '싹쓸이'해버리는 이런 영화들에 가려져서 독립영화와 예술영화들은 그만큼 더 설 자리를 잃고 아사하고 있는 게 우리 영화계의 슬픈 현실이기도 하다.
대학입시에 실패하고 평범한 영화광의 시절을 보내다가 동구권영화와 러시아영화에 큰 감명을 받아 러시아로 떠난 남자가 있었다. 그곳에서 우연히 만난 촬영감독의 권유로 러시아 국립 영화 학교에서 수학하게 된 남자는 러시아 국립 영화학교 졸업작품인 《벌이 날다》로 토리노 영화제 대상, 비평가상, 관객상, 그리스 데살로니카 영화제 대상을 수상하는 등 많은 영화제에서 수상하면서 국내에서도 주목을 받게 된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영화감독 민병훈의 프로필은 대략 이렇게 시작된다.
《영화가 이긴다》는 예술영화를 사랑하는 한 감독이 예술영화를 사랑하고 싶지만 그 방법을 알지 못하는 관객들을 위해서 쓴 일종의 영화 보기 지침서다. 영화를 보며 단순히 '타임'을 '킬링' 하려는 독자가 아니라 그 안에서 과거와 현재를 조망하고 통찰하는 삶의 지혜를 얻고 싶은 독자라면 고전영화에도 관심을 두게 마련이다. 세월을 통해 검증되고 살아남은 고전영화들 안에는 인생을 이해할 수 있는 지혜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고전영화, 그중에서도 특히 예술영화는 일단 어렵다. 도대체 감독이 어떤 의도로 영화를 만들었는지 저 장면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머리를 싸매고 이해하려 애써 봐도 알 수가 없다.
"그러나 고전 영화는 쉽게 도전을 받아주지 않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견고한 체제와 정교한 내용이 어우러져 탄탄하게 구성되어 있는 영화가 바로 고전 영화입니다. 고전 영화는 영화 보기의 정수에 해당하기 때문에 나름의 방법을 정해놓고 차근차근 봐야 합니다. 영화 보기의 즐거움을 고전을 통해 얻고 있다면 이미 고수의 길에 접어들었는지도 모릅니다."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서만 표현 가능한 이야기의 힘에 매료된 감독은 삶과 죽음에 관해, 미장센에 관해, 영화를 넘어선 예술의 본질에 대해 친절하게 독자들에게 설명해주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감독의 말을 무조건 따르기만 하란 얘기는 아니다.
"영화를 보고 난 뒤 무슨 의미인지 잘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가끔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이 깨닫는 것 이상으로 많은 것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직관이라는 귀중한 능력을 갖추고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음악을 도통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대부분 음악을 정서적으로 경험하며, 음악이 일종의 추상이란 점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음악을 곧바로 언어로 바꿀 수는 없습니다. 그냥 음악은 음악이고 들으면 됩니다."
일반적으로 난해하다고 치부되는 예술영화, 너무 추상적이라 외면받는 영화들에 대해 한 사람의 독자라도 조금 더 관심을 갖도록 만들고 싶은 감독의 안타까운 심정은 이렇게 절절하게 드러난다. 어차피 인생이 추상인데 왜 추상적인 예술을, 영화를 외면하느냐고 이렇게 강변한다.
"삶은 추상적인 것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우리는 오직 직관에 의지해 어느 것이 앞이고 어느 것이 뒤인지를 가려낼 수 있습니다. 직관은 해결책을 보는 것이고, 그 해결책을 보고 아는 것입니다. 또 직관은 정서와 지성이 함께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직관은 모든 작가에게 필수적입니다. 직관은 자신 속으로 잠수해 들어감으로써 예리해지고 확장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 각자의 내부에는 의식의 바다가 있는데, 그곳은 해결책의 바다이기도 합니다.
당신이 그 바다, 그 의식 속으로 잠수해 들어갈 때 직관은 더 생생해집니다."
이 책의 마지막 챕터는 감독이 사랑하고 존경하는 감독들에게 바치는 편지들이 장식하고 있다. 잉마르 베리히만,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감독에게 보내는 감독의 연서를 살짝 훔쳐보고 나면 예술영화가 더 이상 낯설게 느껴지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 영화를 보는 눈이 훤하게 트일지도 모르겠다.
작가의 말:
저는 영화를 보는 사람들의 태도에서 종종 이상한 점을 발견하곤 합니다. 추상적인, 무의식적인, 난해한, 혹은 모호한 영화에 대해 사람들은 일종의 반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회화를 보는 태도와는 전혀 다릅니다. 영화는 즉각적이고 곧바로 해석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의 근원이 궁금합니다.
타자와 세상에 대한 새로운 발상과 상상력을 재산처럼 키워온 예술가들도 영화 앞에서는 자의적 해석을 망설입니다. 영화가 늘 스스로 정답을 보여 주어야 한다는 생각은 영화의 다양한 해석을 방해합니다.
사람들은 이야기가 담겨있는 영화를 좋아하는데, 그건 우리가 이해하기 쉽지 않은 영화에 대해서는 그 느낌을 이야기하기 싫어하는 것 같습니다. 언젠가 영화를 보고 난 후 느낌을 정리해보는데 감독 자신의 의도와는 달리 많은 관객이 정반대되는 관점의 평론을 남겨 당혹스러운 적이 있었습니다.
영화의 의미는 어떨까요?
지금까지는 '순간의 역사, 역사의 순간'이라는 의미가 더 크게 담겨있는 기록 영화를 더 많이 봤고 또 그런 영화를 더 쉽게 접할 수 있었기 때문에 영화를 보면서 그 의미에 대해, 내가 받은 느낌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봐야 한다는 의식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영화는 모든 상상력을 동원해 감독의 신선하고 창의적이고 흥미로운 상상화를 감상하게 해 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영화가 상상력인 것만은 아닙니다. 현실이 너무나 강력해서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인물의 위치를 정하고 결정한 것처럼 그 모습 그대로 현실 안에서 피해갈 수 없는 우리의 거울과 마주하게 됩니다. 그것은 프레임 안에서 무한한 상상의 세계를 펼치며 유쾌한 놀이를 하고 있지만, 영화는 우리 삶의 현실 또한 오롯이 담아내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영화의 가치는 아름답다고 표현될 수 있는 것 너머에 있습니다. 영화는 우리의 가치관을, 우리의 사고구조를, 우리가 사는 방법을, 이미지를 통하여 보여주는 인간 정신의 표현입니다
영화는 우리의 일상과 동떨어진 감상을 위한 예술품도 아니며, 생활에 필요한 오락만을 만들어내는 경제적 생산물도 아닙니다.
영화는 인간의 삶을 제 안에 담는 그릇입니다. 단순한 영화의 구조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있던 제가 그 말뜻을 이해하고 영화에 담겨있는 사상과 철학을 고민해보게 되었다는 것은 어쩌면 영화를 만들면서 의식의 확장을 가져왔다는 긍정적인 변화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술로서의 영화는 인간의 삶을 영상으로 기록하고 종교적 의식이나 기도를 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또한 아름다운 그림과 조각과 문학과도 다르지 않습니다.
행복하고, 즐겁고, 흥겹고, 기쁘고, 아름다운 삶과 인생의 관계를 이해함은 예술로서 영화를 바라보는 근원적 바탕입니다. 영화는 이 순간 거대한 크레인 같은 장치와 어마어마하게 큰 철골 구조물로 생성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누리는 우리 자신의 일상 속에서 탄생하는 것입니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저에게 사명이 있다면, 그것은 인간의 아름다움과 인간의 고귀함을 아름다운 영상으로써 증명하는 것입니다. 그 이외의 사명은 저한테는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인간의 아름다움은 그것만 따로 존재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이 더러운 세상의 악과 폭력과 야만성 속에서 더불어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인간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말할 때는 이 세상의 온갖 야만성을 함께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이기도 합니다.
쓸쓸을 노래한다고 해서 인생이 쓸쓸한 건 아닙니다. 쓸쓸한 사람이 많다고 해서 세상이 쓸쓸한 건 아닙니다. 쓸쓸을 노래하되, 그것이 얼마나 뜨겁게 쓸쓸한지, 그것이 얼마나 서러운 쓸쓸함인지, 그것이 또한 얼마나 가열찬 쓸쓸함인지, 말해야 합니다.
그러니, 사실,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은 쓸쓸할 여유가 없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의 쓸쓸을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건 아프기 시작했다는 뜻과 같은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영화의 목소리를 빌어 소리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꽃은 진다. 피었으니 져야 합니다.'
목차
목차
작가 노트 6
영화여 세상을 구원하라! 11
불안은 사라지리라 13
영화여, 세상을 구원하라! 18
영화적 생명! 23
사랑은 눈물을 믿지 않는다. 30
내 이름은 쿠바, 당신의 이름은 사랑 34
사랑은 죽지 않는다. 42
굴뚝이 이리도 높으니 달님은 메워서 어쩌나 48
삶에 필요한 건 작은 위로 53
영화여 부활하라! 59
이야기의 진실 62
위대한 생명 68
영원의 안식처 72
가면과 거울 80
안과 밖 82
죽음과 삶 87
부활하라 92
침묵과 욕망 95
타인의 고통 100
영화의 길 107
감독의 길 109
비평과 질문 116
이미지의 꿈 121
미장센의 자화상 126
창작의 비밀 131
두려움 133
이미지의 빛 135
소멸의 아름다움 137
빛과 소금 140
상처의 치유 143
상상력의 비밀 148
행동하는 눈 151
아름다움 158
그림자 162
영화의 자화상 167
고통의 자화상 169
神의 시선 173
사랑은 영혼을 잠식한다 178
영화의 詩 181
죽음 184
시간 188
상상력 191
소통 193
취향과 선택 200
눈동자 206
오래된 과거 208
조화로운 삶 212
영화, 이게 다예요? 215
감독의 의무 217
잉마르 베르히만 감독에게 221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감독에게 227
오, 다르덴 235
추상 241
감정의 이기심 243
영화, 이게 다예요? 246
슬픈 세상 248
당신의 향기 254
영화여 세상을 구원하라! 11
불안은 사라지리라 13
영화여, 세상을 구원하라! 18
영화적 생명! 23
사랑은 눈물을 믿지 않는다. 30
내 이름은 쿠바, 당신의 이름은 사랑 34
사랑은 죽지 않는다. 42
굴뚝이 이리도 높으니 달님은 메워서 어쩌나 48
삶에 필요한 건 작은 위로 53
영화여 부활하라! 59
이야기의 진실 62
위대한 생명 68
영원의 안식처 72
가면과 거울 80
안과 밖 82
죽음과 삶 87
부활하라 92
침묵과 욕망 95
타인의 고통 100
영화의 길 107
감독의 길 109
비평과 질문 116
이미지의 꿈 121
미장센의 자화상 126
창작의 비밀 131
두려움 133
이미지의 빛 135
소멸의 아름다움 137
빛과 소금 140
상처의 치유 143
상상력의 비밀 148
행동하는 눈 151
아름다움 158
그림자 162
영화의 자화상 167
고통의 자화상 169
神의 시선 173
사랑은 영혼을 잠식한다 178
영화의 詩 181
죽음 184
시간 188
상상력 191
소통 193
취향과 선택 200
눈동자 206
오래된 과거 208
조화로운 삶 212
영화, 이게 다예요? 215
감독의 의무 217
잉마르 베르히만 감독에게 221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감독에게 227
오, 다르덴 235
추상 241
감정의 이기심 243
영화, 이게 다예요? 246
슬픈 세상 248
당신의 향기 254
저자
저자
민병훈
저자 민병훈은
민병훈 Min Byung Hun
1998 러시아 국립영화대학 촬영과 학, 석사 졸업
1998 장편 극영화 《벌이 날다》 감독, 시나리오, 촬영, 편집, 제작
- 부산 국제영화제 월드프리미어
- 테살로니키 국제영화제 은상.
- 토리노 국제영화제 대상, 비평가상, 관객상.
- 코트부스 국제영화제 예술 공헌상, 관객상.
- 아나파 국제영화제 감독상
2001 장편 극영화 《괜찮아, 울지마》 감독, 시나리오, 촬영
- 부산 국제영화제 월드프리미어
- 카를로비바리 국제영화제 특별 언급상, 비평가상
- 테살로니키 국제영화제 예술 공헌상.
2007 장편 극영화 《포도나무를 베어라》 감독, 시나리오
- 부산 국제영화제 월드프리미어
- 몬트리올 국제영화제 초정,
- 카를로비바리 국제영화제 경쟁부분 초정,
- 부산국제영화제 PPP 코닥상.
2011 단편 영화 《노스텔지어》 감독, 시나리오, 촬영
- 환경영화제 세계영화의 흐름 초청
2012 장편 극영화 《터치》 감독, 시나리오, 제작
- 부산 국제영화제 월드프리미어
- 영화진흥위원회 독립영화제작 지원 선정
- 인천 영상위원회 영화제작 지원 선정
- 마리클레르 영화제 특별상 수상
- 영상 자료원 올해의 영화 선정
- 제23회 가톨릭 매스컴상 영화부분 수상
2012 에세이 《민병훈 감독의 영화가 좋다》 출간
2013 단편 영화 《가면과 거울》 감독, 시나리오, 촬영
- 전주국제영화제 감독상 수상
2013 소설 《터치》 출간
2014 장편극영화 《너를 부르마》 제작, 감독, 시나리오, 촬영
- 전주국제영화제 월드프리미어 코리아 시네마 스케이프 부분 상영
2014 단편영화 《부엉이의 눈》 제작, 감독, 시나리오, 촬영
- 서울환경영화제 월드프리미어 상영
2014 장편극영화 《사랑이 이긴다》 제작, 감독, 시나리오 촬영
- 부산국제영화제 월드프리미어 상영
현재 《펑정지에는 펑정지에다》를 촬영 중이며
한서대학교 연극영화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민병훈 Min Byung Hun
1998 러시아 국립영화대학 촬영과 학, 석사 졸업
1998 장편 극영화 《벌이 날다》 감독, 시나리오, 촬영, 편집, 제작
- 부산 국제영화제 월드프리미어
- 테살로니키 국제영화제 은상.
- 토리노 국제영화제 대상, 비평가상, 관객상.
- 코트부스 국제영화제 예술 공헌상, 관객상.
- 아나파 국제영화제 감독상
2001 장편 극영화 《괜찮아, 울지마》 감독, 시나리오, 촬영
- 부산 국제영화제 월드프리미어
- 카를로비바리 국제영화제 특별 언급상, 비평가상
- 테살로니키 국제영화제 예술 공헌상.
2007 장편 극영화 《포도나무를 베어라》 감독, 시나리오
- 부산 국제영화제 월드프리미어
- 몬트리올 국제영화제 초정,
- 카를로비바리 국제영화제 경쟁부분 초정,
- 부산국제영화제 PPP 코닥상.
2011 단편 영화 《노스텔지어》 감독, 시나리오, 촬영
- 환경영화제 세계영화의 흐름 초청
2012 장편 극영화 《터치》 감독, 시나리오, 제작
- 부산 국제영화제 월드프리미어
- 영화진흥위원회 독립영화제작 지원 선정
- 인천 영상위원회 영화제작 지원 선정
- 마리클레르 영화제 특별상 수상
- 영상 자료원 올해의 영화 선정
- 제23회 가톨릭 매스컴상 영화부분 수상
2012 에세이 《민병훈 감독의 영화가 좋다》 출간
2013 단편 영화 《가면과 거울》 감독, 시나리오, 촬영
- 전주국제영화제 감독상 수상
2013 소설 《터치》 출간
2014 장편극영화 《너를 부르마》 제작, 감독, 시나리오, 촬영
- 전주국제영화제 월드프리미어 코리아 시네마 스케이프 부분 상영
2014 단편영화 《부엉이의 눈》 제작, 감독, 시나리오, 촬영
- 서울환경영화제 월드프리미어 상영
2014 장편극영화 《사랑이 이긴다》 제작, 감독, 시나리오 촬영
- 부산국제영화제 월드프리미어 상영
현재 《펑정지에는 펑정지에다》를 촬영 중이며
한서대학교 연극영화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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