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을 사는 재미
장은초 수필집
장은초의 두 번째 수필집 『엿을 사는 재미』. 내가 피노키오였다면, 자반고등어, 내가 헬리콥터 엄마일까 등 50여 편의 수필이 수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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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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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석양 같은 정조의 아우라,
영혼의 기쁜 손님들!
종로에서 인천행 전철을 탔다. 펄쩍 건너뛰듯 빠르게 몸을 밀어 넣었다.
언제부턴가 나는 전철을 타면, 전철 안을 휘 둘러보는 버릇이 생겼다. 살아가는 일이 날마다 고빗사위 같았을 때, 전철 안 사람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저 사람은 지금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생각하던 데서 나온 버릇이다.
전철을 탈 때마다 느끼지만, 오늘도 역시 전철 안 기운은 시선을 아래로 떨어뜨리도록 짓누른다. 사람들의 표정이 무겁다 못해 그 앞에서 무릎을 꿇어야 할 듯하다. 세상을 좀 살았음 직한 사람들의 바닥을 향하는, 아니 바닥으로 처진 표정들이 숨 막히기 때문이다. 눈에 힘이라고는 없어 보인다. 어딘가를 응시한 채 사념에 빠진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그저 삶이 지쳐서 만사가 싫은 듯한 표정들, 마치 어둠을 떠받들며 살아가는 사람들 같다.
저들에게 장은초 수필집 [엿을 사는 재미] 한 권씩 들려주고 싶다.
신앙에서 영성이 풍부한 사람은 말하거나 미소 지을 때, 아니 가만있어도 표정에서 환한 빛이 동살처럼 퍼져 나온다. 감성이 충만한 장은초 수필집이 그러하다. 전철에서 이 수필집을 읽는 이들이 있다면 그들 표정은 은근히 환할 것이다. 대책 없이 스마트폰에 빠져 있는 모습보다, 다소곳이 고개 숙인 채 책장을 넘기는 그 앞모습 또는 그 옆모습은 얼마나 지적인가.
[엿장수가 사라져 버릴까 봐 조바심을 내다가 마루 밑에 아버지 어머니 흰 고무신이 생각났다. 부모님에게 흰 고무신이란, 갈음옷을 입고 맑은 장소에 갈 때나 신는 특별한 신이었다. 구렁이 아래턱 여기듯 하는 신발을, 나는 각각 한 짝씩 들고 나왔다. 새 신이나 다름없는 신발값을 후하게 쳤는지 혼자서 한번은 퇴내게 먹을 만한 양의 엿을 끊어주었다.
저녁 무렵, 신발이 없어진 걸 아신 어머니는 단번에 내 소행으로 단정 짓고 부지깽이를 들고 나오셨다. (엿을 사는 재미)]
[엿을 사는 재미]를 펼치면 누에의 토사(吐絲)처럼 섬세하고 빛나는 직조를 통해 나온 영혼의 기쁜 손님들이 우리를 맞는다. 어디선가 풀잎 떠는 소리가 들린다. 이 사랑의 계절조차 더욱 숙성시킬 것만 같은 장은초 수필집, 이슬 맺히지 못하는 영혼의 풀잎을 치유한다.
'해드림'이 꽃등으로 만났던 개인 수필집이 장은초의 [발가벗고 춤추마]이다. 5년 전 나온 이 수필집을 대하면 여전히 새물내가 난다. 한여름 석양 같은 아우라가 처음처럼 행간에서 바람 불어오기 때문이다.
두 번째 장은초 수필집을 펴내며 가슴속 재단에 촛불을 켠다. 세상을 향해 목청껏 신불림하고 싶은 또 하나의 성채(星彩)다. 이번 [엿을 사는 재미] 역시 서경하고 서정하는 저자의 붓끝이 감미롭다. 앵티미슴(intimisme) 색조의 장은초 수필에서는 언제나 처음처럼 수필의 순미한 생리 현상이 느껴진다.
우리 모든 일상이 감동이고 멋일 수 없다. 그런데 장은초 수필의 인금은 소소한 일상조차 멋스럽게 한다.
목차
목차
축하 단평_깨끗한 마티에르 _ 이승훈 ㆍ 287
1. 내가 피노키오였다면
그해 여름엔 별을 주웠네 ㆍ 14
짧은 영광 긴 창피ㆍ19
내가 피노키오였다면ㆍ23
욕심ㆍ29
영원한 현직ㆍ35
포항말이 어때서ㆍ40
지천명에 스포츠맨십을 배우다ㆍ45
그런다고 누가 상줘요ㆍ51
내 별명 코쟁이ㆍ57
2. 자반고등어
곗날 풍경ㆍ 62
귀여운 도둑ㆍ 66
어머니에게 쓰는 참회록ㆍ 70
외투ㆍ 76
오일장을 추억하며ㆍ 82
7일간의 사랑ㆍ 86
엿을 사는 재미ㆍ 89
자반고등어ㆍ 94
순박한 사람들ㆍ 98
3. 내가 헬리콥터 엄마일까
자식농사ㆍ 105
회초리가 그리운 이유ㆍ 109
왕자는 괴로워ㆍ 114
키 크다고 하늘에 별 따랴ㆍ 118
내가 헬리콥터 엄마일까ㆍ 124
철표어머니 되십니까ㆍ 129
배워서 남 주나ㆍ 134
말실수ㆍ 138
예의, 있음과 없음의 차이ㆍ 142
4.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그 바다 위에서ㆍ 149
서 푼짜리 재능ㆍ 154
너에게 반했어ㆍ 158
원고료ㆍ 163
낮잠의 효용가치ㆍ 167
밥값은 하고 살아야지ㆍ 171
방자ㆍ 175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ㆍ 179
인도(人道) 그리고 상도(商道)ㆍ 184
5. 시어머니의 맏이사랑
암까마귀 수까마귀ㆍ 191
폐 끼치지 말라면서ㆍ 196
불우한 여인들을 위하여ㆍ 201
이름은 못 남기더라도ㆍ 208
곗술로 낯내기ㆍ 213
나의 냉장고ㆍ 217
엉덩이에 관한 한담(閑談)ㆍ 221
시어머니의 맏이사랑ㆍ 225
조장 조장 조장ㆍ 230
6. 양심은 지켜가는 것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나 가지ㆍ 238
못 말리는 퀴즈사랑ㆍ 242
시계와 달력ㆍ 246
변명과 해명ㆍ 253
아픈 만큼 성숙해지고ㆍ 258
양심은 지켜가는 것ㆍ 263
어떤 노욕ㆍ 268
현처 빈처 악처ㆍ 272
지옥에서 보낸 한 철ㆍ 277
_15박 16일 이야기
저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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