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호수
이하언 소설집
2007년 평화신문 신춘문예 당선과 그해 토지문학제 평사리 문학대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등단한 이하언의 첫 번째 소설집 《검은 호수》. 평사리 문학대상을 받은 [검은 호수]를 표제작으로 하여 그동안 발표하거나 새로 쓴 9편의 단편을 묶었다. 소설 뒤에는 문학평론가 이경재의 작품해설이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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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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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하철화재사건을 소재로 한 [달집 태우기] 등 9편
뿌리에 대한 열망과 상처 치유의 서사
2007년 평화신문 신춘문예 당선과 그해 토지문학제 평사리 문학대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등단한 이하언의 첫 번째 소설집 《검은 호수》가 나왔다. 평사리 문학대상을 받은 [검은 호수]를 표제작으로 하여 그동안 발표하거나 새로 쓴 9편의 단편을 묶었다. 소설 뒤에는 문학평론가 이경재의 작품해설이 실려 있다.
9편의 소설들은 모두 심각하게 상처 입은 사람들에 대한 것이다. 그중에서 평화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달집태우기]는 지난 2003년 대구지하철화재사건을 소재로 쓴 작품이다. 최근 세월호 참사로 생존자와 유족들이 겪고 있는 아픔과 고통이 고스란히 느껴질 정도로 두 사건은 본질 면에서 맞닿아 있다. 특히 주인공 영우와 함께 있다 혼자 살아남은 애인 천미화의 고통은 너무나 치명적이어서 그녀의 삶은 물론이고 영혼마저 파괴한다. 사건 현장에서 받은 충격으로 불을 특히 무서워하지만 지하철화재의 죽음의 불이 달집태우기라는 생명의 불로 바뀌면서 상처의 극복 가능성이 열린다. 상처는 정면으로 대응할 때 그것을 극복할 힘을 얻을 수 있음을 작가는 보여주고 있다.
"가슴이 느끼는 것, 그것이 바로 진실이라는 거야.
믿어 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존재할 수 없어."
[검은 호수]는 뿌리를 알 수 없어 늘 정체성 혼란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영미가 네스 호에서 익사체로 발견되었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어렸을 때부터 정체성 혼란에 시달리다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주인공 영미를 통해 여러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당시 토지문학제 심사를 맡았던 소설가 유익서 씨는 "당선작 [검은 호수]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작품으로 단순해 보이는 이야기 구조를 가진 이 작품 속에는 인종차별로 인한 인간의 내면 고통, 끊임없이 확인해야 하는 자기 정체성에 관한 집착, 인간이 믿는 진실의 정체, 확인과 짐작이라는 것의 차이, 인간의 꿈, 허구로 만들어져 있는 행복에 관한 사유, 진실이라는 것의 여러 얼굴, 이런 여러 명제들을 깊이 있게 되짚어 보게" 한다면서 "특히 최근 논의의 핵이 되고 있는 민족적 순혈주의와 관련해 보다 근원적인 질문과 사유를 요구하게" 하는 내용으로 "마침내 가슴이 느끼는 것, 그것이 진실이라는 것, 믿어 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존재할 수 없다는, 다소 익숙한 그러나 표현해 내기 쉽지 않은 명제들을 형상화시켜 읽는 이로 하여금 새삼 깊이 되새김질하게 하는 우수한 작품"이라고 평했다.
끔찍한 낙태 장면 보여줌으로써
생명의 존엄성 일깨우는 [차가운 손]
낙태가 얼마나 비인간적이고 잔인한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하는 [차가운 손]은 생명의 존엄성과 함께 뿌리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작품이다. 주인공 경애는 산부인과 의사로 수많은 낙태 수술을 해왔다. 사람들은 유부남 아이를 임신해서, 남편이 실직해서, 불량배에게 봉변을 당해서 등 온갖 이유로 쉽게 낙태를 결정한다. 경애는 사생아라는 이유로 뼈대 있는 가문의 종손인 용규 어머니의 반대로 결혼하지 못한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그 후 아버지를 협박하다시피 해서 학자금을 받아 공부한 끝에 의사가 된 경애는 아내와 사별한 뒤 다시 찾아온 용규와 하룻밤을 보낸 뒤 임신하게 된다. 용규는 어머니의 허락을 받았다며 결혼하자고 하지만, 경애는 이번에도 자신의 아이조차 지우는 차가운 손이 된다.
어머니의 자살로 실어증에 걸린 주인공의 내면,
공동체라는 이름 속에 숨은 이기심 등 섬세하게 표현
[문을 열다]는 어린 시절 어머니의 자살로 깊은 내상을 입고 실어증에 걸린 주인공이 자신이 일하고 있는 치킨집 주인과의 관계를 통해 마침내 상처를 이겨내고 세상을 향한 문을 열게 된다는 이야기다. [검색]은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다 우연히 K대 정치외교학과에 다니는 김민섭의 학생증을 손을 넣은 뒤 여자친구 앞에서 대학생 행세를 하던 김두문이 어느 날 불심검문에 걸려 모진 고초를 겪고는 세상으로부터 도망쳐 자신 속으로 숨어든 이야기다. 그런 김두문에게 그가 감옥 속에 있는 동안 여자친구의 뱃속에 있던 아이였던 장 블랑이라는 프랑스 입양아가 찾아온다. 장 블랑과 그는 끊임없는 검색을 통해 서로의 거리를 확인한다.
[조각잇기]는 남편 사업이 부도나면서 살고 있던 집은 물론, 자신이 운영하던 퀼트 가게마저 빼앗기고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고 있는 윤희의 강인한 의지와 예술가로서의 긍지가 엿보이는 작품이다. 그녀는 "조각잇기의 전문가"로 "아무리 조각난 가정이라도 처음부터 한덩어리였던 것처럼 꿰맬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평토제]는 형근이라는 노인의 장례식을 배경으로 공동체라는 이름 속에 숨은 이기심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작품이다. 인정스럽던 사람들이지만 자신의 이해관계와 대치될 때는 어떤 반응을 보여주는지 그 이중적 심리가 섬세하게 그려져 있다.
[빨간 신호등이 걸린 마을]은 부모에게 버림받은 소년의 외롭고 쓸쓸한 성장기이다. 사진 속에라도 삶을 머물게 하고 싶은 '나'는 사진사가 되지만 사랑하는 여인이 또 다시 떠나자 어린 시절 '나'를 보살펴준 빨간 신호등 슈퍼의 그녀를 찾아 이미 먼지가 되어 사라졌다는 고향으로 돌아간다.
그런가 하면 [어두워지면 열어두는 귀 하나]는 소설가인 '나'가 글을 쓰기 위해 얻은 산속의 집 뒤쪽 대나무숲에서 벌어지는, 다소 환상적인 수법이 동원된 작품이다. 그곳에서 대나무로부터 별의별 이야기를 듣게 된 '나'는 그를 바탕으로 소설을 쓴 결과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지만, 그것은 "창조가 아니라 받아 적기 하고 있는 것" 이며, '나'는 그렇게 탄생한 작품의 표절과 창작과의 모호한 경계에 대해 갈등을 하게 된다.
가정의 파괴에서 비롯된 상처이기에
그 어떤 상처보다도 깊고 치명적
작품해설을 쓴 문학평론가 이경재는 "이하언의 소설 속 인물들은 모두 커다란 상처를 가진 사람들이다. 그것은 주로 가정의 파괴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그 어떤 상처보다도 깊고 치명적이다. 그렇지만 인물들은 결코 그것에 굴복하거나 절망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또한 "기원 혹은 뿌리에 대한 열망이야말로 이하언 소설의 중핵"이라며 "그것을 누구보다 날카롭게 의식화하는 것에 이하언이 가진 고유한 작가정신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추천평
이하언의 소설은 치유의 서사라고 말할 수도 있다. 여기 수록된 9편의 소설들은 모두가 심각하게 상처받은 자들에 대한 것들이다. 2007년 평화신문 신춘문예 당선작인 [달집태우기]는 2003년에 있었던 대구지하철화재사건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대구지하철화재사건으로 사망한 영우로 인해 주위 사람들은 심각한 죄책감에 빠져 있다. …… 특히 미화는 사건 현장에서 받은 충격으로 인하여 모든 불을 무서워한다. 결국 그러한 고통은 달집태우기 행사를 통해 극복의 가능성이 열린다. 불에 대한 두려움과 고통이 달집태우기를 통해 극복된다는 점은, 상처에 정면으로 대응할 때 우리는 그것을 극복할 힘을 얻게 된다는 작가의 인식이 드러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
이경재 _ 숭실대 국문과 교수·문학평론가
목차
목차
달집태우기
검은 호수
차가운 손
조각잇기
빨간 신호등이 걸린 마을
평토제
문을 열다
검색
어두워지면 열어두는 귀
작품해설 _ 뿌리 혹은 기원을 향한 갈망의 시학
저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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