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요(제13회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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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단의 미래를 이끌어갈 대표 작가들의 작품!
제13회를 맞이한 2012년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등단 15년 이내의 작가를 대상으로 하는 이 문학상은 매년 뛰어난 작가와 작품을 선정해 우리 소설의 미래와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번 책에서는 2012년 수상작인 김중혁의 《요요》를 비롯하여 김성중, 김태용, 박형서, 조해진, 조현, 최진영, 황정은 등 오늘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함께 만날 수 있다. 수상작 《요요》는 한 남자의 고독한 인생을 그린 소설이다. 시계를 만드는 직업을 지닌 주인공의 삶을 중심으로, 시간과 사랑에 대한 서사를 펼쳐 보인다.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을 향한 안타까움과 그 속에서 싹트는 존재의 자기 성찰을 섬세하게 담아내며, 소설이라는 장르가 시간의 예술인 동시에 인간에 대한 탐구라는 점을 상기시킨다.
제13회를 맞이한 2012년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등단 15년 이내의 작가를 대상으로 하는 이 문학상은 매년 뛰어난 작가와 작품을 선정해 우리 소설의 미래와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번 책에서는 2012년 수상작인 김중혁의 《요요》를 비롯하여 김성중, 김태용, 박형서, 조해진, 조현, 최진영, 황정은 등 오늘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함께 만날 수 있다. 수상작 《요요》는 한 남자의 고독한 인생을 그린 소설이다. 시계를 만드는 직업을 지닌 주인공의 삶을 중심으로, 시간과 사랑에 대한 서사를 펼쳐 보인다.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을 향한 안타까움과 그 속에서 싹트는 존재의 자기 성찰을 섬세하게 담아내며, 소설이라는 장르가 시간의 예술인 동시에 인간에 대한 탐구라는 점을 상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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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제13회 이효석문학상 수상작 김중혁의 <요요>.
독특한 발상과 소재, 시간과 사랑에 대한 아름답고 정교한 서사.
소설가는 시간 속의 고독한 여행자를 자처하는 영원한 이야기꾼임을 보여 준다.
제13회 이효석문학상 수상작 <요요>는 차선재라는 남자의 고독한 인생에 관한 소설이다. 그가 중학교 3학년에 올라갈 즈음 부모는 이혼했다. 부부 싸움 때마다 "선재 때문에" "선재가 없었으면"이라는 말을 부모는 입버릇처럼 내뱉었다. 선재는 "나는 관계를 부수는 사람이다. 고리를 끊는 사람이다."라는 말을 늘 되뇌게 된다.
부모로부터 부정당한 그는 자신만의 세계로 숨어들어 간다. 바로 시계의 세계. 조그마한 시계를 분해하고 조립하면서 "하나의 세계를 창조하고 완결한 듯한 기분"을 느낀다.
그런데, 그가 홀로 만들어 놓은 그 "단단한 세상" 속에 장수영이라는 여자가 들어온다. 대학 교정에서 우연히 만난 장수영과 교제하며 차선재는 "한겨울 차가운 바깥에 있다가 따뜻한 집으로 들어왔을 때"의 기분을 느낀다. 언제든 그 관계가 끊어질지 모른다는 불안도 잊을 만큼 수영과의 관계에 몰두한다. 세상과 거리를 둔 채 언제나 시계의 세상 속에 홀로 안전하게 놓여 있던 선재는 수영의 손을 잡고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 것이다. 그리고, 당연하다는 듯, 장수영은 뜻 모를 편지 한 장을 남기고 사라진다. 선재는 다시 시계의 세상 속에 버려진다.
장수영이 떠난 뒤 시계제작자가 된 그는 "시간은 그저 흘러갈 뿐이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진실"을 보여 주는 '시간은 흐른다'라는 제목의 시계를 만들어 유명 인사가 된다. 언젠가 한 번 장수영과 만날 기회가 있었던 30대의 차선재는 그녀에게 'Station'이라는 이름의 시계를 만들어 주고자 했지만, 피치 못할 사정으로 시계도 완성하지 못하고 그녀가 있는 베를린행 비행기에 오르지도 못한다. 차선재와 장수영이 마침내 재회한 것은 55세가 된 차선재의 전시회장에서이다. 30여 년 만에 만난 장수영을 바라보며 차선재가 느낀 것은 모든 시간은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이라는 사실, "장수영을 위한 'Station'은 더 이상 만들 수 없"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녀와 자신의 시간은 이미 지나간 시간이며, 그것은 멈출 수도 돌이킬 수도 없는 시간들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오래전 장수영의 편지에 그런 내용이 있었다. '네가 만들어 준 시계를 들여다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어. 시침과 분침이 겹쳤다가 떨어지는 순간, 그건 멀어지는 걸까, 아니면 다시 가까워지고 있는 중인 걸까. 난 생각했어. 나쁘지 않아. 그래, 나쁘지 않아.' 차선재는 그 문장을 자주 생각했다. 그리고 '나쁘지 않아'라고 혼자 중얼거리곤 했다. 그래, 나쁘지 않지. 차선재는 서랍에다 'Station'을 넣어 두었다. 지난 시간을 다시 태어나게 할 마음은 없었다. 돌아갈 수 없었다. 책상을 정리하고 스케치북을 펼쳤다. 만년필로 원을 그렸다. 원 속에 새로운 시간이 흐르게 하고 싶었다. 다이얼과 문자판을 그려 넣는 중에 제목이 떠올랐다. 오랜 시간 제목을 생각하지 않고 번호만 붙인 작품만 만들었는데, 갑자기 제목이 떠올랐다.(38쪽)
차선재는 '요요'라는 이름의 시계를 새로 만들기로 결심한다. '요요'라는 제목을 떠올리며 그는 "그래, 나쁘지 않아. 나쁘지 않아. 돌아갈 수는 없지만 그 시간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나쁘지 않아"라고 다시 한 번 말해 본다.
심사위원들은 수상작 <요요>에 대해 "되돌릴 수 없는 과거의 시간을 향한 안타까운 그리움과 그 속에서 움트는 존재의 자기 성찰을 섬세하게 주시한 이 작품은 무엇보다도 소설 장르가 시간의 예술인 동시에 인간에 대한 탐구라는 점을 근원적으로 상기시킨다. 소설가는 시간 속의 고독한 여행자를 자처하는 영원한 이야기꾼임을 작가는 조용히 웅변하고 있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소통의 열망 속에서 자신에게 주어지는 근원적인 삶의 고독을 수락하고 내화할 수밖에 없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언젠가 다시 돌아오는 '요요'의 시간이라는 상징 속에서 깊은 감정의 여운을 드리운다. 현대인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자기 세계의 침잠 욕구와 관계 맺기의 어려움을 이처럼 섬세하고 미묘하게 형상화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라고 평했다.
문학평론가 조연정은 작가론에서 "김중혁의 소설을 따라 읽어 온 우리에게는 이처럼 상실의 흔적이 짙게 드리워진 소설을 만났던 기억이 별로 없다. 즐거운 장난감인 '요요'를 제목으로 내세운 이 소설은 그간의 김중혁 소설을 흥미롭게 읽어 온 독자들을 보기 좋게 배반한다. 이 소설은 돌이킬 수 없는 상실을 말하는 소설이고, 그 상실감과 동거하는 삶에 대해 말하는 소설이다."라고 썼다.
한 권으로 읽는 한국문학 대표 작가와 작품들.
오늘의 삶을 위로하는 따뜻한 서정과 이야기의 마력.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젊고 새로워지는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이효석문학상은 한국 단편문학의 수작으로 꼽히는 <메밀꽃 필 무렵>의 작가 이효석의 문학 성과를 기리자는 취지 아래, 매해 탁월한 작품을 발표한 작가들을 시상하여 한국 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굴하고자 제정되었다. 등단 15년 이내의 작가를 대상으로, 전년도 6월 1일부터 올해 5월 31일까지 문예지·잡지·정기간행물·부정기간행물 등에 발표된 단편소설을 심사하여 수상작을 결정한다. 엄격한 심사와 공정한 문학상 운영을 위해 심사와 시상 과정 전체도 공개하고 있다.
올해 13회를 맞은 이효석문학상은 2012년 7월 20일 예심에서 모두 8편의 수상 후보 작품을 선정하였다. 8월 24일 진행된 본심에서는 8편의 작품 중에서 심사위원 7인[오정희(소설가), 장경렬(문학평론가·서울대 영어영문학과 교수), 성석제(소설가), 신수정(문학평론가·명지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김형중(문학평론가·조선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손정수(문학평론가·계명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백지연(문학평론가)]이 각자 추천한 작품들을 수합하여 신중한 논의와 토론을 벌였다. 후보작들 중 세 편의 작품으로 논의가 집중되었고 엄정한 투표 과정을 통하여 최종적으로 김중혁의 <요요>를 수상작으로 선정하였다.
심사위원들은 "이효석 문학상 수상 후보작으로 선정한 8편의 작품은 현재 한국 소설의 흐름과 쟁점을 잘 보여 주는 개성적인 소설들이다. 장편소설의 기획과 연재가 주도하는 현재의 소설 현장의 흐름을 상기할 때 젊은 작가들이 다양하고 개성적인 경향의 단편소설들을 꾸준히 창작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등단 15년 이하의 젊은 작가들이 보여 주는 실험과 모색은 각자의 창작 영역에서 다양한 소재와 기법의 탐구로 나타나고 있다. 소설 쓰기의 자의식을 드러내는 집요한 언어 실험에서부터 환상적인 장치가 동원된 파국의 상상력, 그리고 고단한 현실과 길항하는 존재의 자기 탐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이 펼쳐지는 한국 소설의 생생한 현장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에는 한국 단편문학의 오늘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함께 수록했다. 이번 작품집에는 올해의 수상작 외에 수상작가 자선작 <바질>과 본심에 올랐던 추천 우수작 7편(김성중 <에바와 아그네스>, 김태용 <알게 될 거야>, 박형서, 조해진 <밤의 한가운데서>, 조현 <우리의 약속이 불속에서 이루어지기를 기도했다>, 최진영 <엘리>, 황정은 <上行>)을 비롯해, 기수상작가인 이기호의 <이정(而丁)>이 실려 있어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젊은 작가들의 최근 작품을 한꺼번에 만나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수록하고 있는 작품들은 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과 밀도 높은 서정, 탁월한 이야기의 힘을 보여 준다. 작가들의 실험 정신과 상상력이 빛나고 있는 작품들이며, 한국 문학의 가능성을 유감없이 드러내 보이는 작품들이다.
이효석문학상 역대 수상작가와 수상작품으로는 제1회(2000년) 이순원의 <아비의 잠>, 제2회(2001년) 성석제의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제3회(2002년) 이혜경의 <꽃그늘 아래>, 제4회(2003년) 윤대녕의 <찔레꽃 기념관>, 제5회(2004년) 정이현의 <타인의 고독>, 제6회(2005년) 구효서의 <소금가마니>, 제7회(2006년) 정지아의 <풍경>, 제8회(2007년) 박민규의 <누런 강 배 한 척>, 제9회(2008년) 김애란의 <칼자국>, 제10회(2009년) 편혜영의 <토끼의 묘>, 제11회(2010년) 이기호의 <밀수록 다시 가까워지는>, 제12회(2011년) <해마, 날다>가 있다.
수상소감
<요요>를 쓰는 동안 시간에 대해 자주 생각했다. 시간은 직선으로 흐르기만 하는 것인지, 시계 속 시침과 분침과 초침처럼 계속 반복되는 것인지, 자주 생각했다. 소설 <요요> 속 시간을 때로는 빨리 흐르게 했고, 때로는 한없이 느리게 흐르도록 했다. 시간에 대해서는 여전히 아는 게 없다. 아는 게 없을 뿐 아니라 더욱 모르게 됐다. 시간에 대해 알 수 없어서 좋다. 오리무중이라서 좋다. 소설가는 더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더 많이 모르는 사람이다. 시간 속에 살지만 앞으로의 시간에 대해 계속 더 멀리 모를 생각이고, 백리무중 앞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계속 허우적거릴 생각이다.
소설을 쓰는 것은, 때때로 시간을 어지럽히는 일이다. 이효석 선생도 시간을 어지럽혔으므로 먼 시간 밖에 있는 나에게 이르렀다. 내 글 역시 시간을 교란하는 역할을 떠안길 바란다. 한 글자 한 글자 써 나갔던 소설 쓰기의 순차적인 시간이 누군가의 시간을 뒤죽박죽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
안개 속에 있을 때 이효석 선생이 불빛을 반짝여 주었다. 잘 가고 있다고, 잘 헤매고 있다고, 불빛이 반짝였다. 불빛은 곧 스러질 것이다. 나도 곧 불빛을 잊고 방향을 잃을 것이다. 삶의 방향 같은 건 없어도 좋다고 생각한다.
심사평 및 작품론
수상작으로 선정한 김중혁의 <요요>는 시계를 만드는 직업을 지닌 주인공의 삶을 중심으로 시간과 사랑에 대한 아름답고 정교한 서사를 펼쳐 보인 작품이다. 독립시계제작자라는 직업을 갖게 된 주인공의 삶을 압축한 이 소설은 유니크한 발상과 소재를 통해 김중혁 소설 고유의 매력을 상기시킨다. 가족 관계 속에서 결핍과 고독을 체감하고 사회에 나와서도 은둔형 외톨이처럼 살아오던 주인공이 자신의 시간 속에 새겨진 아련한 사랑의 기억을 반추하는 과정은 궁금하고도 흥미롭게 읽힌다. 작가는 시계, 새벽 세 시의 시각, 첫사랑의 상징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하면서 단편소설 특유의 리듬과 호흡을 끝까지 놓치지 않는다. _심사평에서
<요요>는 차선재라는 남자의 고독한 인생에 대한 소설이다. 태생부터 고독했던 남자에 대해서라면 우리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토니타키타니>라는 단편을 기억한다. 어머니는 토니를 낳자마자 죽었고 아버지는 연주 여행을 다니는 재즈 뮤지션이었던 관계로 토니는 어린 시절부터 정교한 그림과 기계의 세계 안에서 고독과 한 몸이 되어 살아간다. 김중혁의 <요요>는 여러모로 <토니 타키타니>와 닮았다. 차선재의 삶은 애초에 외로운 것이었지만 그는 장수영으로 인해 자기 삶에 기입된 상실의 그림자를 온전히 감지하게 된다. 장수영이 떠난 뒤 차선재의 남은 삶은 이 상실감을 이해하는 데에 온전히 바쳐질 수밖에 없었다. _조연정(문학평론가)
독특한 발상과 소재, 시간과 사랑에 대한 아름답고 정교한 서사.
소설가는 시간 속의 고독한 여행자를 자처하는 영원한 이야기꾼임을 보여 준다.
제13회 이효석문학상 수상작 <요요>는 차선재라는 남자의 고독한 인생에 관한 소설이다. 그가 중학교 3학년에 올라갈 즈음 부모는 이혼했다. 부부 싸움 때마다 "선재 때문에" "선재가 없었으면"이라는 말을 부모는 입버릇처럼 내뱉었다. 선재는 "나는 관계를 부수는 사람이다. 고리를 끊는 사람이다."라는 말을 늘 되뇌게 된다.
부모로부터 부정당한 그는 자신만의 세계로 숨어들어 간다. 바로 시계의 세계. 조그마한 시계를 분해하고 조립하면서 "하나의 세계를 창조하고 완결한 듯한 기분"을 느낀다.
그런데, 그가 홀로 만들어 놓은 그 "단단한 세상" 속에 장수영이라는 여자가 들어온다. 대학 교정에서 우연히 만난 장수영과 교제하며 차선재는 "한겨울 차가운 바깥에 있다가 따뜻한 집으로 들어왔을 때"의 기분을 느낀다. 언제든 그 관계가 끊어질지 모른다는 불안도 잊을 만큼 수영과의 관계에 몰두한다. 세상과 거리를 둔 채 언제나 시계의 세상 속에 홀로 안전하게 놓여 있던 선재는 수영의 손을 잡고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 것이다. 그리고, 당연하다는 듯, 장수영은 뜻 모를 편지 한 장을 남기고 사라진다. 선재는 다시 시계의 세상 속에 버려진다.
장수영이 떠난 뒤 시계제작자가 된 그는 "시간은 그저 흘러갈 뿐이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진실"을 보여 주는 '시간은 흐른다'라는 제목의 시계를 만들어 유명 인사가 된다. 언젠가 한 번 장수영과 만날 기회가 있었던 30대의 차선재는 그녀에게 'Station'이라는 이름의 시계를 만들어 주고자 했지만, 피치 못할 사정으로 시계도 완성하지 못하고 그녀가 있는 베를린행 비행기에 오르지도 못한다. 차선재와 장수영이 마침내 재회한 것은 55세가 된 차선재의 전시회장에서이다. 30여 년 만에 만난 장수영을 바라보며 차선재가 느낀 것은 모든 시간은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이라는 사실, "장수영을 위한 'Station'은 더 이상 만들 수 없"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녀와 자신의 시간은 이미 지나간 시간이며, 그것은 멈출 수도 돌이킬 수도 없는 시간들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오래전 장수영의 편지에 그런 내용이 있었다. '네가 만들어 준 시계를 들여다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어. 시침과 분침이 겹쳤다가 떨어지는 순간, 그건 멀어지는 걸까, 아니면 다시 가까워지고 있는 중인 걸까. 난 생각했어. 나쁘지 않아. 그래, 나쁘지 않아.' 차선재는 그 문장을 자주 생각했다. 그리고 '나쁘지 않아'라고 혼자 중얼거리곤 했다. 그래, 나쁘지 않지. 차선재는 서랍에다 'Station'을 넣어 두었다. 지난 시간을 다시 태어나게 할 마음은 없었다. 돌아갈 수 없었다. 책상을 정리하고 스케치북을 펼쳤다. 만년필로 원을 그렸다. 원 속에 새로운 시간이 흐르게 하고 싶었다. 다이얼과 문자판을 그려 넣는 중에 제목이 떠올랐다. 오랜 시간 제목을 생각하지 않고 번호만 붙인 작품만 만들었는데, 갑자기 제목이 떠올랐다.(38쪽)
차선재는 '요요'라는 이름의 시계를 새로 만들기로 결심한다. '요요'라는 제목을 떠올리며 그는 "그래, 나쁘지 않아. 나쁘지 않아. 돌아갈 수는 없지만 그 시간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나쁘지 않아"라고 다시 한 번 말해 본다.
심사위원들은 수상작 <요요>에 대해 "되돌릴 수 없는 과거의 시간을 향한 안타까운 그리움과 그 속에서 움트는 존재의 자기 성찰을 섬세하게 주시한 이 작품은 무엇보다도 소설 장르가 시간의 예술인 동시에 인간에 대한 탐구라는 점을 근원적으로 상기시킨다. 소설가는 시간 속의 고독한 여행자를 자처하는 영원한 이야기꾼임을 작가는 조용히 웅변하고 있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소통의 열망 속에서 자신에게 주어지는 근원적인 삶의 고독을 수락하고 내화할 수밖에 없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언젠가 다시 돌아오는 '요요'의 시간이라는 상징 속에서 깊은 감정의 여운을 드리운다. 현대인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자기 세계의 침잠 욕구와 관계 맺기의 어려움을 이처럼 섬세하고 미묘하게 형상화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라고 평했다.
문학평론가 조연정은 작가론에서 "김중혁의 소설을 따라 읽어 온 우리에게는 이처럼 상실의 흔적이 짙게 드리워진 소설을 만났던 기억이 별로 없다. 즐거운 장난감인 '요요'를 제목으로 내세운 이 소설은 그간의 김중혁 소설을 흥미롭게 읽어 온 독자들을 보기 좋게 배반한다. 이 소설은 돌이킬 수 없는 상실을 말하는 소설이고, 그 상실감과 동거하는 삶에 대해 말하는 소설이다."라고 썼다.
한 권으로 읽는 한국문학 대표 작가와 작품들.
오늘의 삶을 위로하는 따뜻한 서정과 이야기의 마력.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젊고 새로워지는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이효석문학상은 한국 단편문학의 수작으로 꼽히는 <메밀꽃 필 무렵>의 작가 이효석의 문학 성과를 기리자는 취지 아래, 매해 탁월한 작품을 발표한 작가들을 시상하여 한국 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굴하고자 제정되었다. 등단 15년 이내의 작가를 대상으로, 전년도 6월 1일부터 올해 5월 31일까지 문예지·잡지·정기간행물·부정기간행물 등에 발표된 단편소설을 심사하여 수상작을 결정한다. 엄격한 심사와 공정한 문학상 운영을 위해 심사와 시상 과정 전체도 공개하고 있다.
올해 13회를 맞은 이효석문학상은 2012년 7월 20일 예심에서 모두 8편의 수상 후보 작품을 선정하였다. 8월 24일 진행된 본심에서는 8편의 작품 중에서 심사위원 7인[오정희(소설가), 장경렬(문학평론가·서울대 영어영문학과 교수), 성석제(소설가), 신수정(문학평론가·명지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김형중(문학평론가·조선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손정수(문학평론가·계명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백지연(문학평론가)]이 각자 추천한 작품들을 수합하여 신중한 논의와 토론을 벌였다. 후보작들 중 세 편의 작품으로 논의가 집중되었고 엄정한 투표 과정을 통하여 최종적으로 김중혁의 <요요>를 수상작으로 선정하였다.
심사위원들은 "이효석 문학상 수상 후보작으로 선정한 8편의 작품은 현재 한국 소설의 흐름과 쟁점을 잘 보여 주는 개성적인 소설들이다. 장편소설의 기획과 연재가 주도하는 현재의 소설 현장의 흐름을 상기할 때 젊은 작가들이 다양하고 개성적인 경향의 단편소설들을 꾸준히 창작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등단 15년 이하의 젊은 작가들이 보여 주는 실험과 모색은 각자의 창작 영역에서 다양한 소재와 기법의 탐구로 나타나고 있다. 소설 쓰기의 자의식을 드러내는 집요한 언어 실험에서부터 환상적인 장치가 동원된 파국의 상상력, 그리고 고단한 현실과 길항하는 존재의 자기 탐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이 펼쳐지는 한국 소설의 생생한 현장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에는 한국 단편문학의 오늘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함께 수록했다. 이번 작품집에는 올해의 수상작 외에 수상작가 자선작 <바질>과 본심에 올랐던 추천 우수작 7편(김성중 <에바와 아그네스>, 김태용 <알게 될 거야>, 박형서
수록하고 있는 작품들은 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과 밀도 높은 서정, 탁월한 이야기의 힘을 보여 준다. 작가들의 실험 정신과 상상력이 빛나고 있는 작품들이며, 한국 문학의 가능성을 유감없이 드러내 보이는 작품들이다.
이효석문학상 역대 수상작가와 수상작품으로는 제1회(2000년) 이순원의 <아비의 잠>, 제2회(2001년) 성석제의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제3회(2002년) 이혜경의 <꽃그늘 아래>, 제4회(2003년) 윤대녕의 <찔레꽃 기념관>, 제5회(2004년) 정이현의 <타인의 고독>, 제6회(2005년) 구효서의 <소금가마니>, 제7회(2006년) 정지아의 <풍경>, 제8회(2007년) 박민규의 <누런 강 배 한 척>, 제9회(2008년) 김애란의 <칼자국>, 제10회(2009년) 편혜영의 <토끼의 묘>, 제11회(2010년) 이기호의 <밀수록 다시 가까워지는>, 제12회(2011년) <해마, 날다>가 있다.
수상소감
<요요>를 쓰는 동안 시간에 대해 자주 생각했다. 시간은 직선으로 흐르기만 하는 것인지, 시계 속 시침과 분침과 초침처럼 계속 반복되는 것인지, 자주 생각했다. 소설 <요요> 속 시간을 때로는 빨리 흐르게 했고, 때로는 한없이 느리게 흐르도록 했다. 시간에 대해서는 여전히 아는 게 없다. 아는 게 없을 뿐 아니라 더욱 모르게 됐다. 시간에 대해 알 수 없어서 좋다. 오리무중이라서 좋다. 소설가는 더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더 많이 모르는 사람이다. 시간 속에 살지만 앞으로의 시간에 대해 계속 더 멀리 모를 생각이고, 백리무중 앞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계속 허우적거릴 생각이다.
소설을 쓰는 것은, 때때로 시간을 어지럽히는 일이다. 이효석 선생도 시간을 어지럽혔으므로 먼 시간 밖에 있는 나에게 이르렀다. 내 글 역시 시간을 교란하는 역할을 떠안길 바란다. 한 글자 한 글자 써 나갔던 소설 쓰기의 순차적인 시간이 누군가의 시간을 뒤죽박죽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
안개 속에 있을 때 이효석 선생이 불빛을 반짝여 주었다. 잘 가고 있다고, 잘 헤매고 있다고, 불빛이 반짝였다. 불빛은 곧 스러질 것이다. 나도 곧 불빛을 잊고 방향을 잃을 것이다. 삶의 방향 같은 건 없어도 좋다고 생각한다.
심사평 및 작품론
수상작으로 선정한 김중혁의 <요요>는 시계를 만드는 직업을 지닌 주인공의 삶을 중심으로 시간과 사랑에 대한 아름답고 정교한 서사를 펼쳐 보인 작품이다. 독립시계제작자라는 직업을 갖게 된 주인공의 삶을 압축한 이 소설은 유니크한 발상과 소재를 통해 김중혁 소설 고유의 매력을 상기시킨다. 가족 관계 속에서 결핍과 고독을 체감하고 사회에 나와서도 은둔형 외톨이처럼 살아오던 주인공이 자신의 시간 속에 새겨진 아련한 사랑의 기억을 반추하는 과정은 궁금하고도 흥미롭게 읽힌다. 작가는 시계, 새벽 세 시의 시각, 첫사랑의 상징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하면서 단편소설 특유의 리듬과 호흡을 끝까지 놓치지 않는다. _심사평에서
<요요>는 차선재라는 남자의 고독한 인생에 대한 소설이다. 태생부터 고독했던 남자에 대해서라면 우리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토니타키타니>라는 단편을 기억한다. 어머니는 토니를 낳자마자 죽었고 아버지는 연주 여행을 다니는 재즈 뮤지션이었던 관계로 토니는 어린 시절부터 정교한 그림과 기계의 세계 안에서 고독과 한 몸이 되어 살아간다. 김중혁의 <요요>는 여러모로 <토니 타키타니>와 닮았다. 차선재의 삶은 애초에 외로운 것이었지만 그는 장수영으로 인해 자기 삶에 기입된 상실의 그림자를 온전히 감지하게 된다. 장수영이 떠난 뒤 차선재의 남은 삶은 이 상실감을 이해하는 데에 온전히 바쳐질 수밖에 없었다. _조연정(문학평론가)
목차
목차
수상작
요요-김중혁
수상작가 자선작
바질-김중혁
추천 우수작
에바와 아그네스-김성중
알게 될 거야-김태용
Q.E.D.-박형서
밤의 한가운데서-조해진
우리의 약속이 불속에서 이루어지기를 기도했다-조현
엘리-최진영
上行-황정은
기수상작가 자선작
이정(而丁)-이기호
수상소감
심사평
작가론-조연정
요요-김중혁
수상작가 자선작
바질-김중혁
추천 우수작
에바와 아그네스-김성중
알게 될 거야-김태용
Q.E.D.-박형서
밤의 한가운데서-조해진
우리의 약속이 불속에서 이루어지기를 기도했다-조현
엘리-최진영
上行-황정은
기수상작가 자선작
이정(而丁)-이기호
수상소감
심사평
작가론-조연정
저자
저자
김중혁
저자 김중혁은 2000년 《문학과사회》에 중편소설 〈펭귄뉴스〉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김유정문학상, 젊은작가상, 올해의젊은예술가상 등을 수상했다. 소설집 《펭귄뉴스》 《악기들의 도서관》 《1F/B1, 일층, 지하 일층》과 장편소설 《좀비들》 《미스터 모노레일》, 산문집 《대책 없이 해피엔딩》(공저) 《뭐라도 되겠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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