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세계숨은시인선 1: 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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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관념을 거부하는 한 여성의 발전상!
뛰어난 문학성, 극적인 생애, 그럼에도 아직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세계적인 시인들을 소개하는「세계숨은시인선」 제1권 이란편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 해당 언어권 문학가와 연구자는 알고 있지만, 시를 쓰거나 문학을 전공하는 이들에게조차 낯선 이름의 시인과 작품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세계 어느 곳에나 최고의 시가 있고 최고의 시인들이 있다는 전제 아래 해당 언어권은 물론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작가와 작품을 보여주고 있다. 제1권은 이란의 여성 시인 포루그 파로흐자드의 시 가운데 54편을 모아 엮은 시선집으로, 서른두 살에 세상을 떠났지만 아직도 이란을 움직이는 저자의 강렬한 시 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 강한 관심과 깊은 혐오감, 과도한 적개심과 고양된 찬양을 동시에 수반하며 페르시아 문학사에서 가장 중요한 여성 시인으로 추앙받는 저자의 ‘포로’, ‘붉은 장미’, ‘영원의 황혼 속에서’ 등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뛰어난 문학성, 극적인 생애, 그럼에도 아직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세계적인 시인들을 소개하는「세계숨은시인선」 제1권 이란편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 해당 언어권 문학가와 연구자는 알고 있지만, 시를 쓰거나 문학을 전공하는 이들에게조차 낯선 이름의 시인과 작품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세계 어느 곳에나 최고의 시가 있고 최고의 시인들이 있다는 전제 아래 해당 언어권은 물론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작가와 작품을 보여주고 있다. 제1권은 이란의 여성 시인 포루그 파로흐자드의 시 가운데 54편을 모아 엮은 시선집으로, 서른두 살에 세상을 떠났지만 아직도 이란을 움직이는 저자의 강렬한 시 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 강한 관심과 깊은 혐오감, 과도한 적개심과 고양된 찬양을 동시에 수반하며 페르시아 문학사에서 가장 중요한 여성 시인으로 추앙받는 저자의 ‘포로’, ‘붉은 장미’, ‘영원의 황혼 속에서’ 등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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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부러진 날개의 삶, 그러나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
실비아 플래스, 가르시아 로르카를 혼합한 듯한 강렬한 시, 운명적인 삶
포루그 파로흐자드의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세계숨은시인선1)
20세기 문학적 비밀은 저 논란 많은 미국 여류 시인 실비아 플래스와 거의 동시대를 이란에서 살아낸 포루그 파로흐자드의 짧고도 선명한 삶을 포함한다. 플래스는 자신의 삶을 선택했고, 불의의 사고는 파로흐자드의 피와 펜을 앗아 갔다. 죽음에 이르렀을 때 두 예술가는 모두 그들 삶과 문학의 절정에 달해 있었다. 파로흐자드는 삶과 시에 있어 역동적인 발명가였고 여성의 위치와 예술, 정신을 위한 역할을 다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했다. 그녀의 언어는 그 누구의 시와도 견줄 수 없는 그녀만의 독특한 시어들에게 길을 내주면서도 생생한 리얼리티와 우아하고 아름다운 움직임을 균형감 있게 표현한다. 축약과 과장된 상상력을 통해 그녀는 완전한 세계를 남겼다. 전쟁의 야만성으로 희생된 가르시아 로르카와 같이 그녀의 짧은 생은 이 마법의 세상으로부터 떠나갔다. 그러나 그녀의 페르시아어 목소리는 살아남았다.
_윌리스 반스톤(미국 시인)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세계숨은시인선1)는 이란의 여성 시인 포루그 파로흐자드의 시 54편을 골라 묶은 시선집이다. 파로흐자드는 여성으로서 당시 이란 사회가 허용하지 않는 파격적인 삶을 살았고 시와 영화를 넘나드는 예술 세계를 선보였다. 나환자촌을 다룬 그녀의 단편영화 <그 집은 검다>(1962)는 꽤 알려져 있으나 그녀의 시집이 우리나라에 소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녀가 생전에 펴낸 다섯 권의 시집과 사망한 뒤에 출간된 유고시집을 대상으로 한 이 시선집은 작품 발표 및 출간 연도에 관계치 않고 일관된 정서와 주제를 느낄 수 있도록 작품들을 자유롭게 배치했다. 한국외대 중동연구소에 재직 중인 신양섭 연구교수가 번역과 해설을 맡았고, 진수미 시인이 <죽어 가는 나뭇잎을 위한 시>라는 에세이를 통해 파로흐자드의 영화 세계까지 살폈다.
파로흐자드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였다. 다른 자매들과 달리 활달하고 꿈 많은 소녀였던 그녀는 열여섯에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했으며 일 년 뒤에 아들을 낳았다. 그러나 가정주부 역할에 만족하지 않고 어려서 취미로 탐독하던 시를 직접 써 나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쓴 시를 잡지사에 투고했고, 1955년에 44편의 시를 묶어 첫 시집 《포로》를 출간했다. 짧은 치마를 입고 파마머리에 짙은 화장을 하고 돌아다니는 그녀를 주변 사람들은 곱게 보지 않았다. 결국 남편과 이혼하게 된 파로흐자드는 당시 이란 가족법에 따라 아들에 대한 양육권을 남편에게 넘겨주었을 뿐만 아니라 아들과의 면접권도 완전히 차단당했다. 이혼녀라는 따가운 시선 속에 살아가던 그녀는 1955년 9월 신경쇠약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해 약 1개월간 전기치료까지 받았다. 1956년 여름 가까스로 병에서 회복되어 두 번째 시집 《벽》을 출간했고, 1957년 9개월간 유럽을 여행했다.
그 후 1958년 10월 '골레스턴 영화 스튜디오'의 주인이자 영화감독이었던 에브러힘 골레스턴을 운명적으로 만나게 된다. 그는 그녀에게 재정적 스폰서였고, 사회적 방패막이였으며, 정신적 안식처였다. 결국 둘은 뜨거운 사랑을 나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골레스턴이 유부남이었기에 이 둘의 관계는 소위 '부적절'했으며, 유난히 보수적인 페르시아 사회에서 이들의 지속적 만남은 또 다른 스캔들이 되어 이란 문학계에 빠르게 확산되었다. 1960년 그녀는 자기 회의, 아들과의 이별, 가족 문제, 재정적 불안정 등으로 자살을 시도했다. 한 통의 수면제를 복용했지만 얼마 뒤 병원에서 깨어났다. 이후 파로흐자드는 골레스턴의 적극적인 후원 아래 영화 제작에 몰두하면서 틈틈이 시를 써 나갔다. 1962년 그녀는 나환자 수용소를 다룬 다큐멘터리 <그 집은 검다>를 제작했는데, 1963년 독일의 위버하우젠 영화제에서 다큐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그 해에 자신에게 명성을 안겨 준 시집 《또 다른 탄생》을 펴냈다. 그러나 파로흐자는 가장 강력하고 뛰어난 창작열을 보여 준 생애 마지막 10년을 뒤로하고 1967년 2월 14일에 자동차 사고로 사망했다. 당시 그녀의 나이 32세.
신이여/ 어느 날 내가 이 침묵의 감옥에서 날아간다면/ 우는 아기에게 어떤 작별 인사를 할 수 있겠는가/ 나를 내버려 두오, 나는 포로가 된 한 마리 새일 뿐// 심장의 불로 이 폐허를 밝히는/ 나는 촛불/ 그 불을 끄리라 마음 먹는 순간/ 이 둥지는 무덤으로 변하리라
_<포로> 부분
파로흐자드의 문단 활동은 불과 10여 년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포로》(1955), 《벽》(1956), 《저항》(1958), 《또 다른 탄생》(1963), 《추운 계절의 시작을 믿어 보자》(1974, 유고시집) 등 다섯 권의 시집을 남겼다. 시집들의 제목은 그녀의 생애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열여섯 살의 어린 나이에 결혼한 후 결혼에 대한 환상이 깨진 파로흐자드에게 결혼 생활은 '포로' 생활이나 다름없었으며 가부장적 사회 구조는 자유로운 이상을 실현하고자 했던 그녀의 탈출을 막는 '벽'이었다. 때문에 그녀는 기존의 질서와 관습에 끊임없이 '저항'을 시도했다. 결국 그녀는 열여덟 살이라는 나이에 이혼을 결정하고 결혼이라는 감옥에서 탈출했다. 그 뒤 파로흐자드는 한 사람의 자유인으로서 새 삶을 시작했으며 진정한 연인을 찾아 방황을 시작했다. 이혼녀라는 핸디캡을 안고 있는 어린 여성이 여러 남성들과 자유롭게 접촉하자 가부장적 이란 사회나 남성 중심의 보수적인 이란 문단은 그녀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던졌다. 하지만 수많은 경험과 시련 끝에 에브러힘 골레스턴이라는 남성을 만나 안정을 찾은 파로흐자드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더욱 성숙해진 새로운 여성으로 거듭 '탄생'했으며, '추운 겨울'이 시작되어도 견딜 수 있는 강인한 여성이 되었다.
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푸르른 이여/ 불타는 기억처럼 그대의 손을/ 내 손에 얹어 달라/ 그대를 사랑하는 이 손에/ 생의 열기로 가득한 그대 입술을/ 사랑에 번민하는 내 입술의 애무에 맡겨 달라/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
_<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 부분
페르시아 문학사에서 가장 중요한 여성 시인 파로흐자드
어둡지만 강하고, 고통스럽지만 자유로운 그녀
짧은 생애를 살았으나 긴 자취를 남기다
나 저 깊은 밤의 끝에 대해 말하려 하네/ 나 저 깊은 어둠의 끝에 대해/ 깊은 밤에 대해/ 말하려 하네// 사랑하는 이여/ 내 집에 오려거든/ 부디 등불 하나 가져다주오/ 그리고 창문 하나를// 행복 가득한 골목의 사람들을/ 내가 엿볼 수 있게
_<선물> 전문
신양섭 교수에 의하면 파로흐자드의 시 세계는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뉜다. 초기 세 권의 시집이 바로 전반기에 해당하는데 전통적 운율과 형식을 따르면서 자기 성찰적·고백적 성격을 보인다. 그러나 후반기 두 권의 시집에 이르러서는 자유시 형식으로 발전해 나가며 '또 다른 탄생'을 시도한다. 사실 그녀로 하여금 '스캔들 많은 여류 시인'이라는 딱지를 떼고 진정한 '시인'으로 거듭나게 해 준 것은 네 번째 시집 《또 다른 탄생》이다. 개인의 감정이나 사랑에 대한 표현은 자제하고 오히려 당대의 사회 문제, 정치 문제, 여성 불평등 문제를 신랄하게 풍자하는 부분에서 그녀의 성숙한 사고와 깊어진 인생관을 엿볼 수 있다.
파로흐자드의 작품은 강한 관심과 깊은 혐오감, 과도한 적개심과 고양된 찬양을 동시에 수반한다. 그녀를 난잡한 여성으로 간주하거나 사랑과 예술을 두고 선택의 문제라고 주장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그녀를 문화적 영웅으로 인정하여 신세계를 추구하는 반란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 그녀가 어떻게 분류되든 그녀의 명성에 그녀를 찬양하는 찬사뿐만 아니라 그녀를 폄하하는 비난도 한몫한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녀의 인기는 사망 이후 더욱 꾸준히 성장해 왔다. 시집의 엄청난 재판 인쇄, 그녀의 생애와 시에 관한 논문 및 서적의 꾸준한 출현, 그녀의 시 낭송과 인터뷰를 담은 테이프의 끊임없는 복사, 1979년 이란혁명 이전까지 매년 뛰어난 페르시아 문학도에게 '파로흐자드 문학상' 수여, 시집의 수개 국어 번역 출판 등은 그녀에 대한 대중의 인기와 관심을 잘 대변해 주는 부분이다. 의심할 바 없이 파로흐자드는 20세기 이란의 가장 재능 있는 여성 중 하나였다. 페르시아 문학사에서 그녀는 가장 중요한 여성 시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위대한 예술가들 속에서 파로흐자드의 목소리는 단연 돋보였다. 그녀는 한 개인이자 시인으로서 아무 슬로건 없이 국민과 여성의 억압을 포착했다. 그녀의 정치학은 자신의 몸이자 여성으로서의 경험에 바탕을 둔 것이었다. 그녀의 메시지는 현대성과 함께 섬뜩한 춤을 추는 전통 사회에 대한 저항이었다. 그녀의 투쟁은 그들의 이름이나 지위에 관계없이 모든 위선을 까발리는 것이었다. 그녀의 시는 그녀 자신의 실존을 방해하는 남성 중심의 사회적·전통적 규범과 태도를 반박하는 것이었다.
_신양섭, 해설 <그녀의 집은 어디인가>에서
파로흐자드는 모든 사물과 생명의 연결 고리, 존재의 대연쇄The Great Chain Being를 몸으로 체득한 존재이다. 덜 익은 밀 이삭을 안고 어린아이 어르듯 젖을 주는 이 여성을 누가 잊어버릴 수 있을까. 파로흐자드는 사랑을 도구로 하여 사랑에 다다른 위대한 예술가, 망각에 저항하는 힘을 가진 승리자이다. 그러니 바람이 낙엽처럼 우리를 이리저리 끌고 다니다 죽음을 향해 부려 놓은들 어떠랴. 부동하는 풍차도 결국 부서지는 운명인 것을.
_진수미, 에세이 <죽어 가는 나뭇잎을 위한 시>에서
뛰어난 문학성, 극적인 생애, 그럼에도 아직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세계적 시인들을 소개하는 '문학의숲' <세계숨은시인선> 시리즈
이란의 포루그 파로흐자드, 러시아의 오시프 만델슈탐으로 시작하는 문학의숲 <세계숨은시인선>은 해당 언어권 문학가와 연구자는 알고 있지만, 시를 쓰거나 문학을 전공하는 이들에게조차 여전히 낯선 이름의 시인과 작품들을 소개하기 위한 것이다. 그동안 소개된 해외 시의 대부분은 영미 시와 프랑스?독일의 근대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의 시가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세계숨은시인선> 시리즈는, 세계 어느 곳에나 최고의 시가 있고 최고의 시인들이 있다는 전제 아래 시작되었다. 시인들이 읽고 싶은 시집들을 펴낸다는 목표를 갖고 있는 이 시리즈에서 소개하려는 시인은 다음과 같은 특성을 지닌다.
첫째, 뛰어난 문학적 성취가 있을 것. 비록 우리에게는 아직도 알려지지 않았지만 해당 언어권은 물론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작가와 작품.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는 제외한다.
둘째, 극적인 생애의 작가. 시인의 삶 또한 드라마틱하고, 사상적?철학적으로 특별함과 깊이가 있는 경우.
셋째, 작가가 살아가는(또는 살아간) 시대와 역사, 지역의 특성이 작품에 반영되어 시를 읽는 독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수 있을 것.
영미 문학의 거장 셰익스피어는 다수의 희곡을 남겼지만, 그 원천은 소네트로 대표되는 '시'였다. 러시아의 시인 푸시킨은 도스토옙스키를 비롯한 근대 소설가의 절대적 우위 속에서도 여전히 러시아 국민들의 큰 사랑을 받는다. 인도인들이 존경하는 구루 타고르는 시를 통해 구도의 세계를 펼쳐 보였다. 시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애송되며 사랑받는 장르다. 시는 사물과 의식, 물질과 추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고도로 집약된 언어 세계를 다루지만 심장 박동처럼 인간에게 친숙한 '리듬'을 타고 전해진다는 장점을 갖는다. 이 점에서 물질주의가 만연한 현대에도 '시'의 가치는 쉽게 교환가치로 환산하기 어렵다. 희소하기에 가치가 있고, 소수에 의해 창작되기에 고유한 세계를 보여 준다. 시안詩眼이 열린 소수만이 시를 향유하지만, 그 소수에 의해 쓰인 훌륭한 시는 오랜 세월 대중의 사랑을 받는다.
'문학의숲'에서 새롭게 펴내는 <세계숨은시인선>은 뛰어난 문학성을 보였고 작가로서 극적인 생애를 살았으나 아직도 우리에게 생소한, '세계의 숨어 있는 시인'을 발굴하여 세계 어디에나 좋은 시, 좋은 시인이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한 것이다. 영미 문학에 편중된 우리의 세계 시 읽기의 편식을 지양하고, 터키, 몽골, 네팔 등 제3세계 언어권의 시인도 적극 소개할 예정이다.
첫 시인은 이란의 여성 시인 포루그 파로흐자드. 파로흐자드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를 만든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에게 영감을 준 시인으로 한국에는 처음 소개된다. 서른두 살에 세상을 떠났지만 아직도 이란을 움직이는 그녀의 강렬한 시 세계를 맛볼 수 있다.
두 번째 시인은 러시아의 릴케라 불리는 오시프 만델슈탐. 그의 부인 나데쥬다 만델슈탐의 회상록이 없었다면 시집 한 권 제대로 남지 못했을, 스탈린 시대에 감옥에 갇혀 비극적 생애를 살다 간 만델슈탐의 서정시 세계를 주목한다.
폴란드의 아담 자가예프스키, 스페인의 안토니오 가모네다, 일본의 나나오 사카키, 아르헨티나의 후안 헬만, 몽골의 라그와슈렌, 네팔의 드르갈 랄 슈레스타 등이 뒤를 이을 예정이다. 해당 언어권의 전문가를 번역자로 선정하여 원시에 충실한 번역을 하되 가독성을 고려했고, 각 권마다 박형준, 이장욱, 진수미, 김경주 등 영향력 있는 한국 시인의 에세이를 따로 실었다.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시인 또는 시집을 읽어 나가는 데 이들의 해설과 에세이가 나침반 역할을 해 줄 것이며, 시를 본격적으로 창작하거나 공부하는 독자들에게는 보다 유익한 부록이 될 것이다.
⊙ 포루그 파로흐자드에 쏟아진 찬사
파로흐자드 시의 놀라운 점은 얼음물이나 한낮의 썩어 가는 시체가 주는 충격이다. 포기할 줄 모르는 강렬한 순수. 시어들이 아름다움과 힘 안에서 최면을 건다. _얼리셔 오스트라이커(미국 시인)
1960년대 후반 파로흐자드는 문학적 지평을 가로질러 시적 모더니즘을 이란에 알렸다. 물론 오늘날까지도 그로 인한 논란들에 시달려야 했지만. 긴 시행들과 음악적인 반복은 사실상 그 어떤 시보다도 독자들을 더 정신없이 빠져들게 할 것이다. _<북리스트>
노벨 문학상 수상 시인 셰이머스 히니를 읽는 듯한 강렬함……. 정확한 시어로 예민하게 쓰여 한 번에 포착하기 어려운 이 작품들은 독자로 하여금 시인의 사유 공간, 성, 출신 국가를 넘어 그 인간의 경험에 도달하게 해 준다. 수심에 젖은 다급한 목소리로 그녀는 우주에 맞서 싸운다. _<레바논 데일리 스타>
파로흐자드는 흔히 안나 아흐마토바, 실비아 플래스와 비교된다. 그들보다 모자랄 것이 없다. 아름답게 세공된 현대시 그 자체다. _로버트 코벨리, <뉴멕시코 매거진>
파로흐자드는 페르시아 문학 천년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여류 시인으로 꼽힌다. _샤피 카드카니(이란 시인)
파로흐자드는 20세기 페르시아 시의 정점이다. _카리미 하카크(페르시아 문학가)
파로흐자드는 지나치게 뚜렷한 삶으로 이슬람 혁명 뒤 비방당하거나 숭배되거나 하면서 결국은 왜곡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오늘날 이란에서 문학적 아이콘이자 연결체이다. _파르자네 밀라니(이란의 새롭게 떠오르는 여성 문학가이며 <베일과 언어들> 저자
실비아 플래스, 가르시아 로르카를 혼합한 듯한 강렬한 시, 운명적인 삶
포루그 파로흐자드의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세계숨은시인선1)
20세기 문학적 비밀은 저 논란 많은 미국 여류 시인 실비아 플래스와 거의 동시대를 이란에서 살아낸 포루그 파로흐자드의 짧고도 선명한 삶을 포함한다. 플래스는 자신의 삶을 선택했고, 불의의 사고는 파로흐자드의 피와 펜을 앗아 갔다. 죽음에 이르렀을 때 두 예술가는 모두 그들 삶과 문학의 절정에 달해 있었다. 파로흐자드는 삶과 시에 있어 역동적인 발명가였고 여성의 위치와 예술, 정신을 위한 역할을 다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했다. 그녀의 언어는 그 누구의 시와도 견줄 수 없는 그녀만의 독특한 시어들에게 길을 내주면서도 생생한 리얼리티와 우아하고 아름다운 움직임을 균형감 있게 표현한다. 축약과 과장된 상상력을 통해 그녀는 완전한 세계를 남겼다. 전쟁의 야만성으로 희생된 가르시아 로르카와 같이 그녀의 짧은 생은 이 마법의 세상으로부터 떠나갔다. 그러나 그녀의 페르시아어 목소리는 살아남았다.
_윌리스 반스톤(미국 시인)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세계숨은시인선1)는 이란의 여성 시인 포루그 파로흐자드의 시 54편을 골라 묶은 시선집이다. 파로흐자드는 여성으로서 당시 이란 사회가 허용하지 않는 파격적인 삶을 살았고 시와 영화를 넘나드는 예술 세계를 선보였다. 나환자촌을 다룬 그녀의 단편영화 <그 집은 검다>(1962)는 꽤 알려져 있으나 그녀의 시집이 우리나라에 소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녀가 생전에 펴낸 다섯 권의 시집과 사망한 뒤에 출간된 유고시집을 대상으로 한 이 시선집은 작품 발표 및 출간 연도에 관계치 않고 일관된 정서와 주제를 느낄 수 있도록 작품들을 자유롭게 배치했다. 한국외대 중동연구소에 재직 중인 신양섭 연구교수가 번역과 해설을 맡았고, 진수미 시인이 <죽어 가는 나뭇잎을 위한 시>라는 에세이를 통해 파로흐자드의 영화 세계까지 살폈다.
파로흐자드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였다. 다른 자매들과 달리 활달하고 꿈 많은 소녀였던 그녀는 열여섯에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했으며 일 년 뒤에 아들을 낳았다. 그러나 가정주부 역할에 만족하지 않고 어려서 취미로 탐독하던 시를 직접 써 나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쓴 시를 잡지사에 투고했고, 1955년에 44편의 시를 묶어 첫 시집 《포로》를 출간했다. 짧은 치마를 입고 파마머리에 짙은 화장을 하고 돌아다니는 그녀를 주변 사람들은 곱게 보지 않았다. 결국 남편과 이혼하게 된 파로흐자드는 당시 이란 가족법에 따라 아들에 대한 양육권을 남편에게 넘겨주었을 뿐만 아니라 아들과의 면접권도 완전히 차단당했다. 이혼녀라는 따가운 시선 속에 살아가던 그녀는 1955년 9월 신경쇠약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해 약 1개월간 전기치료까지 받았다. 1956년 여름 가까스로 병에서 회복되어 두 번째 시집 《벽》을 출간했고, 1957년 9개월간 유럽을 여행했다.
그 후 1958년 10월 '골레스턴 영화 스튜디오'의 주인이자 영화감독이었던 에브러힘 골레스턴을 운명적으로 만나게 된다. 그는 그녀에게 재정적 스폰서였고, 사회적 방패막이였으며, 정신적 안식처였다. 결국 둘은 뜨거운 사랑을 나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골레스턴이 유부남이었기에 이 둘의 관계는 소위 '부적절'했으며, 유난히 보수적인 페르시아 사회에서 이들의 지속적 만남은 또 다른 스캔들이 되어 이란 문학계에 빠르게 확산되었다. 1960년 그녀는 자기 회의, 아들과의 이별, 가족 문제, 재정적 불안정 등으로 자살을 시도했다. 한 통의 수면제를 복용했지만 얼마 뒤 병원에서 깨어났다. 이후 파로흐자드는 골레스턴의 적극적인 후원 아래 영화 제작에 몰두하면서 틈틈이 시를 써 나갔다. 1962년 그녀는 나환자 수용소를 다룬 다큐멘터리 <그 집은 검다>를 제작했는데, 1963년 독일의 위버하우젠 영화제에서 다큐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그 해에 자신에게 명성을 안겨 준 시집 《또 다른 탄생》을 펴냈다. 그러나 파로흐자는 가장 강력하고 뛰어난 창작열을 보여 준 생애 마지막 10년을 뒤로하고 1967년 2월 14일에 자동차 사고로 사망했다. 당시 그녀의 나이 32세.
신이여/ 어느 날 내가 이 침묵의 감옥에서 날아간다면/ 우는 아기에게 어떤 작별 인사를 할 수 있겠는가/ 나를 내버려 두오, 나는 포로가 된 한 마리 새일 뿐// 심장의 불로 이 폐허를 밝히는/ 나는 촛불/ 그 불을 끄리라 마음 먹는 순간/ 이 둥지는 무덤으로 변하리라
_<포로> 부분
파로흐자드의 문단 활동은 불과 10여 년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포로》(1955), 《벽》(1956), 《저항》(1958), 《또 다른 탄생》(1963), 《추운 계절의 시작을 믿어 보자》(1974, 유고시집) 등 다섯 권의 시집을 남겼다. 시집들의 제목은 그녀의 생애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열여섯 살의 어린 나이에 결혼한 후 결혼에 대한 환상이 깨진 파로흐자드에게 결혼 생활은 '포로' 생활이나 다름없었으며 가부장적 사회 구조는 자유로운 이상을 실현하고자 했던 그녀의 탈출을 막는 '벽'이었다. 때문에 그녀는 기존의 질서와 관습에 끊임없이 '저항'을 시도했다. 결국 그녀는 열여덟 살이라는 나이에 이혼을 결정하고 결혼이라는 감옥에서 탈출했다. 그 뒤 파로흐자드는 한 사람의 자유인으로서 새 삶을 시작했으며 진정한 연인을 찾아 방황을 시작했다. 이혼녀라는 핸디캡을 안고 있는 어린 여성이 여러 남성들과 자유롭게 접촉하자 가부장적 이란 사회나 남성 중심의 보수적인 이란 문단은 그녀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던졌다. 하지만 수많은 경험과 시련 끝에 에브러힘 골레스턴이라는 남성을 만나 안정을 찾은 파로흐자드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더욱 성숙해진 새로운 여성으로 거듭 '탄생'했으며, '추운 겨울'이 시작되어도 견딜 수 있는 강인한 여성이 되었다.
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푸르른 이여/ 불타는 기억처럼 그대의 손을/ 내 손에 얹어 달라/ 그대를 사랑하는 이 손에/ 생의 열기로 가득한 그대 입술을/ 사랑에 번민하는 내 입술의 애무에 맡겨 달라/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
_<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 부분
페르시아 문학사에서 가장 중요한 여성 시인 파로흐자드
어둡지만 강하고, 고통스럽지만 자유로운 그녀
짧은 생애를 살았으나 긴 자취를 남기다
나 저 깊은 밤의 끝에 대해 말하려 하네/ 나 저 깊은 어둠의 끝에 대해/ 깊은 밤에 대해/ 말하려 하네// 사랑하는 이여/ 내 집에 오려거든/ 부디 등불 하나 가져다주오/ 그리고 창문 하나를// 행복 가득한 골목의 사람들을/ 내가 엿볼 수 있게
_<선물> 전문
신양섭 교수에 의하면 파로흐자드의 시 세계는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뉜다. 초기 세 권의 시집이 바로 전반기에 해당하는데 전통적 운율과 형식을 따르면서 자기 성찰적·고백적 성격을 보인다. 그러나 후반기 두 권의 시집에 이르러서는 자유시 형식으로 발전해 나가며 '또 다른 탄생'을 시도한다. 사실 그녀로 하여금 '스캔들 많은 여류 시인'이라는 딱지를 떼고 진정한 '시인'으로 거듭나게 해 준 것은 네 번째 시집 《또 다른 탄생》이다. 개인의 감정이나 사랑에 대한 표현은 자제하고 오히려 당대의 사회 문제, 정치 문제, 여성 불평등 문제를 신랄하게 풍자하는 부분에서 그녀의 성숙한 사고와 깊어진 인생관을 엿볼 수 있다.
파로흐자드의 작품은 강한 관심과 깊은 혐오감, 과도한 적개심과 고양된 찬양을 동시에 수반한다. 그녀를 난잡한 여성으로 간주하거나 사랑과 예술을 두고 선택의 문제라고 주장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그녀를 문화적 영웅으로 인정하여 신세계를 추구하는 반란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 그녀가 어떻게 분류되든 그녀의 명성에 그녀를 찬양하는 찬사뿐만 아니라 그녀를 폄하하는 비난도 한몫한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녀의 인기는 사망 이후 더욱 꾸준히 성장해 왔다. 시집의 엄청난 재판 인쇄, 그녀의 생애와 시에 관한 논문 및 서적의 꾸준한 출현, 그녀의 시 낭송과 인터뷰를 담은 테이프의 끊임없는 복사, 1979년 이란혁명 이전까지 매년 뛰어난 페르시아 문학도에게 '파로흐자드 문학상' 수여, 시집의 수개 국어 번역 출판 등은 그녀에 대한 대중의 인기와 관심을 잘 대변해 주는 부분이다. 의심할 바 없이 파로흐자드는 20세기 이란의 가장 재능 있는 여성 중 하나였다. 페르시아 문학사에서 그녀는 가장 중요한 여성 시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위대한 예술가들 속에서 파로흐자드의 목소리는 단연 돋보였다. 그녀는 한 개인이자 시인으로서 아무 슬로건 없이 국민과 여성의 억압을 포착했다. 그녀의 정치학은 자신의 몸이자 여성으로서의 경험에 바탕을 둔 것이었다. 그녀의 메시지는 현대성과 함께 섬뜩한 춤을 추는 전통 사회에 대한 저항이었다. 그녀의 투쟁은 그들의 이름이나 지위에 관계없이 모든 위선을 까발리는 것이었다. 그녀의 시는 그녀 자신의 실존을 방해하는 남성 중심의 사회적·전통적 규범과 태도를 반박하는 것이었다.
_신양섭, 해설 <그녀의 집은 어디인가>에서
파로흐자드는 모든 사물과 생명의 연결 고리, 존재의 대연쇄The Great Chain Being를 몸으로 체득한 존재이다. 덜 익은 밀 이삭을 안고 어린아이 어르듯 젖을 주는 이 여성을 누가 잊어버릴 수 있을까. 파로흐자드는 사랑을 도구로 하여 사랑에 다다른 위대한 예술가, 망각에 저항하는 힘을 가진 승리자이다. 그러니 바람이 낙엽처럼 우리를 이리저리 끌고 다니다 죽음을 향해 부려 놓은들 어떠랴. 부동하는 풍차도 결국 부서지는 운명인 것을.
_진수미, 에세이 <죽어 가는 나뭇잎을 위한 시>에서
뛰어난 문학성, 극적인 생애, 그럼에도 아직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세계적 시인들을 소개하는 '문학의숲' <세계숨은시인선> 시리즈
이란의 포루그 파로흐자드, 러시아의 오시프 만델슈탐으로 시작하는 문학의숲 <세계숨은시인선>은 해당 언어권 문학가와 연구자는 알고 있지만, 시를 쓰거나 문학을 전공하는 이들에게조차 여전히 낯선 이름의 시인과 작품들을 소개하기 위한 것이다. 그동안 소개된 해외 시의 대부분은 영미 시와 프랑스?독일의 근대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의 시가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세계숨은시인선> 시리즈는, 세계 어느 곳에나 최고의 시가 있고 최고의 시인들이 있다는 전제 아래 시작되었다. 시인들이 읽고 싶은 시집들을 펴낸다는 목표를 갖고 있는 이 시리즈에서 소개하려는 시인은 다음과 같은 특성을 지닌다.
첫째, 뛰어난 문학적 성취가 있을 것. 비록 우리에게는 아직도 알려지지 않았지만 해당 언어권은 물론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작가와 작품.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는 제외한다.
둘째, 극적인 생애의 작가. 시인의 삶 또한 드라마틱하고, 사상적?철학적으로 특별함과 깊이가 있는 경우.
셋째, 작가가 살아가는(또는 살아간) 시대와 역사, 지역의 특성이 작품에 반영되어 시를 읽는 독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수 있을 것.
영미 문학의 거장 셰익스피어는 다수의 희곡을 남겼지만, 그 원천은 소네트로 대표되는 '시'였다. 러시아의 시인 푸시킨은 도스토옙스키를 비롯한 근대 소설가의 절대적 우위 속에서도 여전히 러시아 국민들의 큰 사랑을 받는다. 인도인들이 존경하는 구루 타고르는 시를 통해 구도의 세계를 펼쳐 보였다. 시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애송되며 사랑받는 장르다. 시는 사물과 의식, 물질과 추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고도로 집약된 언어 세계를 다루지만 심장 박동처럼 인간에게 친숙한 '리듬'을 타고 전해진다는 장점을 갖는다. 이 점에서 물질주의가 만연한 현대에도 '시'의 가치는 쉽게 교환가치로 환산하기 어렵다. 희소하기에 가치가 있고, 소수에 의해 창작되기에 고유한 세계를 보여 준다. 시안詩眼이 열린 소수만이 시를 향유하지만, 그 소수에 의해 쓰인 훌륭한 시는 오랜 세월 대중의 사랑을 받는다.
'문학의숲'에서 새롭게 펴내는 <세계숨은시인선>은 뛰어난 문학성을 보였고 작가로서 극적인 생애를 살았으나 아직도 우리에게 생소한, '세계의 숨어 있는 시인'을 발굴하여 세계 어디에나 좋은 시, 좋은 시인이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한 것이다. 영미 문학에 편중된 우리의 세계 시 읽기의 편식을 지양하고, 터키, 몽골, 네팔 등 제3세계 언어권의 시인도 적극 소개할 예정이다.
첫 시인은 이란의 여성 시인 포루그 파로흐자드. 파로흐자드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를 만든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에게 영감을 준 시인으로 한국에는 처음 소개된다. 서른두 살에 세상을 떠났지만 아직도 이란을 움직이는 그녀의 강렬한 시 세계를 맛볼 수 있다.
두 번째 시인은 러시아의 릴케라 불리는 오시프 만델슈탐. 그의 부인 나데쥬다 만델슈탐의 회상록이 없었다면 시집 한 권 제대로 남지 못했을, 스탈린 시대에 감옥에 갇혀 비극적 생애를 살다 간 만델슈탐의 서정시 세계를 주목한다.
폴란드의 아담 자가예프스키, 스페인의 안토니오 가모네다, 일본의 나나오 사카키, 아르헨티나의 후안 헬만, 몽골의 라그와슈렌, 네팔의 드르갈 랄 슈레스타 등이 뒤를 이을 예정이다. 해당 언어권의 전문가를 번역자로 선정하여 원시에 충실한 번역을 하되 가독성을 고려했고, 각 권마다 박형준, 이장욱, 진수미, 김경주 등 영향력 있는 한국 시인의 에세이를 따로 실었다.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시인 또는 시집을 읽어 나가는 데 이들의 해설과 에세이가 나침반 역할을 해 줄 것이며, 시를 본격적으로 창작하거나 공부하는 독자들에게는 보다 유익한 부록이 될 것이다.
⊙ 포루그 파로흐자드에 쏟아진 찬사
파로흐자드 시의 놀라운 점은 얼음물이나 한낮의 썩어 가는 시체가 주는 충격이다. 포기할 줄 모르는 강렬한 순수. 시어들이 아름다움과 힘 안에서 최면을 건다. _얼리셔 오스트라이커(미국 시인)
1960년대 후반 파로흐자드는 문학적 지평을 가로질러 시적 모더니즘을 이란에 알렸다. 물론 오늘날까지도 그로 인한 논란들에 시달려야 했지만. 긴 시행들과 음악적인 반복은 사실상 그 어떤 시보다도 독자들을 더 정신없이 빠져들게 할 것이다. _<북리스트>
노벨 문학상 수상 시인 셰이머스 히니를 읽는 듯한 강렬함……. 정확한 시어로 예민하게 쓰여 한 번에 포착하기 어려운 이 작품들은 독자로 하여금 시인의 사유 공간, 성, 출신 국가를 넘어 그 인간의 경험에 도달하게 해 준다. 수심에 젖은 다급한 목소리로 그녀는 우주에 맞서 싸운다. _<레바논 데일리 스타>
파로흐자드는 흔히 안나 아흐마토바, 실비아 플래스와 비교된다. 그들보다 모자랄 것이 없다. 아름답게 세공된 현대시 그 자체다. _로버트 코벨리, <뉴멕시코 매거진>
파로흐자드는 페르시아 문학 천년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여류 시인으로 꼽힌다. _샤피 카드카니(이란 시인)
파로흐자드는 20세기 페르시아 시의 정점이다. _카리미 하카크(페르시아 문학가)
파로흐자드는 지나치게 뚜렷한 삶으로 이슬람 혁명 뒤 비방당하거나 숭배되거나 하면서 결국은 왜곡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오늘날 이란에서 문학적 아이콘이자 연결체이다. _파르자네 밀라니(이란의 새롭게 떠오르는 여성 문학가이며 <베일과 언어들> 저자
목차
목차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
포로
선물
어둠 속에서
슬픈 기도
너를 위한 시
훗날
삶
그날들
지나간 것들
태양은 떠오른다
지구 위에서
그녀를 용서하세요
나는 당신 때문에 죽어 가고 있었다
금요일
달의 고독
붉은 장미
새는 한낱 새일 뿐
사랑으로
국경의 장벽들
밤의 차가운 거리에서
영원의 황혼 속에서
늪
나는 태양에게 다시 인사하겠다
새는 죽게 마련이다
사랑한다는 것에 대해
만남
나는 작은 정원을 동정한다
도피
입맞춤
반지
애수
죄
목욕
벽
신의 배반
어둠
귀환
이별의 시
가잘
깨달음
질문
태엽 인형
짝
여름의 푸르른 물속에서
나의 연인
지상의 찬가
초록빛 환상
또 다른 탄생
추운 계절의 시작을 믿어 보자
네가 간 뒤
창문
잃어버린 것
남는 것은 오직 소리뿐
해설 그녀의 집은 어디인가ㆍ신양섭
에세이 죽어 가는 나뭇잎을 위한 시ㆍ진수미
출전
포로
선물
어둠 속에서
슬픈 기도
너를 위한 시
훗날
삶
그날들
지나간 것들
태양은 떠오른다
지구 위에서
그녀를 용서하세요
나는 당신 때문에 죽어 가고 있었다
금요일
달의 고독
붉은 장미
새는 한낱 새일 뿐
사랑으로
국경의 장벽들
밤의 차가운 거리에서
영원의 황혼 속에서
늪
나는 태양에게 다시 인사하겠다
새는 죽게 마련이다
사랑한다는 것에 대해
만남
나는 작은 정원을 동정한다
도피
입맞춤
반지
애수
죄
목욕
벽
신의 배반
어둠
귀환
이별의 시
가잘
깨달음
질문
태엽 인형
짝
여름의 푸르른 물속에서
나의 연인
지상의 찬가
초록빛 환상
또 다른 탄생
추운 계절의 시작을 믿어 보자
네가 간 뒤
창문
잃어버린 것
남는 것은 오직 소리뿐
해설 그녀의 집은 어디인가ㆍ신양섭
에세이 죽어 가는 나뭇잎을 위한 시ㆍ진수미
출전
저자
저자
포루그 파로흐자드
저자 포루그 파로흐자드는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영화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로 우리에게 처음 소개된 포루그 파로흐자드는 20세기 이란의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시인이자 단 한 편의 기념비적인 영화를 남기고 죽은 최초의 이란 여성 영화감독이다. 1935년 테헤란의 군인 가정에서 일곱 자녀의 셋째 딸로 태어난 그녀는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열여섯 살에 먼 친척과 결혼했다. 그러나 아들을 낳은 후 곧 이혼해야만 했다. 이때부터 시를 쓰기 시작해 1955년 첫 시집 《포로》를 발표했다. 한 이혼 여성이 시를 통해 강력한 페미니즘의 목소리를 내자 보수적인 이란 사회는 공개적인 반감과 부정적인 비난으로 들끓었다. 그러나 파로흐자드는 "만약 내가 시와 예술을 한다면, 그것은 취미나 흥미가 아니다. 나는 시와 예술을 나의 삶 자체로 여긴다."라고 단언했다. 시를 자기 삶의 일부로 생각했기 때문에 그녀의 시는 유년기부터 사춘기, 청년기에 이르기까지의 방황과 사랑, 인생관과 세계관, 정치관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모든 삶을 담은 자전적 표현이었다. 정신쇠약에 걸려 정신병원에 입원하기도 한 파로흐자드는 유럽으로 건너가 아홉 달을 보내며 운명적으로 영화감독 에브라힘 골레스턴을 만나게 된다. 골레스턴은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그녀의 독립적인 기질을 강화시켜 준 이다. 테헤란으로 돌아와 《벽》과 《저항》 두 권의 시집을 발표한 파로흐자드는 나병 환자들에 대한 영화를 만들기 위해 타브리즈 나병 환자 수용소를 방문한다. 1962년 발표된 다큐멘터리 영화 <그 집은 검다>는 숱한 국제적인 상을 수상했으며, 이 영화 한 편으로 파로흐자드는 키아로스타미를 비롯 1980년대 이후 이란의 뉴시네마를 이끈 영화감독들에게 가장 강력한 영향을 끼친 감독으로 평가받게 된다. 그녀의 시적 재능과 극적인 삶 역시 주목을 끌어 1963년 유네스코에서는 그녀의 삶을 다룬 30분짜리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그해에 발표한 시집 《또 다른 탄생》은 과거 이란의 시적 전통에 깊은 변화를 가져왔으며, 시가 다루는 주제 역시 훨씬 깊어졌다. 1967년 2월 13일, 파로흐자드는 지프차를 타고 가던 중 맞은편에서 오는 스쿨버스를 피하다가 돌벽을 들이받았다. 병원으로 후송되었지만 병원에 도착하기 전 숨을 거두었다. 그렇게 32세의 짧지만 파란만장한 시인의 삶이 막을 내렸다. 일부에서는 그녀의 죽음이 사고를 가장한 암살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사후에 출간된 시집 《추운 계절의 시작을 믿어 보자》는 페르시아어로 쓰인 가장 뛰어난 현대시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1999년, 키아로스타미 감독은 파로흐자드의 시집에 수록된 시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를 영화로 만들어, 베니스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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