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간다
최창근 희곡집
최창근 작가의 희곡집 『봄날은 간다』. 이미 공연을 한 작품들 중에서 저자가 직접 가려 뽑은 세 편의 희곡이 수록되어 있다. 잘 찍은 공연 사진과 함께 저자의 10년 세월이 고스란히 담긴 ‘봄날은 간다’, ‘서산에 해 지면은 달이 떠온단다’, ‘13월의 길목’ 등 형식과 내용 면에서 희곡이라는 장르의 영역 확장과 진화에 대한 고민들이 담긴 희곡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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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꿈을 꾸듯 인생을 읊조린다!
조금 다른 희곡을 찾아가는,
최창근 희곡집 《봄날은 간다》
시처럼 읽는 연극, 사진과 함께 보는 희곡 ― 최창근 희곡집 《봄날은 간다》
젊은 희곡 작가 최창근은 참 바쁜 사람이다. 시시때때로 희곡을 쓰고, 여러 공연과 행사를 연출하고, 낭독 공연을 펼친다. 그렇게 1인 3역을 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자신이 쓴 희곡을 고치고 또 고친다. 젊은 희곡 작가 최창근은 참 느린 사람이다. 말이 느리고, 몸짓이 느리고, 변화가 느리다. 그러나 늦게 데워지는 만큼 쉽게 식지 않는, 이 세상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향한 따뜻한 열정을 갖춘 사람이기도 하다.
그런 최창근 작가가 희곡집 《봄날은 간다》를 펴냈다. 희곡 작가가 된 지 10년 만의 일이다. 군데군데 공연 사진을 넣어 읽는 맛을 더했고, 공연 정보와 리뷰를 충실히 모아놓았다. 어찌 보면 희곡집을 내는 일은 용감한 행동이다. 연출가와 배우, 비평가와 관객을 만난 뒤 스러지고 마는 게 아니라, 누구든 언제나 보고 읽을 수 있는 일종의 진본성을 갖추게 되기 때문이다. 무대 위 공연처럼 실수하면 다음번에 고칠 수도 없는, 완성된 희곡이 되기 때문이다. 그 용감한 행동 덕분에 우리는 잘 찍은 공연 사진과 함께 한 작가의 10년 세월이 고스란히 담긴 희곡집을 볼 수 있게 됐다.
지금, 세상의 모든 가족들에게 건네는 이야기
최창근 희곡집 《봄날은 간다》에는 모두 세 편의 희곡이 실려 있다. 이미 공연을 한 작품들 중에서 작가가 직접 가려 뽑은 작품들이다.
먼저 〈봄날은 간다〉는 2001년 초연된 뒤 여섯 차례 무대에 올랐고, 이제 또 한 번의 낭독 공연을 앞두고 있는 작가의 대표작이다. 희곡은 '한 가족'을 다루고 있다. 생면부지의 남남이 우연히 한집에 살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가족을 통해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를 이어주는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묻는다. 가족에 관한 꿈은 결국 사랑에 관한 꿈이기 때문이다. 입양 가족, 독신 가족, 동성 부부 등 다양하고 새로운 가족 형태가 공존할 수 있는 사회를 바라는 작가의 염원이 반영돼 있다.
2003년 가을에 초연된 〈서산에 해 지면은 달 떠온단다〉는 작가 자신에게 '희곡이란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던져준 작품으로, 1930년대 초 한강 마포나루에 살던 늙은 소금장수와 새우젓장수와 그 가족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젊은 시절 사소한 오해로 벙어리인 아내 술래를 내쫓은 소금장수 성진은 아들 석이와 살고 있고, 성진의 친구인 새우젓장수 덕출 역시 병약한 아내를 잃고 어린 딸인 솔이를 키우고 있다. 게다가 석이와 솔이는 서로 좋아하는 사이다. 부모와 자식 사이의 다툼과 반목 때문에 벌어지는 세대 간의 문제가 갈등의 큰 축이다. 자식을 붙잡아두려는 성진과 그런 부모 곁을 벗어나려는 석이, 얼굴도 모르는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 속에서 정체성을 찾아가려는 석이의 노력은 나라 없는 시대의 잃어버린 정체성을 상징하기도 한다. 석이와 솔이의 풋풋한 사랑에는 이제 늙어가는 성진과 덕출의 쓸쓸한 뒷모습이 겹친다.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주인공이 자기 정체성을 찾아 다른 세상으로 떠나는 이야기이자 한 개인의 정체성을 통해 그 시대와 역사의 정체성을 되돌아보는 이야기이며, 인간의 근원적인 고향인 모성을 희구하는 회귀와 순환에 관한 이야기다.
〈13월의 길목〉은 2004년에 쓰기 시작해 2009년에야 무대에 올랐다. 이 작품은 한 세상에서 다른 세상으로 건너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러므로 이 세상의 구석에 관한 이야기다. 카페 '13월의 길목'은 현대인이 잊고 사는 유년 시절의 그리운 집이자 마음의 은둔처 구실을 하는 곳이다. 이 아늑한 곳에 모여 영혼의 상처를 위무하는 사람들의 겨울 이야기는, 세상의 중심에서 소외된 평범한 아웃사이더들의 초상이다. 희곡의 전체 무대인 카페는 외로움과 쓸쓸함, 우울증과 자살 충동에 시달리는 이 시대의 길 잃은 쓸쓸한 영혼들이 들르는 아늑하고 따뜻한 어떤 곳이다. 그러므로 상처받은 영혼들의 겨울 이야기가 끝없이 이어지는 〈13월의 길목〉은 이 세상의 가장자리에서 숨 쉬고 있을 한 채의 집에 관한 이야기다.
조금 다른 희곡을 향해 진화하는 희곡을 찾아
시 같은 희곡, 소설 같은 희곡, 수필 같은 희곡, 다큐멘터리 같은 조금은 '다른 희곡'을 꿈꾸는 작가의 마음이 세 편의 희곡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형식과 내용 면에서 희곡이라는 장르의 영역을 확장하고 진화하게 하는 게 고민이라는 작가의 말처럼, 최창근의 희곡은 희곡인 동시에 시이고, 시인가 하면 수필이며, 수필인 듯하지만 소설 같은 이야기다.
가족과 세대, 단절과 소통, 삶과 죽음에 관한 최창근의 희곡은, 사랑과 관계의 변화하는 본질에 관한 근원적인 물음에 다가가려 한다. 공연 사진이 곁들어진 희곡을 한 번 읽고, 작가인 듯 배우인 듯 소리 내어 천천히 읽어보자. 그렇게 우리는 조금 다른 희곡을 읽는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목차
목차
1. 봄날은 간다 9
공연 정보 10
작품 노트 14
공연 리뷰 75
2. 서산에 해 지면은 달 떠온단다 79
공연 정보 80
작품 노트 81
공연 리뷰 202
3. 13월의 길목 205
공연 정보 206
작품 노트 207
공연 리뷰 208
공연 비평 1 13월의 길목 강일중 310
공연 비평 2 보이지 않는 끈을 따라 사라져가는, 그곳을 갈망하는 섬들 김혜순 312
공연 비평 3 넘칠 듯 말 듯, 가장자리 ─ 폭설의 시간 이용임 317
작가 초상 마른 장작 최명숙 319
꿈꾸는 몽상가 최진아 323
작가 연보 325
저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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