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고딕 스타일
『현대의 고딕 스타일』은 고딕이 어째서 이렇게 널리 퍼지게 되었는지 살펴보고 영화, 문학, 음악, 패션, 미술 등의 분야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창작의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유가 무엇인지 탐색한 책이다. 저자는 고딕이 무수한 모순들 사이를 중재하는 역할을 한다고 주장하며, 현대 문화에 내재한 고딕적 감수성의 심층적 의미를 살펴보고 있다.
Couldn't load pickup availability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고딕은 망자의 귀환과 귀향이라면 무엇이든 애착을 보이는 장르적 특성에 부합하게도
자신의 전 역사를 통틀어 언제나 부활이라는 형식을 취해 왔다.
예컨대 18세기와 19세기 고딕 복고주의자들이 회고했던 중세 건축의 시기 역시 암흑시대의 어느 북유럽 종족의 이름을 본 따 명명된 것이었으므로 고딕 복고운동 자체만큼이나 '최초'가 아니었다.
'원본' 고딕이란 없다.
그것은 항상 다른 어떤 것의 재생이다.
1. '어둠의 문화'- 고딕의 귀환?
몇 해 전 광복절 기념일에 서태지와 함께 잠실야구장 무대에 섰던 록 스타 마릴린 맨슨,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대성공을 거둔 바 있는 <인체의 신비>전, 한국에서도 어느덧 젊은 층 사이에서 '파티 문화'의 하나로 자리 잡은 핼러윈 축제, 여름마다 극장가를 장악하는 공포영화, 최근의 패션계를 달궜던 해골 문양의 옷과 소품, 그리고 프랑켄슈타인과 드라큘라, 반 헬싱, 지난 해 개봉된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배트맨 등을 하나로 묶는 공통점은 무엇일까?
정답은 바로 '고딕 스타일'이다. 애초에 고딕은 르네상스 인들이 중세 건축을 야만적인 북유럽의 고트Goth 족이 가져온 양식이라 비난했던 데서 시작된 표현이었다. 하지만 이 중세풍의 건축물을 배경으로 탄생한 소위 '고딕 소설'들이 오싹하고 소름끼치는 공포, 초자연적인 미스터리, 죽음, 범죄, 광기, 도착, 강박적 욕망 등을 다루면서, '고딕적'이라는 형용사는 점차 인간의 어두운 내면과 관련된 것들을 가리키는 용어로 새로운 함축을 얻기에 이르렀다.
죽음, 공포, 환상, 괴기를 탐닉하는 고딕 문화의 과거와 현재를 소개하고, 고딕의 독특한 매력과 사회적 역할을 조명한 《현대의 고딕 스타일》이 출간되었다. 지은이 캐서린 스푸너Catherine Spooner는 현대의 고딕 스타일이 18세기 영국의 고딕 소설에서 출발한 이후 문학, 현대 미술, 사진, 음악, 영화 등의 예술 분야와 청년 저항문화, 패션, 광고, 만화, 마케팅, 텔레비전 시리즈에까지 퍼져나갔으며, 급기야 20세기 말에는 주류 연예 오락물의 소재로도 단단한 입지를 굳혔다고 평가한다. 그리고 고딕이 이처럼 변화무쌍한 역사와 끈질긴 생명력을 지닐 수 있었던 것은, 이 '어둠의 문화'가 근본적으로 "개인과 집단의 불안"을 부인하거나 억압하지 않고 그것에 대해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어휘와 사전을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2. 현대의 고딕 스타일 - 대중/하위 문화적 감수성
오늘날에는 전 세계 수많은 시청자들이 20세기 미국의 여고생 '버피'가 또래로부터 '왕따'를 당하던 두 친구와 함께 온갖 흡혈귀들을 격퇴하고 지구를 구하는 모습을 응원하느라 텔레비전 앞으로 모여들고, 악마 이미지가 버젓이 보드카 광고에 등장하기도 하며, 고스 록 밴드들이 음반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고, '고딕 인테리어'가 고급 취향의 반열에 올라섰으며, 섬뜩한 외양의 '시체' 인형 시리즈가 고가로 팔려나가기도 한다. 유명 디자이너 알렉산더 맥퀸, 장 폴 고티에의 '고딕' 패션은 너무나도 유명하다. 오늘날, '고딕은 팔린다.'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일반인들에게 가장 '비호감'으로 비쳐져야 마땅할 고딕이 어째서 그들의 감수성을 가장 잘 포착해야 하는 상업문화와 이처럼 마찰 없이 공생하게 된 것일까? "행복의 추구에 바쳐진 문화, 인종통합과 평등이 소프트 드링크와 레저복의 판매촉진을 위해 쓰이는 단골 문구가 된 곳에서 어떻게 사악함과 죽음, 파멸과 혼란, 심리적 불안을 환기시키는 장르가 단순한 소수 취향이나 아방가르드적인 전복, 언더그라운드 문화취향 이상의 것이 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해 먼저 스푸너는 현대의 고딕 스타일이 일반 통념과는 달리 첫 출발부터 철저히 대중을 겨냥하고 만들어진 장르였음을 환기시킨다. 18세기의 고딕 소설이 으레 쫓았던 상투성이 그것을 증명한다. 사실 고딕은 항상 대중과 가장 가까이 있었고, 언제나 대중적 매력을 잃지 않아 왔다. 그리고 이 잠재력은 현대 자본주의라는 경제 체제를 만나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게 만개했다. 현대에 들어 고딕 스타일은 블록버스터 영화(<다크 나이트 라이즈>)와 같은 거대산업의 형태마저 갖추었고, 2백년 가까운 자신의 역사 속에서 구축된 융통성을 무기로 지금처럼 팝 음악에서 광고에 이르는 다양한 상업문화의 맥락 속에서 종횡무진 활약하기에 이르렀다. 스푸너가 지적한 고딕의 또 다른 면모, 곧 표면과 외양, 본질이 아닌 수행성, 시각적 화려함 등에 대한 애착은 포스트모던 문화와도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구석마저 없지 않다.
3. 현대 고딕 스타일의 의의
물론 이 책이 읽어낸 현대 고딕 스타일의 면면은 그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그리고 고딕의 더욱 의미심장하고 묵직한 함축 역시 사실 다른 곳에 있다. 저자는 확고한 어조로 고딕 스타일에는 "종말론적 우울이나 값싼 스릴러물을 훨씬 넘어서는 그 이상의 것이 있다"고 말한다. 현대의 고딕 스타일은 "고딕 소설이 최초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18세기와 19세기에 그랬던 것만큼이나 현대 문화에도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수많은 주제들을 다룬다."
공포 장르로서의 고딕 스타일은 개인적, 사회적 불안과 다양하고 섬세한 방식으로 은밀한 유대를 형성한다. 고딕 스타일은 현재의 공포 속에서 해결되지 못한 채 억압된 과거의 상처를 읽어내는 눈이 있으며, 그것을 우리 앞에 소환하여 대면시킬 줄 알며, 나아가 그것의 치유를 요구할 줄도 안다. 무덤에서 일어나 산 자의 발목을 잡는 섬뜩한 유령들은 분명 지금 살아있는 자의 '진보'를 방해하는 걸림돌이지만, 저자는 그들이 반드시 퇴치해야만 할 사악한 타자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유령은 사회적 관계에 의해 그리고 그것을 통해 구성되는 '사회적 인물'이며, 산 자들이 앞으로 나아가기를 잠시 멈추고 반드시 그 이야기를 함께 들어야 하는 존재이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고딕은 단순히 "우리 안에 억압된 불안의 단순한 총합이 아니다." 그것은 "어느 면에서 망자를 기리는 일이 되는 사회적 비판을 가능케 해준다." 비록 현대에 들어 주류와 비주류 문화 모두에서 고딕 스타일이 상업화된 것처럼 보이는 일이 잦을지라도, 우리가 여전히 그 안에서 대중문화에 대한 지적이고 비판적인 해독제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이다.
목차
목차
고트 족, 고딕 풍, 고딕 ┃ 고딕의 정의 ┃ 천년의 종말, 순수의 종말 ┃ 고딕의 변용 ┃ 현대의 고딕
제1장 모조 고딕
흉내 내기 ┃ 가짜 역사, 가짜 텍스트 ┃ '이 책은 당신을 위한 것이 아니다' ┃ 부재의 공간 ┃ 흡 혈귀의 지형들
제2장 그로테스크한 신체
가짜 플라스틱 시체 ┃ 고딕과 그로테스크 ┃ 괴물은 우리이다 ┃ 에이즈와 바이러스 ┃ 영과 육
제3장 십대 악마들
고딕 십대 ┃ 하위 문화적 스타일 ┃ 걸 파워 ┃ 새로운 십대 고딕 ┃ 십대의 위협 ┃ 버피와 고스 ┃ "난 흡혈귀야, 내 옷을 보라구! " : 흡혈귀 되기와 수행성 ┃ "더 얼빠진 복장은 없나보지?" : 복장과 하위문화 지위 ┃ " 흡혈귀 변신이 왜 저 모양이야?" : 고스 스타일의 회복
제4장 고딕 쇼핑
고딕을 소비하기 ┃ 오싹한 설득자 ┃ 고딕 지폐를 찾아서
결론 : 고딕의 종말?
저자
저자
Your payment information is processed securely. We do not store credit card details nor have access to your credit card informati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