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가 품은 식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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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역사 속에서 또 다른 주인공으로 활약한 식물들
한국과 미국에서 식물학을 평생 연구한 안진흥 교수가
『삼국유사』에 수록된 식물 가운데 45종을 뽑아
우리 조상들의 식물에 대한 인식과 이용 등에 대해 풀어내다
벼 유전체 분석의 세계적 권위자 안진흥 교수는 『삼국유사』에 수록된 60여 종의 식물 중 45종을 뽑아 옛날 우리 조상들의 식물에 대한 인식과 이용 등을 『삼국유사가 품은 식물 이야기』로 풀어냈다. 1부는 건국과 지배자의 지혜를 빛내는 식물, 2부는 앞서 소개한 만파식적의 소재인 대나무를 비롯하여 국가의 흥망을 예언한 식물, 3부는 속세를 벗어나거나, 세속의 삶과 밀착된 식물, 4부는 불교의 전래와 가르침에 관련된 식물을 다룬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당시 역사와 식물에 대해 이해하고, 지금에 이르러 우리의 의식과 생활 속에 자리 잡은 이미지들을 재확인할 수 있다.
선덕여왕의 이야기로 모란은 향기가 없다고 흔히 알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모란에는 향기가 있으며, 화중왕(花中王), 국색천향(國色天香)으로 사랑받아 왔다. 그렇다면 선덕여왕은 왜 모란은 향기가 없다고 한 걸까? 모란은 6~7세기부터 원예품종이 만들어졌으며, 그 후 다양한 색깔과 모양, 향을 가진 품종들이 개발되었다. 선덕여왕 시기에 중국에서 들어온 모란은 향이 미약한 초기 품종이었을 것이다. 선덕여왕이 모란에 향기가 없다고 말한 것은 스스로의 능력으로도 충분히 ?신라의 문화를 발전시키고, 정치적 안정을 이룰 수 있음을 선언한 것일지도 모른다.
역사 속에서 또 다른 주인공으로 활약한 식물들
한국과 미국에서 식물학을 평생 연구한 안진흥 교수가
『삼국유사』에 수록된 식물 가운데 45종을 뽑아
우리 조상들의 식물에 대한 인식과 이용 등에 대해 풀어내다
벼 유전체 분석의 세계적 권위자 안진흥 교수는 『삼국유사』에 수록된 60여 종의 식물 중 45종을 뽑아 옛날 우리 조상들의 식물에 대한 인식과 이용 등을 『삼국유사가 품은 식물 이야기』로 풀어냈다. 1부는 건국과 지배자의 지혜를 빛내는 식물, 2부는 앞서 소개한 만파식적의 소재인 대나무를 비롯하여 국가의 흥망을 예언한 식물, 3부는 속세를 벗어나거나, 세속의 삶과 밀착된 식물, 4부는 불교의 전래와 가르침에 관련된 식물을 다룬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당시 역사와 식물에 대해 이해하고, 지금에 이르러 우리의 의식과 생활 속에 자리 잡은 이미지들을 재확인할 수 있다.
선덕여왕의 이야기로 모란은 향기가 없다고 흔히 알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모란에는 향기가 있으며, 화중왕(花中王), 국색천향(國色天香)으로 사랑받아 왔다. 그렇다면 선덕여왕은 왜 모란은 향기가 없다고 한 걸까? 모란은 6~7세기부터 원예품종이 만들어졌으며, 그 후 다양한 색깔과 모양, 향을 가진 품종들이 개발되었다. 선덕여왕 시기에 중국에서 들어온 모란은 향이 미약한 초기 품종이었을 것이다. 선덕여왕이 모란에 향기가 없다고 말한 것은 스스로의 능력으로도 충분히 ?신라의 문화를 발전시키고, 정치적 안정을 이룰 수 있음을 선언한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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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대나무숲에서 비밀도 털어놓고 힐링도 한 경문왕의 두건 장인
대나무로 만든 신라의 보물 만파식적은 기후변화의 수호신
현대인들이 스트레스로 피곤한 몸과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공원이나 숲길을 찾듯이, 옛날 사람들도 속에 맺힌 응어리를 해소하기 위해 산과 숲을 찾았을 것이다. 신라 경문왕의 두건 만드는 장인이 대나무숲으로 가서 왕의 '당나귀 귀'를 속 시원하게 외쳤다는 기록이 『삼국유사』에서 나온다. 이 일화에서 유래하여 현대에 '~옆의 대나무숲'이라는 인터넷 용어가 탄생했다. 두건을 만드는 장인은 왜 하필 대나무숲으로 가서 외쳤을까? 대나무는 침엽수처럼 피톤치드를 다량 방출해 항염, 항균, 스트레스 조절 등의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신라 사람들은 대나무숲으로 들어갔을 때 무의식적으로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어쩌면 두건 장인은 대나무숲으로 가 비밀도 외칠 겸 힐링을 하고 온 것이 아닐까?
『삼국유사』 속에는 날씨와 파도를 조절하고, 병을 낫게 하며, 적을 물러가게 하는 전설 속 보물인 만파식적이 나온다. 만약 만파식적이 실존한다면 가뭄과 폭우 등 기후위기에 직면한 인류를 구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만파식적은 전설 속에서만 존재하지만 만파식적의 재료인 대나무는 우리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대나무의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소나무보다 3배 이상으로 많다고 한다. 탄소를 흡수하는 그린카본으로, 말 그대로 현대판 만파식적이 아닌가.
목련으로 만든 키와 계수나무로 만든 노를 갖춘 배를 보내
인도에서 온 허황옥을 왕비로 맞은 수로왕
삼국시대에도 실크로드와 바닷길을 통해 서역 국가와 교역이 활발했으며 많은 이민자들이 정착했음을 알 수 있는 기록이 『삼국유사』에 나와 있다. 그중 가장 성공적인 사례는 열 명의 아들을 보고 150세가 넘도록 해로한 아유타국의 공주 허황옥과 가락국 수로왕의 결합이다. 수로왕은 허황옥이 바다를 건너 가야로 올 때 목련으로 만든 키와 계수나무로 만든 노를 갖춘 배를 보내 맞이하고, 많은 보물과 함께 난으로 만든 음료를 대접한다. 육지에 내려선 공주는 비단바지를 벗어 제사를 지내 혼인을 전제한 통과의례를 거친 후 신방에 든다.
아유타국으로 추정되는 인도 갠지스강 중류 지역에 많이 보이는 쌍어문과 수로왕릉에 그려진 두 마리의 물고기 문양이 비슷하다는 점, 자손의 성씨가 오롯이 김씨만 있는 것이 아니라 허씨도 있다는 점이 서로의 문화가 조화롭게 융합했음을 알 수 있다. 모국의 문화와 현지 문화의 차이, 생활 습관 및 사고방식의 차이로 인한 부부 간 갈등, 국제결혼 자녀의 차별과 같은 문제를 안고 있는 현대의 다문화 가족에게 시사점을 던진다.
늘푸른 대나무를 통해 계시를 받은 의상대사와
아직 충분히 익지 않은 벼에 비유된 원효대사
당나라로 유학을 가던 도중 잠결에 해골바가지에 담긴 썩은 물을 마신 것을 알고 깨달음을 얻은 원효대사와 그대로 유학을 떠난 의상대사의 일화가 전해진다. 두 승려의 대비는 낙산사를 찾아가다가 논에서 벼를 베던 여인을 만난 이야기에서도 극명하게 나타난다. 의상대사는 그 여인이 관음보살임을 깨닫고 예의를 갖추고 접견했으나 원효대사는 관음보살을 못 알아보고 말실수를 한다. 당시 지식층에게 불교를 설법한 의상대사에 비해 서민층을 위한 불교전파를 한 원효대사의 인간적 면모가 드러난 일화이다. 벼는 꽃이 핀 후 한 달이나 지나야 이삭이 차고, 수확을 늦추면 그만큼 열매가 더 여문다. 마치 벼가 익으면서 고개를 숙이듯이 아직 성숙하지 않은 원효대사를 영글지 않은 벼로 비유한 것이라고 지은이는 해석한다.
6월 6일은 현충일이자 24절기 중 망종이다. 벼와 같은 곡식의 종자를 뿌리기에 적당한 시기로 벼를 심고, 매실이나 보리를 수확하는 때이다. 부여의 왕 해부루가 벼가 자라기 알맞은 곳으로 도읍을 옮겼다는 기록이나, 한 줄기 벼에서 두 개 이상의 이삭이 패면, 상서로운 징조로 여겼다는 기록들이 『삼국사기』에도 나온다. 또한 벼재배는 약 7,000~10,000년 전 동남아시아에서 시작되었으며, 한반도의 벼농사는 적어도 4,000년 전부터 벼를 재배한 것으로 추정을 했으나 1998년 충북 옥산면 소로리에서 13,000~16,000년 전 볍씨가 발견되어 벼농사의 종주국으로 기록되었다는 이야기도 소개한다.
선비나무인 회화나무가 불길한 나무로 기록된 삼국유사
고조선 신화에 등장하는 신단수는 느티나무일 가능성 제시
예로부터 회화나무는 출세에 도움을 주어 선비나무라고도 불렸으며, 가정을 번창시키고, 큰 학자나 큰 인물을 배출시킨다고 믿었다. 중국 주나라 때 회화나무 세 그루를 심어놓고 정승 세 명을 세웠다는 고사를 빌어 회화나무를 집 출입문에 세 그루씩 심곤 하였다. 그런데 『삼국유사』에서 등장하는 회화나무는 불길하기 짝이 없다. 백제가 멸망하기 전 궁중의 회화나무가 사람이 곡을 하듯 울었다는 것이다. 『삼국유사』 속 원문에서 회화나무로 풀이한 '槐'자가 나무(木)와 귀신(鬼)의 합자여서 귀신과 연관 지었거나, 회화나무는 봄철에 잎이 매우 늦게 나오는데 줄기가 검고 잎이 나오기 전의 나무 모습이 어수선하여 귀신과 연관시켰을 것이라고 지은이는 풀이한다.
한편, 지은이는 불국사와 석굴암을 건축한 김대성의 삶을 찬양하는 시에 적힌 '槐'자를 느티나무로 해석하고 있다. 그 근거로 당시 사람들이 느티나무를 가장 좋은 목재로 사용했음을 들었다. 2020년 말 집계된 전국의 보호수는 13,864그루로, 그중 절반 이상인 7,293그루가 느티나무이며, 수백 년에서 길게는 1,000년 이상을 산 느티나무 노거수 19그루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느티나무는 오랫동안 살기 때문에 줄기가 굵고 치밀하여 큰 건물의 기둥으로, 고급 가구와 식기, 불상이나 악기를 제작하는 데에도 쓰였다. 천마총이나 가야고분에서 출토된 관도 느티나무였다. 지은이는 환인이 내려온 태백산 꼭대기의 신단수가 당산목으로 많이 심은 느티나무일 가능성을 제시한다.
버드나무가 사랑의 매개가 된 사연과
삼국유사에서 찾아보는 전통식물지식
남녀가 처음 만나 서로 호감을 느끼는 데는 첫인상이 중요하다. 인상적인 첫인상을 남기는 데 버드나무가 한몫을 했다. 왕건과 이성계가 버드나무 잎을 띄운 물을 건넨 여인에게 반해 부인으로 삼았다는 유명한 전설에서 버드나무는 사랑의 매개체였다. 물이 많은 곳을 좋아하여 개울가나 호수 주변에서 흔히 보이는 버드나무는 물을 정화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삼국유사』에는 신라 경덕왕 때 갑자기 눈먼 다섯 살 아이가 분황사 천수대비 관세음보살 벽화 앞에서 향가로 빌어서 눈을 뜨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데 일연은 보살의 자비가 없었다면 '버들 꽃피는 봄을 몇 번이나 헛되어 보냈을까' 하고 찬시를 썼다. 관세음보살이 현신할 때 오른손에 버들가지를 쥐고 있어, 불교에서의 버들가지는 관세음보살의 대자대비를 상징한다. 또한 『삼국유사』의 독룡을 쫓아낸 정공이 사랑한 나무는 인성분이 많아 비 내리는 밤에 빛이 나서 '귀신버들'이라고 부르는 왕버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은이는 추론한다.
버드나무에는 통증을 가라앉히는 성분이 들어 있다고 『동의보감』에 기록되어 있으며, 고대 이집트나 고대 그리스 시절부터 해열, 진통에 버드나무 껍질이나 잎을 사용했다고 한다. 1899년 독일의 제약회사가 버드나무 껍질에서 추출한 '살리실산'으로 '아스피린'을 만들었다. 『삼국유사』와 같은 고문헌에서 전통식물지식을 찾을 수 있는데, 단군신화에서 곰이 먹은 영쑥은 약초로 쓰이는 개똥쑥이나 인진쑥일 수 있다고 지은이는 서술한다. 중국의 투유유 박사는 개똥쑥에서 말라리아 치료제 성분을 찾아 2015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개똥쑥은 항산화 및 항균 효과와 항암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이 쑥을 재배하는 농가가 생기고 개똥쑥을 테마로 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마련되기도 했다.
대나무로 만든 신라의 보물 만파식적은 기후변화의 수호신
현대인들이 스트레스로 피곤한 몸과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공원이나 숲길을 찾듯이, 옛날 사람들도 속에 맺힌 응어리를 해소하기 위해 산과 숲을 찾았을 것이다. 신라 경문왕의 두건 만드는 장인이 대나무숲으로 가서 왕의 '당나귀 귀'를 속 시원하게 외쳤다는 기록이 『삼국유사』에서 나온다. 이 일화에서 유래하여 현대에 '~옆의 대나무숲'이라는 인터넷 용어가 탄생했다. 두건을 만드는 장인은 왜 하필 대나무숲으로 가서 외쳤을까? 대나무는 침엽수처럼 피톤치드를 다량 방출해 항염, 항균, 스트레스 조절 등의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신라 사람들은 대나무숲으로 들어갔을 때 무의식적으로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어쩌면 두건 장인은 대나무숲으로 가 비밀도 외칠 겸 힐링을 하고 온 것이 아닐까?
『삼국유사』 속에는 날씨와 파도를 조절하고, 병을 낫게 하며, 적을 물러가게 하는 전설 속 보물인 만파식적이 나온다. 만약 만파식적이 실존한다면 가뭄과 폭우 등 기후위기에 직면한 인류를 구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만파식적은 전설 속에서만 존재하지만 만파식적의 재료인 대나무는 우리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대나무의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소나무보다 3배 이상으로 많다고 한다. 탄소를 흡수하는 그린카본으로, 말 그대로 현대판 만파식적이 아닌가.
목련으로 만든 키와 계수나무로 만든 노를 갖춘 배를 보내
인도에서 온 허황옥을 왕비로 맞은 수로왕
삼국시대에도 실크로드와 바닷길을 통해 서역 국가와 교역이 활발했으며 많은 이민자들이 정착했음을 알 수 있는 기록이 『삼국유사』에 나와 있다. 그중 가장 성공적인 사례는 열 명의 아들을 보고 150세가 넘도록 해로한 아유타국의 공주 허황옥과 가락국 수로왕의 결합이다. 수로왕은 허황옥이 바다를 건너 가야로 올 때 목련으로 만든 키와 계수나무로 만든 노를 갖춘 배를 보내 맞이하고, 많은 보물과 함께 난으로 만든 음료를 대접한다. 육지에 내려선 공주는 비단바지를 벗어 제사를 지내 혼인을 전제한 통과의례를 거친 후 신방에 든다.
아유타국으로 추정되는 인도 갠지스강 중류 지역에 많이 보이는 쌍어문과 수로왕릉에 그려진 두 마리의 물고기 문양이 비슷하다는 점, 자손의 성씨가 오롯이 김씨만 있는 것이 아니라 허씨도 있다는 점이 서로의 문화가 조화롭게 융합했음을 알 수 있다. 모국의 문화와 현지 문화의 차이, 생활 습관 및 사고방식의 차이로 인한 부부 간 갈등, 국제결혼 자녀의 차별과 같은 문제를 안고 있는 현대의 다문화 가족에게 시사점을 던진다.
늘푸른 대나무를 통해 계시를 받은 의상대사와
아직 충분히 익지 않은 벼에 비유된 원효대사
당나라로 유학을 가던 도중 잠결에 해골바가지에 담긴 썩은 물을 마신 것을 알고 깨달음을 얻은 원효대사와 그대로 유학을 떠난 의상대사의 일화가 전해진다. 두 승려의 대비는 낙산사를 찾아가다가 논에서 벼를 베던 여인을 만난 이야기에서도 극명하게 나타난다. 의상대사는 그 여인이 관음보살임을 깨닫고 예의를 갖추고 접견했으나 원효대사는 관음보살을 못 알아보고 말실수를 한다. 당시 지식층에게 불교를 설법한 의상대사에 비해 서민층을 위한 불교전파를 한 원효대사의 인간적 면모가 드러난 일화이다. 벼는 꽃이 핀 후 한 달이나 지나야 이삭이 차고, 수확을 늦추면 그만큼 열매가 더 여문다. 마치 벼가 익으면서 고개를 숙이듯이 아직 성숙하지 않은 원효대사를 영글지 않은 벼로 비유한 것이라고 지은이는 해석한다.
6월 6일은 현충일이자 24절기 중 망종이다. 벼와 같은 곡식의 종자를 뿌리기에 적당한 시기로 벼를 심고, 매실이나 보리를 수확하는 때이다. 부여의 왕 해부루가 벼가 자라기 알맞은 곳으로 도읍을 옮겼다는 기록이나, 한 줄기 벼에서 두 개 이상의 이삭이 패면, 상서로운 징조로 여겼다는 기록들이 『삼국사기』에도 나온다. 또한 벼재배는 약 7,000~10,000년 전 동남아시아에서 시작되었으며, 한반도의 벼농사는 적어도 4,000년 전부터 벼를 재배한 것으로 추정을 했으나 1998년 충북 옥산면 소로리에서 13,000~16,000년 전 볍씨가 발견되어 벼농사의 종주국으로 기록되었다는 이야기도 소개한다.
선비나무인 회화나무가 불길한 나무로 기록된 삼국유사
고조선 신화에 등장하는 신단수는 느티나무일 가능성 제시
예로부터 회화나무는 출세에 도움을 주어 선비나무라고도 불렸으며, 가정을 번창시키고, 큰 학자나 큰 인물을 배출시킨다고 믿었다. 중국 주나라 때 회화나무 세 그루를 심어놓고 정승 세 명을 세웠다는 고사를 빌어 회화나무를 집 출입문에 세 그루씩 심곤 하였다. 그런데 『삼국유사』에서 등장하는 회화나무는 불길하기 짝이 없다. 백제가 멸망하기 전 궁중의 회화나무가 사람이 곡을 하듯 울었다는 것이다. 『삼국유사』 속 원문에서 회화나무로 풀이한 '槐'자가 나무(木)와 귀신(鬼)의 합자여서 귀신과 연관 지었거나, 회화나무는 봄철에 잎이 매우 늦게 나오는데 줄기가 검고 잎이 나오기 전의 나무 모습이 어수선하여 귀신과 연관시켰을 것이라고 지은이는 풀이한다.
한편, 지은이는 불국사와 석굴암을 건축한 김대성의 삶을 찬양하는 시에 적힌 '槐'자를 느티나무로 해석하고 있다. 그 근거로 당시 사람들이 느티나무를 가장 좋은 목재로 사용했음을 들었다. 2020년 말 집계된 전국의 보호수는 13,864그루로, 그중 절반 이상인 7,293그루가 느티나무이며, 수백 년에서 길게는 1,000년 이상을 산 느티나무 노거수 19그루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느티나무는 오랫동안 살기 때문에 줄기가 굵고 치밀하여 큰 건물의 기둥으로, 고급 가구와 식기, 불상이나 악기를 제작하는 데에도 쓰였다. 천마총이나 가야고분에서 출토된 관도 느티나무였다. 지은이는 환인이 내려온 태백산 꼭대기의 신단수가 당산목으로 많이 심은 느티나무일 가능성을 제시한다.
버드나무가 사랑의 매개가 된 사연과
삼국유사에서 찾아보는 전통식물지식
남녀가 처음 만나 서로 호감을 느끼는 데는 첫인상이 중요하다. 인상적인 첫인상을 남기는 데 버드나무가 한몫을 했다. 왕건과 이성계가 버드나무 잎을 띄운 물을 건넨 여인에게 반해 부인으로 삼았다는 유명한 전설에서 버드나무는 사랑의 매개체였다. 물이 많은 곳을 좋아하여 개울가나 호수 주변에서 흔히 보이는 버드나무는 물을 정화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삼국유사』에는 신라 경덕왕 때 갑자기 눈먼 다섯 살 아이가 분황사 천수대비 관세음보살 벽화 앞에서 향가로 빌어서 눈을 뜨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데 일연은 보살의 자비가 없었다면 '버들 꽃피는 봄을 몇 번이나 헛되어 보냈을까' 하고 찬시를 썼다. 관세음보살이 현신할 때 오른손에 버들가지를 쥐고 있어, 불교에서의 버들가지는 관세음보살의 대자대비를 상징한다. 또한 『삼국유사』의 독룡을 쫓아낸 정공이 사랑한 나무는 인성분이 많아 비 내리는 밤에 빛이 나서 '귀신버들'이라고 부르는 왕버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은이는 추론한다.
버드나무에는 통증을 가라앉히는 성분이 들어 있다고 『동의보감』에 기록되어 있으며, 고대 이집트나 고대 그리스 시절부터 해열, 진통에 버드나무 껍질이나 잎을 사용했다고 한다. 1899년 독일의 제약회사가 버드나무 껍질에서 추출한 '살리실산'으로 '아스피린'을 만들었다. 『삼국유사』와 같은 고문헌에서 전통식물지식을 찾을 수 있는데, 단군신화에서 곰이 먹은 영쑥은 약초로 쓰이는 개똥쑥이나 인진쑥일 수 있다고 지은이는 서술한다. 중국의 투유유 박사는 개똥쑥에서 말라리아 치료제 성분을 찾아 2015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개똥쑥은 항산화 및 항균 효과와 항암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이 쑥을 재배하는 농가가 생기고 개똥쑥을 테마로 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마련되기도 했다.
목차
목차
머리말 4
1부 위대한 탄생은 나무 아래에서
환웅이 태백산 꼭대기 신단수 아래로 내려와 12
신단수
이것을 먹으며 100일 동안 햇빛을 보지 않으면 15
마늘, 쑥
여뀌 잎처럼 협소하지만, 수려하고 기이하니 24
여뀌
목련으로 만든 키와 계수나무로 만든 노 30
목련, 계수나무
아름다운 한 낭자가 난과 사향 향기를 풍기면서 35
난
대추를 찾아 바다 끝까지, 반도가 있는 하늘 끝까지 43
대추나무
무왕이 어렸을 때 이름을 서동이라 하였고 47
마
모란꽃이 피었다가 질 때까지 그 말과 다름이 없었다 51
모란
2부 나라가 흥하고 망하는 것을
대나무는 합친 후에야 소리가 나게 되어 있으니 58
대나무
소나무 위에서 파랑새 한 마리가 만류하길 74
소나무
잣나무 가지 높아 서리 모르실 화랑 92
잣나무
화가 난 왕이 대나무를 베고 산수유를 심었는데 98
산수유
왕은 노하여 갈대를 베어 그 위를 걷게 하였다 103
갈대
버드나무 꽃 피는 봄을 몇 번이나 헛되이 보냈을까 108
버드나무
흰 옷을 입은 여인이 벼를 베고 있었는데 116
벼
3부 속세에서 깨달음으로 인도하니
두 승려는 나뭇잎을 엮어 옷을 만들어 입었는데 128
피나무, 갈나무
부들자리 깔고 누워 잠이 드니 세상에 얽매이지 않아 137
부들, 둥굴레
남쪽 고개로 올라 향나무를 태워 천신에게 공양을 141
향나무
궁중의 회화나무가 곡을 하듯 울었고 148
회화나무
재상은 한 꿈속에서 내세와 현세를 오갔네 153
느티나무, 원추리
나를 아니 부끄러워하시면 꽃을 꺾어 바치오리다 158
철쭉
하늘의 사자는 이무기 대신 배나무에 벼락을 내리고 166
배나무
명아주국 같은 변변한 끼니, 띠풀로 엮은 집 171
명아주, 띠
4부 꽃이 피어난 자리에 절을 지어
모랑의 집 매화를 먼저 꽃피웠네 180
매화
장사를 지내자 무덤 위에서 연꽃이 피어 186
연
나에게도 차 한 잔 나누어줄 수 있겠는가 198
벚나무, 차나무
오솔길에 봄이 깊어 양쪽 언덕에 꽃이 피네 204
복숭아나무, 살구나무
원효대사의 모친이 밤나무 아래를 지나다가 211
밤나무
뽕나무밭이 몇 번이나 푸른 바다를 이루었지만 217
뽕나무, 박
은그릇 속 흰콩이 흰 갑옷의 군대로 변해 226
콩, 기장, 망고, 치자나무
꿈에 한 노인이 삼베 신발과 칡 신발 한 켤레씩 235
길상초, 삼, 칡
참고문헌 248
찾아보기 250
1부 위대한 탄생은 나무 아래에서
환웅이 태백산 꼭대기 신단수 아래로 내려와 12
신단수
이것을 먹으며 100일 동안 햇빛을 보지 않으면 15
마늘, 쑥
여뀌 잎처럼 협소하지만, 수려하고 기이하니 24
여뀌
목련으로 만든 키와 계수나무로 만든 노 30
목련, 계수나무
아름다운 한 낭자가 난과 사향 향기를 풍기면서 35
난
대추를 찾아 바다 끝까지, 반도가 있는 하늘 끝까지 43
대추나무
무왕이 어렸을 때 이름을 서동이라 하였고 47
마
모란꽃이 피었다가 질 때까지 그 말과 다름이 없었다 51
모란
2부 나라가 흥하고 망하는 것을
대나무는 합친 후에야 소리가 나게 되어 있으니 58
대나무
소나무 위에서 파랑새 한 마리가 만류하길 74
소나무
잣나무 가지 높아 서리 모르실 화랑 92
잣나무
화가 난 왕이 대나무를 베고 산수유를 심었는데 98
산수유
왕은 노하여 갈대를 베어 그 위를 걷게 하였다 103
갈대
버드나무 꽃 피는 봄을 몇 번이나 헛되이 보냈을까 108
버드나무
흰 옷을 입은 여인이 벼를 베고 있었는데 116
벼
3부 속세에서 깨달음으로 인도하니
두 승려는 나뭇잎을 엮어 옷을 만들어 입었는데 128
피나무, 갈나무
부들자리 깔고 누워 잠이 드니 세상에 얽매이지 않아 137
부들, 둥굴레
남쪽 고개로 올라 향나무를 태워 천신에게 공양을 141
향나무
궁중의 회화나무가 곡을 하듯 울었고 148
회화나무
재상은 한 꿈속에서 내세와 현세를 오갔네 153
느티나무, 원추리
나를 아니 부끄러워하시면 꽃을 꺾어 바치오리다 158
철쭉
하늘의 사자는 이무기 대신 배나무에 벼락을 내리고 166
배나무
명아주국 같은 변변한 끼니, 띠풀로 엮은 집 171
명아주, 띠
4부 꽃이 피어난 자리에 절을 지어
모랑의 집 매화를 먼저 꽃피웠네 180
매화
장사를 지내자 무덤 위에서 연꽃이 피어 186
연
나에게도 차 한 잔 나누어줄 수 있겠는가 198
벚나무, 차나무
오솔길에 봄이 깊어 양쪽 언덕에 꽃이 피네 204
복숭아나무, 살구나무
원효대사의 모친이 밤나무 아래를 지나다가 211
밤나무
뽕나무밭이 몇 번이나 푸른 바다를 이루었지만 217
뽕나무, 박
은그릇 속 흰콩이 흰 갑옷의 군대로 변해 226
콩, 기장, 망고, 치자나무
꿈에 한 노인이 삼베 신발과 칡 신발 한 켤레씩 235
길상초, 삼, 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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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저자
안진흥
서울대학교 식물학과를 졸업하고 식물분류학을 공부하며 다양한 육상식물을 접하고 대학생들을 지도했다. 캐나다 요크대학교에서 유전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미국 위싱턴주립대학교에서 교수로 11년간 재직하며 식물분자유전학의 근간이 되는 형질전환기술을 개발했다. 또한 록펠러 재단에서 주관하는 '벼생명공학' 연구과제에 참여하여 벼의 품질 향상을 연구했다. 1995년 귀국하여 포항공과대학교에서 벼 유전체 분석을 위한 자료를 구축하여 전 세계 연구자에게 보급하고, 벼의 개화 시기 조절 현상을 규명하는 연구 및 우수 벼 품종 생산을 연구했다. 2010년 경희대학교로 이직 후 꽃의 발달과 개화를 연구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봄이 일찍 오고 광합성이 증가되면서 대부분의 식물이 일찍 꽃 피는데, 그 원인 중 하나가 설탕 함량 증가로 보고 그 기작을 분석하고 있다. 300여 편의 논문을 국제저명학술지에 발표했으며, 분자생물학 분야 여러 저널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했다. 포항공과대학교 명예교수이며 대한민국학술원 및 한국과학기술한림원 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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