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 부는 모래바람
근대 조선을 그린 나카라이 도스이의 대표작 | 나카라이 도스이 장편소설
1910년의 한일 합병조약에 의해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가 된 것은 주지의 일이다. 이 소설은 시기적으로 일본의 조선식민지화가 이루어지기 이전의 시기인 1882년의 임오군란, 1884년의 갑신정변을 배경으로 하여 그려지고 있다. 소설에는 근대화의 측면에서 앞섰던 일본의 권력성과 억압된 약소국인 조선의 모습이 잘 그려지고 있어, 문학의 권력성을 여실히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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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조선에 부는 모래바람 』은 나카라이 도스이가 1891년 10월 1일부터 1892년 4월 4일까지 『도쿄아사히신문東京朝日新聞 』에 150회에 걸쳐 연재한 신문소설이었다. 독자의 인기는 높았고 그 덕에 『조선에 부는 모래바람 』은 연재 종료 후인 1892년 12월 긴코도今古堂에서 간행되었다. 그 인기에 힘입어 도스이는 『속 변방에 부는 모래바람續胡砂吹く風 』을 1895년 1월 17일부터 4월 25일까지 81회(미완)에 걸쳐 연재했다. 또 1911년에는 오오카야大川屋에서 『조선에 부는 모래바람 』이 재판되었다. 그 당시의 이 작품의 인기도를 가늠할 수 있으며, 이것은 당시의 일본인들의 조선 인식에 이 작품이 크게 영향을 미쳤음을 짐작하게 한다.
작가인 도스이는 1860년 대마도의 번주藩主였던 종가宗家의 주치의인 나카라이탄시로우의 장남으로 태어나, 아버지가 의원을 열고 있던 부산에서 8살부터 생활하였다. 그의 어린 시절의 조선체제는 그가 조선어를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게 했고, 조선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조선문학에 대한 이해를 가능하게 하였다. 그는 당시로서는 드문 조선 이해자의 한 사람이었던 셈이었고, 이 자신감이 그에게 『조선에 부는 모래바람 』을 집필하게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 조선에 대한 이해라는 것이 과연 정당하고 적합하였는지는 다시 재고해 볼 문제로, 소설에서 도스이는 근대국가 일본국의 대변자가 되어 일그러진 조선사회의 일면을 부각시키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조선에 부는 모래바람 』을 읽고 있으면, 한 편의 조선문화 소개서처럼도 느껴져, 당시 조선 말기의 사회 모습을 상상하게 하는데, (과연 사회소개가 정당했는지 부당했는지는 별개의 문제로……) 『조선에 부는 모래바람 』의 서문에는
지금의 조선국은 동양의 요충지로 그 소장휴멸(消長休滅)은 동양전체가 주목하는 바로 잠시도 소홀히 할 수 없다. 도스이 씨가 그 점을 잘 파악하여 이 소설을 출간하였다. (…중략…) 특히 소설 속의 조선국의 풍토 인정을 그리고 제도문물을 소개함은 가장 유익할 것이다. 다른 일반의 책들과 다른 점이다.
라는 문장이 있으니, 일본인들의 조선에 대한 관심거리였던, 조선의 정치, 지리, 역사, 인정과 같은 흥미로운 내용들이 채워져 있다. 그래서 이 소설은 당시의 독자들에게 정치소설, 연애소설, 관광안내서, 조선문화 소개서 등의 다양한 용도로 읽혀졌을 것이라 유추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또 재미있는 것은 조선의 개화파와 일본문학의 관계를 살피는 일일 것이다. 1884년의 갑신정변의 실패로 조선의 많은 개화파는 일본으로 망명했고, 그 대표자가 김옥균과 박영효이다. 두 사람은 많은 일본인의 도움을 얻어 일본에서 조선의 개혁을 꿈꾸고 있었으나, 그 일본인들 중에는 문학계의 인사들도 있어, 『조선에 부는 모래바람 』에 실려 있는 박영효의 제자題字가 그 관계를 분명히 해준다. 당시 화제의 인물이었던 박영효가 제자題字를 했던 것으로, 『조선에 부는 모래바람 』에 대한 일본의 독자들의 흥미는 한층 높아졌을 것이다. 소설 속에서 조선의 개화파를 어떻게 그리고 있는가를 시대의 흐름에 따라, 또는 역사사건에 비추어 조명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조선의 자주적인 근대화보다는 일본에 의한 근대화를 추진하려고 했던 그들을 바라보는 일본문학자의 복잡한 시선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소설의 내용은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일본 정벌에서 시작하여 용감한 일본인 남성에 의한 조선 여인 구출, 그리고 결국에는 청국, 노국 등의 열강의 각축전에서 일본이 조선을 구한다는 간단한 내용이지만, 조선의 근대화=일본화라는 도식을 일본인 독자에게 암시하여, 조선정체국 사상과 일본 보호자 의식을 고정화시켜 버린 책임은 막중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의 제국주의 정신을 그대로 독자에게 고취시킨 좋은 소설의 예로 『조선에 부는 모래바람 』을 소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역자가 그 많은 일본문학 작품들 속에서 굳이 이 작품을 선정하여 번역하게 된 이유를 얘기하자면, 그것은 텍스트 자체가 가지고 있는 문학적 가치의 고하에 따른 것이 아니라, 이 작품이 일본에서 본격적으로 조선과 조선인을 그렸던 첫 작품이었던 점과, 당시에 일본에서도 인기가 높아 많은 일본인들의 조선 인식에 크게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큰 작품이었다는 점에 의의를 두었다. 그리고 유명 작가들의 작품들이 많은 번역자들의 손에 의해 재번역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아무도 발견하지 못한 귀한 자료를 발굴하여 번역하는 첫 작업이라는 점 또한 매력적이었다. 그것은 문학사적으로 높이 평가받는 예술문학의 뒤편에 감추어진 당시의 일반대중들에게 크게 사랑받아 영향을 끼쳤던 신문소설, 대중소설에 초점을 맞추어 보는 것도 의의 있는 작업일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작업은 보다 다양한 일본문학의 양상을 한국 독자들에게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130년 전의 일본의 조선 인식이 지금 현재의 모습과 어느 정도 닮았는지 혹은 변화했는지를 돌아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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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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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이는 8살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조선의 부산에 살았다. 그러한 경험에 의해 도스이는 조선어를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었으며 조선풍물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한 연유로 조선의 고전 문학인 『춘향전 』을 『계림정화춘향전(鷄林情話春香?) 』이라는 제목으로 번역해서 소개하기도 했다. 『조선에 부는 모래바람(胡砂吹く風) 』에서도 『춘향전 』, 『구운몽 』, 『최중전 』, 『징비록 』 등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으며 당시의 일본인들에게 생소했던 조선문화에 대해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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