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의 시간
영화를 읽다
『극장의 시간』은 소설/영화가 만나고, 사람과 세상을 이해하는 저자의 눈과 소설/영화의 눈이 만나고, 충돌하고, 교차하는 만남의 기록을 담은 책이다. 문학평론가로서 자연스럽게 영화와 문학텍스트(소설, 시 등)를 겹치고 뒤섞는 저자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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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저자와 영화와 소설의 만남의 기록
영화와 소설은 하나의 '이야기'를 갖는다는 점에서 닮은 점이 많은 장르다. 이른바 '서사 구조'를 갖는 텍스트라는 점에서 소설과 영화는 함께 논의되기도 한다. 저자에게 영화를 읽는 일은 영화가 세상과 인간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가를 읽는 일이며, 그런 점에서 소설 읽기와 비슷한 작업이다. '읽는다'는 것은 세상과 사람을 이해하고 해석하려는 자기 고유의 분투라고 할 수 있을,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작업이다. 『극장의 시간』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저자와 소설/영화가 만나고, 사람과 세상을 이해하는 저자의 눈과 소설/영화의 눈이 만나고, 충돌하고, 교차하는 만남의 기록들이다.
"인생은 걸어다니는 그림자일 뿐/무대에서 잠시 거들먹거리고 종종거리고 돌아다니지만/얼마 안 가 잊히고 마는 처량한 배우일 뿐"이라는 맥베스의 대사처럼 어쩌면 우리는 모두 무대 위의 배우이자 관객일지 모른다. 책의 제목처럼 우리는 '극장의 시간'을 사는 것일 수도 있다. 소설을 읽는 일이나 영화를 보는 일이나 다 소란스럽고 누추한 극장을 응시하는 작업이라는 점에서는 다를 바가 없다.
영화와 문학은 닮았고, 또 다르다
이 책에서는 문학평론가로서 자연스럽게 영화와 문학텍스트(소설, 시 등)를 겹치고 뒤섞는 저자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경주》에서 경주의 한 찻집에 걸린 춘화를 찾아간 주인공으로부터 ?무진기행? 속 윤희중의 모습을 겹쳐 보고, 홍상수의 《북촌방향》에서는 할 일 없이 북촌 거리를 배회하는 인물을 보면서 북촌에서 우연히 이혼한 전처를 만나 함께 걸었던 미로 같은 길의 의미를 묻던 김연수의 소설(?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농담?) 속 인물을 떠올린다.
물론 영화와 문학과의 관계는 문학 텍스트를 원작으로 한 영화에서 더욱 강조된다. 마지막 장에서 이를 주로 다루고 있는데, 저자는 닮은 점 보다는 다른 점에 주목했다. 원작자가 인간과 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방식과 영화에서 새롭게 해석된 방식의 차이는 흥미롭다. 가령 고독한 영웅의 귀향을 다룬 호메로스의 오뒷세우스 이야기는 코엔 영화에 오면 우스꽝스럽고 어리석은 3인조 탈주범들의 이야기로 새롭게 태어난다. 뿐만 아니라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주체로 강조되었던 오뒷세우스는 영화에서 오히려 가수가 된다. 세이렌의 아름다운 노래를 부정하면서 이루어졌던 호메로스의 고독한 영웅담이 형제애를 발휘해서 노래의 세계에 새롭게 눈뜨는 이야기로 변모하는 것이다. 이 차이와 변화는 바로 인간과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의 변화일 것이다.
불멸하는 문학이 있다. 그리고 '좋은 영화'는 오래도록 남아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된다. 영화와 문학을 동시에 읽는 것은 각각을 음미할 때와는 또 다른 새로운 느낌을 가질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영화는 어쩌면 지금 시대에 소설보다도 더 대중적으로 쉽게 향유되는 텍스트일 것이다. 그리고 그 때문에 우리의 얼굴과 우리의 삶을 더 민감하게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텍스트일 수 있다. 소설을 읽으면서 마주하게 되는 질문들처럼, 영화를 통해 우리는 흥미롭고 쓸쓸하고 때로는 혼란스러운 질문들을 직면하게 된다. 독자는 저자와 함께 '극장의 시간'을 보내며 그 질문들을 마주하고, 세상과 인간을, 무엇보다 스스로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
목차
목차
누구도 목적어로 존재할 수 없다 | 그녀(Her)
사랑을 찾으려다 개를 찾은 남자의 이야기 | 자유의 언덕
오염된 피, 사랑의 묘약 |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정릉과 개포동 사이에서 어긋난 사랑 | 건축학개론
사랑이 흘러가는 길 | 비포 선라이즈, 비포 선셋, 비포 미드나잇
사랑은 내가 되는 것 | 아이 엠 러브
오이디푸스, 사랑을 노래하다 | 쌍화점
2부 우리는 서로 다르(게 욕망한)다는 걸 인정할 때 시작되는 이야기
씨민은 왜 '이민 아니면 이혼'을 요구하는가 |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
비를 맞거나, 얼룩이 묻거나 | 아무도 머물지 않았다
우리는 서로 다르(게 욕망한)다는 걸 인정할 때 시작되는 이야기 | 인 더 하우스
부서진 문으로 들어온 것 | 아무르
식탁에서의 예의, 혹은 외로움에 대하여 | 세상의 모든 계절
엄마의 허벅지 | 마더
돈 조반니, 혹은 욕망의 주체가 된다는 것에 대하여 |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
3부 여행이 시작되다
고양이의, 고양이에 의한, 고양이를 위한 | 인사이드 르윈
경주 기행, 혹은 춘화를 찾아서 | 경주
가방에 바퀴가 달려 있는 이유 | 아버지를 위한 노래
서울 혹은 미로의 숲에서 길을 잃다 | 북촌방향
통영에서 웃다 | 하하하
분홍색 편지가 가져온 것 | 브로큰 플라워
푸줏간과 하늘 사이에 음악이 있다 | 바흐 이전의 침묵
4부 진실의 틈새, 틈새의 진실
그네들의 일그러진 영웅 | 아메리칸 스나이퍼
사냥의 유산 | 더 헌트
확신을 회의하라 | 다우트
분노의 상투성, 정의의 상투성 | 부러진 화살
국가를 소환하는 두 가지 방법 | 오스트레일리아/디스 이즈 잉글랜드
동화적 판타지에 숨은 위험한 폭력성 | 나니아 연대기-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
'거시기'들의 윤리 | 평양성
손으로 오는 진실 | 박수칠 때 떠나라
5부 예술을 알고 나니 작은 방이 감옥이구나-문학과 영화
소유격(으로 불리는) 여자에서 주격(으로 사는) 여자로 | 프랑스 중위의 여자/존 파울즈의 『프랑스 중위의 여자』
그녀가 담배를 피우는 이유 | 테레즈 데케루/프랑수아 모리악의 『떼레즈 데께루』
파티와 죽음 사이, 행진 | 디 아워스/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
개인의 욕망과 가정의 윤리 | 안나 카레니나/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예술을 알고 나니 작은 방이 감옥이구나 | 시저는 죽어야 한다/셰익스피어의 『줄리어스 시저』
노래하는 오뒷세우스, 혹은 지붕 위의 암소 |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호메로스의 『오뒷세이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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