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추격론의 재창조
기업 산업 국가 차원의 이론과 실증
『경제추격론의 재창조』는 기본적으로 네 권의 책, 즉 슘페터 상을 받은 Schumpeterian Analysis of Economic Catch-up: Knowledge, Path-creation and the Middle income trap(캠브리지대 출판사, 2013)을 비롯하여, 《산업의 추격, 추월, 추락: 산업주도권과 추격사이클》(21세기 북스, 2014), 《국가의 추격, 추월, 추락: 아시아와 국제비교》(서울대출판원, 2013) 및《기업간 추격의 경제학》(21세기 북스, 2008) 등 일련의 연구를 통합하는 데서 출발한다. 앞의 세 권의 책이 각각 기업, 산업, 국가라는 세 차원을 다루었는데, 본서는 이를 통합적으로 한 권에 집약하여 서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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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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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격이란 말의 기원은 아브라모비츠(Abramovitz, 1986)의 논문에서 추격, 추월, 추락(catching up, forging ahead and falling behind)이란 말을 쓰면서부터이다. 슘페터는 경제성장의 원천을 혁신이라는 공급측에서 본다는 면에서, 자본주의의 핵심 문제를 총수요관리라고 하는 수요측에서 보는 케인즈와 대비를 이룬다. 슘페터를 이어 받은 신슘페터학파의 공헌은, 혁신이 단순히 설명될 수 없는 외생적인 것이 아니라 일정한 규칙성을 가지고 있어 내생적으로 설명될 수 있다는 점을 구명한 것이다. 반면에 신고전학파 경제학에서는, 혁신은 설명될 수 없는 나머지 것(잔차, residual)이란 생각이 지배적이다. 즉, 혁신을 설명될 수 없는 외생적인 것으로 보는 것인가 아니면 설명될 수 있는 것으로 보는가가 신고전학파와 신슘페터학파와의 중요한 차이이다. 혁신의 내생성을 설명하는 핵심 개념은 '혁신체제'다. 즉, 국가적 차원, 산업차원, 기업차원의 혁신에는 일정한 규칙성이 있으며 그런 규칙성을 표현하는 개념이 혁신체제이다. 본서는 혁신이 경제성장의 주요 동인이라는 점을 받아들이되 후발국의 추격형 성장에 있어서도 혁신이 중요하며 후발국의 추격형 성장에도 일정한 법칙이 있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추격의 법칙성의 예를 들면, 추격이 쉬운 산업분야가 있고, 더 어려운 분야가 있다는 것이다. 즉, 그 분야의 기술/지식체계의 사이클이 짧을수록 추격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고, 그 분야 지식의 암묵성이 높을수록 어렵다는 것 등이다.
여기서 추격이란, 성과가 떨어지는 국가나 기업이 성과가 좋은 선발자와의 격차를 줄이는 것을 말한다. 비슷한 개념인 수렴(convergence)이란 선발자, 후발자를 구분하지 않고 세계경제 차원에서 각국의 경제적 격차 또는 소득수준상의 격차가 줄어드는 현상을 말한다. 후발국의 추격이 없으면 전 세계 차원에서의 수렴은 있을 수 없다는 점에서 두 개념은 관련이 있다.
영어로 추격(catch up)이란 말의 사전적 의미는 격차를 줄인다는 의미가 들어가 있지만 대개 선발자를 외형면에서 모방하거나 흉내내어서 비슷하게 된다는 의미가 있다. 본서에서 추격은, 특히 추월은 후발자가 선발자와 비슷해지거나 모방한다는 측면에 강조점을 두지 않고 국민소득이나 시장점유율 같은 각종 추격지표상에서의 격차의 축소에 일차적 의미를 둔다. 질적인 모방이나 유사성보다는 양적인 지표 차원에서의 격차축소에 추격이란 말을 일차적으로 쓰는 이유는 성공적인 추격경험 또는 추월현상을 보면, 후발자가 선발자의 전략 또는 행태를 그대로 따라가거나 모방하는 것만으로서는 성공적 추격 성과가 나오지 않고, 후발자가 선발자와는 다른 어떤 새로운 전략이나 행태를 취할 때만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발견은 본서의 핵심 주장으로서 역설적으로 표현하면, '단순히 선발자를 추격하는 것만으로서는 추격에 성공할 수 없다'이다. 이 역설에서 앞에 나오는 추격은 모방한다는 의미의 추격이고, 뒤에서의 추격은 경제지표상의 격차축소를 말한다. 즉, 풀어쓰면 단순히 모방하는 것만으로서는 선발자를 영원히 넘어설 수 없다는 명제이다. 장기적으로 성공적인 추격 및 추월의 경험은 초기 단계에는 선발자를 모방하고 선발자로부터 배우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지만 결국 어떤 단계에서 비약적 추격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선발자와는 다른 경로(path)를 개척하거나 창출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런 경로 개척은 쉽지 않은 일이고 실패의 위험이 따르기에 성공적 추격 사례가 흔치 않은 것이다. 즉, 추격의 첫째 역설은 '같아지기 위해서는 달라져야 한다'는 역설이다.
추격의 둘째 역설은 성공적인 추격은 종종 우회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즉, 빨리 가려고 하는 자가 늦게 된다는 역설이다. 이는, 선진국들이 대부분 기술수명이 긴 산업들에 특화하고 있다고 해서, 추격자도 바로 그렇게 되기를 흉내낼 것이 아니라, 추격 단계에서는 오히려 그 반대인 기술수명이 짧아서 선진국의 지배력이 약한 부문을 선택하고 집중하여서 일정한 성공을 한 후에, 최종 단계에서 선진국형인 긴 수명기술 분야로 진입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추격의 셋째 역설은, 기술패러다임의 변화와 같은 '기회의 창'은 후발자의 비약적 추격으로 이어질 수도 있으나, 그런 비약전략에는 위험이 따르기에 오히려 실패의 창이 될 수도 있고, 반면에 초기 기술수준이 낮은 후발자는 기존에 배운 것이 쓸모 없게 되고 이제 새로운 기술을 다시 배워야 한다는 점에서 추격을 어렵게 하는 추가적 장애요인이 될 수 있다는 이중성의 역설이다. 결론적으로 이런 역설적·변칙적 전략이 필요한 이유는, 성공적 추격 자체가 예외적이고 어렵기에 통상적 전략으로는 안 되기 때문이라는 것을 필자도 뒤늦게 깨달았다.
이 책은 필자의 몇 개의 저서와 연구를 통합하는 것에서 출발하였지만, 위에서 말한 추격의 역설은 여기서 처음 개념화하고 묶어서 제기하는 것이다. 즉, 본서는 기본적으로 네 권의 책, 즉 슘페터 상을 받은 Schumpeterian Analysis of Economic Catch-up: Knowledge, Path-creation and the Middle income trap(캠브리지대 출판사, 2013)을 비롯하여, 『산업의 추격, 추월, 추락: 산업주도권과 추격사이클』(21세기 북스, 2014), 『국가의 추격, 추월, 추락: 아시아와 국제비교』(서울대출판원, 2013) 및 『기업간 추격의 경제학』(21세기 북스, 2008) 등 일련의 연구를 통합하는 데서 출발한다. 앞의 세 권의 책이 각각 기업, 산업, 국가라는 세 차원을 다루었는데, 본서는 이를 통합적으로 한 권에 집약하여 서술하였다. 그리고 앞의 영문 저서는 세 차원을 다루되 특허통계를 이용한 계량적 분석인데, 그 책의 주요 내용도 본서에 녹아 들어가 있고, 이를 기반으로 추격이론을 재창조(re-creating)하는 것이고, 이 과정에서 세 가지 추격의 역설에 도달하게 되었다. 즉 국가, 산업, 기업이라는 세 차원에 대하여 본서의 2, 3, 4부 모두에서, 영문저서에서 수행된 계량적 분석과 세 권의 한글 연구서에서 수행된 질적인 분석내용이 서로 어우러지면서 상승작용이 발생하여, 세 가지 추격의 역설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본서의 일부 장은 필자가 수행한 기존 연구의 일부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가령, 3장 신슘페터학파 경제학의 기본개념은, 새로 서술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어서, 『동아시아와 기술추격의 경제학』(이근, 2007)의 한 장을 거의 그대로 다시 실었다. 8장의 디지털 TV 사례도 같은 책의 한 장인데(원래 임채성·송위진 박사와 공저한 영문 논문의 요약본), 여기서 다시 한 번 좀더 수정을 거쳐서 실었다. 13장은, 필자가 교신저자로서 정무섭 박사와 공저한 영문논문을 대폭 줄여서 쉽게 요약하는 식으로 재탄생하였다. 그 외 필자의 다른 연구에 많이 의존한 부분은 해당 부분에서 각주로 이를 명시하여, 기존 연구와의 관련성을 알 수 있도록 하였다.
본서는 기존의 연구, 특히 세 차원의 추격 연구를 통합하는 측면이 있으나 단순히 합친다는 의미에서의 통합이 아니고, 그로부터 한 걸음 더 나아간다는 점에서 재창조이다. 즉, 본서는 기존의 외국의 추격 연구에서 간과한 몇 가지 새 명제와 역설들을 드러내었다. 결론 장에서 기술하였듯이, 본서에서 재창조하였다는 추격론의 핵심은, 첫째, 추격의 시작은 후발자로서 기존 세계경제 및 국제분업 체계로 늦게 진입하였는데 어디로 진입할 것인가 하는 진입구(entry point)를 찾는 어려움에서 시작한다는 것이고, 둘째, 실패하느냐 성공하느냐 하는 추격 성과는, 외생적인 기회의 창과 이에 대한 후발자와 선발자의 다른 대응방식의 상호작용으로 설명가능하며 여기에는 일정의 규칙성이 존재한다는 것이고, 셋째, 규칙성의 파악의 결과 드러나는 효과적인 추격전략은 세 가지 역설로 정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가 몇 권의 연구서를 낸 지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음에도 필자 자신의 추격에 대한 생각도 계속 변화·진화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추격론은 계속 재창조되고 있는 것이다. 사실, 필자는 작년에 영문저서를 탈고하는 무렵에야, 추격현상에 우회(detour)나 새 경로창출(path-creation) 등의 역설적 측면이 존재한다는 점을 인식하게 되었고, 본서는 이를 수면 밖으로 공론화하였다는 의의가 있다. 그러나 이를 본격적으로 파고 든 연구는 필자의 다음 영문저서 제목으로 남겨두기로 하고, 본서는 부족하나마 여기에서 세상에 내놓기로 하였다. 이는 이 분야 학자들과 독자들의 비판과 관련 연구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사실, 후발자의 선발자 추격이라는 현상은 세계사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는 현상인데, 한국산업과 기업이 독보적 성과를 이룬 분야라는 점에서, 한국인 학자가 비교우위가 있어서 우리가 경제학이란 학문에 공헌할 수 있는 몇 개 안 되는 주제라고 생각한다. 본서가 이런 면에서 후속 연구에 공헌할 수 있다면 더 말할 나위 없는 기쁨이겠다.
이 책이 가지는 통합적 성격에 연유하여, 이 책의 기반이 되는 기존 연구에 참여한 연구자 및 제자들까지 포함하면 많은 분들이 이 책에 직·간접적으로 공헌하였다. 무엇보다도 우선, 위 세 권의 추격에 관련된 책에 참여한 총 37분께 감사를 드린다. 또한 경제추격연구소를 기반으로 매월 개최하는 세미나와 공동연구가 필자가 추격 연구를 지속하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 단적으로 말해, 필자를 멈추게 하지 않고 계속 밀고 가는 것은 제자 그룹들의 연구 열정과 수고 때문이다. 일일이 이름을 다 거명할 수는 없고, 그동안 필자와 같이 한 30명의 박사와 52명의 석사 제자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깊이 감사한다. 특히, 영문저서에서 핵심 주장인 기술의 수명주기가 짧은 산업이 후발자에게 유리하다는 생각은 박규호 박사와의 공저 논문에서 처음으로 세상에 나왔고, 그 아이디어가 기업차원 및 남미와의 비교차원으로 연장되어 영문저서에 나왔고 본서에도 소개되고 있다. 그리고 이를 보다 최신 자료로, 기술융합이라는 개념과 같이 분석한 6장의 통계 처리에는 이종호·박진혁 군이 수고하였다. 국가 및 산업차원의 추격, 추월, 추락 연구와 관련 책 발간 및 원고정리 등에서 기지훈·임부루 군이 큰 수고를 하였다.
마지막으로 본서를 출판하는 작업을 맡아, 짧은 기간에 효율적으로 일을 완성하여 주신 도서출판 오래의 황인욱 사장과 편집에 수고하신 편집부 직원 여러분께 심심한 감사를 표한다.
2014년 11월
저자 이 근
목차
목차
[제1장] 후발국의 경제성장을 보는 제 시각
1. 1950년대 고전적 개발론부터 워싱턴 컨센서스의 종언까지
2. 제도중시론과 그 비판
3. 신구조주의와 신산업정책론의 한계
4. 역량형성을 중심으로 한 새 발전론: BeST Consensus
[제2장] 본서의 핵심 주장과 분석틀
1. 들어가며
2. 경제추격이란 무엇인가
3. 본서의 핵심 주장: 경로창출과 추격의 역설
4. 본서의 분석틀과 개요: 슘페터학파적 추격성장론
[제3장] 신슘페터학파 경제학의 기본개념
1. 기본특징과 차별성
2. 기술과 지식기반
3. 기술역량과 기술학습
4. 산업별 혁신체제와 국가혁신체제, 그리고 장기파동
5. 기술체제
제2부 국가차원의 분석
[제4장] 국가의 추격, 추월, 추락
1. 왜 국가의 흥망성쇠인가
2. 국가의 추격, 추월, 추락의 일반적 분석틀: 기회의 창과 경로창출
3. 이 분석틀에서 본 선진 5개국의 흥망성쇠
4. 후발국을 중심으로 한 분석틀: 외환확보와 내재적 혁신능력
5. 후발 8개 국가들의 흥망성쇠의 재해석
6. 소결
[제5장] 국가혁신체제의 국제 비교: 추격형과 선진국형
1. 들어가며
2. 국가혁신체제 분석방법론
3. 추격형 국가혁신체제와 한국
4. 선진국형 국가혁신체제로의 전환
5. 향후 국가혁신체제 전환을 위한 정책시사
[제6장] 한국의 융복합기술, 장수기술, 암묵지기술
1. 들어가며
2. 한국과 독일의 기술특성 비교
3. 부품소재 기술과 바이오 기술 비교
4. 기술융합도 국제비교 분석
5. 소결
제3부 산업차원의 분석
[제7장] 산업주도권의 국가 간 이전과 추격사이클
1. 들어가며
2. 추격사이클 이론
3. 주요 산업주도권 이전 사례 요약
4. 향후 전망과 미래의 추격사이클에 대한 대응전략
[제8장] 패러다임 전환과 추격형 비약: 디지털 TV의 사례
1. 디지털 패러다임의 도래와 기회의 창
2. 디지털 TV의 기술체제
3. 한국기업들의 진입전략
4. 해외지식기반에의 접근과 내부지식기반의 육성
: 첫 번째 위험의 극복
5. 시장에서의 선점자 이득 확보: 두 번째 위험 축소 전략
6. CDMA와의 비교 및 일본과의 비교
[제9장] 기술패러다임 전환의 상반된 효과: 기회의 창인가 추가적 진입장벽인가
1. 들어가며
2. 8가지 기술체제 지표
3. 기술추격의 결정요인 분석 방법
4. 기술변화가 기회의 창이 되는 경우: 한국과 대만
5. 빈번한 기술교체가 오히려 장애가 되는 경우: 중진국 8개국의 경우
6. 소결
제4부 기업차원의 분석
[제10장] 후발국의 추격형 기업을 보는 시각: 대기업 집단을 중심으로
1. 들어가며
2. 기업이란 조직의 탄생과 진화
3. 한국의 대기업 집단의 진화과정
4. 기존 기업이론의 검토
5. 한국의 대기업 집단을 보는 세 가지 이론적 시각
6. 후발국의 대기업 집단에 대한 통합적 이론
7. 소결
[제11장] 후발추격형 기업과 선발기업의 실증분석: 한국기업 대 미국기업
1. 들어가며
2. 이론적 배경과 가설
3. 변수측정과 데이터
4. 기업별 혁신시스템과 기업의 성과
5. 소결
[제12장] 후발 중소기업의 추격: OEM에서 OBM으로
1. 들어가며
2. 후발 중소기업을 보는 시각: OEM 함정과 OBM으로의 도약
3. 성공적 추격의 기본요소: 혁신능력과 경로개척형 추격전략
4. 추격과정에서의 난관 극복 전략
5. 추격의 유지와 방어
6. 산업부문별 차이와 정부정책
[제13장] 한국기업의 일본기업 생산성 추격
1. 들어가며
2. 생산성 추격지수 정의와 한·일 간의 생산성 추격 추세
3. 산업별 혁신체제와 추격
4. 생산성 추격결정요인의 회귀분석
5. 소결
부 록
제5부 본서의 결론
[제14장] 요약과 정책시사
1. 경제추격의 세 가지 역설(Paradox of Catch-up)
2. 국가차원의 추격
3. 산업차원의 추격
4. 기업차원의 추격
5. 경제추격론의 재창조
6. 정책시사
참고문헌
국문색인
영문색인
저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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