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이 된 푸코
위기의 미국 대학 프랑스 이론을 발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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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이론은 새로운 위기에 대한 여러 이해당사자들의 반응으로 탄생했다!
미국에서 라틴아메리카와 유럽을 거쳐 아시아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를 여행한 프랑스 이론의 자취를 치밀하게 추적한『루이비통이 된 푸코?』. 프랑스를 대표하는 신진 문화사가 프랑수아 퀴세의 저서로, 프랑스 이론이 어떻게 활용됐는지에 초점을 맞추어 살펴본 책이다. ‘프랑스 이론’이라는 것은 ‘푸코’를 읽으며 자본주의의 지배적 규점과 가치를 비판할 수 있고, 그것을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처럼 지적 사치품으로 과시할 수도 있는 모순된 활용법을 모두 포괄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루이비통’을 소유하려는 동기 위에 감춰진 욕망, 그 욕망이 만들어낸 수많은 ‘루이비통’의 활용과 교섭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프랑스 이론의 발명은 당시 미국 대학이 겪던 지적ㆍ제도적 위기의 산물로, 새로운 위기에 대한 여러 이해당사자들의 반응으로 탄생했다. 이 책은 관련 당사자들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프랑스 이론의 쓰임새가 왜 어떻게 지역마다 달랐는지, 각각의 쓰임새가 다를 뿐만 아니라 때로는 적대적이기까지 한 욕망이 무엇인지를 밝혀낸다.
미국에서 라틴아메리카와 유럽을 거쳐 아시아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를 여행한 프랑스 이론의 자취를 치밀하게 추적한『루이비통이 된 푸코?』. 프랑스를 대표하는 신진 문화사가 프랑수아 퀴세의 저서로, 프랑스 이론이 어떻게 활용됐는지에 초점을 맞추어 살펴본 책이다. ‘프랑스 이론’이라는 것은 ‘푸코’를 읽으며 자본주의의 지배적 규점과 가치를 비판할 수 있고, 그것을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처럼 지적 사치품으로 과시할 수도 있는 모순된 활용법을 모두 포괄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루이비통’을 소유하려는 동기 위에 감춰진 욕망, 그 욕망이 만들어낸 수많은 ‘루이비통’의 활용과 교섭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프랑스 이론의 발명은 당시 미국 대학이 겪던 지적ㆍ제도적 위기의 산물로, 새로운 위기에 대한 여러 이해당사자들의 반응으로 탄생했다. 이 책은 관련 당사자들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프랑스 이론의 쓰임새가 왜 어떻게 지역마다 달랐는지, 각각의 쓰임새가 다를 뿐만 아니라 때로는 적대적이기까지 한 욕망이 무엇인지를 밝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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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이 책은 공정하고, 균형 잡혀 있으며, 읽을거리로 가득하다. 확신컨대, 대서양 어느 쪽에서든 이 책을 펼쳐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자크 데리다(프랑스의 철학자, 마르크스의 유령들 의 지은이)
지난 30여 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다가올 훨씬 더 긴 세월을 전망케 해줄 눈부신 지적 모험에 우리를 초대하고 있는 책.
실베르 로트랭제(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명예교수, 세미오텍스트 의 발행인)
| 프랑스 이론은 학술시장의 명품 브랜드인가, 아니면 새로운 해방의 무기인가? |
"프랑스 이론은 하룻밤 사이에 당신을 꼭 부동산 백만장자로 만들어줄 방법을 알려주겠다는 학습용 테이프와도 같다. '권력
을 공격함으로써 권력을 쟁취하세요! 한밑천 잡으셔야죠!"(카밀 팔리어 | 미국의 비평가)
푸코, 보드리야르, 데리다, 들뢰즈ㆍ가타리, 라캉, 랑시에르, 바디우……. 지난 20년 동안 국내 지성계를 휩쓴 이 사상가들을 묶어주는 공통점은 무엇일까? 그렇다. 이들은 모두 1970년대의 '데칸쇼'(데카르트-칸트-쇼펜하우어), 1980년대의 헤겔과 맑스를 대신해 국내 지성인들의 필독서 자리를 차지하게 된 '프랑스' 사상가이다. 그런데 과연 이 사유의 거장들은, 이들의 사유는 우리에게 무엇이었는가? 프랑스를 대표하는 신진 문화사가 프랑수아 퀴세의 루이비통이 된 푸코? 는 미국에서 '발명'됐고, 원산지에서 '배반'당한 '프랑스 이론'의 흥망성쇠를 통해 바로 우리의 물음에 시사점을 던져준다. 퀴세는 프랑스 이론이 무엇인지가 아니라 어떻게 활용됐느냐를 묻는다. 애초부터 프랑스 이론은 원래의 의도와 달리 철저히 새롭고 기상천외한 맥락에서 늘 다시 쓰여오곤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퀴세는 방대한 사전조사, 관련 당사자들과의 인터뷰에 바탕해 프랑스 이론의 쓰임새가 왜 어떻게 지역마다 천차만별이었는지, 각각의 쓰임새에 깃든 상이하고 때로는 적대적이기까지 한 욕망이 무엇인지를 밝히는 데 집중한다. 사실 1980년대 말~1990년대 초 프랑스 사상가들이 대거 소개되면서 국내에서도 프랑스 이론에 대한 논쟁이 많이 벌어졌다. 한편에서는 "불란서제 담론의 그늘"(김성기)을 비판하거나 "노마디즘은 침략주의"(천규석)라며 프랑스 이론을 최신 지식상품이자 포스트모던 소비문화의 첨병으로 낙인찍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프랑스 이론이 "변화된 시대조건에서 혁명을 다시 사유"(이진경)할 수 있게 해주는 영감의 보고이며, 이제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해방의 사유와 실천을 서로 잇고 흘러넘치게 해줄 끝없는 잠재성의 사상(이정우)이라고 상찬됐다. 그런데 이토록 판이하고 때로는 양립할 수 없어 보이는 논쟁 속에서 정작 우리는 "이론(사상)이라는 '도구'를 어떻게 쓸 것인가?"라는 질문을 놓친 건 아닐까? 미국에서 라틴아메리카와 유럽을 거쳐 아시아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를 여행한 프랑스 이론의 궤적을 치밀하게 추적한 루이비통이 된 푸코? 는 그 '좌충우돌 글로벌 여행담'을 통해 우리는 비로소 이론에 대해 다시 질문을 던질 수 있게 된다. 도대체 우리에게 저 외국의 이론이란 어떤 쓰임새를 갖는가, 하는 의미론적이고 화용론적인 질문을 말이다. 프랑스에서, 독일에서, 이탈리아에서, 미국에서 만들어지고 정리되고 가공된 저 수많은 이론은 이 시대를 사는 한국인에게 어떤 질문거리를 던지고, 어떤 성찰의 계기를 제공하며, 우리 자신의 삶을 바꾸는 데 어떤 도움이 될 것인가? 바로 이것이 이 책의 교훈이다.
| 고국에서 파문당한 프랑스 사상, 미국에서 (재)발명되다! |
"데리다를 아우구스티누스와 아퀴나스가 결합된 사람인 양 묘사하며 지껄이던 종교학 교수가 있었다. 신은 실제로 죽었고, 아마 문학도 죽었을 것이다. 그 빈자리를 채워준 것은 데리다였다"(힐튼 크레이머 | 미국의 언론인)
"이 책이 쓰일 계기를 마련해준"『지적 사기』로부터 퀴세의 여행담은 시작한다. 1997년 프랑스에서 출간된 『지적 사기』는 통상 '포스트모더니즘'이라고 명명된 프랑스 이론의 '철학적 기행(奇行)'에 대한 통렬한 고발장으로 거론되곤 했다. 그러나 퀴세는 이런 『지적 사기』의 신경질적 반응과 이에 대한 대중의 열광이 은폐하고 있는 미국 대학체계 내부의 '위기'와 '두려움'에 주목한다.
퀴세에 따르면, 프랑스 이론의 발명은 당시 미국 대학이 겪던 지적ㆍ제도적 위기의 산물이다. 미국에서 프랑스 이론이 단순한 '수입품'이 아니라 '완전히 새롭게 구성된 창조물'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무엇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특히 전 세계를 뒤흔든 1968년을 전후로 미국 고등교육은 '직업교육'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산업계의 거물들이 대학체계를 장악하게 됨으로써 "미국적인 국가의식과 문화정체성을 가르치고 정의하고 보존"하라는 사명을 부여받은 '인문교육'이 뒷전으로 밀려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이제는 수익 극대화, 생산성 증대, 감량 경영이라는 기업원리가 미국 대학을 지배하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대학의 각 구성원들에게 프랑스의 사상은 여러모로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우선 학교 당국에게 프랑스의 사상은 다른 대학과의 '고객유치'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도구였다. 새로운 핵심 고객층으로 떠오른 여학생들과 소수집단 출신의 학생들을 모으는 데는 프랑스 사상에서 영향받은 페미니즘이나 인종적ㆍ성적 소수자 연구 만한 것이 없었다. 게다가 프랑스 사상가들의 '선점' 역시 전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일환으로 추구됐다. 각 대학들은 홍보를 위해 학교의 농구팀이나 풋볼팀의 순위를 올리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기네 대학 캠퍼스에서 개최되는 학술대회에 자크 데리다나 미셸 푸코 같은 유명 사상가들을 먼저 '선보이는' 특권을 놓고 전투를 벌였다.
대학의 기업화, 그에 따른 전문화로 설 자리를 잃게 된 인문학자들(특히 문학 연구자들)에게도 프랑스의 사상은 일종의 돌파구로 보였다. 미국의 문학 연구자들은 애초 자신들이 포스트구조주의나 포스트모더니즘이라고 불렀던 프랑스의 사상에 근거해 모든 지식을 일종의 서사(즉, 이야기)로 간주하거나 해석을 기다리는 텍스트라고 주장했다. 즉, 모든 것이 문학(적)이라고 주장하면서 문학 연구자들은 철학, 교육학, 사회학, 역사학, 영화학, 법학, 신학 같은 인접 분야를 접수했던 것이다. 문학 연구자들의 거대 기관인 현대언어학회(MLA)가 저 유명한 연례 학술대회(세션 주제만 2천 개가 넘는다)에서 단체명에 어울리지 않게 '언어'가 아니라 '이론'을 전면에 내세우게 된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새로운 경제적 압박과 전통적인 캠퍼스 생활의 느슨한 도덕 사이에서, 일반교양교육과 직업준비라는 대학의 사명 사이에서 규범의 혼란을 겪던 학생들에게도 프랑스의 사상은 유용했다. 모순투성이의 대학을 자신들이 지내기에 더 알맞은 곳으로 만들려고 애썼던 미국 학생들에게 프랑스의 사상은 그 도구이자 무기였다. 투쟁의 열정이 실존의 고민으로 바뀌던 1970년대 캠퍼스에서 학생들은 프랑스의 사상을 실험적인 탈주체화와 급진적 개인주의를 옹호하는 이론으로 이해했다. 그 뒤 프랑스의 사상이 미국 대학가의 전통적인 반문화, 즉 비트 세대, 히피, 언더그라운드 잡지 등의 유산과 뒤섞여 '정체성의 정치,' '정치적 올바름' 운동, '급진적 다문화주의' 같은 새로운 지적 모험을 이끌기까지는 10년도 채 안 걸렸다.
이렇듯 '프랑스 이론'은 새로운 위기에 대한 여러 이해당사자들의 반응으로 탄생했다. 그러나 캠퍼스 안에서 태어난 프랑스 이론은 머지않아 캠퍼스의 담장을 훌쩍 너머 미국 사회 전체를 뒤흔들게 된다. 어느 언론인이 "앞서 10년 전 팝음악계를 강타한 영국인들의 침공"(이른바 '브리티시 인베이전')에 빗대어 이제 "프랑스인들의 침공"('프렌치 인베이전')이 시작됐다고 놀라워했듯이 말이다.
| 우리에게 '이론'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
"프랑스 이론은 지금도 여전히 지적 잠재성을 오롯이 머금은 채 공백으로 남아 있는 집단적 과제를 시사한다. 그리고 그것은 여전히 그 자체로 고유한 충실하고 완벽한 이론적 실천의 지평을 가리킨다"(14장 「그동안 프랑스에서는……」 중에서)
프랑스 이론에서 얻은 영감으로 여섯 자리 수의 고액 연봉을 받는 교수가 된 사람도 있고(스탠리 피시), 제3세계 출신의 여성으로서 제1세계에서 학자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성찰한 사람도 있다(가야트리 스피박). 뜬금없이 장 보드리야르와 폴 비릴리오를 인용하며 인터넷의 비인간성을 비판한 베스트셀러 작가도 있고(마이클 크라이튼), 자국의 '유아적 자본주의'와 그 환상을 비판하기 위해 프랑스 이론에 기댄 젊은 학자도 있다(아사다 아키라).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 영화들은 '카메오'처럼 프랑스 이론을 인용하고( 매트릭스 , 마이너리티 리포트 ), 라틴아메리카의 지식인들은 프랑스 이론을 발명한 미국의 일방주의에 대항하기 위해 프랑스 이론을 활용한다(부사령관 마르코스, 마르틴 호펜하인).
예컨대 '프랑스 이론'이라는 보통명사는 '푸코'를 읽으며 자본주의의 지배적 규범과 가치를 비판할 수도 있고, 그것을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처럼 지적 사치품으로 과시할 수도 있는 모순된 활용법을 모두 포괄하는 기이한 범주이다. 『루이비통이 된 푸코?』가 프랑스 이론을 다룬 여타의 책들보다 독창적이고 독보적인 이유는 오용ㆍ남용의 숱한 사례를 통해 프랑스 이론이 '루이비통'이라고, 혹은 진짜 '루이비통'(프랑스 사상)의 '짝퉁'이라고 손쉽게 낙인찍지 않는다는 데 있다. 오히려 퀴세는 '루이비통'을 소유하려는 동기 뒤에 감춰진 욕망, 그 욕망이 만들어낸 수많은 '짝퉁들'과 '루이비통'의 활용ㆍ교섭을 강조한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퀴세는 프랑스 이론에 대한 미국식 해석은 세계적으로 형성된 다수의 해석 중 하나일 뿐임을 강조한다. 무엇보다 프랑스 이론의 다채로운 국지적 활용과 교섭의 사례는 이론의 '국적'이 무의미함을 반증해준다. 즉, '프랑스의'(혹은 '미국의') 같은 분류 딱지는 이론 텍스트에 대한 정치적ㆍ인식론적 해석, 활용, 확산과 관련된 이해관계에 비하면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문제는 이 텍스트들을 누가 읽었는가, 이 텍스트들이 독자들의 삶과 행위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 이 텍스트들이 지배적인 규범과 지적 순응주의에 맞서는 데 어떻게 활용됐는가이다. 결국 이론의 유용성은 국적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자율성과 저항, 발명과 주체화에 그 이론이 무엇을 기여했느냐를 통해 입증되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루이비통이 된 푸코?』는 지식의 수행성이라는 묵직한 쟁점을 우리에게 던져준다. 이론 텍스트와 개념이 이 세상을, 그도 아니라면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을까? 퀴세는 "오늘날 일어나고 있거나 일어나려고 하는 모든 일에는 현실에 대한 회피가 아니라 현실에 맞서서 현실을 바꿔나가려는 이론의 비판적 인식, 비판적 거리, 비판적 활용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요컨대 미국(그리고 다른 나라)의 사례를 통해서 퀴세가 입증했듯이, 문제는 이론의 '넘침'이 아니다. 이론의 '나쁜 활용례'가 넘쳐난다면, 이런 넘침은 정작 넘쳐났어야 하고 넘쳐나야 하는 게 무엇인지에 관한 교훈일 뿐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지난 1989~91년 탈냉전과 현실 사회주의권의 몰락 이후 국내 학계 안팎에서도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이름으로 프랑스 이론이 대거 소개된 바 있다. 그 뒤로 20여 년, 프랑스 이론은 서울 유명 사립대학교의 입시용 논술에까지 지문으로 출제될 만큼 우리에게 친숙해졌다. 그러나 정작 그동안 우리가 프랑스 이론을 어떻게 활용해 왔는지, 앞으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과 관심은 전무했다.
프랑스 이론이라는 키워드로 20세기 말 전 세계 지식장의 구조변동과 그 역사적ㆍ정치적 함축을 빼어나게 조감해주고 있는 『루이비통이 된 푸코?』는 저자의 말처럼 우리 자신을 다시 생각해보고, 각자가 마주한 지배문화에 맞서서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사람들간의 유대를 만들어가려 했던 꿈과 이상에 프랑스 이론이, 아니 '도구상자'로서의 이론 일반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자크 데리다(프랑스의 철학자, 마르크스의 유령들 의 지은이)
지난 30여 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다가올 훨씬 더 긴 세월을 전망케 해줄 눈부신 지적 모험에 우리를 초대하고 있는 책.
실베르 로트랭제(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명예교수, 세미오텍스트 의 발행인)
| 프랑스 이론은 학술시장의 명품 브랜드인가, 아니면 새로운 해방의 무기인가? |
"프랑스 이론은 하룻밤 사이에 당신을 꼭 부동산 백만장자로 만들어줄 방법을 알려주겠다는 학습용 테이프와도 같다. '권력
을 공격함으로써 권력을 쟁취하세요! 한밑천 잡으셔야죠!"(카밀 팔리어 | 미국의 비평가)
푸코, 보드리야르, 데리다, 들뢰즈ㆍ가타리, 라캉, 랑시에르, 바디우……. 지난 20년 동안 국내 지성계를 휩쓴 이 사상가들을 묶어주는 공통점은 무엇일까? 그렇다. 이들은 모두 1970년대의 '데칸쇼'(데카르트-칸트-쇼펜하우어), 1980년대의 헤겔과 맑스를 대신해 국내 지성인들의 필독서 자리를 차지하게 된 '프랑스' 사상가이다. 그런데 과연 이 사유의 거장들은, 이들의 사유는 우리에게 무엇이었는가? 프랑스를 대표하는 신진 문화사가 프랑수아 퀴세의 루이비통이 된 푸코? 는 미국에서 '발명'됐고, 원산지에서 '배반'당한 '프랑스 이론'의 흥망성쇠를 통해 바로 우리의 물음에 시사점을 던져준다. 퀴세는 프랑스 이론이 무엇인지가 아니라 어떻게 활용됐느냐를 묻는다. 애초부터 프랑스 이론은 원래의 의도와 달리 철저히 새롭고 기상천외한 맥락에서 늘 다시 쓰여오곤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퀴세는 방대한 사전조사, 관련 당사자들과의 인터뷰에 바탕해 프랑스 이론의 쓰임새가 왜 어떻게 지역마다 천차만별이었는지, 각각의 쓰임새에 깃든 상이하고 때로는 적대적이기까지 한 욕망이 무엇인지를 밝히는 데 집중한다. 사실 1980년대 말~1990년대 초 프랑스 사상가들이 대거 소개되면서 국내에서도 프랑스 이론에 대한 논쟁이 많이 벌어졌다. 한편에서는 "불란서제 담론의 그늘"(김성기)을 비판하거나 "노마디즘은 침략주의"(천규석)라며 프랑스 이론을 최신 지식상품이자 포스트모던 소비문화의 첨병으로 낙인찍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프랑스 이론이 "변화된 시대조건에서 혁명을 다시 사유"(이진경)할 수 있게 해주는 영감의 보고이며, 이제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해방의 사유와 실천을 서로 잇고 흘러넘치게 해줄 끝없는 잠재성의 사상(이정우)이라고 상찬됐다. 그런데 이토록 판이하고 때로는 양립할 수 없어 보이는 논쟁 속에서 정작 우리는 "이론(사상)이라는 '도구'를 어떻게 쓸 것인가?"라는 질문을 놓친 건 아닐까? 미국에서 라틴아메리카와 유럽을 거쳐 아시아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를 여행한 프랑스 이론의 궤적을 치밀하게 추적한 루이비통이 된 푸코? 는 그 '좌충우돌 글로벌 여행담'을 통해 우리는 비로소 이론에 대해 다시 질문을 던질 수 있게 된다. 도대체 우리에게 저 외국의 이론이란 어떤 쓰임새를 갖는가, 하는 의미론적이고 화용론적인 질문을 말이다. 프랑스에서, 독일에서, 이탈리아에서, 미국에서 만들어지고 정리되고 가공된 저 수많은 이론은 이 시대를 사는 한국인에게 어떤 질문거리를 던지고, 어떤 성찰의 계기를 제공하며, 우리 자신의 삶을 바꾸는 데 어떤 도움이 될 것인가? 바로 이것이 이 책의 교훈이다.
| 고국에서 파문당한 프랑스 사상, 미국에서 (재)발명되다! |
"데리다를 아우구스티누스와 아퀴나스가 결합된 사람인 양 묘사하며 지껄이던 종교학 교수가 있었다. 신은 실제로 죽었고, 아마 문학도 죽었을 것이다. 그 빈자리를 채워준 것은 데리다였다"(힐튼 크레이머 | 미국의 언론인)
"이 책이 쓰일 계기를 마련해준"『지적 사기』로부터 퀴세의 여행담은 시작한다. 1997년 프랑스에서 출간된 『지적 사기』는 통상 '포스트모더니즘'이라고 명명된 프랑스 이론의 '철학적 기행(奇行)'에 대한 통렬한 고발장으로 거론되곤 했다. 그러나 퀴세는 이런 『지적 사기』의 신경질적 반응과 이에 대한 대중의 열광이 은폐하고 있는 미국 대학체계 내부의 '위기'와 '두려움'에 주목한다.
퀴세에 따르면, 프랑스 이론의 발명은 당시 미국 대학이 겪던 지적ㆍ제도적 위기의 산물이다. 미국에서 프랑스 이론이 단순한 '수입품'이 아니라 '완전히 새롭게 구성된 창조물'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무엇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특히 전 세계를 뒤흔든 1968년을 전후로 미국 고등교육은 '직업교육'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산업계의 거물들이 대학체계를 장악하게 됨으로써 "미국적인 국가의식과 문화정체성을 가르치고 정의하고 보존"하라는 사명을 부여받은 '인문교육'이 뒷전으로 밀려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이제는 수익 극대화, 생산성 증대, 감량 경영이라는 기업원리가 미국 대학을 지배하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대학의 각 구성원들에게 프랑스의 사상은 여러모로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우선 학교 당국에게 프랑스의 사상은 다른 대학과의 '고객유치'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도구였다. 새로운 핵심 고객층으로 떠오른 여학생들과 소수집단 출신의 학생들을 모으는 데는 프랑스 사상에서 영향받은 페미니즘이나 인종적ㆍ성적 소수자 연구 만한 것이 없었다. 게다가 프랑스 사상가들의 '선점' 역시 전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일환으로 추구됐다. 각 대학들은 홍보를 위해 학교의 농구팀이나 풋볼팀의 순위를 올리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기네 대학 캠퍼스에서 개최되는 학술대회에 자크 데리다나 미셸 푸코 같은 유명 사상가들을 먼저 '선보이는' 특권을 놓고 전투를 벌였다.
대학의 기업화, 그에 따른 전문화로 설 자리를 잃게 된 인문학자들(특히 문학 연구자들)에게도 프랑스의 사상은 일종의 돌파구로 보였다. 미국의 문학 연구자들은 애초 자신들이 포스트구조주의나 포스트모더니즘이라고 불렀던 프랑스의 사상에 근거해 모든 지식을 일종의 서사(즉, 이야기)로 간주하거나 해석을 기다리는 텍스트라고 주장했다. 즉, 모든 것이 문학(적)이라고 주장하면서 문학 연구자들은 철학, 교육학, 사회학, 역사학, 영화학, 법학, 신학 같은 인접 분야를 접수했던 것이다. 문학 연구자들의 거대 기관인 현대언어학회(MLA)가 저 유명한 연례 학술대회(세션 주제만 2천 개가 넘는다)에서 단체명에 어울리지 않게 '언어'가 아니라 '이론'을 전면에 내세우게 된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새로운 경제적 압박과 전통적인 캠퍼스 생활의 느슨한 도덕 사이에서, 일반교양교육과 직업준비라는 대학의 사명 사이에서 규범의 혼란을 겪던 학생들에게도 프랑스의 사상은 유용했다. 모순투성이의 대학을 자신들이 지내기에 더 알맞은 곳으로 만들려고 애썼던 미국 학생들에게 프랑스의 사상은 그 도구이자 무기였다. 투쟁의 열정이 실존의 고민으로 바뀌던 1970년대 캠퍼스에서 학생들은 프랑스의 사상을 실험적인 탈주체화와 급진적 개인주의를 옹호하는 이론으로 이해했다. 그 뒤 프랑스의 사상이 미국 대학가의 전통적인 반문화, 즉 비트 세대, 히피, 언더그라운드 잡지 등의 유산과 뒤섞여 '정체성의 정치,' '정치적 올바름' 운동, '급진적 다문화주의' 같은 새로운 지적 모험을 이끌기까지는 10년도 채 안 걸렸다.
이렇듯 '프랑스 이론'은 새로운 위기에 대한 여러 이해당사자들의 반응으로 탄생했다. 그러나 캠퍼스 안에서 태어난 프랑스 이론은 머지않아 캠퍼스의 담장을 훌쩍 너머 미국 사회 전체를 뒤흔들게 된다. 어느 언론인이 "앞서 10년 전 팝음악계를 강타한 영국인들의 침공"(이른바 '브리티시 인베이전')에 빗대어 이제 "프랑스인들의 침공"('프렌치 인베이전')이 시작됐다고 놀라워했듯이 말이다.
| 우리에게 '이론'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
"프랑스 이론은 지금도 여전히 지적 잠재성을 오롯이 머금은 채 공백으로 남아 있는 집단적 과제를 시사한다. 그리고 그것은 여전히 그 자체로 고유한 충실하고 완벽한 이론적 실천의 지평을 가리킨다"(14장 「그동안 프랑스에서는……」 중에서)
프랑스 이론에서 얻은 영감으로 여섯 자리 수의 고액 연봉을 받는 교수가 된 사람도 있고(스탠리 피시), 제3세계 출신의 여성으로서 제1세계에서 학자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성찰한 사람도 있다(가야트리 스피박). 뜬금없이 장 보드리야르와 폴 비릴리오를 인용하며 인터넷의 비인간성을 비판한 베스트셀러 작가도 있고(마이클 크라이튼), 자국의 '유아적 자본주의'와 그 환상을 비판하기 위해 프랑스 이론에 기댄 젊은 학자도 있다(아사다 아키라).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 영화들은 '카메오'처럼 프랑스 이론을 인용하고( 매트릭스 , 마이너리티 리포트 ), 라틴아메리카의 지식인들은 프랑스 이론을 발명한 미국의 일방주의에 대항하기 위해 프랑스 이론을 활용한다(부사령관 마르코스, 마르틴 호펜하인).
예컨대 '프랑스 이론'이라는 보통명사는 '푸코'를 읽으며 자본주의의 지배적 규범과 가치를 비판할 수도 있고, 그것을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처럼 지적 사치품으로 과시할 수도 있는 모순된 활용법을 모두 포괄하는 기이한 범주이다. 『루이비통이 된 푸코?』가 프랑스 이론을 다룬 여타의 책들보다 독창적이고 독보적인 이유는 오용ㆍ남용의 숱한 사례를 통해 프랑스 이론이 '루이비통'이라고, 혹은 진짜 '루이비통'(프랑스 사상)의 '짝퉁'이라고 손쉽게 낙인찍지 않는다는 데 있다. 오히려 퀴세는 '루이비통'을 소유하려는 동기 뒤에 감춰진 욕망, 그 욕망이 만들어낸 수많은 '짝퉁들'과 '루이비통'의 활용ㆍ교섭을 강조한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퀴세는 프랑스 이론에 대한 미국식 해석은 세계적으로 형성된 다수의 해석 중 하나일 뿐임을 강조한다. 무엇보다 프랑스 이론의 다채로운 국지적 활용과 교섭의 사례는 이론의 '국적'이 무의미함을 반증해준다. 즉, '프랑스의'(혹은 '미국의') 같은 분류 딱지는 이론 텍스트에 대한 정치적ㆍ인식론적 해석, 활용, 확산과 관련된 이해관계에 비하면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문제는 이 텍스트들을 누가 읽었는가, 이 텍스트들이 독자들의 삶과 행위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 이 텍스트들이 지배적인 규범과 지적 순응주의에 맞서는 데 어떻게 활용됐는가이다. 결국 이론의 유용성은 국적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자율성과 저항, 발명과 주체화에 그 이론이 무엇을 기여했느냐를 통해 입증되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루이비통이 된 푸코?』는 지식의 수행성이라는 묵직한 쟁점을 우리에게 던져준다. 이론 텍스트와 개념이 이 세상을, 그도 아니라면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을까? 퀴세는 "오늘날 일어나고 있거나 일어나려고 하는 모든 일에는 현실에 대한 회피가 아니라 현실에 맞서서 현실을 바꿔나가려는 이론의 비판적 인식, 비판적 거리, 비판적 활용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요컨대 미국(그리고 다른 나라)의 사례를 통해서 퀴세가 입증했듯이, 문제는 이론의 '넘침'이 아니다. 이론의 '나쁜 활용례'가 넘쳐난다면, 이런 넘침은 정작 넘쳐났어야 하고 넘쳐나야 하는 게 무엇인지에 관한 교훈일 뿐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지난 1989~91년 탈냉전과 현실 사회주의권의 몰락 이후 국내 학계 안팎에서도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이름으로 프랑스 이론이 대거 소개된 바 있다. 그 뒤로 20여 년, 프랑스 이론은 서울 유명 사립대학교의 입시용 논술에까지 지문으로 출제될 만큼 우리에게 친숙해졌다. 그러나 정작 그동안 우리가 프랑스 이론을 어떻게 활용해 왔는지, 앞으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과 관심은 전무했다.
프랑스 이론이라는 키워드로 20세기 말 전 세계 지식장의 구조변동과 그 역사적ㆍ정치적 함축을 빼어나게 조감해주고 있는 『루이비통이 된 푸코?』는 저자의 말처럼 우리 자신을 다시 생각해보고, 각자가 마주한 지배문화에 맞서서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사람들간의 유대를 만들어가려 했던 꿈과 이상에 프랑스 이론이, 아니 '도구상자'로서의 이론 일반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목차
목차
한국의 독자들에게 11 | 들어가는 글: 이른바 '소칼 효과' 17
1부. 이론체의 발명
1. 전사(前史) 41 | 2. 고립된 대학 65 | 3. 1970년대의 소용돌이 95 | 4. 문학과 이론 133 | 5. 해체의 작업장 181
2부. 이론의 활용
6. 정체성의 정치 219 | 7. 이데올로기적 반격 271 | 8. 캠퍼스의 스타들 311 | 9. 학생과 사용자 351 | 10. 예술의 실천 369 | 11. 이론적 계책 397
3부. 다시 프랑스로
12. 규범으로서의 이론: 지속되는 영향 423 | 13. 세계로서의 이론: 세계적 유산 457 |14. 그동안 프랑스에서는…… 491
에필로그: 차이와 긍정 521 | 후기(2005년 포켓북판): 다시 문제는 실천적 활용이다 537 |감사의 말 543 | 후주 545 | 옮긴이 후기: 여행하는 이론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599 |찾아보기 609
1부. 이론체의 발명
1. 전사(前史) 41 | 2. 고립된 대학 65 | 3. 1970년대의 소용돌이 95 | 4. 문학과 이론 133 | 5. 해체의 작업장 181
2부. 이론의 활용
6. 정체성의 정치 219 | 7. 이데올로기적 반격 271 | 8. 캠퍼스의 스타들 311 | 9. 학생과 사용자 351 | 10. 예술의 실천 369 | 11. 이론적 계책 397
3부. 다시 프랑스로
12. 규범으로서의 이론: 지속되는 영향 423 | 13. 세계로서의 이론: 세계적 유산 457 |14. 그동안 프랑스에서는…… 491
에필로그: 차이와 긍정 521 | 후기(2005년 포켓북판): 다시 문제는 실천적 활용이다 537 |감사의 말 543 | 후주 545 | 옮긴이 후기: 여행하는 이론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599 |찾아보기 609
저자
저자
프랑수아 퀴세
저자 프랑수아 퀴세(1969~ )는 파리10대학교(낭테르) 미국 문명학 교수. 생-클루 고등사범학교를 졸업한 뒤 프랑스국립과학연구소와 파리정치대학교에서 연구하고 강의했다. 주요 저서로 반(反)68담론: 68을 죽이고 파괴한 자들이 그 계승자들에게 말하지 않는 이야기 (2008), 지난 10년: 1980년대라는 거대한 악몽 (2006), 퀴어 비평: 동성애자-독자가 벗겨낸 프랑스 문학 (2002) 등이 있다. 얼마 전 그 업적을 인정받아 프랑스 해외문화진흥원(Institut fran?ais)이 주관하는 "프랑스 지성의 새 지평: 아시아와의 대화"(아시아 주요 국가의 지성과 프랑스의 지성이 교류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의 주요 네 도시(베이징, 타이페이, 서울, 도쿄)를 순회하며 강연회 및 토론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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