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학편 쓰기(다산 정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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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학편 쓰기』는 다산 정약용이 합리적인 한자 교육을 위해 만든 <아학편>의 쓰기 교재이다. 같은 종류이면서 동시에 짝을 이루는 말을 대비시켜 제시함으로써 학생들에게 글자의 정확한 의미를 효과적으로 이해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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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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엮은이 서문
『천자문』에 대한 다산 선생의 비판 요지와 대안 제시는 두 가지인데, 첫째 주장은 유형의 사물이든 무형의 성질이든 움직임을 나타내는 것이든 '같은 부류의 글자끼리 묶어서 제시'해야 아동의 이해를 혼란시키지 않는 합리적인 제시 방법이라는 것이다.『 천자문』의 제1·2구인 '天地玄黃(천지현황) 宇宙洪荒(우주홍황)'과 제9·10구인 '雲騰致雨(운등치우) 露結爲霜(결로위상)'과 관련해 잘 알려진 아동들의 오해가 바로 그 원칙에 위배된 제시 방식에서 비롯한 것임을 다산은 설파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른바 주흥사의『 천자문』을 얻어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문제는 천자문이 문자 교육용 책이 아니라는 데 있다. '天·地' 자를 배우고일월(日月)·성신(星辰)·산천(山川)·구릉(丘陵) 등 아직 그 범주에 속하는 요소들을 다 배우지 않았는데 갑자기 중단하고 말하기를, '잠깐 네가 배운 바를 중단하고 5색을 배우라'고 한다. 또 '玄·黃' 자를 배우고 청(靑)·적(赤)·흑(黑)·백(白)·홍(紅)·자(紫)·치(淄)·록(綠) 등의 차이를 아직 구별하지 못하는데 갑자기 중단하고 말하기를, '잠깐 네가 배운 바를 중단하고 우주를 배우라'고 한다. 도대체 무슨 이런 방법이 있는가? 구름 운(雲)과 비 우(雨) 사이에 등(騰)과 치(致) 자가 끼어드니 능히 그 족(族)을 다할 수 있겠는가? 서리 상(霜)과 이슬 로(露) 사이에 결(結)과 위(爲) 자가 막아서니 능히 그 차이를 구별할 수 있겠는가? 이와 같기 때문에 아이들은 헷갈리고 혼란스러워져 핵심적인 뜻을 파악하지 못해, 가물 '현(玄)'을 감을 '전(纏)'으로 이해하며, 누를 '황(黃)'을 누를 '압(壓)'의 의미라고 짐작해 버린다. 이것은 결코 아동이 못나서가 아니라 '비슷한 것끼리 묶어서 이해'할 수 없었던 탓이다.
그의 두 번째 주장은 청(淸)-탁(濁), 근(近)-원(遠), 경(輕)-중(重), 천(淺)-심(深)처럼 같은 종류이면서 동시에 짝을 이루는 말을 대비시켜 제시함으로써 아동들에게 글자의 정확한 의미를 효과적으로 이해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다산은『 천자문』의 제3·4구인 '日月盈仄(일월영측) 辰宿列張(진수열장)'과 제7·8구인 '閏餘成歲(윤여성세) 律呂調陽(율려조양)'을 예로 들면서 이렇게 비판한다.
'영(盈)'의 반대는 '허(虛)'이고 '측(仄)'의 반대는 '평(平)'이다. 盈과 仄을 대비시키는 것은 세로로 말하고 가로로 깨우침이니 같은 종류가 아니다. 해 세(歲)자와 같은 족속은 때 시(時) 자이며, 볕 양(陽) 자의 짝이 되는 것은 그늘 음(陰)자니 歲를 말한 뒤 陽을 말하는 것은 홀로 외로이 가는 것이며 짝 없이 과부로 사는 격이니 유형화가 안 된다. 대체로 문자학은 청(淸)으로써 탁(濁)을 깨우치며, 근(近)으로써 원(遠)을 깨우치며, 경(輕)으로써 중(重)을 깨우치며, 천(淺)으로써 심(深)을 깨우쳐서, 짝이 되는 글자를 들어 서로를 밝히게 하면 두 가지 뜻이 함께 통한다. 그러나 '단설(單說)하고 편언(偏言)'해서는 두 가지 뜻이 함께 막히니 지능이 우수한 사람이 아니면 어떻게 능히 깨우치겠는가?
다산의『 천자문』에 대한 비판과 대안은 굳이 현대 교육학의 이론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누구나 납득하고 동의할 수 있는 건전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원칙에 입각해 만들어진 제2천자문인 『아학편』은 대략 1세기가 후인 1908년에 이르러서야 지석영(池錫永, 1855~1935)에 의해 비로소 세상에 공간(公刊)되었다. 당시 이 책이 얼마나 팔렸는지는 잘 알 수 없다. 그러니 현재의 상황을 가지고 추측해 보자. 국내의 대표적인 인터넷 서점에 들어가 '천자문'을 검색어로 치면 1,100종이 넘는 천자문 관련 서적이 최근까지 간행·유통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 대부분이 아동용 또는 대중용 한자 학습서들이다. 반면 '아학편'을 치면 겨우 5건이 검색되는데, 그나마 다 학술 논문이나 단행본들이다. 즉, 상업적인 측면에서 양 서의 대결은『 천자문』의 완승을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엮은이는, 이러한 상업적 실패에도 불구하고 교육적으로는『 아학편』이 『천자문』보다 더 합리적인 교재라고 평가하고 있다. 또 한자 교육이 지속되는 한 시합은 아직 완전히 끝난 것도 아니므로 지석영 선생의 바통을 이어받아 다시 한 번『 천자문』의 일방적 독주를 저지해 보고자 한다. 여태까지의 기록으로 보아 성공할 확률이 극히 낮은 엮은이의 무모한 도전을 이해하고 손해 볼 위험을 감수해 준 북이데아의 김남권 사장에게 감사드린다. 그리고 예쁜 표지를 골라 주신 조각가 박정환 교수, 신옥주 선생 내외에게도 고맙다는 말씀 드린다.
『천자문』에 대한 다산 선생의 비판 요지와 대안 제시는 두 가지인데, 첫째 주장은 유형의 사물이든 무형의 성질이든 움직임을 나타내는 것이든 '같은 부류의 글자끼리 묶어서 제시'해야 아동의 이해를 혼란시키지 않는 합리적인 제시 방법이라는 것이다.『 천자문』의 제1·2구인 '天地玄黃(천지현황) 宇宙洪荒(우주홍황)'과 제9·10구인 '雲騰致雨(운등치우) 露結爲霜(결로위상)'과 관련해 잘 알려진 아동들의 오해가 바로 그 원칙에 위배된 제시 방식에서 비롯한 것임을 다산은 설파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른바 주흥사의『 천자문』을 얻어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문제는 천자문이 문자 교육용 책이 아니라는 데 있다. '天·地' 자를 배우고일월(日月)·성신(星辰)·산천(山川)·구릉(丘陵) 등 아직 그 범주에 속하는 요소들을 다 배우지 않았는데 갑자기 중단하고 말하기를, '잠깐 네가 배운 바를 중단하고 5색을 배우라'고 한다. 또 '玄·黃' 자를 배우고 청(靑)·적(赤)·흑(黑)·백(白)·홍(紅)·자(紫)·치(淄)·록(綠) 등의 차이를 아직 구별하지 못하는데 갑자기 중단하고 말하기를, '잠깐 네가 배운 바를 중단하고 우주를 배우라'고 한다. 도대체 무슨 이런 방법이 있는가? 구름 운(雲)과 비 우(雨) 사이에 등(騰)과 치(致) 자가 끼어드니 능히 그 족(族)을 다할 수 있겠는가? 서리 상(霜)과 이슬 로(露) 사이에 결(結)과 위(爲) 자가 막아서니 능히 그 차이를 구별할 수 있겠는가? 이와 같기 때문에 아이들은 헷갈리고 혼란스러워져 핵심적인 뜻을 파악하지 못해, 가물 '현(玄)'을 감을 '전(纏)'으로 이해하며, 누를 '황(黃)'을 누를 '압(壓)'의 의미라고 짐작해 버린다. 이것은 결코 아동이 못나서가 아니라 '비슷한 것끼리 묶어서 이해'할 수 없었던 탓이다.
그의 두 번째 주장은 청(淸)-탁(濁), 근(近)-원(遠), 경(輕)-중(重), 천(淺)-심(深)처럼 같은 종류이면서 동시에 짝을 이루는 말을 대비시켜 제시함으로써 아동들에게 글자의 정확한 의미를 효과적으로 이해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다산은『 천자문』의 제3·4구인 '日月盈仄(일월영측) 辰宿列張(진수열장)'과 제7·8구인 '閏餘成歲(윤여성세) 律呂調陽(율려조양)'을 예로 들면서 이렇게 비판한다.
'영(盈)'의 반대는 '허(虛)'이고 '측(仄)'의 반대는 '평(平)'이다. 盈과 仄을 대비시키는 것은 세로로 말하고 가로로 깨우침이니 같은 종류가 아니다. 해 세(歲)자와 같은 족속은 때 시(時) 자이며, 볕 양(陽) 자의 짝이 되는 것은 그늘 음(陰)자니 歲를 말한 뒤 陽을 말하는 것은 홀로 외로이 가는 것이며 짝 없이 과부로 사는 격이니 유형화가 안 된다. 대체로 문자학은 청(淸)으로써 탁(濁)을 깨우치며, 근(近)으로써 원(遠)을 깨우치며, 경(輕)으로써 중(重)을 깨우치며, 천(淺)으로써 심(深)을 깨우쳐서, 짝이 되는 글자를 들어 서로를 밝히게 하면 두 가지 뜻이 함께 통한다. 그러나 '단설(單說)하고 편언(偏言)'해서는 두 가지 뜻이 함께 막히니 지능이 우수한 사람이 아니면 어떻게 능히 깨우치겠는가?
다산의『 천자문』에 대한 비판과 대안은 굳이 현대 교육학의 이론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누구나 납득하고 동의할 수 있는 건전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원칙에 입각해 만들어진 제2천자문인 『아학편』은 대략 1세기가 후인 1908년에 이르러서야 지석영(池錫永, 1855~1935)에 의해 비로소 세상에 공간(公刊)되었다. 당시 이 책이 얼마나 팔렸는지는 잘 알 수 없다. 그러니 현재의 상황을 가지고 추측해 보자. 국내의 대표적인 인터넷 서점에 들어가 '천자문'을 검색어로 치면 1,100종이 넘는 천자문 관련 서적이 최근까지 간행·유통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 대부분이 아동용 또는 대중용 한자 학습서들이다. 반면 '아학편'을 치면 겨우 5건이 검색되는데, 그나마 다 학술 논문이나 단행본들이다. 즉, 상업적인 측면에서 양 서의 대결은『 천자문』의 완승을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엮은이는, 이러한 상업적 실패에도 불구하고 교육적으로는『 아학편』이 『천자문』보다 더 합리적인 교재라고 평가하고 있다. 또 한자 교육이 지속되는 한 시합은 아직 완전히 끝난 것도 아니므로 지석영 선생의 바통을 이어받아 다시 한 번『 천자문』의 일방적 독주를 저지해 보고자 한다. 여태까지의 기록으로 보아 성공할 확률이 극히 낮은 엮은이의 무모한 도전을 이해하고 손해 볼 위험을 감수해 준 북이데아의 김남권 사장에게 감사드린다. 그리고 예쁜 표지를 골라 주신 조각가 박정환 교수, 신옥주 선생 내외에게도 고맙다는 말씀 드린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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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저자
박연호
저자 박연호는 서울대학교 교육학과에서 수학했고,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서 1982년에「 주자학의 근본 배양설과 조선 전기의『 소학』 교육」으로, 1994년에「 조선 전기 사대부 교양에 관한 연구」로 각각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68년 말부터 1년간 벨기에의 루뱅 대학에서 교환 연구생으로 공부했으며, 2005년에는 미국조지아 주립대학교의 방문학자로 미국의 교육사 연구자들과 교우하였다. 1996년부터 현재까지 광주교육대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고 있다. 저서로는『 조선시대 연구사』(공저),『 논문으로 읽는 교육사』(공저)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공자 : 생애와 사상』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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