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번 스무 살이 되고 싶은 밤(오늘의 시선집 2)
김숙희 시인의 첫 번째 시집 『또 한 번 스무 살이 되고 싶은 밤』. 2007년 현대문예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저자의 이번 시집은 적절한 감정의 절제가 돋보이는 정갈한 시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더불어 선명한 시어의 선택으로 이미지의 조화로움을 끌어내고, 자연적 서정의 이미지로 사물을 포착하고, 사물에 대한 관찰을 깊이 있게 내면화 하는 저자의 시의 특징을 만나볼 수 있다. ‘빈 항아리’, ‘중환자실’, ‘사랑초’, ‘엉겅퀴꽃’ 등의 시편들과 함께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들이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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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인류사에서 시는 아주 소중한 장르다. 왜냐하면, 시는 시인의 체험과 상상력에 의해 시화되어 다양한 상징적 의미로 확충되고, 인간 근원의 본성과 존재이유에 대해 끊임없이 천착함으로써 획득되어지며, 자기 성찰과 진정한 자아 회복의 바탕 위에 겸허히 서 있는 예술품이기 때문이다. 이런 시의 세계에 머무르며 시를 쓰고 가꾸는 삶을 살아가는 김숙희 시인은 멋지다. 김숙희 시인의 시 세계는 한마디로 정갈하다. 우선, 시어를 결집하는 구성력이 자연스럽고 탄탄하다. 또한 낯설게 하기의 신선함이 곳곳에 깔려 있어 감탄을 자아낸다. 더불어 적절한 감정의 절제가 돋보인다. 군더더기 없이 압축미와 상징성을 잘 이끌어 나가고 있다. 그리고, 선명한 시어의 선택으로 이미지의 조화로움을 끌어내는 능력, 자연적 서정의 이미지로 사물을 포착하는 능력, 사물에 대한 섬세한 관찰을 깊이 있게 내면화하는 능력 또한 탁월하다. 무엇보다 시상의 흐름을 물 흐르듯 전개해 나가는 솜씨, 시어를 정감 있게 형상화해 나가는 솜씨 등이 뛰어나다.
침묵으로 키워온
풋풋한 바람 벗 삼아
띄엄띄엄 독백을 캔다
황톳빛 연민을 더듬자
저미듯 파고드는 외로움
혼불로 터져
덧없는 세월 가로질러
봄의 하얀 향기
울컥울컥 더듬는다
- [냉이] 중에서
여기서 냉이 캐는 모습을 띄엄띄엄 독백을 캔다로 표현하고 있다. 외로움은 혼불로 터져 봄의 향기를 울컥울컥 더듬고 있다. 시의 맛깔스러움이 잘 묻어나 있다. 이미지와 낯설게 하기의 진수를 보고 있는 듯하다.
시커먼 비닐봉지에
쿡쿡 눌려져 담긴
이른 새벽을 깨워
눅눅한 신문지에
등 기대고 잠든
소주병도 깨워
구겨진 허기를
헐렁한 넋두리로
채워 넣는다
차마 일어서지 못해
깃발처럼 들끓는 서글픔
누더기처럼 걸친 채.
- [영등포역의 노숙자] 전문
비닐봉지 안에 담긴 새벽, 소주병을 깨우는 정경, 허기를 넋두리로 채우는 장면, 서글픔을 누더기처럼 걸친 모습 등이 시의 존재이유를 독자의 손에 꼬옥 쥐어주는 듯 멋스럽게 펼쳐져 있다. 시는 이런 것이다. 시는 이래야 한다. 시는 다른 장르에 비해 확실히 다른, 아주 독특한 영역에 속해 있다. 이런 무언의 메시지를 김숙희 시인의 시들은 전해주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성숙한 시들 곁에 김숙희 시인이 직접 찍은 사진들을 알뜰살뜰 배치해 놓았으니, 금상첨화라 아니할 수 없다. 이게 진정 예술이 아닐까. 이게 진정 창조의 기쁨이 아닐까. 시와 사진의 조화로움이 빛을 발하는 시집, 이 싱그러운 창조품, 이 신비로운 예술품을 대하는 우리의 가슴은 봄의 숨결처럼 마구 뛴다. 부디, 이런 멋스런 삶을 여생 동안 한결같이 펼쳐나가기를 빈다. 그리하여, 한국의 독자뿐만 아니라 세계의 독자들에게 감동의 전율을 선물하는 위대한 시인으로 우뚝 서기를 기원해 본다. 다시 한 번 김숙희 시집 발간을 늦봄의 향그러움을 곱게 모아 축하드린다.
<첫 시집 발간을 축하하며> 중에서-
- 박덕은(문학박사, 한실 문예창작 지도교수, 시인, 소설가, 동화작가, 문학평론가, 사진작가)
☞ 이 책에 담긴 시 한 편
또 한 번 스무 살이 되고 싶은 밤
맘 뜨락에
발돋음한 상사화
그 고운 눈물이
꽉 메어 올 즈음
꽃대궁만 빤히
쳐다보고 있던
설렘을
헛기침 소리로 깨운 뒤
충무로를 지나
명동 앞을 걷는다
낯선 광란의 틈바구니로
떠도는 목소리들이
불빛 속에 적셔둔
그리움의 깊숙한 곳으로
순간들이 흩어져
보고 싶어도 결코 닿을 수 없는
애틋한 사랑
만지작 만지작거리며……
저자의 말
[첫 시집을 펴내며]
이 세상을 다시 보고 다시 느끼기 위해 불러낸 정서
애틋함과 그리움은 무심히 지나치려는 마음을 움직여
자연에서 불어오는 리듬의 울림으로 끌어당긴
시간과 공간을 선택한 발걸음 끊임없어
내 작은 가슴에 팔랑거리는 풍요로움의
서정으로 소중한 친구가 되고
삶을 더욱 충실해 질 수 있게
반짝여주는 여유로 그 모든 존재를 되살게 해
웃을 수 있다는 것, 즐길 수 있다는 것,
사랑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울 수도 있고 슬퍼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석으로 간직하게 해준 詩!
그 사랑 헤아릴 수 없음을 깨닫습니다.
향그런 봄기운에 움트는 새싹처럼
설렘 늘어뜨려 탄생한 첫 시집을 선보이게 되어
더없는 기쁨이며 영광입니다.
2011년 푸르름의 계절 유월에
김숙희
목차
목차
여정
지금은
오늘은
인생
미련
또 한 번 스무 살이 되고 싶은 밤
새벽 1
눈을 뜨면
流氷
새벽 2
내 마음
누군가 찾아줄 것 같아
희망
들리나요
첫사랑
모닥불 피워놓고
빈 항아리
구두
깻잎 장아찌
봉투
제삿날
이사
냄비
양산
문학 세미나
기타
2장 발길이 머물렀던 그 어디쯤
산책길에
녹차 밭에서
카페에서
드들강에서
산책길
골프 연습장
서해안 고속도로
소래포구
茶心淨家
골프클럽에서
수변공원 정경 1
그늘
수변공원 정경 2
계단
중환자실
장독대
대지
돌담 고샅길
웨딩홀에서
골목길
증도
함평 국향대전
석모도
등축제
대흥사
농업박람회
도리포
수변공원 정경 3
설도항
바닷가에서
개봉동 92번지
3장 시간을 잡아둔 그 어디쯤
초봄
진달래
사랑초
초봄 오후에
샐러드 궁전
망초꽃
풀꽃 1
봄비
백련꽃차
풀꽃 2
안개강아지풀
꽃양귀비
왜가리 1
왜가리 2
매미
엉겅퀴꽃
가을에
낙엽
가을
갈매기 떼
늦가을에
비오는 날
잠자리
왜가리 3
가을 단상
꽃기린
겨울새
겨울 아침
고드름
4장 인연, 그 행복한 만남
아가야!
아버지
정년 퇴임에 즈음하여
어머니 1
어머니 2
딸
당신
큰 언니
이웃사촌
영등포역의 노숙자
시동생
사위
아들
저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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