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콩깍지(오늘의 시선집 27)
김부배 시집
김부배 시인은 2015년 2월에 제1시집 〈첫사랑〉을 펴낸 후 두 번째 시집인 『사랑의 콩깍지』를 펴내었다. 시집의 구성은 1장 - 그리움의 시선과 2장 - 나만의 공간으로 나누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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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김부배 시인은 2015년 2월에 제1시집 〈첫사랑〉을 펴냈다. 이번에 제2시집을 발간하겠다는 소식이 들려, 매우 행복했다. 왜냐하면, 사업가로 지내면서 심심풀이로 제1시집을 냈을 거라고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시를 써서 제2시집을 펴내리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제1시집 발간 이후에도 김부배 시인은 시 창작의 열정을 좀처럼 멈추지 않았다. 그러던 중 그녀는 필자가 진행하고 있는 아프리카tv의 "낭만대통령의 문학토크"에 모습을 드러냈다. 2015년 여름이었다. 그로부터 그녀는 10개월 만에 무려 120여 편의 작품 발표를 했다. 그 성실성과 창작 열정은 정말 대단했다. 그래서 주위에서 놀라운 눈길을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김부배 시인은 왜 이처럼 줄기차게 시를 쓰고 있을까. 그동안 내면에 무슨 고민이 있었을까. 신앙생활도 신실히 해오고 있고, 현모양처로서의 삶도 이어오고 있고, 간혹 자유롭게 해외여행도 다니고 있는 그녀에게 왜 시 쓰기는 필요한 것일까. 혹시 내면에 외로움은 없었을까. 그 어떤 것으로도 보충할 수 없는 내면의 외로움, 그게 원동력이 되어 시 창작의 열정을 갖게 된 것일까.
평소 자기 자신의 직업과 일상을 잘 꾸려나가면서, 틈틈이 시 창작 활동을 해나가면서, 시들이 모아지면 시집을 꼬박꼬박 펴내면서 살아가는 삶, 멋지지 아니한가.
똑같은 일상도 시인의 관찰로, 시인의 눈길로 바라보면 달라진다. 똑같은 꽃도 시적 형상화로 바라보면 새로워진다. 똑같은 외로움도 이미지로 바라보면 싱그러워진다. 이게 시의 길이요 시의 행복이요 시의 존재 이유인 것이다.
김부배 시인이 여생의 친구로서 시 창작을 선택한 건 매우 잘한 듯하다. 평소 외로울 때마다 여행을 즐겼던 그녀가 오랜 기도 가운데 선택한 시와 시조가 오래도록 친구이자 동행인이 되어 주기를 바란다.
〈김부배시인의 시집 출간을 축하하며〉 中에서
- 한실 문예창작 지도 교수 박덕은
■ 평론
김부배 시인의 시집 '사랑의 콩깍지'에 대하여
김부배 시인은 2015년 2월에 제1시집 〈첫사랑〉을 펴냈다. 이번에 제2시집을 발간하겠다는 소식이 들려, 매우 행복했다. 왜냐하면, 사업가로 지내면서 심심풀이로 제1시집을 냈을 거라고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시를 써서 제2시집을 펴내리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제1시집 발간 이후에도 김부배 시인은 시 창작의 열정을 좀처럼 멈추지 않았다. 그러던 중 그녀는 필자가 진행하고 있는 아프리카tv의 "낭만대통령의 문학토크"에 모습을 드러냈다. 2015년 여름이었다. 그로부터 그녀는 10개월 만에 무려 120여 편의 작품 발표를 했다. 그 성실성과 창작 열정은 정말 대단했다. 그래서 주위에서 놀라운 눈길을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김부배 시인은 왜 이처럼 줄기차게 시를 쓰고 있을까. 그동안 내면에 무슨 고민이 있었을까. 신앙생활도 신실히 해오고 있고, 현모양처로서의 삶도 이어오고 있고, 간혹 자유롭게 해외여행도 다니고 있는 그녀에게 왜 시 쓰기는 필요한 것일까. 혹시 내면에 외로움은 없었을까. 그 어떤 것으로도 보충할 수 없는 내면의 외로움, 그게 원동력이 되어 시 창작의 열정을 갖게 된 것일까.
김부배 시인의 시 세계로 들어가 보기로 하자.
방황의 끝자락에서
마음에 새겨둔 흔적들을
햇살 좋은 날 그려 넣었다
이제는 멀어질 수 없어
떠올릴 때면 나도 모르게
그대의 향기가 가득 채워지는
이 느낌
숨쉬고 있는 그리움들
가슴 깊이 다가와
소곤소곤 속삭인다
아무도 모르게 가슴에서만
콩당콩당 뛰면서 자라나
마디 마디 사연들의 꽃길이 되어.
- [내 사랑] 전문
이 시에서의 시적 화자는 방황의 끝자락에 서 있다. 마음속에서 내린 생각의 끝은 바로 방황의 종결이다. 이제는 방황에서 내려서고 싶다는 강한 의지가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마음에 새겨둔 흔적들을 햇살 좋은 날 그려 넣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는 소홀히 여겼던 그리움, 이제는 더이상 멀어지도록 놔둘 수 없다. 마음에 떠올릴 때마다 자신도 모르게 가득 채워지는 그대의 향기를 더이상 외면하며 살고 싶지 않은 것이다.
늘 호흡처럼 숨쉬고 있는 그리움, 가슴 깊이 다가와 소곤소곤 속삭이고 있는 그리움, 차라리 인정하기로 한다. 그리고 그 그리움 속으로 들어가 즐기고자 한다. 그 그리움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아무도 모르게 스스로 가슴에서만 '콩당콩당' 뛰면서 자라나 '마디 마디' 사연들의 꽃길이 되어 있다. 이 사실을 솔직히 인정하고, 깊숙이 내면에 받아들여 살아가고 싶다. 살아생전에 이 그리움의 소중함을 받아들여 즐기고 싶다. 비록 아플지라도, 비록 아릴지라도 이 그리움이 가져다주는 향기와 의미를 가슴 가득 안고 살고 싶다.
이러한 의미 구조를 떠받쳐 주는 이미지 구현도 좋다. 추상(방황, 마음, 그리움, 사연)과 구상(끝자락, 흔적, 햇살, 향기, 숨쉬고, 가슴 깊이, 소곤소곤, 콩당콩당, 마디 마디, 꽃길)의 조화로움이 멋스럽다. 방황은 끝자락과 만나, 향기는 느낌과 만나, 그리움은 '소곤소곤'과 만나, 사연들은 '마디 마디'를 만나, 선명한 이미지 구현을 이뤄내고 있다.
시적 형상화와 시상의 자연스러움이 김부배 시의 초석을 안정감 있게 다져놓고 있는 것이다.
노을 지는 저녁에
사랑의 깊이가 궁금해
얼른 생각나는 그대에게
마음의 돌을 던져 봅니다
말하지 않아도
눈 안에 가득차 있는
그대에게로 향한
끝없는 그리움에게
향기로움 도란도란 속삭이며
속살 비집고 들어오는 뜨거움에게
나를 믿어 주는 단 한 사람에게
내가 믿어 주는 단 한 사람에게
마냥 커지는 아름다움에게.
- [겨울 연가] 전문
이 시에서의 시적 화자를 보라. 시적 화자는 노을 지는 저녁에 사색에 잠긴다. 무엇보다도 사랑의 깊이가 궁금하다. 얼른 생각나는 님에게 마음의 돌을 던져 본다. 말하지 않아도 눈 안에 가득차 있는 님, 그 님을 향한 끝없는 그리움, 도란도란 속삭이는 향기로움, 속살 비집고 들어오는 뜨거움, 마냥 커지는 아름다움에게 사랑 고백을 바치고 싶다. 자신을 믿어 주는 단 한 사람, 자신이 믿어 주는 단 한 사람에게 뜨거운 사랑 고백을 온전히 드리고 싶다. 왜 진작부터 이 생각을 못했을까. 왜 가슴 조이며 조신하게 살아왔을까. 왜 사랑 고백 하지 못하고 마음과 몸을 웅크린 채 살아왔을까.
시적 화자는 반문해 본다. 이제라도 시적 화자는 마음껏 사랑을 구가하며 살고 싶다. 과거와는 달리, 미래는 달라질 것이다. 이후 결코 사랑을 포기하고 살지는 않을 것이다. 단, 조건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믿어 주어야 한다. 또 시적 화자가 님을 믿어야만 한다. 그래야 겨울 연가는 이뤄질 것이고, 그 연가는 마냥 커지는 아름다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의미가 시적 형상화 속에 잘 녹아 흐르고 있다. 이처럼 김부배 시인의 시적 형상화 솜씨가 날이 갈수록 튼실해지고 있다.
가슴에 핀
향긋한
그리움 송이
산 듯 죽은 듯
숨결처럼 스며든
하얀 침묵
거기
그 안에
있게 해줘요.
- [당신.3] 전문
이 시에서의 시적 화자는 사랑하는 '당신'을 이미지로 그려 놓고 있다. 당신은 '가슴에 핀 향긋한 그리움 송이', '산 듯 죽은 듯 숨결처럼 스며든 하얀 침묵'이라고 메타포로 처리하고 있다.
가슴에 피어 있는 그리움 송이는 추상과 구상이 만나고 있고, 시각 이미지와 후각 이미지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그게 가슴 동산에 피어 있다. 시의 특질이 잘 드러나 있다. 또 당신은 하얀 침묵이다. 침묵은 추상이지만, 하얀 색깔은 구상이다. 침묵의 색깔이 하얗다. 그것도 산 듯 죽은 듯 숨결처럼 스며든 침묵이다.
기관감각 이미지와 시각 이미지로 '당신'의 존재를 잘 드러내고 있다. 시적 화자는 바로 그 '당신' 안에 있게 해달라고 한다. 그게 행복이요 방향이요 존재 이유가 되고 있다. 짧은 시 속에 사랑 고백의 정수를 보여 주고 있다.
시는 이렇게 짧아도 깊은 의미를 담아낼 수 있는 장르다. 그 한 사례를 이 시를 통해 보여 주고 있다. 시가 인간 감성의 단면을 선명히 보여 주어, 감성에 감동과 전율을 심는 장르임을 이 시를 통해 독자들은 인지하게 된다.
가슴에 묻었던 사연들
바람에 끌려와
터벅터벅 비틀댄다
잡은 손 놓칠세라
상념의 초겨울 속으로
홀로 걸어간다
차마 끊지 못한 햇살처럼
반기우는
참 고운 님 찾아
길섶엔
언제나 그렇게
늦은 꽃 한 송이 향기로 퍼지는데
아래로 아래로 숨죽여 흐르는
가녀린 꿈
저리 시린 세월로 품어 안는데.
- [사랑.1] 전문
이 시에서의 시적 화자는 과거의 사연들 때문에 힘들다. 이미 가슴에 묻어 두었건만 그 사연들은 바람에 끌려와 터벅터벅 비틀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잡은 손 놓칠세라 상념의 초겨울 속으로 홀로 걸어가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님 때문이다. 차마 끊지 못하는 햇살처럼 반기는 님을 찾아갈 수밖에 없는 시적 화자, 그에게 님은 참 고운 존재이다.
님은 어떠한 경우에도 시적 화자의 가슴 안에 소중하고 귀한 존재로 남아 있다. 길섶엔 언제나 늦은 꽃 한 송이 향기로 퍼지는데, 가녀린 꿈은 아래로 아래로 숨죽여 흐르면서도 저리 시린 세월 품어 안는데, 시적 화자는 여전히 노심초사하며 터벅터벅 님 찾아 나아간다.
그 길이 설령 슬프고 고달플지라도, 비록 환영받지 못하고 외로울지라도, 시적 화자의 마음을 바꿀 수는 없다. 님은 차마 끊을 수 없는 햇살과 같은 존재이다. 그러므로, 평생 나아가야 할 목표이자 방향이다. 항상 위로 위로 나아갈 뿐이다. 꿈을 결코 포기하지 않고, 나아간다. 그 어떤 두려움과 아쉬움도 시련도 감당해내며 나아간다. 그 길밖에 다른 선택이 없다.
사랑의 강도가 매우 높다. 사랑의 길로 가는 자세와 열정이 본받을 만하다. 대구와 반전을 이끌어가는 시인의 솜씨가 매우 세련되어 보인다.
답답해 보이는 창가에
아련함으로 다가와
가슴을 꽃향기로
노랗게 채색해 놓고
눈을 감는
마음의 별
시린 가슴
속절없이 헤집어 놓고
쓸쓸한 바람처럼 물들어 가는
계절의 여울목
조금씩 조금씩 내려놓아야 하건만
마냥 피어나는 미소.
- [겨울비] 전문
이 시에서의 시적 화자는 겨울비를 이미지로 그려 놓고 있다. 겨울비는 마음의 별이다.
'A=B'(겨울비는 마음의 별, 계절의 여울목, 마냥 피어나는 미소.) 'A의 B'(마음의 별, 계절의 여울목)라는 메타포 기법을 사용하여, 겨울비의 구체적 이미지를 드러내고 있다.
겨울비는 답답해 보이는 창가로 아련히 다가와 가슴을 꽃향기로 노랗게 채색해 놓고 눈을 감는 마음의 별이다. 또 겨울비는 쓸쓸한 바람처럼 물들어가는 계절의 여울목이다. 이처럼 메타포 처리 기법은 시 전체의 이미지가 보다 품격 있는 이미지로 채워지도록 도움을 준다. 그런데 이는 '쓸쓸한 바람처럼'이라고 하는 직유법의 도움도 받아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메타포(은유)와 직유의 적절한 디코럼은 시 전체의 애틋함을 더욱 강화시켜 놓고 있다. 시를 사랑하고, 시의 표현 기법을 통해 자신의 내면세계, 자신의 의식 세계, 나아가 무의식 세계까지 시적 형상화로 빚어내는 삶, 그 삶에 박수를 보낸다. 이렇게 어여쁘게 꽃피운 시인의 작품들이 우리 독자들에게 오래도록 감흥의 여운을 남겨 줄 거라 믿는다.
김부배 시인의 열정은 자유시 창작에만 머무르지 않고, 이번에는 시조 창작에도 가지를 펼치고 있다. 시조의 창작은 2015년 가을부터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가벼운 일탈인 줄 알았는데, 이후 늦가을을 지나고 겨울, 봄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시조 창작은 좀처럼 멈추지 않았다. 시조는 단형시조와 연시조를 번갈아 썼다. 연시조는 주로 3연짜리였는데, 그 융융한 흐름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누구나 한번쯤은 사랑에 빠진다네
꽃보다 아름다워 마음결 품안에서
파고든 그리움처럼 도란도란 애틋이.
- [연가.2] 전문
이 시에서의 시적 화자는 단형시조의 율격 위에서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 누구나 한번쯤은 사랑에 빠진다고 전제하고는, 자기 자신 안으로 밀려오는 사랑이 꽃보다 아름답다 한다. 그것은 마치 마음결 그 품안으로 파고든 그리움 같다고 한다. 그것도 도란도란 애틋이 안기는 사랑이라서 더욱 소중히 여긴다.
아주 자연스러운 리듬의 전개와 의미 구조, 구상과 추상의 조화로움이 만나 한 편의 아름다운 시적 형상화를 이뤄내고 있다. 어느덧 시 표현 기법을 시의 의미와 잘 접목시킬 줄 아는 김부배 시인의 앞길이 내다보인다. 좀처럼 멈출 줄 모르는 시 창작의 열정이 아마 여생 내내 펼쳐지게 되리라는 확신이 든다. 언젠가는 발간될 김부배 시인의 단형시조집이 기대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단형시조의 사례를 하나 더 보도록 하자.
솔잎 위 하얀 눈꽃 은은한 향그러움
그리운 숨결처럼 포근히 안기더니
속 깊이 자리잡고서 도란도란 노니네.
- [어느 겨울] 전문
이 시에서의 시적 화자 역시 단형시조의 정형 율격 위에 이미지 구현을 이뤄내고 있다.
솔잎 위에 하얀 눈꽃이 내려앉아 있다. 은은한 향그러움이 그리운 숨결처럼 포근히 안긴다. 그것도 속 깊이 자리잡고서 도란도란 노닌다. 지각적 이미지의 어울림이 전통 시조의 멋스러움을 더욱 돋보이게 해주고 있다.
시각 이미지(솔잎 위, 하얀 눈꽃, 자리잡고서, 노니네)와 후각 이미지(향그러움)와 촉각 이미지(포근히 안기더니)와 기관감각 이미지(숨결처럼)와 청각 이미지(도란도란)의 배치를 통한 이미지 구현이 시 전체의 의미 구조를 보다 선명히 떠받쳐 주고 있다.
시가 아름다운 이유, 시가 미적 가치의 그릇이라는 이유, 인류의 거친 감성을 보드랍고도 해맑게 걸러 주는 이유, 시가 오래도록 인류 곁에 남아 있는 이유, 이에 대한 답변을 이 시가 해주고 있는 듯 보인다.
김부배 시인은 단형시조뿐만 아니라 연시조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거의 매주 연시조의 창작에 도전하는 열정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바쁜 하루 일과 속에서도, 그녀는 연시조 창작의 길을 올곧게 걸어가고 있다.
아직도 변함없이 젊은 날 꿈틀대네
그리운 속삭임들 그때가 다시 왔나
묵묵히 익어 가는 정 보물같이 빛나네
애틋함 품에 안고 꽃피네 훈훈한 맘
영원히 사랑으로 살잔다 싱그럽게
샘솟듯 내뿜고 있네 진한 감동 날마다
맺히네 향기로움 어느덧 하나되고
여백에 젖어드네 생동감 토해내며
은은히 올려다보네 하염없이 오늘도.
- [수레바퀴] 전문
이 시에서의 시적 화자는 젊은 날 간직한 그리운 속삭임들을 만나고 있다. 오래도록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었던 속삭임들, 그게 다시 왔다고 느끼는 것은 다시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었다는 고백이나 다름없다.
그건 묵묵히 익어 가는 정 같은 것이다. 그게 지금 보물같이 빛나고 있다. 그 감성은 애틋함을 품에 안고 있어서 애잔하다. 그래도 그건 훈훈한 맘, 영원히 사랑으로 살자고 하니 다소 안심이 된다.
이제는 날마다 싱그럽게 진한 감동을 안고 살 수 있을 것 같다. 샘솟듯 내뿜고 있는 그 진한 감동, 이제는 결코 놓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향기로움도 맺히고, 향기로움과 하나되고, 여백의 삶이 생겨나고, 그래서 그 여백에 젖어들고, 생동감 있는 하루하루가 전개된다.
이제는 밑바닥이 아닌, 이제는 아래가 아닌 위를 은은히 올려다보게 되었다. 오늘도 하염없이 올려다보며, 살아가는 시적 화자의 얼굴과 내면이 평화롭다. 이후 우울과 어둠에 결코 잠길 것 같지 않아 좋다.
이러한 복잡 미묘한 시적 화자의 내면을 아름다운 시조의 정형 율격으로, 또 선명한 이미지 구현으로 떠받들고 있으니,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김부배 시인의 시적 형상화 능력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시간이 흐를수록 신비롭기만 하다. 그 열정, 그 성실, 그 발걸음에 경의를 표할 뿐이다.
만남의 숨결처럼 슬며시 머물러서
적막한 한밤중에 행복꽃 피워 놓자
낭만의 별빛 사랑도 걸터앉네 스스로
아릿한 가슴밭길 고요히 전율하고
순백의 부드러움 향긋이 살아 있네
애타는 목마름으로 나긋나긋 춤추며
천년을 산다 해도 아쉬운 나의 님아
정겨운 순간들이 사르르 녹아나고
사랑은 늘 처음처럼 품안에서 잠드네.
- [사색의 향기] 전문
이 시에서의 시적 화자도 정형 시조의 율격의 지원을 받고 있다. 시조의 맛과 멋을 유지하면서, 행복을 찾아 나서고 있다. 만남의 숨결처럼 슬며시 머물러서 적막한 한밤중에도 행복꽃을 피워 놓을 수 있다. 그 곁에 낭만의 별빛 사랑도 걸터앉는다. 그것도 스스로. 억지가 아니다. 작위적이지도 않다. 내면과 자연이 스스로 어우러져 행복을 창출한다. 아릿한 가슴밭길도 고요히 전율하고, 순백의 부드러움이 향긋이 자리한다. 애타는 목마름으로 나긋나긋 춤추며 과거와 현재를 내려다보고 있는 시적 화자의 조용한 눈길도 만나게 된다.
왜 이처럼 안정된 마음을 얻게 된 것일까. 그건 바로 천년을 산다 해도 아쉬운 나의 님 때문이리라. 정겨운 순간들이 사르르 녹아나고 늘 처음처럼 품안에서 고이 잠드는 사랑 때문이리라. 사랑이 있어서, 사랑의 추억이 있어서, 사랑의 감정이 살아 있어서, 시적 화자는 행복하다. 마음이 편안하고 고요롭다.
더이상 무얼 바라겠는가. 이대로 인생을 마친다 해도 후회할 것 같지 않다. 이러한 시적 화자의 마음을 군더더기 없는 시어와 리듬과 이미지로 담아낼 수 있는 능력, 이게 바로 김부배 시인의 시적 형상화 능력인 것이다.
홀연히 겨울 따라 추억만 남겨놓고
가신 님 숨결처럼 가슴속 흔드네요
끝까지 문 열어놓고 기다리는 하얀 꿈
고운 님 속마음은 얼마나 아팠을까
지울 수 없는 만큼 여전히 품안 가득
소롯이 자리잡고서 그렁그렁 남몰래
긴 세월 보고픔도 밤새워 애틋하게
오가는 훈훈한 정 꽃향기 기약하며
향그런 창공 한켠에 별빛 모아 안네요.
- [그리움.2] 전문
이 시에서의 시적 화자는 님을 떠올리고 있다. 홀연히 아쉬운 추억만 남겨놓고 겨울 따라 가 버린 님, 그 님이 숨결처럼 가슴속을 흔드는 밤, 끝까지 문 열어놓고 기다리며 잠든 시적 화자. 하얀 꿈은 시적 화자의 일상이 되어 버린 것일까. 그래도 시적 화자는 자신보다는 고운 님의 속마음을 더 걱정하고 있다.
그 속마음이 얼마나 아팠을까. 지울 수 없는 만큼 여전이 품안 가득 소롯이 자리잡고서 남몰래 그렁그렁 울며 눈물 흘렸을 님의 가슴이 얼마나 아렸을까. 긴 세월 내내 밤새워 얼마나 애틋하게 보고파 했을까. 오가는 훈훈한 정으로 몸부림치며 그 달콤한 꽃향기 기약하며 얼마나 가슴 졸였을까.
님의 그 가슴을 떠올리며, 꼭 그대로 훈훈한 정과 꽃향기를 기약하며 지내는 시적 화자, 향그런 창공 한켠에 별빛 모아 안으며 추억에 잠긴다. 다시 기회가 온다면, 결코 놓치지 않을 그 사랑, 그 정, 그 꽃향기, 오늘도 가슴속 깊이 새기며 눈물 머금고 있는 시적 화자의 감성, 그 안으로 독자들은 소르르 빨려 들어가고 있다.
김부배 시인이 쳐 놓은 감성의 덫, 이미지의 덫, 시적 형상화의 덫에 빠져 한참을 허우적대는 독자의 감동, 이는 시의 보편성과 손잡고 환호성을 올리고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김부배 시인의 시 세계를 여행해 봤다. 자유시와 단형시조와 연시조를 오가며 펼치는 다채로운 시적 형상화, 그 오솔길을 걸으며 시적 화자의 내면과 대화를 나눠 봤다. 아름다웠다. 싱그러웠다. 시적 화자는 이런 감성을 독자들에게 여러 각도로 제공해 주었다.
섬세한 감성의 길로 안내하는 이미지 구현, 구상과 추상의 조화로움 속에 자리하는 긍정의 힘, 외로움을 극복하게 해주는 다채로운 감성의 배치, 아름다움을 향해 나아가게 하는 시심의 꽃, 새로운 해석학을 통해 구축된 낯설게 하기 기법, 보다 싱그러운 시적 형상화, 줄기차게 펼쳐 나가는 시 쓰기의 열정 등으로 독자들을 감동시킨 창작의 오솔길, 그 오솔길을 사색하며 함께 걷게 해준 김부배 시인이 참 멋지다.
제1시집, 제2시집뿐만 아니라, 나아가 제5시집까지 또 시선집을 발간하는 그날까지 김부배 시인의 시 창작 열정이 이어나가길 소망해 본다. 평소 자기 자신의 직업과 일상을 잘 꾸려나가면서, 틈틈이 시 창작 활동을 해나가면서, 시들이 모아지면 시집을 꼬박꼬박 펴내면서 살아가는 삶, 멋지지 아니한가.
똑같은 일상도 시인의 관찰로, 시인의 눈길로 바라보면 달라진다. 똑같은 꽃도 시적 형상화로 바라보면 새로워진다. 똑같은 외로움도 이미지로 바라보면 싱그러워진다. 이게 시의 길이요 시의 행복이요 시의 존재 이유인 것이다.
김부배 시인이 여생의 친구로서 시 창작을 선택한 건 매우 잘한 듯하다. 평소 외로울 때마다 여행을 즐겼던 그녀가 오랜 기도 가운데 선택한 시와 시조가 오래도록 친구이자 동행인이 되어 주기를 바란다.
김부배 시인을 우리 문학 동아리에 보내준 하늘에 감사드리는 이 시간, 봄하늘의 부드러움과 향그러움이 저리도 신비스레 너울거리고 있다. 참 행복하다.
- 꽃향들이 시어들을 물어 나르는 싱그러운 봄날 오후에 박덕은 문학관에서
한실문예창작 지도 교수 박덕은
(문학박사, 문학평론가, 시인, 소설가, 동화작가, 희곡작가, 화가, 사진작가)
목차
목차
작가의 말
祝詩_박덕은
1장 - 그리움의 시선
2장 - 나만의 공간
저자
저자
〈문학공간〉 신인문학상 시 당선
〈문학공간〉 신인문학상 시조 당선
충주문학관 문학상 장원 수상
파아란 하늘 여행사 대표이사
한실문예창작 회원
한꿈문학회 회장
포시런 문학회 회원
제1시집 [첫사랑]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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