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이 있는 거리
박문구 단편 소설집
박문구의 소설집 『환영이 있는 거리』. 언어에 의해 왜곡되지 않은, 허구도 손대지 못한 절대적 야생의 세계를 꿈꾸는 작품들을 수록하였다. ≪적군≫, ≪인형과 술꾼≫, ≪시간의 저편≫, ≪데드 마스크≫, ≪술꾼 시절≫ 등 현실에서 벗어난, 이탈한, 깨어진, 막힌 공간에서 인물들이 벌이는 드라마를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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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박문구의 소설은 인간의 고립되고 빡빡한 삶의 그늘을 중요한 소재로 다룬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타인과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욕구와 거리를 유지하려는 욕구를 동시에 갖고 있다. 이러한 모순적인 양면성을 바탕으로 박문구의 소설은 인간의 총체적인 근원에 도달하고자 한다.
박문구의 첫 소설집 『환영이 있는 거리』에는 총 여덟 편의 단편 소설이 실려 있다. 박문구 소설은 현실에서 벗어난, 이탈한, 깨어진, 막힌 공간에서 인물들이 벌이는 드라마로 구성되어 있다. 작품 중 「데드 마스크」는 지금-여기의 우리 자신이 두려워하고, 겁먹은 현실을 드러낸다. 또한 그 현실 속 주인공 '나'가 설정한 힐링의 공간이 나타난다. 우리는 그 힐링의 공간을 소설 속에서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인형과 술꾼」, 「역사의 후예」에서 우리는 아름다운 상징을 만날 수 있다. 바로 '거대한 회색빛 향유고래가 주어진 생명을 다하고 한없이 깊고 어두운 바다 속으로 가라앉을 때, 어둡고 깊은 바다 속에서 서서히 퍼져나가는 용연향의 향기'라는 표현이다. 박문구 소설 속에 등장하는 그늘진 인물들의 모습을 여실히 나타내 주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소설은 기본적으로 허구를 바탕으로 하지만, 그 안에는 현실과 진실이 담겨 있다. 『환영이 있는 거리』 소설 속의 주된 무대는 모두 작가가 살아온 공간 안에 있다. 그리고 현실에 빠져 있는 인물들에게 투영된 모습은 작가와 바로 우리의 진실된 모습일 것이다.
『환영이 있는 거리』에 서 있는 그대들, 그 거리에서 겁먹은 내면 그리고 서서히 퍼져나가는 용연의 향기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돌 옆에 가면 돌 비슷한 물질로 변해버리는 것, 혹은 부지런한 사회생활에 잠기고 잠기다가 자신도 모르게 화석 비슷하게 변해버리는 것. 너 나 모두 정신없이 먹고 자고 일하는 동안 우리는 모두 그렇게 석화되어 가는지도 모른다.
무한한 세계와 대립되는 개인의 가장 아늑한 곳, 우리들이 그냥 편하게 아파트라고 이름붙인 구조물 속에서 타인과 단절된 편안하고 아늑함을 사랑하는 사람들. 그곳에서 한 가족이 일생을 살아가지만 그것이 절대적 단절이 아니라는 외침은 듣지 못한다.
'사람들은 아파트의 든든한 벽을 꽤나 의지하는 편이지만 전 그렇지 않습니다. 속을 들여다본다는 것. 아파트가 외벽으로 막혔다고 반드시 시선이 단절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인형과 술꾼」에서 '사내'의 말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튼튼한 외벽은 얼마나 단단한가. 일단 들어가면 철저하게 외부와 격리되어 혼자거나 혹은 한 가족의 안위가 얼마나 행복하게 보장되는가. 그 보장됨을 우리는 믿고 또 믿지만 그러나 '사내'의 말 한 마디로 그 단단한 외벽은 순식간에 무너지고 만다.
우리들의 정신도 그러할 것. 수십 년 동안 외부 충격에 길들여 온 머리 구조가 바로 아파트와 같다면 그 구조를 깨부술 충격은 역시 '사내'의 말 하나로 충분하다. 일상성에 잠기고 쌓여 석화된 잔해를 끌고 우리는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아침에 눈 비비며 출근하지만, 역시 우리는'깨어짐'을 두려워한다. 아니, 아예 '깨어짐의 세계'를 모르고 있지나 않은가.
그러하다. 이 소설에서 점으로 이어지는 이차원 시선을 삼차원의 시선으로 착각하며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사내'의 거친 시선을 보여주고자 한다. 우리가 거칠고 억센 세포를 말아먹고 사는 동안 슬며시 석화된 자신을 이 소설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작가의 말
목차
목차
적군(敵軍) *33
환영(幻影)이 있는 거리 *67
인형과 술꾼 *97
시간의 저편 *129
데드 마스크 *173
강쇠바람을 기다리며 *195
술꾼 시절 *237
<발문>소설의 저 편_박세현 *273
저자
저자
강원도 삼척에서 출생.
강릉고, 관동대 국어과 졸업.
강원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
이후 주로 정선, 강릉, 삼척의 산으로, 주점으로 돌아다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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