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은 그대 얼굴
육근철 시집
육근철의 시집『반쪽은 그대 얼굴』. 공주사범대학교의 물리교육과 교수였던 저자는 '물리'라는 과학적 틀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시적 세계를 구축했다. 《새봄》, 《풍란》 , 《석산》, 《북풍》, 《중력》 등 다양한 시를 수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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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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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이어도 민들레여도 좋을 것입니다
― 육근철 시인의 시집 『반쪽은 그대 얼굴』에 부쳐
나태주(시인, 공주문화원장)
많이, 아주 많이 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70 나이를 넘기면서 살아온 자취를 돌아보면 스스로 놀라곤 합니다. 그것은 내가 만나고 함께 길을 걸어온 사람이 시기에 따라 다르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어쩌면 그렇게 신은 나에게 고비마다 필요하고 좋은 사람을 골라서 보내주었을까 싶습니다.
육근철 시인은 실상 만난 지 얼마 되지 않는 분입니다. 그렇지만 그 누구보다도 내 곁에서 함께 숨을 쉬면서 시의 길을 가는 시와 인생의 도반입니다. 공주문화원에서 내가 맡고 있는 시창작반에서도 가장 열심히 시를 공부하고 또 고민하는 분입니다. 더불어 '풀꽃시문학'이란 동인회의 회장을 맡아 수고하는 분입니다.
그러므로 최근 나와 함께 시와 인생에 대해서 가장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누는 분이 바로 육근철 시인입니다. 나는 그에게서 물리학에 대한 것을 배우고 나는 그에게 내가 알고 있는 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합니다. 가끔은 공통점을 발견하고 환희에 이르기도 합니다. 이런 분을 내 인생의 말년에 보내주신 신에게 감히 감사를 드리는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육근철 시인은 일찍이 공주사범대학교의 물리교육과 교수님으로 근무하면서 정년퇴임까지 한 분입니다. 알고 보니 그분은 이미 시집 한 권을 낸 시인이었고 정년퇴임 기념으로 다시 시집 한 권을 내기도 한 분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물리학 교수이면서 시인이었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많이 색다르지 않습니까? 물리학과 시, 그 두 단어의 간극 말입니다. 간극이라 해도 아주 큰 간극입니다. 그렇지만 육근철 시인은 그 간극을 잘 살피면서 시를 건져 올리는 재주를 가졌습니다. 자호(自號)가 이석(理石)입니다. 굳이 풀이하자면 '물리를 아는 돌'이라는 뜻이지요.
옛날 어른들로부터 가끔 '그 사람 물리가 텄다'라든가 '공부에 물리가 터야 한다'는 말을 들은 바가 있습니다. 물리의 국어 사전적 해석은 우선 '모든 사물의 이치' 혹은 '사물에 대한 이해나 판단의 힘' 정도일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야 '물리학'을 줄여서 '물리'입니다. 그러므로 육근철 시인은 물리학 교수이면서 사물의 이치를 터득한 바를 시로 쓰기를 원하는 시인이라 하겠습니다.
두 가지의 물리의 뜻은 시인에게 부담이 되기도 하겠지만 잘만 조화시키면 매우 찬란한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는 요인이 되겠습니다. 이번에 내는 시집 『반쪽은 그대 얼굴』이 그것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언뜻 시집 제목에서도 그러한 기미를 느낍니다.
'반쪽'이라는 말에서 과학이나 물질을 느낍니다. '그대 얼굴'이라는 말에서는 또 인간적인 정다움을 감지합니다. 이러한 언어의 어울림이 앞으로 육근철 시인에게 좋은 시인으로서의 길을 열어 줄 것입니다.
시집의 구성도 매우 철학적으로 되어 있습니다. 동양 철학과 인생관의 근간인 음양오행설을 좇아 다섯 부분으로 나누되 사계절과 간절기 등 다섯 부분으로 꾸몄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이미 아는 바와 같이 춘하추동과 간절기는 계절의 흐름이고, 그 흐름에 따라 청적백흑 그리고 황 등 오방색이 생겼습니다. 하나의 상징이지요. 그리고 거기에 따라 동남서북, 중앙 등 방위가 성립되었으며 유교의 덕목인 인의예지신이 나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한시의 기승전결도 여기에 준합니다.
그런데 육근철 시인은 또 놀랍게도 우리의 고유시가 형식인 시조의 종장 한 줄을 슬쩍 끌어와 15자 시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3, 5, 4, 3의 형식을 갖는 정형시. 이것은 이 땅에서 그 누구도 생각해보지 못한 일이고 그 누구도 실행에 옮겨보지 못한 일입니다. 과연 물리학자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나의 발견이요 그 발견의 발전입니다. 두 편만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떨어져
무릎을 꿇고
별도 울고
싶은 밤
이것은 「동백꽃」이란 작품입니다. 더 이상 옴짝달싹할 수도 없는 간결이요 정화입니다. 동백꽃이라도 매우 새빨갛게 피어난 동백꽃입니다. 오죽했으면 '무릎을 꿇고/ 별도' 운다 그러했겠습니까.
민들레
야! 요것 봐라
밟혀도
꽃 피우네
이것은 또 「길가」라는 작품인데 얼마나 귀여운 작품인지 모릅니다. 어린아이의 천진이 그대로 드러난 장난기조차 살짝 흐르는 작품입니다. 저절로 얼굴에 미소가 맴돌게 하는 글의 행간에 우리 자신이 어린아이가 되어 앙감질을 하며 놉니다.
바라옵건대 우리 육근철 시인님, 아니 육근철 교수님, 당신이 꿈꾸고 소망한 대로 시로서 사물의 이치를 깨치시기를 바라며 드높은 정신의 정상에 홀로 올라 고독하시기 바랍니다. 그 옆자리에 나 또한 하루 종일 이야기하고 싶어도 이야기할 사람 없어 마음 먹먹한 날 당신에게 말을 걸 것입니다. 그런 날에 우리가 '동백꽃'이어도 좋겠고 '민들레'여도 좋을 것입니다.
목차
목차
저자소개 7
봄
봄빛 16 / 봄날 17 / 상처 18 / 나비 19
민들레 20 / 동백 21 / 복수초 22 / 매화 23
난 24 / 삼월 25 / 모과꽃 26 / 꽃잎 27
먼 그대 28 / 참새 29 / 산수유 30 / 새봄 31
금강 32 / 둥지 33 / 오월 34 / 꽃비 35
사월 36 / 간이역 37 / 역 38 / 촉 39
똑똑 40 / 갈증 41 / 동백꽃 42 / 질문 43
교회당 44 / 아버지 45 / 달팽이 46 / 철길 47
첫삽 48 / 거북 49 / 길가 50 / 새순 51
농부 52 / 우수 53 / 달매 54 / 춘란 55
봄비 56 / 노송 57
여름
비밀 60 / 편지 61 / 붓꽃 62 / 여름밤 63
산책 64 / 먼 산 65 / 사태 66 / 풀벌레 67
해풍 68 / 노인 69 / 종 70 / 냇가 71
바람 72 / 강가 73 / 매미 74 / 여름 75
백일홍 76 / 금강 77 / 관찰 78 / 번개 79
참게 80 / 밤새 81 / 파초 82 / 해풍 83
농막 84 / 쪽달 85 / 잎새 86 / 풀 87
흔적 88 / 숲 89 / 밤 90 / 장마 91
신호 92 / 야행夜行 93 / 우중雨中 94 / 누이 95
여울 96 / 풍란 97 / 오리 98 / 추억 99
가을
반사 102 / 웃음 103 / 콩새 104 / 죽음 105
연밥 106 / 오후 107 / 정지 108 / 인력 109
텃밭 110 / 달무리 111 / 연인 112 / 풍령風鈴 113
만월滿月 114 / 추우秋雨 115 / 못 잊어 116 / 정선旌善 117
달 118 / 여인 119 / 낙엽 120 / 석양 121
연밥 122 / 그림자 123 / 방문訪問 124 / 나이테 125
앞산 126 / 비안飛雁 127 / 연 128 / 밤 129
이방인 130 / 그늘 131 / 꿈 132 / 만추晩秋 133
수면水面 134 / 추풍秋風 135 / 나무 136 / 석산石蒜 137
황국黃菊 138 / 갈잎 139 / 가을 140 / 길가 141
강풍江風 142 / 햇살 143
겨울
북풍 146 / 기저귀 147 / 겨울 148 / 한겨울 149
눈송이 150 / 산사山寺 151 / 밤새 152 / 눈보라 153
잠수潛水 154 / 첫눈 155 / 문풍지 156 / 달밤 157
철로鐵路 158 / 상고대 159 / 저녁 160 / 강변 161
아침 162 / 새 163 / 난 잎 164 / 고드름 165
새벽 166 / 장독 167 / 어머니 168 / 풍경風磬 169
할머니 170 / 눈雪 171 / 춤 172 / 설야 173
춘성春聲 174 / 월하月下 175 / 민박 176 / 구멍 177
시간 178 / 객사客舍 179 / 화장火葬 180 / 해후邂逅 181
겨울 182 / 소 183 / 시험 184 / 낮달 185
바람 186 / 새벽 187
우주
상처 190 / 지우개 191 / 앙코르 192 / 자식 193
한때 194 / 이명 195 / 창밖 196 / 이국異國 197
중력 198 / 무중력 199 / 물결 200 / 거울 201
대竹 202 / 찰칵 203 / 노안 204 / 세월 205
월훈月暈 206 / 울림 207 / 월식 208 / 아가 209
후광後光 210 / 무상無常 211 / 사진 212 / 일식 213
개펄 214 / 호수 215 / 사랑 216 / 여명 217
대금 218 / 마당 219 / 기둥 220 / 위로 221
여승 222 / 그대 223 / 공명 224 / 장날 225
창 226 / 백자 227 / 주병 228 / 옹이 229
발문 232
저자
저자
응용광학 전공(용수철 무아레 간섭무늬 규칙성 발견)
영재교육, 창의성 교육 연구(창의성 프로그램인 WHA 모델 개발)
WHO'S WHO 세계인명사전 등재(2011)
제27회 시와정신 신인상(2016)
현재 풀꽃시문학회 회장(2016)
시집 「물리의 향기」(2013), 「사랑의 물리학」(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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