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깊은 글쓰기
우리 말로 끌어안는 영어
살려 쓰면 좋을 우리말을 살펴보는『뿌리 깊은 글쓰기』. 이 책은 한겨레가 영어를 예쁘게 사랑하는 길을 돌아보면서, 영어 아닌 한국말로 놀이를 즐기듯 착하고 어여삐 말삶을 일구는 꿈을 헤아리고 있다. 108가지 이야기를 통해 각자의 자리에서 다양한 빛깔과 무늬와 내음으로 우리말을 아름답게 돌보며 가꿀 수 있도록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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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예나 지금이나 한글을 푸대접하는 한겨레
1504년(연산군 10년), 한양 일대가 발칵 뒤집혔다. 연산군의 폭정을 폭로하는 한글 문건이 나돈 탓이었다. 이에 광분한 연산군은 한글 책을 모두 불사르고, 한글을 '상놈의 글자' 곧 '언문諺文'이라 이름하며 언문금지령을 내렸다. 1446년(세종 28년) 한글이 반포된 지 불과 70년 뒤에 일어난, 첫 한글 말살 정책이었다. 그 뒤로 조선시대 지식인과 양반층한테서 오랫동안 괄시받고 구박받아 오던 한글은 갑오경장 뒤에 비로소 나랏말로 대접받게 되지만,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총독부가 시행한 한글말살정책으로 다시 잔혹하게 탄압받는다. 한글이 한민족의 얼을 담는 그릇인 까닭이었다.
해방이 되고 대한민국 정부가 세워진 뒤로 예순 몇 해가 흘렀다. 그렇다고 한글 수난사가 끝난 것은 아니다. 언문이라고 괄시하는 사대부 양반의 시대도 아니고, 한글을 쓴다고 잡아가는 순사 나리도 없다. 그렇건만, 오랜 수난의 세월을 이겨낸 한글은 지금도 이 땅에서 여전히 푸대접받고 있다.
"너 땜에 니 남편한테서 나 엿 됐어! 코리아 캔디!" "오 마이 갓! 셔터 마우스!"
어느 연속극에서 연기자 김수미가 던지는 대사에 시청자들은 배꼽을 잡는다. 영어 낱말을 엉뚱하게 조합하거나, 쓰지 않아도 될 자리에 굳이 영어를 써 대며 '있는 척, 배운 척'하는 모습이 우스꽝스러워서다. 그러나 어쩌랴, 과장은 하였으나 김수미가 연기하는 그 모습이 우리 사는 실제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문을 '두드리면' 될 일이지만 우리는 문을 '노크'하고, '그만'이라고 말하기보다는 '스톱'이라고 외친다. '내려받기'를 하지 않고 '다운로드'를 하고, '맥주'집이 아니라 '호프'집에서 '미팅'을 하고, '병따개'가 아니라 '오프너'를 달라고 말하고, 글을 다루는 사람마저 '고쳐쓰기'보다는 '리라이팅'을 해야 하는 줄 안다. '동사무소'를 느닷없이 '동주민센터'로 바꾸고, '군것질'이나 '입가심' 대신에 '디저트'를 먹자 하며, '뒷이야기'를 잊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먼저 떠올리는 어른들 틈에서, 아이들은 '빵꾸'를 우리 말로 알고 자랄밖에.
자기도 모르게 영어가 툭툭 튀어나오는, 이 뿌리 깊은 말버릇은 어디에서 비롯됐을까? 한글을 쓰면 '없어 보이고' 나라밖 문자와 언어를 사용하면 '있어 보인다'고 여기는 문화사대주의의 병폐가 넓고도 깊다. 잡지 이름이며 책 제목, 회사 이름에서부터 작은 가게며 아이들 과자 이름에 이르기까지, 영어가 우리의 일상을 가득 에워싸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그리하여, 한겨레가 사는 이 땅에서 한겨레의 글 한글은 영어를 위시한 나라밖 말에 밀려 그 가지가 마구 잘려나가고 뿌리까지 흔들릴 지경에 이르렀다.
과학적 체계와 독창성을 인정받아 지난 1997년에 유네스코 세계 기록 문화유산에 등재된, 세계에서 가장 빛나는 빼어난 문자라고 칭송받는 한글. 그런 한글이 정작에 이 땅에서 푸대접받고 있다. 말은 곧 얼이건만, 한글에 담긴 우리 얼을 우리 스스로 내치고 버리고 있는 셈이다.
쉬운 우리 말로 영어를 끌어안을 길을 밝히는 108가지 이야기; 우리 말과 글과 삶과 얼을 뿌리 깊게 다져 나가기를 꿈꾼다
'우리 말 지킴이'로 잘 알려진 최종규는, "조금만 생각하면 쉬운 우리 말로 바꿀 수 있는 쉬운 영어에 휩쓸린 우리네" 모습이 안타까워, 마구잡이로 쓰는 외래어로 뒤틀린 우리 글과 말을 어떻게 다듬고 보듬을까 하는 생각을 담아, 이번에 「뿌리깊은 글쓰기: 우리 말로 끌어안는 영어」를 펴냈다. 이미 외래어로 굳어진 나라밖 말을 깡그리 걷어내자는 것은 아니지만, 마구잡이로 쓰는 쉬운 영어를 끌어안을 수 있는 쉬운 우리 말을 찾아 씀으로써 우리 말과 글 뿌리를 튼실히 다지자는 것이다.
한 달에 백 권도 넘는 책을 읽을 만큼 대단한 독서가인 최종규는 책을 읽으면서 '살려 쓰면 좋을 아름다운 우리 말'을 발견하면 따로 갈무리해 두고, 마찬가지로 잘못된 글, 나쁜 글, 불필요한 외래어나 외국어를 만나도 따로 갈무리해 두는 일을 오랫동안 이어오고 있다. 그리하여, '내 마음을 살리는 말' 108가지를 엮은 「생각하는 글쓰기」와, '잘못 쓰는 겹말 바로잡기' 108가지를 엮은 「사랑하는 글쓰기」를 앞서 펴낸 데 이어, 이번에는 「뿌리 깊은 글쓰기: 우리 말로 끌어안는 영어」를 선보인다. 이 책 또한 최종규가 책을 읽으며 갈무리해 둔 글 가운데에서 굳이 쓰지 않아도 될 영어를 함부로 쓴 보기글 108가지를 뽑아, 우리가 일상적으로 자주 쓰는 영어 낱말을 한글로 손쉽게 다듬어 쓰는 길을 보여준다.
이 책은 여느 '우리 말 바로쓰기' 책처럼 잘못된 글쓰기를 기계적으로 바로잡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일상에서 쓰임새가 굳어진 영어를 맞춤한 우리 말로 다듬을 방법을 보여주는 한편, 열린 자세로 독자와 함께 다양한 시도를 모색하기도 하고 또 더러 새로이 말을 빚어 쓰는 방법을 제시하기도 한다. 이를테면, '라이프스타일'은 '사는 모습' 또는 '살아가는 모습'으로 손쉽게 다듬을 수 있는가 하면, '모양새'며 '차림새' 같은 말처럼 '-새'를 써서 '살림새' 또는 '삶새' 같은 새로운 말을 만들어 쓸 수도 있다고 제시하는 식이다. 그런가 하면, 최종규는 이 책에서 우리 말과 글과 삶과 얼이 참으로 깊이 뿌리 내리기를 꿈꾸자고 진정어린 마음으로 조근조근 설득하기를 쉬지 않는다. 올바르게 쓰는 말과 글이 올바르게 품는 생각이 되고 그런 생각이 모여 우리 얼과 삶을 바로세울 수 있다고 믿는 까닭이다. 우리 말과 글을 "저마다 다 다른 자리에서 저마다 다 다른 빛깔과 무늬와 내음으로 아름다이 돌보며 가꿀 수 있기를" 꿈꾸는 까닭이다.
"나도 모르게 외래어를 쓰면서 부끄러워질 때가 있는데..."
얼마 전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 공공언어 바르게 쓰기 업무협약' 체결식에서, "국어쓰기, 한글운동이 우리의 얼을 지키는 운동"임을 강조하고, "나도 모르게 외래어를 쓰면서 부끄러워 질 때가 있는데 이런 시작을 관공서인 서울시가 먼저 나서서 한다는데 의미를 두고 싶다"고 강조해서 화제를 모았다.
우리 말과 글을 올바로 다듬으려는 노력은 국립국어원이며 한글학회에서 오랫동안 이어오고 있고, 정부기관에서도 행정용어를 순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지만, 우리의 말버릇 글버릇은 여전히 지나친 한자말이나 일본 말투, 번역 말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오히려 갈수록 영어에 압도당하고 있다. "앞으로 내세우는 미국말"의 위세로 "뒤로 밀리는 한국말"인 지경이니, 끝내 "우리 이야기가 사라지고 우리 넋이 스러지며 우리 삶은 말라비틀어"지지 않을까 해서 안타까워하는 이가 이 책을 쓴 최종규 한 사람은 아닐 터, 이 책 「뿌리 깊은 글쓰기: 우리 말로 끌어안는 영어」는 "나도 모르게 입에서 튀어나오는 외래어가 부끄러운 사람"들한테 반갑고 힘이 될 만하다. 우리 말 이야기를 손쉽게 읽으면서 깊이 헤아리고 싶은 사람, 맞춤법과 띄어쓰기 이야기를 넘어서서 우리 말과 글을 더 푸지고 아름답게 가꾸고자 하는 사람, 자유로우면서 상상과 창의를 북돋우는 우리 말 이야기를 바라는 사람에게 좋은 도반이 될 것이며, 특히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는 사람, 중고등학교 아이들과 입시를 앞둔 수험생에게는 크게 유용한 책이 될 것이다.
목차
목차
머리말
001 고티스타일 goatee style
002 굿타이밍 good timing
003 그린 green
004 나이브 naive
005 나이트 스쿨 night sch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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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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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해피 happy
105 허브 hub
106 홈스테이 homestay
107 휠 wheel
108 힌트 hint
맺음말
저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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