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은 음표처럼(시 읽는 어린이 76)(양장본 HardCover)
송희복 동시집
송희복 시인의 동시집 『새들은 음표처럼』에서는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며, 우리의 생각과 행동까지 바꾸는 ‘말’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일깨워줍니다. 이토록 아름다운 우리말을 우리가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독자들에게 나직히 묻고 있지요. 과연 독자들은 이 동시집을 읽고 어떤 답을 내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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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시인이자 문학평론가로 활동하면서, 진주교대 국어교육과 교수를 지내고 있는 송희복 시인의 동시집 『새들은 음표처럼』이 청개구리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이 시집에서 시인은 삶에 대한 깊은 성찰과, 해맑은 동심을 함께 다뤘다. 어느 것 하나 억지스럽지 않고 솔직 담백하다.
교육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라는 시인의 직업 탓인지, 아이들에게 낯설 만한 단어를 시어로 택하고, 이미지로 기억하게끔 도와주는 노력이 엿보인다. 수평선을 '물금'으로 비유하고(「수평선」), '무지개'의 어원을 밝힘으로써 익숙한 대상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가질 수 있도록 돕고(「무지개」), 난바다와 된바람(「난바다, 된바람」), 윤슬(「한가위 슈퍼문」)과 같은 아름다운 우리말을 소개해주는 것이 그렇다. 시외버스 안에서 졸던 화자가 "졸립다, 하며 졸아야 하나 졸리다, 하며 졸아야 하나" 맞춤법을 두고 고민하는 작품은 독특한 재미를 안겨준다(「졸면서 하는 국어 공부」). 이뿐이 아니다. 시집 곳곳에서는 경상도 및 다른 지방의 방언들이 종종 눈에 띈다. 표준어만 고집하지 않고 지역의 소중한 우리말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자 하는 시인의 바람이 담겨 있다.
낭……/낭……/낭……//
나무를 낭이라고 하는/우리말이 있어서/재미있다.//
제주도에서는/나무를 가리켜/낭이라고 한다.//
돔박낭은/동백나무,//
누룩낭은/느릅나무,//
조롱낭은/조록나무,//
먹낭은/먼나무……//
나무가 낭이 되는/우리말이 낭랑해서//
참 좋다.
―「우리말, 낭」 전문
「우리말, 낭」이라는 작품을 읽으면 '우리말'에 대한 시인의 자부심과 애정이 듬뿍 묻어난다. 화자는 제주도에서는 나무를 가리켜 '낭'이라고 한다면서, 여러 나무들을 제주도식 표현으로 바꾸어 불러본다. "나무를 낭이라고 하는 우리말이 있어서 재미있"고, "우리말이 낭랑해서 참 좋"다고 말하는 화자는 왠지 해맑고 순수한 눈동자를 지녔을 것 같다. '나무'와 '낭'을 오가며 이토록 즐거워한다니, 이슬처럼 맑은 동심을 지니지 않고서야 가능할까? 독자는 순수한 화자의 독백을 들으며 자신도 모르게 '낭…… 낭……' 하고 읊조리게 될 것이다. 그러고 보니 '낭'이라는 말이 입 안에서 낭랑하게 울려퍼진다. 정말 재미있는 말 같다. 참말로 멋진 말 같다.
또한 송희복 시인의 동시집에는 말의 힘과 생각의 힘을 보여주는 동시들이 눈에 띈다. 내가 하는 말에 따라 생각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는 만큼 내 행동이 바뀔 테니 현실 역시 변하기 마련이다.
우리 마을에 밤낮없이 짖어 대는
암컷 강아지 녀석이 있었다.
개 주인 아저씨는 이 귀찮은 녀석을
십 리 길 바깥의 큰 호숫가에 버리고
돌아왔다. 녀석도 며칠간 여기저기를
헤매면서 탈진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개 주인 아저씨는 용케도 집을 찾아온
녀석을 신통방통해하면서, 시장에서
사 온 이 오천 원짜리 잡종 강아지에게
공주라는 귀한 이름을 붙여 주었다.
이때부터 공주는 짖지 않았다.
사람만 보면 꼬리를 흔들어 댔다.
―「공주의 귀환」
하도 밤낮없이 짖어 대니 개 주인 아저씨는 강아지를 멀리 갖다 버렸다. 하지만 용케도 집을 찾아 돌아온 강아지에게 '공주'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 이 시는 공주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나서부터는 더 이상 짖지 않고, 사람만 보면 꼬리를 흔드는 '착한' 강아지로 탈바꿈한 암컷 강아지 이야기다. 처음 읽었을 때는 혼쭐이 난 강아지가 개과천선하는 재미있는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다시 곱씹어 생각해 보면 처음에 주인 아저씨가 "시장에서 사 온 오천 원짜리 잡종 강아지"를 어떻게 대했을까 궁금해진다. 이름은 커녕 애정 어린 눈길조차 준 적 없을지 모른다. 그러다 멀리 내다버린 뒤 다시 집까지 찾아온 모습을 보고 대견해서 '공주'라는 이름을 처음 붙여준 것이다. 그냥 잡종, 똥개라고 생각하던 아저씨가 "공주야~" 부르니, 말투에 어느 정도 애정이 섞일 것이고 그걸 강아지가 느끼지 못할 리 없다. 이렇듯 말의 힘은 위대한 것이다. '공주'라는 이름을 지어 불러주니 정말 공주처럼 예쁨을 받고, 행동까지 바뀌게 되었으니 말이다. 이러한 작품으로는 친구들이 "시현이는/지각대장//별명 하나/늘었네."라며 놀리지만 이에 개의치 않고 "나는야/지각대장//별명 하나/얻었네."라며 당당히 반격하는 아이를 보여주는 「나는야 지각대장」과 가난한 산동네를 "달이 잘 보이는" 달동네로 표현한 「달동네」 등이 있다. 별명이 "늘었"다는 것과 별명을 또 하나 "얻었다"는 것은 전혀 다르다. 또한 산동네와 달동네는 어감의 차이가 확실히 느껴진다. 같은 상황과 대상을 단어 하나의 차이로 더 나은 존재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말과 생각의 힘이 아닐까?
송희복 시인의 동시집 『새들은 음표처럼』에서는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며, 우리의 생각과 행동까지 바꾸는 '말'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일깨워준다. 이토록 아름다운 우리말을 우리가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독자들에게 나직히 묻고 있는 것이다. 동시집을 읽고 나서 독자들이 어떤 답을 내릴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목차
목차
수평선 / 난바다, 된바람 / 보름달은 사과처럼 / 한가위 슈퍼문
금싸라기 땅 위의 고양이들 / 달동네 / 가위표 / 왕할머니의 사투리 / 무지개
열대야 / 금빛 녹색의 나뭇잎들 / 똑똑한 아이 / 다시, 똑똑한 아이 / 아침 인사 야옹
제2부 새들은 음표처럼
새 한 마리는 음계처럼 / 새들은 음표처럼 / 참새 가족 / 나뭇잎잠자리
하와이 부용 / 억새풀 / 탱알꽃 / 우리말, 낭 / 은행나무 / 늘 푸른 꽝꽝나무
윤동주 님이 들었던 소리 / 쓰름매미 우는 소리
제3부 졸면서 하는 국어 공부
세월호의 슬픔은 / 메르스 타령 / 졸면서 하는 국어 공부 / 나는야 지각대장
비단길 / 벌레 / 독거노인 / 컵라면 빈 통 하나 / 전통혼례식장에서
언제나 사랑 타령 / 공주의 귀환 / 재수 없는 날 / 까마귀 학교
빨간색 옷을 입으면 춤추고 싶어 / 새우깡 / 아니지유
제4부 외갓집의 삽짝거리
아빠는 출근길, 나는 등굣길 / 우포늪에 가다 / 궁금증 / 오빠 생각이 나서 나는 울었다
졸음운전 / 되게 하면, 하게 되네 / 오실댁, 가실댁 / 그믐밤 / 외갓집의 삽짝거리
[해설] 동심의 날개에 피어나는 꿈_이숭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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