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이 익는 시간(청개구리문고 27)
봉경미 장편동화
봉경미 장편동화 『라면이 익는 시간』에는 '학원 입학시험', '웬 봉사활동?', '혼자는 싫어', '뭐가 문제지?', '멀어진 사이', '나한테 왜 이래?', '집으로 가는 길' 등이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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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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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 왜 이래!"
우정과 질투 사이에서 방황하는 두 소녀의 친구 사용법!
초등학교 중학년부터 고학년에 이르는 아이들에게 삶의 여러 단면을 보여주는 '청개구리문고'의 27번째 작품 『라면이 익는 시간』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봉경미 작가의 첫 작품이다. 광주대 대학원 문창과에서 아동문학을 전공하면서 수련해온 결실로 첫 장편동화를 선보이게 되었다. 이 작품은 절친이었던 두 아이, 하영이와 가람이가 사소한 오해로 인해 갈등하다가 역시 우연한 계기로 화해하면서 친구간의 우정의 깊이를 새로이 깨닫게 되는 과정을 섬세한 필치로 그려내고 있다.
어른들이 보기엔 별거 아닌 일로도 아이들은 쉽사리 토라지고 다투기도 한다. 그러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붙어 다니며 깔깔대는 게 아이들이다. 그만큼 쉽게 상처 받고 아파할 정도로 여리고 순수한 존재들이라는 것이며, 반면에 마음의 앙금을 씻어내는 자정 능력 또한 강한 존재들이기에 금세 화해하고 어울릴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하영이와 가람이 역시 마찬가지다. 두 아이는 서로에 대해 모르는 게 없을 정도로 아주 오랜 동안 절친 사이였다. 아이들의 두 엄마 역시 절친 사이로 보이기에(작품에서는 이에 대한 언급이 없지만) 아마도 두 아이는 아기 때부터 함께 자랐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 두 아이가 아주 사소한 일로 토라져 반목하기 시작한다. 급기야는 서로에 대해 비아냥거리기도 하고 은밀한 복수전을 펼치기도 한다. 그리고 각자의 마음속에 절교의 다짐이 움트기 시작한다.
이 정도면 꽤나 상황이 심각하다. 쉽사리 화해할 것 같지 않다. 더군다나 여기에는 엄마들의 영향이 깊이 개입해 있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어찌 보면 두 아이는 엄마들의 대리 욕망을 충족시켜야 하는 매개체인지도 모른다. 그렇다 보니 두 엄마에게 아이들은 늘 비교의 대상이 되고, 수학 학원, 영어 학원, 봉사 점수…… 등을 통해 경쟁 심리를 부추기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두 아이의 우정에 금이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결국 두 아이는 서로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며 갈등할 수밖에 없고, 이는 곧 자신들이 처해 있는 현실에 대한 저항에 다름 아닌 것이다. 따라서 이 작품은 아이들 간의 단순한 우정만을 이야기하고 있지는 않다. 두 아이의 관계에 균열을 내고 와해시키는 근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현실 문제를 강하게 상기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이 두 아이의 시선을 교차시키면서 서사를 풀어가는 것도 그러한 현실에 대한 인식을 드러내기 위한 서사 전략으로 읽힌다. 두 아이가 처해 있는 서로 다른 입장과 대응방식이 현실 문제에 대한 인식을 토대로 표출되기 때문이다. 물론 각자의 서로에 대한 인식이 터무니없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고, 엄마들이 강요하는 경쟁 심리에서 촉발된 것이기도 하지만 갈등상황에 대처하는 두 아이의 태도는 나름 설득력을 지니게 된다. 독자들은 두 아이의 서로 다른 입장과 심리 변화 과정을 따라가면서 인물들의 심리 상태를 이해하게 되고 '이런 상황에서 나라면 어땠을까?' 하고 되짚어봄으로써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그만큼 두 아이가 처해 있는 현실이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일이고, 쉽게 공감할 만큼 리얼하게 그려져 있다.
이러한 갈등은 하영이가 길을 잃어 길 위를 헤매고 다닌 하루 동안 절정에 이른다. 가람이 역시 길을 모르는 하영이에게 소홀했던 탓에 책임감을 느껴 하영이를 찾아다니며 길 위에서 헤매게 된다. 이쯤에 이르러 두 아이는 서로에 대한 원망과 질책으로 불만이 최고조에 이른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서로에 대한 걱정과 염려, 미안함이 깔려 있기 마련이다. 그러한 마음이 없다면 원망도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이들의 갈등과 대립은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하게 되는 과정의 다른 얼굴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서로에 대한 새로운 각성이자, 우정에 대한 재확인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아직 덜 풀어진 라면을 젓고 있으려니 가람이는 기분이 이상해졌다. 분명 아까까지만 해도 모든 게 복잡하고 혼란스러웠는데 지금 하영이랑 먹을 라면을 끊이고 있다니. 그런데도 어제 일처럼 자연스럽게 느껴지다니. (157쪽)
엄마의 잔소리를 피해 하영이네 집에 온 가람이가 라면을 끓이며 생각하는 대목이다. 이미 두 아이에게 마음의 앙금은 사라지고 없다. 오히려 하루 동안 서로를 찾아 헤매다니며 솟구쳤던 원망과 불만이 어느새 녹아버리고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더욱 깊은 우정을 심어 놓게 된 것이다.
이처럼 이 장편동화는 두 여자 아이의 갈등과 반목을 통해 우정이란 무엇인가를 설득력 있게 그려내고 있다. 무엇보다도 두 아이의 서로 다른 입장과 심리를 요즘 아이들이 처해 있는 현실 문제 속에서 진솔하게 그려내고 있어 더욱 공감이 가는 이야기이다. 이 작품을 통해 아이들 간의 올바른 관계 맺기와 우정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고, 나아가 친구 간에도 알게 모르게 경쟁 심리에 시달려야 하는 아이들의 현실 문제에 대해 어른들의 많은 각성이 있길 기대한다.
목차
목차
2. 웬 봉사활동?
3. 혼자는 싫어
4. 뭐가 문제지?
5. 멀어진 사이
6. 나한테 왜 이래?
7. 집으로 가는 길
8. 다 너 때문이야
9. 길 위의 하영이
10. 길위의 가람이
11. 다시 집으로
12. 길 위에서 보낸 하루
13. 라면이 익는 시간
작가후기
저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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