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거리의 타이포그래픽 디자인
『간판, 거리의 타이포그래픽 디자인』은 단순한 사진 결과물이다. 어떤 사진은 70년대의 문화가 그대로 정체되어 있고, 어떤 사진은 한 시대의 문화가 간판에 화석처럼 남아있다. 이 책을 통해 간판과 도시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 수 있을까? ‘기록되면 역사가 되리라’는 신념과 한 시대를 풍미했던 시각문화인 간판을 기록하고 연구하는 것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또는 간판을 연구한다면, 서체와 타이포그래피, 그래피티와 벽화, 명도와 채도, 당시當時의 풍경과 언어, 영상과 디지털 사인니지의 문자 세계, 유행했던 상호와 직업 등이 어떻게 해석될까? 저자는 더 많은 사람이 간판을 이해하게 될 때, 더 수준 높은 간판을 요구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됨으로써 우리를 감싸고 있는 공간과 도시에서 빛나는 간판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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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그저 글자 형태에 불과한 것에서 추억이 떠오르다니! 내가 좋아하던 서체의 매혹적인 획들을 보니 눈물을 참을 수가 없어요. 눈물은 우리가 함께 보았던 풍경들을 향해 흐르는 거니까요. 그 장소와 얼굴들을 꿈에서나마 보고픈 마음이 간절하군요."
―천일야화(千一夜話,Alf laylah wa laylah)에서
거리의 간판과 그 안에 있는 타이포그래피는 도시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다. 간판은 도시의 거리를 아름답게 하거나 미관을 해칠 수도 있다. 간판은 즐겁게 보일 수도 있고, 매력적일 수도 있으며, 영감을 주거나 불쾌감을 줄 수 있다. 간판속의 내용은 위안을 주거나 불안감을 줄 수도 있고, 신성하기도 하며 세속적이기도 하다.
간판은 주목받기를 간절히 요구한다. 대부분의 간판은 친밀한 친구처럼 불특정 다수에게 직접 이야기한다. 어떤 간판은 휘황찬란한 불빛으로 이야기하고, 어떤 간판은 색을 사치스럽게 탕진한 화가 앙리 마티스처럼 이야기하고, 어떤 간판은 인정 없는 컴퓨터의 플로터에서 출력된 서체로 이야기하고, 어떤 간판은 네온사인의 점멸로 말을 반복한다.
아직까지 간판에 대한 판단은 도시 미관 문제와 연관되어 있으며, 평가는 합리적인 토대를 갖고 있지 못하다. 게다가 정책 입안자와 전문가의 시각과 간판 클라이언트의 시각이 본질적으로 다른데, 각 지자체에서 규제 중심으로 확립된 기준으로 어떻게 간판의 아름다움을 판단할 수 있는가? 예를 들어 간판의 아름다움이 장소와 위치에 따라 변한다면, 도시 미관에 있어 건물이 간판보다 우월하다고 어떻게 주장할 수 있는가?
이 익숙한 힘의 논리와 상대주의로 사람들은 간판에 대한 판단을 순전히 악의적으로 인용해왔다. 하지만 소설가 공선옥은 그의 수필집 『사는 게 거짓말 같을 때』에서 간판을 이렇게 언급한다.
"한국의 '간판문화'에 대해서 비판하는 소리를 이따금씩 듣게 된다. 한국의 간판들은 요란하고 천박하다. 한마디로 간판문화가 없다, 라는 것이 요지이다. 그러면서 꼭 비교하는 곳이 있으니 선진 유럽의 도시들이다. 서울 청담동 거리가 꼭 그들이 말하는 유럽 거리를 닮아가는 모양이다. 붉은 간판 노란 간판에 형광등 수십 개 매단 간판이 그곳에는 없다.
나는 속이 상한다. 우선 형형색색의 어지러운 간판에 대하여, 그 간판들은 내 놓아야만 하는 사람들의 각박한 삶에 대하여. 그러나 정말 내 오장을 상하게 하는 것은 생존의 깃발 펄럭이는 거리와 그 거리의 사람들에 대하여 한번이라도 연민이나 애정을 가져보지 않고 그곳을 비판하는 사람들의 '말하는 방식'이다."
현대의 간판은 일제강점기부터 시작된 관습의 조형 감각이다. 간판에 대한 역사와 문화가 어떤 합리적 근거도 갖지 못하는데,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일방적인 이유로 정비되고, 규제되어 사족이 절단되고 있다. 하지만 '기록되면 역사가 되리라'는 신념과 한 시대를 풍미했던 시각문화인 간판을 기록하고 연구하는 것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또는 간판을 연구한다면, 서체와 타이포그래피, 그래피티와 벽화, 명도와 채도, 당시當時의 풍경과 언어, 영상과 디지털 사인니지의 문자 세계, 유행했던 상호와 직업 등이 어떻게 해석될까?
이제 간판은 공기空氣이고 환경環境이다. 오죽했으면 프랑스 소설가 프레데리크 베그베데Frederic Beigbeder는 그의 소설 『99프랑』을 통해 이러한 광고를 인류의 공적公敵이며 광고와의 전쟁은 성전聖戰이라고 했을까. 그렇다고 광고와의 싸움에서 승리를 기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가 우리의 간판이 싫어진 것은 정보의 기능으로만 인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만이나 홍콩 그리고 라스베이거스의 간판은 정보가 아닌 문화로 인식되기 때문에 하나의 관광 상품으로까지 인식된다. 이렇듯 우리의 뒷골목에서 밤거리의 조명등 역할까지 담당하는 간판을 시각문화를 그르치는 천덕꾸러기로 생각한다면 크나큰 문화적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단순한 사진 결과물이다. 어떤 사진은 70년대의 문화가 그대로 정체되어 있고, 어떤 사진은 한 시대의 문화가 간판에 화석처럼 남아있다. 어떤 것은 유물처럼 보관되어 있고, 어떤 것은 금방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이 책을 보고 난 후 간판과 도시를 바라보는 시선이 따뜻해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기록으로 남긴다. 더 많은 사람이 간판을 이해하게 될 때, 더 수준 높은 간판을 요구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됨으로써 우리를 감싸고 있는 공간과 도시에서 보석처럼 빛나는 간판을 보게 될 것이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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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저자
현재는 광고 특히 간판에 관한 글을 신문과 월간지에 연재도 하면서 주말이면 급속하게 도시화되면서 사라져 가는 옛날 간판과 시각 이미지를 찾아다니고 있다. 그리고 옥외광고회사 「미디어사인Media Sign」을 운영하면서 아트디렉트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그는 자신 작품의 표지장정을 직접 디자인을 했으며, 카포스(한국자동차정비협회)의 심벌을 디자인하기도 했다.
펴낸 책으로는 소설 『바람이 전해준 그림』(2003년)과 지구촌 간판들의 다양한 세계를 보여주는 『김준영의 세계간판기행Vernacular DeSign』(2009년)이 있다. 그리고 『아아! 채석강』(2010년)과 각종 신문과 TV에 소개되어 호평을 받은 『간판, 문화를 이야기하다『(2011년)와 『간판 하나로 매상 쑥쑥 올리는 간판마케팅』(2015년)이 있다. 공저로는 『간판의 웃음, 간판의 눈물』(2015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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