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없는 시대의 자화상(사십편시선 13)
김영언 시집
김영언 시집 [집 없는 시대의 자화상]. 13년의 침묵을 깨고 두 번째로 선보이는 김영언 시인의 시집이다. 저자는 욕망, 자본 그리고 그것으로 황폐해진 시대를 치유하는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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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두 번째 시집『집 없는 시대의 자화상』출간
황폐화된 시대에 지극 정성의 삶을 노래하다
- 13년 만에 내보이는 김영언 선생님의 두 번째 시집
- 욕망, 자본 그리고 그것으로 황폐해진 시대를 치유하는 사랑을 노래하다
십여 년만의 침묵을 깨고 낸 시집
해독 불능의 암호로 전락해 버린 시들에 절망한 시인이 어둠 속 은자의 삶을 접고, 두 번째 시집을 들고 나타났다. 김영언 시인이 첫 시집 《아무도 주워 가지 않는 세월》 이후 13년의 침묵을 깨고 작은숲출판사에서 《집 없는 시대의 자화상》을 출간했다.
"자신만의 밀실 구석에서 자폐를 앓고 있던" 시의 현실이었지만 그가 시 쓰기를 그만둔 것은 아니었다. 어쩌면 십여 년 이상의 세월 동안 그의 시는 "황폐화질 대로 황폐"해 진 세계에서 "자기 전부로 세계를 느끼는 오래된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 더욱 몸부림쳤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 시집의 추천사를 자처한 김진경 시인은 "자기 전부로 세계를 느끼는 게 아니라 시각으로 세계를 재단"하며, "시각의 원근법에 따라 사람과 사물에 서영을 매기고 끝없는 욕망에 휘둘"리는 황폐화된 세계에 드리워진 "남루한 그림자를 끌고 마침내 그 오래된 미래의 문턱"에 이르렀다고 시인을 평가한다. 김진경 시인의 평처럼 시인은 절망의 시대를 넘어 새로운 세계, 즉 오래된 미래를 만난 것이다. 이 시집은 십여 년 침묵과 절망의 시대를 지극 정성의 삶으로 살아와 "오래된 마을"로 귀향한, 그래서 "동시에 도래할 미래"로 투신을 드러낸 징표일지도 모르겠다.
욕망과 자본으로 점철된 시대를 건너는 사랑의 힘
우리가 목도하는 시대는 그의 시 「자본이 반말을 한다」에서 드러나듯, 자본이 지배하는 시대이다. 자본은 끊임없이 욕망을 부추기고 끝내 인간의 삶을 황폐로 이끌었다. 이 글의 발문을 자처한 박두규 시인은 그의 시를 "탐욕과 자본으로부터 오는 반생명적이고 비인간적인 현실을 타개하고 극복하기 위해 그리움 또는 사랑의 정서를 회복"하고자 한 시도라고 했다. 그러나 그 시도는 역사적이고 사회적이거나 정치적인 것이기보다는 "개인의 진정성에 바탕을 둔 지극정성의 삶"이라는 것이다. 그 지극정성의 삶은 비평가가 그에게 얹어준 상징이지만 그를 만나보고는 대번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사랑마저도 "진도의 진돗개들처럼 거리를 쏘다니지만 어느 것 하나 잡아먹지 못하"는 자본화된 시대, 본질은 없어지고 상품과 이미지만 남은 황폐화된 시대, 그는 "사랑이라는 단어를 한 번도 쓰지 않고 자신의 구체적 일상을 사랑으로 살아내는" 사람이다. 그는 "오로지 지극정성의 간절함이 내 깊은 곳에 내장되어 있음을 망각하지 않은 채 일상을 바라보고 상대방과 대화하고 그렇게 밥 한 그릇을 먹는 것"을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래서일까. 이시백(소설가)은 그를 "추녀 끝의 고드름을 녹이는 봄볕처럼 따스한 웃음"을 지닌 사람이라고 평한다. "세상이 각박하고 소란스러워질수록" 빛나는 그의 웃음은 "고향집 마당을 지키는 오래된 우물"로 비유한 이시백 작가의 말처럼 그의 시가 그리운 것은 그가 살아낸 시대를 나 역시 살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시인의 말
이제 겨우 여기까지 오다지, 풍경보다도 느린 걸음이 부끄럽다. 삶을 닮은 말들도 가볍고 느슨하기 그지없다.
대중과의 다정한 소통을 거부한 채 해독 불능의 암호로 전락해버린 시들이 자신만의 밀실 구석에서 자폐를 앓고 있는 현실에 결코 영합할 수 없다는 객기 때문이었을까?
이곳으로 거처를 옮긴 뒤 한동안은 서녘 하늘께에서 노을을 온몸에 듬뿍 묻히고 계절의 파편 같이 무수하게 흩날려오는 기러기 떼의 행렬이 마니산 등성이에 수묵화처럼 그어지는 어스름 풍경을 바라보며 언제나 8시에 떠나나 카테리니행 기차를 안타까워하는 아그네스 발차의 처연한 절규에 사로잡혀 어둠 속 은자처럼 지냈다.
올해에는 마당가 홍매화가 여느 해보다 훨씬 이르게 웃었다. 그와 더불어 모든 것들이 맑게 깨어나고 그 청아한 향기가 어둠을 씻어내기를 소망하며 봄밤의 한때를, 탑돌이 하듯 그 나무 주위를 맴돌곤 했다. 삶이 좀 더 엄숙해지고 마음도 좀 더 깊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추천사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자기 전부로 세계를 느끼는 게 아니라 시각으로 세계를 재단
한다. 시각의 원근법에 따라 사람과 사물에 서열을 매기고 끝없는 욕망에 휘둘린다. 그
래서 우리의 삶과 세계는 황폐해질 대로 황폐해졌다. 이렇게 황폐화된 세계에서 시인
은 모름지기 자기 전부로 세계를 느끼는 오래된 미래를 향해 나가는 사람이어야 하리
라. 김영언 시인은 황폐한 세계에 드리워진 남루한 그림자를 끌고 마침내 그 오래된 미
래의 문턱에 이르렀다. 작은 오두막에 연기를 피우고 우연히 나비를 쫓다가 자기 전부
로 느끼는 새로운 세계를 만난다. 이것은 오래된 마을로의 귀향이면서 동시에 도래할
미래로의 투신이다.
― 김진경(시인)
시집 『아무도 주워 가지 않는 세월』의 감흥이 아련해질 무렵에 김영언의 시를 다시 만
나게 되었다. 십여 년만의 일이고, 실로 반가운 일이다. 그의 시에서는 여전히 늙어가
는 어머니와 쇠락한 향수가 서늘한 산 그림자처럼 어려 있다. '오두막에서 피어 올리
는 연기'처럼 아득한 그것들은 때로 600만 화소와 쇼핑카트와 매직스테이션과 부딪치
며 생경한 파찰음을 일으키지만, 그런 충돌마저 쓰다듬는 시인의 따스한 눈길은 여전
하다. 김영언 시인은 추녀 끝의 고드름을 녹이는 봄볕처럼 따스한 웃음을 지녔다. 세상
이 각박하고 소란스러워질수록 그의 따스한 웃음은 빛이 난다. 그것은 고향집 마당을
지키는 오래된 우물처럼 그가 응시한 삶과 세월만큼 맑게 괸 성찰의 깊이이기도 하다.
― 이시백(소설가)
목차
목차
나무
욕심
서리태 농사
잃어버린 배추밭 집짓기
오두막에서 연기를 피우다 숲에서 어둠을 씻다
다시 백마에서
들깨를 터는 노인
갯벌에서 날아오르다
벌초 - 한리포 전설
늙은 소나무
호박처럼
나물밥에 대한 명상
고추 세상
제2부 집 없는 시대의 자화상
기울어진 길
6시 내 고향
집 없는 시대의 자화상
러브호텔 요양원
간판을 다는 마을
아파트적인, 너무나
행복사기
북미산 랍스터
연육교 시대
키친아트의 추억
굽실거리지 마, 썬드라
신창시기(新創時記) - 시계에 대하여
살아있는 것들이 싫다 - 유홍준 시인
가을은 필요 없다
자본이 반말을 한다
간곡리 소나무 - 양양 간곡리 노미화 조용명 부부에게
민협이 핸드폰
부평지하상가 밤거미의 그리움에 관한 절규
강화도 풍경
거짓 빵장수 전설
돌의 소원
제3부 사랑 무렵
단풍나무 아래 내려놓은 마음
붉은 감옥
600만 화소의 사랑
不惑의 사랑
차 한 잔
첫눈 오는 날에는
겨울 바람 - 미조포구에서
사랑 무렵
가슴 치는 사랑의 시인
산벚나무 연서
검은 사랑
밤송이처럼
여행
해설| 지극 정성의 삶(박두규)
저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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