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일그러진 성적표(작은숲에세이 5)
강병철 교육 에세이
강병철의 교육 에세이 [우리들의 일그러진 성적표] . 저자 강병철 선생님은 지난 날의 삶을 회상하며 써내려간 반성과 안식년을 맞이하여 ‘강작가’로 마라도 창작촌에 들어가 파도소리에 취해 자발적 유배를 감행한 이야기를 ‘우리들의 일그러진 성적표’라는 제목으로 묶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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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안식년을 맞이하여 마라도, 자발적 유배지에 들다
긴 세월을 뛰어넘어 돌아온 고향, 서산의 대산고등학교에서의
녹록치 않은 적응기를 이겨내다
교사와 작가의 삶, 두 개의 삶을 모두 살아내는 사람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경제적 측면에서만 보자면 한국 사회에서 교사는 안정을, 작가는 불안정을 상징한다. 또 다른 측면에서 보자면 교사는 직업과 일상을, 작가는 꿈을 상징한다고 볼 수도 있다. 시인이나 소설가의 타이틀을 달았던 많은 문인들의 직업이 교사였다는 사실은 익히 아는 바이다. 어쩌면 먹고 살기 힘든 한국 사회에서 그래도 글깨나 쓰면서 살기 위해서는 교사라는 직업이 가장 행복한 직업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그랬던 시절이 있었던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사시보다 더 어렵다는 교원임용고사를 통과하지 않으면 교단에 설 수 없는 현실, 너무도 빠르게 변하는 아이들과 소통하는 것이 쉽지 않은 교실 환경에서 교사로 산다는 것은 녹녹치 않아 보인다. 삼십여 년 교사와 작가의 삶을 꿈꾸었고, 어쩌면 그렇게 잘 살아왔다고 자부할 수도 있는 한 교사가, 정년을 앞두고 고향의 고등학교에 전근 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닭니》 《토메이토와 포테이토》 등의 성장소설과 《쓰뭉 선생의 좌충우돌기》 《선생님이 먼저 때렸는데요》 등의 교육 산문집을 낸, 강병철 선생님. 천상 선생으로 살아온 지난날의 삶을 회상하며 써내려간 반성과 안식년을 맞이하여 '강작가'로 마라도 창작촌에 들어가 파도소리에 취해 자발적 유배를 감행한 이야기를 '우리들의 일그러진 성적표'라는 제목으로 묶어 냈다.
돌아와 다시 교문 앞에 서다
행복했던 '안식년'의 시간을 마감하고 고향 서산의 대산고등학교로 돌아간 감회는 말로 표현 할 수 없다. 하지만 현실을 떠나 머물다 다시 현실의 삶에 적응하는 일은 생각만큼 녹록치 않았다. '첫 제자들의 이세쯤 되는' 아이들의 발걸음에 맞춰 걷는 일이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
'돌아온 교단이 예상보다 만만치 않아서, 초로의 사내는 요즘 대학 도서관에서 EBS 문제집으로 몸을 푸는 중이다.' 도서관에서 EBS문제집을 푸는 국어 교사의 모습을 보니 안쓰러운 마음과 동시에 참 훌륭한 선생님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인문계 고등학교 복귀를 위해 문제집 500쪽 이상을 독파'한 그의 열정은 여느 젊은 선생님 못지않음을 느낄 수 있다. 오랜 세월 교단에 머물며 수많은 경험을 한 그도 빠르게 변하는 세월의 속도를 따라가기가 벅차게 느껴진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세상의 속도만 탓하는 그런 선생님이 아니다. 조금 힘에 부치는 일이지만 아이들 옆에 머물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한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성적표(?)
책의 제목이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 아닌 우리들의 일그러진 '성적표'이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 엄석대는 강력한 주먹으로 교실을 제압했다. 아이들은 물론 담임 선생님도 엄석대에게 꼼짝 못 했다. 옛날 시골의 교실에서는 덩치 큰 아이가 교실을 지배했다면 오늘날 학교의 교실에서는 무엇을 가진 아이가 교실의 일인자가 되고 있을까? '훌륭한 성적표'를 받은 아이가 친구들과 선생님들의 사랑을 독차지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엄석대처럼 주먹을 사용하진 않지만 높은 점수의 성적표를 가진 아이는 선생님의 관심과 아이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다.
강병철 선생님은 초등학교 시절 6등 성적표를 받고 '윗방 이불더미에 쓰러져 흥건히 젖도록 울면서 전의를 다졌던' 소년이었다. 아이들이 '성적'으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와 부모의 기대에 부흥하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이 얼마나 큰 지 잘 알고 있었음이 분명하다.
지금 우리 아이들을 괴롭히는 것은 성적표뿐만이 아니다. 끊임없는 경쟁과 줄 세우기 식 교육으로 고통 받고 있다. 경쟁에 내몰려 꿈조차 꾸지 못하는 아이들이다. 청소년기는 인생에 있어서 가장 빛나야 하는 시기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지금 우리 아이들은 인생에서 가장 어두운 밤을 맞닥뜨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걱정스러운 마음뿐이다.
벚꽃이 눈사태처럼 흐드러지게 쏟아지던 사월
지난 사월 대한민국은 혼란 그 자체였다. 전국 학교의 선생님들과 아이들도 패닉에 빠져버렸다. 수많은 청춘들이 어른들의 잘못으로 수학여행 길에서 되돌아오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우리들은 나쁘고 힘이 없다'는 제목을 붙여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에 대한 슬픈 마음을 전했다.
벚꽃이 눈사태처럼 흐드러지게 쏟아지던 사월,
처음에는 그저 시간차로 가끔 벌어지던'답답한 방송 사고'정도인 줄만 알았었다. 그날 아침, 수학여행 학생들을 태운 여객선 침몰 속보와 동시에 분명히'학생 전원 구출'이라는 자막이 떴을 때에도 아니 뭐야.' 하는 정도로 일상에 빠졌을 뿐이다.
학교 선생님들에게 2014년 4월은 유난히 잔인한 계절이었다. 처음에는 믿을 수 없는 일이었고, 시간이 지나 그 마음은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의 간절한 마음이 되었다. 그리고 슬픔은 분노와 좌절이 되었다.
나는 입시 준비에 몰입하는 아이들의 숙인 고개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용서하지 마라.'
그 고백을 짓누르는 중이다.
'우리들은 나쁘고 힘이 없다.'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난 아이들에게 그가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 쓴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마지막에 그는 아이들에게 용서 받을 수 없는 용서를 구하고 있다.
우리들은 나쁘고 힘이 없다.
운동장 후미진 구석에 그렇게 머물고 싶다
강병철 선생님은 여러 권의 책을 낸 작가이다. 글은 쓴다는 것은 자신을 온전히 드러내는 일이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슬픔, 분노, 기쁨 등의 감정을 꺼내어 바라보는 일이다. '섬세한 속내보다는 문장의 무늬에 초점을 맞출 때가 많다.'고 겸손하게 말하고 있지만 그는 글쓰기를 통해 스스로를 반성하고 아이들을 거울삼아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그런 선생님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보다 솔직하게 아이들 곁에 머물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지난 사월처럼 교사와 아이들 모두에게 잊지 못할 상처를 남긴 일이 닥쳐도 아이들을 떠날 수 없다. 때로는 힘겹고 아이들과 함께 하는 삶에 지치기도 하지만 아이들을 등질 수 없다. 어떤 순간에도 항상 아이들 옆에 머물러 주는 그런 선생님으로 남아야하기 때문에 떠날 수 없다. 아이들만 생각하고 항상 곁에 머무르기 위해 노력하는 강병철 선생님과 같은 분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가 작은 희망을 품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목차
목차
이가 아니면 잇몸이다
힘들게 만나서 쉽게 헤어지기
명퇴는 없다
EBS 문제집을 풀며
결코 멈출 수 없는 젊은 날의 이정표여
갯마을 동창들
우리들의 일그러진 성적표
이제는 돌아와 교문 앞에 선, 나는 아직 가슴이 뜨겁다
Ⅱ. 우리들은 나쁘고 힘이 없다
우리들은 나쁘고 힘이 없다
삼길포 그림자는 어디서 지워졌을까?
수능이 끝나면 초겨울이다
잃어버린 가방 그리고 《변호인》
아내와 함께한 26년 만의 탐라 여행
글쓰는 교사로 늙기 위하여
Ⅲ.《닭니》의 연화는 어디에 살고 있을까?
《닭니》의 연화는 어디에 살고 있을까?
그 여자의 졸업 정원제, 그 어두운 시대의 풍경화
사랑의 매 그리고 악어의 눈물
스칸디나비아 반도는 그렇게 떠 있었다
그리고 세월은 쏜살같이 흘렀다
금강이여, 아, 금강이여
공주여, 안개의 도읍이여
Ⅳ. 마라도 편지 - 나에게로 다시 이르는 길
자발적 유배지, 마라도에 들다
악몽, 꿈의 복잡다기성 그 이중적 노출성 그리고 관음증
사흘째 배가 들어오지 않으니
파도소리, 망자들에게 날리는 발신음이 되어
첫 외출, 제주 그리고 다시 마라도
강작가 지네 박멸기
섬은 여전히 고독한 유배지다
강작가, 시낭송하다
제주에서는 한라산이 보여야 안심이다
섬은 기다림에 익숙해야한다
저자
저자
한국작가회의 대전·충남 지회장을 역임했으며, 청소년잡지〈미루〉발행인으로 10여 년 동안 이름을 걸기도 했다.《닭니》《꽃 피는 부지깽이》《토메이토와 포테이토》등의 성장소설과《쓰뭉 선생의 좌충우돌기》《선생님이 먼저 때렸는데요》등의 교육 산문집까지 열 권 이상의 책을 발간했으나, 아직도 도서관 붙박이로 습작 시인처럼 글자판과 씨름중이다.
'술과 글'이 주특기이며 거친 외모와 달리 속살이 뽀얀 순정파 스승이다. 지금은 서산 대산고등학교에서 국어교사로 아이들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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