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사십편시선 18)
김규중 시집
김규중의 시집『백록담』. 상처와 열정도 다독인 맑고 잔잔한 중용의 시학. 제주를 질료삼아 성찰의 깊이와 아름다움을 노래한 김규중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이다. 발문을 쓴 홍기돈 교수는 이번 시집을 “산처럼 깊어지고 바다처럼 깊어지는 과정을 담은 시집”이라고 했고, 김이구 평론가는 그의 시를 “상처와 열정도 다독인 맑고 잔잔한 중용의 시학”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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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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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를 질료삼아 성찰의 깊이와 아름다움을 노래한
김규중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제주에서 태어나 제주에서 아이들과 함께 살고 있는 제주도 토박이 시인, 김규중 시인이 두 번째 시집을 출간했다. 공교롭게도 시집 제목이 '백록담'이다. 시인이 좋아한다는 정지용의 시집 제목과 같다. 정지용이 1941년에 출간한 '백록담'이란 제목의 시집도 정지용의 두 번째 시집이다. 이쯤 되면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 의도된 설정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정지용 시인에 대한 김규중 시인의 오마주이리라.
항공사진으로 내려다보면
마치 배꼽 모양을 한
백록담 분화구
탄생의 흔적으로만 남고
멸망할 때까지 아무 일도 하지 못할
지구의 배꼽
백록담 분화구
- 「백록담」 전문
발문을 쓴 홍기돈 교수(문학평론가, 가톨릭대)는 이번 시집을 "산처럼 깊어지고 바다처럼 깊어지는 과정을 담은 시집"이라고 했고, 김이구 평론가는 그의 시를 "상처와 열정도 다독인 맑고 잔잔한 중용의 시학"이라고 했다. 시에 대한 감상이 비슷한 것은, 마치 하늘이 도는 것처럼 보이는 "가재도 기지 않는 백록담"처럼(정지용의 시 「백록담」9연 일부) 그의 시 세계가 맑기 때문이 아닐까. 누가 보아도 금방 그 깊이를 느낄 수 있을 만큼 맑고 투명한 그의 시가 담고 있는 세계가 궁금해진다.
"기실 모든 존재는 본래 이러한 백록담의 면모와 닮아 있는 것은 아닐까. 예컨대 한라산에 깃들인 노루나 꿩 따위는 제각각 자신의 방식으로 삶을 이어나갈 뿐 백록담(중심)을 향해 나아가는 일은 없다. 그러니 단일한 기준을 설정하여 위계를 나누지도 않으며, 성취를 앞세워 부러워하거나 타박하는 상황이 벌어지지도 않는다. 인간이라고 해서 이와 크게 다를 바 없다."
그는「백록담」에서 백록담을 지구의 배꼽으로 비유하고 있다. 지구의 중심(배꼽)과 탄생의 흔적으로만 남고 아무 일도 하지 못하는, 백록담과 지구의 배꼽이라는 비교와 대조 속에서 우리 삶이란 것도 결국 모든 존재를 이루어 놓은 성취(결과)가 아닌 존재하는 과정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시 세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시는 「지하주차장과 나비」이다.
(전략)
자동차 전조등이 여러 개의 태양으로 돌아다니는
지하의 주차장에
입구로 되돌아 나오는 것이 유일한 출구인데
자동차 등과 꽃을 구별하는
어느 순간까지 가야 하는데
방향없이 날아다니는
지하주차장에 웬 하얀 나비
지하주차장에 어쩔 수 없는 하얀 나비
- 「지하주차장과 나비」 부분
홍기돈 교수는 김규중 시의 가장 특징을 "비교와 대조"라고 말하는데,「지하주차장과 나비」는 비교와 대조라는 형식적 특징이 시인이 인식하고 있는 삶에 대한 성찰과 어떻게 결합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다. 시인은 아마도 지하주차장에서 발견한 나비 속에 자신을 투영했을 것이다. "자연의 바깥에서 인공낙원을 구축해 온 근대인간의 초상"을 지하주차장에 들어와 출구를 찾지 못하고 이리저리 헤매는 나비에 투영한 것이다. 들어온 것(입구)으로 다시 나가면(출구) 된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 채 오로지 성취(결과)만을 위해 직선으로만 나아가는 인간의 모습과 나비를 자연스럽게 비교?대조하고 있다.
그는 김규중 시인을 "앞으로 앞으로만 나아가는 직선적인 시간을 성찰하고 반성하기 위하여 나무(자연) 앞에 나"선 사람으로 바라본다. 그의 시에 나타난 비교와 대조라는 특징 역시 "자기 삶의 방향을 순환하는 시간으로 둥글게 구부리는 과정"에서 나타난 창작 방식이며, 그것은 "자연의 질서와 인간의 생활을 비교?대조"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그의 시 세계가 완성형이 아니라 과정이며 진행형임을 주지하면서 이후에 창작될 그의 시에 대한 기대를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백록담」의 세계를 구축해 나가는 시인의 관심이 울림과 반향을 통한 교통 가능성의 확보로 나아가고 있지는 않다. 그 대신 내면 깊숙한 곳으로부터 자신의 나아갈 바를 공글리는 데 마음을 다잡고 있는 양상이다. (중략) 어쩌면 김규중에게 필요한 것은 스스로 밝히고 있는 것처럼 '지금은 안으로 안으로/ 당김이 필요한 시간'일지도 모르겠다. 아마 그 시간이 흐른 뒤, 그러니까 『백록담』 뒤에 묶일 다음 시집에서 시인은 안과 밖을 함께 아우르는 방식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목차
목차
가을 나무 앞에서 1
가을 나무 앞에서 2
겨울 숲에서
돌감나무
발견
나무의 등산
나무와 나의 손
어리석은 질문 1 - 나무
어리석은 질문 2 - 제주 바다
피아골 산장지기
용천동굴의 미끈망둑이
일회용 반지
오래된 시외버스 터미널 - 석교에게
원 할머니 보쌈집
잘못 걸려온 전화
지하주차장과 나비
제2부
백록담 1
백록담 2
어승생악 1
어승생악 2
관음사 코스 1 - 도토리나무
관음사 코스 2 - 물웅덩이
관음사 코스 3 - 늦가을 물웅덩이
관음사 코스 4 - 한겨울 물웅덩이
용두암 해안도로 1 - 정지용 시비
용두암 해안도로 2 - 무인 카페
용두암 해안도로 3 - 올레 17코스
용두암 해안도로 4 - 공항 올레
용두암 해안도로 5 - 김중업 건물
방파제를 보며 1
방파제를 보며 2
방파제를 보며 3
제3부
담팔수 1
담팔수 2
시를 암송하는 시간
새봄
교실에서
생각하면
전근 가는 길
어린 환자 1
어린 환자 2
어머니 구순
생일 선물
카훼리 호
햇빛
혼자
섬
문섬
새벽
해설 | 시간 속에 지워지는 발자국, 나무의 길을 따라 만드는 길·홍기돈
저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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