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삶은 차곡차곡
사카베 히토미의 그림 에세이
일본인이 한글로 쓴 에세이 [그렇게 삶은 차곡차곡]. 아이 둘을 낳아 기르는 동안 공부와 육아를 병행하며 겪었던 어려움, 그림책 작업을 시작하면서 들떴던 마음, 전시 작품을 대하는 태도와 학교 수업에서 만나는 학생들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자신의 복잡한 정체성을 솔직하고 가감 없이 펼쳐내고 있다. 작가가 즐겨 보았던 그림책, 작업했던 책 이야기들을 통해 어른에게 그림책이 어떤 효용을 가지는지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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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무리하게 꾸민 모습으로 누군가를 만나기 시작하면 그 사람을 만날 때마다 까치발 들고 지내야 한다. 가까운 사람 앞에서 평생 동안 가면을 쓰고 살아야 한다면 그것보다 더 슬픈
일이 또 있을까? 나다운 모습으로 만나는 것이 자연스러운 사람. 그리고 내 존재 있는 그대로 보여 주면서 부딪히고 만나는 사람. 나에게 우리 남편은 그런 사람이다."
3부 <나에게는 100퍼센트인 사람>에서 작가는 남편에 대해 이렇게 쓰고 있다. 비단 남편에 대한 태도만이 아니라 십 대 후반에 일본에서 한국으로 건너와 학교에 다니고, 대학에 가고, 결혼하고 그리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작가가 삶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 분명히 보여 주는 대목이다. 상대방이 가진 장점을 순식간에 '발견'해 내는 사람, 서둘지 않고 가만히 관찰하는 진중한 자세, 그리고 편안하게 상대방의 이야기에 녹아들 수 있으면서도 자신이 보여 주고자 하는 것을 놓치지 않는 선명한 태도. 이 모든 것이 사카베 히토미라는 작가가 에세이에서 보여 주는 것들이다.
아이 둘을 낳아 기르는 동안 공부와 육아를 병행하며 겪었던 어려움, 그림책 작업을 시작하면서 들떴던 마음, 전시 작품을 대하는 태도와 학교 수업에서 만나는 학생들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자신의 복잡한 정체성을 솔직하고 가감 없이 펼쳐내고 있다.
|왜 그림책이 좋아요?|
"현실을 모르고 꾸는 꿈이 아니라 알고도 꾸는 꿈, 그것이 동화에서의 판타지가 아닐까. 작가가 만드는 판타지. 적어도 어린이에게는 그 세계를 선물해 주고 싶다. 그리고 가능하면 우리 어른 마음속에 살고 있는 어린이에게도."
전시장에 걸 작품을 그리는 것도 좋지만 히토미 작가는 아이들이 보는 그림책 작업을 계속해 나가고 싶다. 두 아이의 엄마이기 전에, 어린 시절의 좋았던 기억을 고스란히 기억하고 자란 어른이면서 자기 안에 살고 있는 어린아이에게 좋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기 때문이다. 히토미 작가가 그려 내고 싶은 세계야말로 그림책이 존재하는 이유를 그대로 드러내 주는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작가가 즐겨 보았던 그림책, 작업했던 책 이야기들을 통해 어른에게 그림책이 어떤 효용을 가지는지 들여다볼 수 있다.
|일본인이 한글로 쓴 에세이|
"남편은 서울 토박이인데, 이런 변화무쌍한 도시를 '고향'으로 두고 있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가끔 상상해 본다. 도시라는 곳에선 언제나 상처받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고, 경계심을 늦출 수가 없다. 뉴욕이나 도쿄, 파리에 갔을 때도 똑같이 그랬다."
이십 년 넘게 한국에서 살고 있고, 아이를 둘씩이나 낳아 기르고 있지만 히토미 작가는 한국 사회에서 여전히 이방인이다. 일본의 친정집에 가서 오히려 일본 문화가 낯설다는 느낌을 받을 지경인데도 그렇다. 히토미 작가는 그것을 서운하다거나 이상하다거나 생각하지 않는다. 차이와 다름, 담백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면 우리가 가진 편견이나 선입견이라는 것이 얼마나 하잘것없는 기준인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한국에 사는 일본인이어서 겪는 일이 아니라 사카베 히토미라는 한 개인으로 살아가면서 겪는 일이라고 받아들이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 같은데, 에세이 곳곳에는 작가의 균형 잡힌 시각이 물씬 드러난다. 서울도, 뉴욕도, 파리나 도쿄 모두 결국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이라는 당연한 이야기. 힘들었을 텐데도 모나게 상처받지 않고, 괴로운 순간도 있었을 텐데 이렇게 좋은 어른이 되어 주어 반갑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책장을 넘기는 독자의 마음에 스며든다.
히토미 작가는 한글을 모국어로 살아가는 어떤 사람보다 우리말을 자유롭게 구사하고, 아름다운 문장을 써내려간다. 자신이 하고 싶은 작업과 사랑하는 사람들, 가꾸고 싶은 미래에 대해 편안하게 이야기한다. 얼마나 노력한 결과인지, 보는 이는 모르지만 스스로는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넘치지 않고, 무리 없이 편안하다. 이 에세이를 읽는 모두가 느끼게 될 놀라운 자연스러움! 번역되지 않은 그대로의 글을 읽을 수 있어서 참 좋다!
|이것과 저것 사이, 가깝고도 먼 거리|
"어차피 완벽한 상태, 내가 바라는 대로 모든 것이 갖춰진 일상은 불가능하다. 그게 인생이다. 그러니 늘 삐걱거리고 뭔가 마음에 안 드는 게 당연하다.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든 지금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 그렇게 말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이상하게 마음이 조금 편해진다. 그래, 아예 그만두는 것보다는 하루 한 걸음이라도 천천히 계속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멈추지만 말고 걸어가자."
박사 학위를 받고, 서른에 접어들고, 강의를 하고, 전시를 하고, 그리고 출판 미술을 한다. 엄마이자 아내, 며느리이자 딸, 일본인이면서 한국인, 선생이면서 작가다. 온갖 정체성을 넘나들며 살고 있는지라 때로는 이도 저도 아닌 것 같아 불만일 때도 있다. 그래도 어려움을 헤치고 어찌어찌 여기까지 왔다. 숨 가쁘게 바쁠 때는 아이랑 눈 맞추고 웃어 주는 일도 버겁다. 아이 덕분에 시작한 그림책을 포기할 수도, 그렇다고 작가임을 자각케 하는 전시 작품을 포기할 수도, 아내의 자리를 벗어 버릴 수도, 강의를 접을 수도 없다. 욕심이 많아 일도 많지만 하나씩 차근차근 바쁜 것부터 해결해 나가면서 하루하루 채워 가고 있다. 어차피 처음부터 완벽한 상태에서 시작할 수 있는 사람은 없는 법이니까. 그렇게 삶은 차곡차곡 채워지는 것이기 마련이니까. 책장을 덮는 순간 작가의 마음처럼 가만한 상태가 되고, 스스로 편안해진 자신을 발견해 주기를 바란다.
목차
목차
그림의 탄생
드디어 찾았다, 내 길!
엄마를 작가로 만들어 준 너
손끝에서 감정이 뚝뚝
구상과 추상의 공존
라이브페인팅의 매력
나라서 그릴 수 있는 그림
안녕, 내 그림
미야자키 하야오를 만난 행운
마음 가는 대로 그리기
누구나 한때는 어린이였다
그래도 계속하는 것은
천재가 아니라서 다행이다
그렇게 삶은 차곡차곡
2부 나와 더 친밀해지는 시간들
멍 때리는 아이
첫 만년필
여기에 속하지 않는 사람
나에게 십 대란
나를 찾아가는 시간
누구도 손해 보려 하지 않는 세상에서
이런 나 저런 나
작가, 그리고 엄마
삼십 대라는 것
나의 동료 작가들
3부 달라서 다행이야
"조금 이따가!"
그림책 읽어 주던 아빠
엄마도 그렇게
나에게는 100퍼센트인 사람
달라서 다행이야
게으를 권리
엄마 딸 아빠 딸
여러 사람 안에 사는 나
'나'보다 '우리'
운 좋다는 말
4부 안녕하세요? 히토미입니다
한국과 일본 사이, 그 어디쯤
세모 수박, 네모 수박
드로잉 송과 케이팝
일본과 다르게 흘러가는 한국의 시간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그곳, 친정집
사과든 링고든
다르지만 같고, 같지만 다른 우리
저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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