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이 눕는다(한국대표 명시선 100)
『풀이 눕는다』는 우리 시대의 가장 진보적이고, 치열한 시의식을 갖고 시를 써온 김수영 시인의 대표시 47편을 엮었다. ‘풀’ ‘거대한 뿌리’ ‘눈’ ‘푸른 하늘’ 등 다시 읽어도 새롭게 다가오는, 정신의 신생을 북돋우는 익숙한 시들 외에도 시와 산문의 경계를 허물며 밀어붙인 산문시들이 망라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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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우리 시대의 가장 진보적이고, 치열한 시의식을 갖고 시를 써온 김수영 시인의 대표시 47편을 엮었다. 한국대표명시선100의 하나로 묶은 이번 시선집에는 '풀' '거대한 뿌리' '눈' '푸른 하늘'을 등 다시 읽어도 새롭게 다가오는, 정신의 신생을 북돋우는 익숙한 시들 외에도 시와 산문의 경계를 허물며 밀어붙인 산문시들이 망라되어 있다. 그의 시는 시어로 기피되어 온 온갖 사물과 관념과 단어들이 버무려져 거대한 공장처럼 돌아가고 있다. 그의 현대성은 전통을 물고 들어가는, 계승과 극복의 괴로움을 자처하는 현대성이다. 죽어서도 여전히 활동하고 있는 듯한 영원한 현역시인 김수영의 시를 개괄할 수 있는 기회다.
시인의 말
이 시집은 1948년부터 1959년에 이르기까지의 여러 잡지와 신문 등속에 발표되었던 것을
추려 모아 놓은 것이다. 그러나 '토끼' '아버지의 사진' '웃음'의 세 작품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6.25후에 쓴 것이며, 그 중에도 최근 3,4년간에 쓴 것들이 비교적 많이 들어있다.
- 시집 달나라의 장난(1959.11.30) 후기에서-
그 방을 생각하며
혁명은 안 되고 나는 방만 바꾸어버렸다
그 방의 벽에는 싸우라 싸우라 싸우라는 말이
헛소리처럼 아직도 어둠을 지키고 있을 것이다
나는 모든 노래를 그 방에 함께 남기고 왔을 게다
그렇듯 이제 나의 가슴은 이유 없이 메말랐다
그 방의 벽은 나의 가슴이고 나의 사지四肢일까
일하라 일하라 일하라는 말이
헛소리처럼 아직도 나의 가슴을 울리고 있지만
나는 그 노래도 그 전의 노래도 함께 다 잊어버리고 말았다
혁명은 안 되고 나는 방만 바꾸어버렸다
나는 인제 녹슬은 펜과 뼈와 광기?
실망의 가벼움을 재산으로 삼을 줄 안다
이 가벼움 혹시나 역사일지도 모르는
이 가벼움을 나는 나의 재산으로 삼았다
혁명은 안 되고 나는 방만 바꾸었지만
나의 입속에는 달콤한 의지의 잔재 대신에
다시 쓰디쓴 담뱃진 냄새만 되살아났지만
방을 잃고 낙서를 잃고 기대를 잃고
노래를 잃고 가벼움마저 잃어도
이제 나는 무엇인지 모르게 기쁘고
나의 가슴은 이유 없이 풍성하다
푸른 하늘을
푸른 하늘을 제압하는
노고지리가 자유로웠다고
부러워하던
어느 시인의 말은 수정되어야 한다
자유를 위해서
비상하여 본 일이 있는
사람이면 알지
노고지리가
무엇을 보고
노래하는가를
어째서 자유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 있는가를
혁명은
왜 고독한 것인가를
혁명은
왜 고독해야 하는 것인가를
목차
목차
풀
거대한 뿌리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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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푸른 하늘을
시
어느 날 고궁古宮을 나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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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반달
이 한국문화사
설사의 알리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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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사랑의 변주곡
폭포
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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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거미
시골 선물
참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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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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