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아
불안한 시대, 안전모가 필요한 청년들의 이야기 『선아』. 스물아홉 살 취준생 선아가 있습니다. 누군가의 딸이고 누군가의 누이이며 누군가의 친구, 혹은 나 자신일 수도 있는 선아의 이야기를 들어 보세요. 불안한 시대, '산이'들이 바라는 최소한의 희망에 귀 기울여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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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실업, N포 세대, 열정페이, 학자금 상환, 88만원, 알바, 최저임금…. 이 시대 청년들의 삶을 형용하는 말들입니다. 여성과 성소수자들에게는 혐오, 차별, 성폭력 같은 말들이 보태지지요. 여기 그 말들이 형용하는 청년, 스물아홉 취업준비생 선아가 있습니다. 이 그림책은 선아가 살아가는 일상의 한 도막을 옮겨 보여줍니다.
작은 창으로 아침에만 잠깐 볕이 드는 반지하 원룸에서 선아가 잠을 깹니다. 그 시각이면 어김없이 시동을 거는 윗집 차가 시간을 알려 줍니다. 아침 8시, 아직 직장을 구하지 못한 선아는 그제야 깨어난 걸까요, 깨었음에도 일어나지 않고 있는 걸까요? 햇빛을 충분히 보지 못한 탓인지, 돌봐줄 여유가 없는 주인 탓인지 이파리 하나 없이 시들어버린 작은 화분 옆 탁상달력에는 월세 낼 날짜며 알바한 날짜들이 적혀 있습니다. 오늘은 어느 학원 면접 날. 선아는 정성껏 화장을 하고 집을 나섭니다. 인성, 능력, 학력 말고도 세상은 많은 것을 요구하니까요. "졸업한 지가 꽤 됐네요." "그 동안 뭘 했지요?" "결혼은…?" 세상은 많은 것을 묻는데, 선아는 궁금합니다. '그런데 정답이 있는 걸까?'
학원에서 시간을 보내는 미성숙한 사내아이들은 선아가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창문 뒤에 숨어 장난삼아 종이컵이며 우유팩, 깡통 따위를 던지고, 무슨 일론지 불만이 많은 청년은 버스 기사의 사소한 말에도 난폭해지는데, 버스에 오르다 청년의 거친 몸짓에 밀려 넘어진 선아는 안경이 깨어져도 항의 한 번 하지 못합니다. 횡단보도를 건널 때조차 흰 선만을 골라 딛는 강박을 지닐 만큼, 세상이 그어 놓은 선을 넘어 본 적 없는 선아. 하지만 알바를 하는 일터에서 날마다 낭떠러지를 밟는 기분을 느낍니다.
그렇게 하루를 보낸 저녁 귀가길, 아무 잘못도 없는데 왠지 등 뒤가 불안한 선아는 어느 공사장 가림막 뒤로 몸을 숨기고, 그곳에 뒹구는 노란 안전모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머리에 쓰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살아남고 싶어…. 살아남고 싶어….' 선아는 안전하게 살고 싶습니다. 최소한의 희망을 보장 받으며.
다시 아침, 윗집 차는 어김없이 8시에 시동을 걸고, 선아는 오늘도 집을 나섭니다. 간밤의 노란 안전모를 쓰고서. 길을 건너고, 거리를 메운 인파 속을 걸어가며 선아는 꿈을 꿉니다. 자기와 같은 청년들이, 아니 세상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받는 세상을, 저마다의 작은 화분에 다시 새싹이 돋아나기를.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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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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