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첫사랑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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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서 사랑을 하는 순간 속에 있다는 것과
먼 우주를 갈망하는 일
사랑이 지나간 자리에서
그 시절의 마음을 돌아보며
슬플 때마다 자신을 안아주던 글자를 정렬하고 다듬어 완성한 시집 『철없이 사랑할 수 있는 천국에 가고 싶다』가 『늦가을 첫사랑주의보』 리커버 에디션으로 독자들을 다시 만난다.
안체니 시인은 『늦가을 첫사랑주의보』에서 뜨겁게 사랑했던 순간과 사랑이 끝난 뒤 남겨진 마음을 문장으로 그러모은다. 모든 것이 지난 뒤 찾아오는 황망함과 그리움, 그럼에도 기억으로 남은 사랑하던 때의 뜨거움과 아름답고 찬란히 빛나던 순간까지. 어떤 누군가도 지나고 있을 시간일지, 어떤 이도 겪었을 감정일지도 모르기에, 자신에게 그러했듯 이 솔직한 문장들이 읽는 이의 마음을 알아주고 품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리커버 에디션 『늦가을 첫사랑주의보』는 기존 시를 다듬고 새로운 표지와 본문으로 단장했으며 미공개 시를 수록해 한층 깊고 넓어진 시인의 언어를 만날 수 있다.
먼 우주를 갈망하는 일
사랑이 지나간 자리에서
그 시절의 마음을 돌아보며
슬플 때마다 자신을 안아주던 글자를 정렬하고 다듬어 완성한 시집 『철없이 사랑할 수 있는 천국에 가고 싶다』가 『늦가을 첫사랑주의보』 리커버 에디션으로 독자들을 다시 만난다.
안체니 시인은 『늦가을 첫사랑주의보』에서 뜨겁게 사랑했던 순간과 사랑이 끝난 뒤 남겨진 마음을 문장으로 그러모은다. 모든 것이 지난 뒤 찾아오는 황망함과 그리움, 그럼에도 기억으로 남은 사랑하던 때의 뜨거움과 아름답고 찬란히 빛나던 순간까지. 어떤 누군가도 지나고 있을 시간일지, 어떤 이도 겪었을 감정일지도 모르기에, 자신에게 그러했듯 이 솔직한 문장들이 읽는 이의 마음을 알아주고 품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리커버 에디션 『늦가을 첫사랑주의보』는 기존 시를 다듬고 새로운 표지와 본문으로 단장했으며 미공개 시를 수록해 한층 깊고 넓어진 시인의 언어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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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각자의 별을 기억하기로 했다
내 것이라기엔 먼
하지만 잊을 수 없게 아른거리는 사랑의 별을"
사랑이 지나간 자리,
남겨진 마음의 온도를 기록하다
슬플 때마다 자신을 안아주던 글자를 정렬하고 다듬어 완성한 시집 『철없이 사랑할 수 있는 천국에 가고 싶다』가 『늦가을 첫사랑주의보』 리커버 에디션으로 독자들을 다시 만난다. 이번 리커버 에디션 『늦가을 첫사랑주의보』에서는 기존 시를 다듬고 새로운 표지와 본문으로 단장했으며 미공개 시를 수록해 한층 깊고 넓어진 시인의 언어를 만날 수 있다.
안체니 시인은 사랑이 끝난 뒤에 남는 마음과 사랑하던 지난날을 오래 바라본다. 함께하는 동안에는 미처 들여다보지 못했던 마음이 있고, 모든 것이 끝난 뒤에야 떠오르는 감정이 있다. 떠나는 사람과 그 자리에 남겨진 사람. 시인은 사랑의 끝에서 맞닥뜨린 황망함과 쉽게 가시지 않는 그리움, 지나간 시절을 자꾸만 돌아보게 되는 마음을 펼쳐 보인다.
그런 의미로 『늦가을 첫사랑주의보』의 사랑은 끝났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는 감정이다. 함께했던 시절의 흔적을 더듬으며, 한때 사랑했던 사람을 마음속에서 거듭 불러낸다. 화자는 상대를 향한 마음의 크기만큼 밀려오는 스산함과 그리움, 슬픔과 같은 사랑이 남긴 감정을 모두 끌어안는다.
그리고 그 기억 속에는 누군가를 사랑하던 '나'도 있다. "사랑한다고 말하기 직전의 압박감"마저 기꺼이 받아들이며 고백하고, 긴긴밤 책상 앞에 앉아 문장을 썼다 지우기를 반복했던 사람. 누군가를 사랑하는 동안 한 사람의 세계가 얼마나 크고 뜨거워질 수 있는지, 시인은 솔직한 언어로 한 시절의 사랑을 그려낸다.
사랑이 떠난 자리에서
비로소 선명해지는 것들
뜨거웠던 사랑에는 끝이 찾아온다. 하지만 『늦가을 첫사랑주의보』는 이별 이후의 마음을 서둘러 정리하지 않는다. 오래된 손 편지를 버리지 못해 매일 종이상자를 열어보고, 이제는 목소리조차 희미해진 사람을 떠올린다. 사랑은 끝났지만 기억은 일상에서 불쑥 떠오르고, 남겨진 사람은 그 흔적을 되짚는다.
「우리는 종점이 오기 전에 내리도록 하자」에서 화자는 "내 앞으로의 인생 중 가장 젊은 시절을/너로 꾸몄으니까"라고 지난 관계를 돌아본다. 완벽한 타인이 되는 일은 슬프지만 화자는 함께한 시간까지 부정하지 않는다. 사랑은 끝났지만 사랑했던 그 사랑이 자신의 가장 젊은 시절을 이루었다는 사실을 품은 채 조금씩 다음으로 향한다.
마음을 다독이는 과정을 건너는 일은 화자가 사랑이 떠난 후에 남은 문장을 발견하는 일이기도 하다. 감정에 약간의 거리를 두고 슬플 때마다 자신을 안아주던, 사랑의 흔적이 담긴 글자를 정렬하고 다듬으며 쉽게 흘려보낼 수 없을 것만 같던 마음을 한 편의 시로 옮겼다. 화자가 지난 시절을 돌아보며 자신의 언어로 다시 정리하는 과정을 통해 이전에 사랑했던 사람에게 향하던 말들은 이제는 화자를 안아주는 문장이 된다. 그리고 이 문장들은 사랑했던 시절을 자신의 생 안에 어떻게 남겨둘 것인가를 고민하는 과정이 되기도 한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에서
나와 세계를 사랑하는 일까지
『늦가을 첫사랑주의보』는 사랑으로 흔들리는 '나'를 바라보고, 주변 사람에게 시선을 돌리며, 살아 있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한다.
「우주 속을 떠도는 먼지」에서 화자는 실패뿐이라고 느껴지는 자신의 생을 "우주 티끌"에 빗대며 좀처럼 스스로를 안아주지 못한다. 그러나 이후 등장하는 시편에서는 상처 입은 나무에서 흘러나오는 송진을 바라보다 "내 몸속은 숲으로 구성되어 있어서/이토록 울창한 향기를 내는구나"(「숲」)라며 자신의 몸속에도 울창한 숲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사랑으로 흔들리는 시선은 상처 입은 자신에게로 향하고, 그 시간은 '나'를 깊이 들여다보는 과정이 된다.
시집 곳곳에서 등장하는 '우주' 이미지도 사랑의 크기를 확장한다. "먼 우주를 갈망하는 일은/바보 같은 짓이라는 걸 알아챈다"(「소우주의 크기는 한 품이었다」)라며 누군가를 만나는 일은 바보 같은 짓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지구 테두리를 살금살금 걷다 보면/너의 곁에 도달할 수 있다고 믿는다"라는 「시인의 말」에서는 누군가에게 닿는 일이 먼 우주를 향하는 것처럼 아득할지라도 끝내 그 거리를 건너고 싶어 하는 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이렇듯 『늦가을 첫사랑주의보』는 누군가와의 만남 앞에 두려워하는 마음에서 타인에게 닿고자 하는 마음으로 서서히 움직인다.
끝난 뒤에도
우리는 사랑하는 법을 계속 배운다
시집의 후반으로 갈수록 사랑은 조금 다른 얼굴을 갖는다. 「사랑 해부학」에서 화자는 사랑하는 사람의 사소한 습관까지 속속들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너와의 시간을 해부했고/봉합에 실패했다"고 고백한다. 누군가를 오래 사랑했다고 해서 그 사람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사랑 역시 원하는 모양대로 해석하고 봉합할 수 있는 감정이 아니었음을 깨닫는다.
시집의 마지막에는 「내 사랑은 자라서 어른이 되었지만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와 「풋사랑 연습 일기」가 놓인다. 사랑이 끝났다고 해서 사랑하는 마음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사랑하고, 이별하고, 슬퍼하고, 다시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거치며 사랑의 모양은 조금씩 달라진다.
그렇다면 『늦가을 첫사랑주의보』의 '첫사랑'은 지나가버린 한 사람만을 가리키는 말이 아닐지도 모른다. 모든 인연 한 사람, 한 사람을 처음처럼 뜨겁게 사랑하고, 끝을 겪고, 그럼에도 다시 사랑하는 법을 배워가는 마음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슬플 때마다 자신을 안아주던 글자를 정렬하고 다듬었다는 시인의 말처럼, 이 시집에서 쓰는 일은 지나간 사랑을 기록하는 동시에 그 사랑을 지나온 자신을 돌보는 일이 된다. 떠난 뒤에도 마음속에 남은 그 시절. 그 시절로 탄생한 문장들이 시인을 포옹했듯, 『늦가을 첫사랑주의보』의 문장들이 각자의 사랑을 지나고 있는 이들에게 조용히 가닿기를 바란다.
? 안체니 작가 미니 인터뷰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안체니입니다. 찰나를 영원으로 붙잡아 두기 위해 시를 쓰고 있습니다.
▶ 첫 시집 『철없이 사랑할 수 있는 천국에 가고 싶다』가 리커버 에디션 『늦가을 첫사랑주의보』로 새롭게 출간되었습니다. 기존의 시집을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선보이게 된 소감이 궁금합니다. 처음 『철없이 사랑할 수 있는 천국에 가고 싶다』를 출간했을 때와 비교해 지금 달라진 마음이 있다면 함께 들려주세요.
『철없이 사랑할 수 있는 천국에 가고 싶다』를 리커버 에디션으로 선보일 수 있게 되어 기쁜 마음입니다. 슬픈 내면과 그에 관한 사랑을 보여주기보다는, 새로운 마음을 더해 산뜻하고 부드러운 내용을 가미하여 보았는데요. 누구나 품고 있는 아름다운 진심을 꺼내어 바라보는 기분으로 즐겁게 준비했던 것 같아요. 이번 리커버를 준비하는 과정이 제겐 아주 새롭고 반짝이는 모험이었습니다. 『철없이 사랑할 수 있는 천국에 가고 싶다』를 출간했을 때와 달라진 마음이라면, 사람은 늘 조금씩 자라는 과정 속에 있으니까요. 이제는 어두운 기분을 안아줄 수 있게 되었고, 사랑에 적극적으로 가닿고자 하는 과정을 숨기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런 내용이『늦가을 첫사랑주의보』에도 담겨 있어요.
▶ 『철없이 사랑할 수 있는 천국에 가고 싶다』를 처음 쓰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시집에 수록된 작품들은 주로 어떤 순간이나 경험에서 출발했는지, 또 이번 리커버 에디션에 새롭게 수록된 미공개 시에는 어떤 마음을 담았는지도 궁금합니다.
계기라기보다는 준비가 되었다고 느낀 날 바로 출간 준비를 시작했어요. 이미 쌓아둔 시는 많았거든요. 『철없이 사랑할 수 있는 천국에 가고 싶다』에는 저의 10년이 담겨있어요. 10년간 써온 시를 엮어 출간한 책입니다. 그래서 다양한 나이대의 감수성이 묻어난다고 생각해요. 저는 아주 미세한 감정에 집중하는 것을 좋아하고 금세 지나가는 짧은 순간이 늘 크게 와닿아요. 그것을 붙잡아 두기 위해 시를 쓰기 시작했기 때문에 출발점을 한곳에만 두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철없이 사랑할 수 있는 천국에 가고 싶다』는 제겐 잊기 싫은 수많은 찰나예요. 이번 리커버 에디션에 수록된 미공개 시는 글자 그대로의 '설렘'을 고이 담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달콤 쌉싸름한 가을바람을 상상하면서요. 이 시집이 가을하늘처럼 충만한 기쁨을 선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철없이 사랑할 수 있는 천국에 가고 싶다』를 리커버 에디션 『늦가을 첫사랑주의보』로 새롭게 완성하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렸나요? 기존 작품을 다시 들여다보고 새로운 시를 더하는 과정에서 가장 즐거웠던 순간과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무엇이었는지도 궁금합니다.
여러 과정이 있었는데요. 두 달 넘게 걸린 것 같습니다. 제겐 너무 귀중한 경험이었어요. 가장 즐거웠던 순간은 예상보다 많은 시를 더할 수 있게 되었을 때고요. 어려웠던 부분은 그것을 써 내려갈 때였던 것 같아요. 밤하늘을 자주 봤어요. 맑은 시를 쓰고 싶어서.
▶ 『늦가을 첫사랑주의보』에는 사랑이 시작되는 순간의 설렘부터 이별과 그리움, 그리고 그 시간을 지나 성장하는 마음까지 다양한 사랑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작가님에게 '첫사랑'은 어떤 의미인가요? 이 시집을 통해 독자들에게 오래 남기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제게 첫사랑은 단 한 번을 의미하지는 않아요. 저는 대상에 규정되고 국한되지 않고, 그저 사랑의 첫 느낌을 중요시하는 것 같아요. 그것을 첫사랑이라 부르고 싶고요. 누구나 다양한 첫사랑을 마주하며 살아간다고 생각해요. 첫 느낌, 첫 눈 맞춤, 첫 만남의 새로운 사랑. 무엇이든 대상이 될 수 있죠. 제가 쥐고 있는 수많은 만남과 헤어짐이 전부 제겐 귀중한 흔적이자 첫사랑이에요. 이 시집이 커피잔이 놓였던 자리의 귀여운 얼룩처럼, 독자님들의 마음속에 오래 남았으면 좋겠어요. 『늦가을 첫사랑주의보』를 읽으며 자신이 거머쥐었던 작고 큰 사랑에 대해 곱씹는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늦가을 첫사랑주의보』에서 작가님이 가장 좋아하는 시를 한 편 소개해 주세요. 그 작품을 가장 좋아하는 이유도 궁금합니다.
『늦가을 첫사랑주의보』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는 이번에 수록된 미공개 시 중 하나인 「낙엽 색깔 바람이 불면 좋겠어요 이 가을엔 종종 재즈 LP가 벤치에 앉아 있습니다」예요. 그 시는 저의 모든 생각이자 제 가장 깊은 속내이기도 합니다.
▶ 기존의 『철없이 사랑할 수 있는 천국에 가고 싶다』에서 『늦가을 첫사랑주의보』로 제목도 새롭게 바뀌었습니다. '늦가을'과 '첫사랑주의보'라는 말을 새로운 제목으로 선택한 이유와 그 안에 담고 싶었던 의미가 궁금합니다.
사랑을 계절로 비유하자면 늦가을이라고 생각합니다. 「낙엽 색깔 바람이 불면 좋겠어요 이 가을엔 종종 재즈 LP가 벤치에 앉아 있습니다」의 내용 중에 '가을엔 모든 걸 용서해야만 해'라는 구절이 있는데요. 쉽게 사랑하고 쉽게 용서하는 계절 같아요, 가을은. 가을 아침에 눈을 뜨면 마음이 일렁이는 것이 마치 특별한 사랑이 이뤄질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요. 그 감정을 상기하며 늦가을+첫사랑주의보라는 조합이 떠올라 제목으로 짓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늦가을 첫사랑주의보』를 읽을 독자분들께 인사를 건네주세요.
안녕하세요. 『늦가을 첫사랑주의보』를 집필한 안체니입니다. 이번 시집은 시시각각 변하는 젊은 기분을 만끽하고 관찰하며 써 내려갔습니다. 독자분들께 『늦가을 첫사랑주의보』가 선선하고 반짝이는 기억으로 오래 남기를 바랍니다.
내 것이라기엔 먼
하지만 잊을 수 없게 아른거리는 사랑의 별을"
사랑이 지나간 자리,
남겨진 마음의 온도를 기록하다
슬플 때마다 자신을 안아주던 글자를 정렬하고 다듬어 완성한 시집 『철없이 사랑할 수 있는 천국에 가고 싶다』가 『늦가을 첫사랑주의보』 리커버 에디션으로 독자들을 다시 만난다. 이번 리커버 에디션 『늦가을 첫사랑주의보』에서는 기존 시를 다듬고 새로운 표지와 본문으로 단장했으며 미공개 시를 수록해 한층 깊고 넓어진 시인의 언어를 만날 수 있다.
안체니 시인은 사랑이 끝난 뒤에 남는 마음과 사랑하던 지난날을 오래 바라본다. 함께하는 동안에는 미처 들여다보지 못했던 마음이 있고, 모든 것이 끝난 뒤에야 떠오르는 감정이 있다. 떠나는 사람과 그 자리에 남겨진 사람. 시인은 사랑의 끝에서 맞닥뜨린 황망함과 쉽게 가시지 않는 그리움, 지나간 시절을 자꾸만 돌아보게 되는 마음을 펼쳐 보인다.
그런 의미로 『늦가을 첫사랑주의보』의 사랑은 끝났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는 감정이다. 함께했던 시절의 흔적을 더듬으며, 한때 사랑했던 사람을 마음속에서 거듭 불러낸다. 화자는 상대를 향한 마음의 크기만큼 밀려오는 스산함과 그리움, 슬픔과 같은 사랑이 남긴 감정을 모두 끌어안는다.
그리고 그 기억 속에는 누군가를 사랑하던 '나'도 있다. "사랑한다고 말하기 직전의 압박감"마저 기꺼이 받아들이며 고백하고, 긴긴밤 책상 앞에 앉아 문장을 썼다 지우기를 반복했던 사람. 누군가를 사랑하는 동안 한 사람의 세계가 얼마나 크고 뜨거워질 수 있는지, 시인은 솔직한 언어로 한 시절의 사랑을 그려낸다.
사랑이 떠난 자리에서
비로소 선명해지는 것들
뜨거웠던 사랑에는 끝이 찾아온다. 하지만 『늦가을 첫사랑주의보』는 이별 이후의 마음을 서둘러 정리하지 않는다. 오래된 손 편지를 버리지 못해 매일 종이상자를 열어보고, 이제는 목소리조차 희미해진 사람을 떠올린다. 사랑은 끝났지만 기억은 일상에서 불쑥 떠오르고, 남겨진 사람은 그 흔적을 되짚는다.
「우리는 종점이 오기 전에 내리도록 하자」에서 화자는 "내 앞으로의 인생 중 가장 젊은 시절을/너로 꾸몄으니까"라고 지난 관계를 돌아본다. 완벽한 타인이 되는 일은 슬프지만 화자는 함께한 시간까지 부정하지 않는다. 사랑은 끝났지만 사랑했던 그 사랑이 자신의 가장 젊은 시절을 이루었다는 사실을 품은 채 조금씩 다음으로 향한다.
마음을 다독이는 과정을 건너는 일은 화자가 사랑이 떠난 후에 남은 문장을 발견하는 일이기도 하다. 감정에 약간의 거리를 두고 슬플 때마다 자신을 안아주던, 사랑의 흔적이 담긴 글자를 정렬하고 다듬으며 쉽게 흘려보낼 수 없을 것만 같던 마음을 한 편의 시로 옮겼다. 화자가 지난 시절을 돌아보며 자신의 언어로 다시 정리하는 과정을 통해 이전에 사랑했던 사람에게 향하던 말들은 이제는 화자를 안아주는 문장이 된다. 그리고 이 문장들은 사랑했던 시절을 자신의 생 안에 어떻게 남겨둘 것인가를 고민하는 과정이 되기도 한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에서
나와 세계를 사랑하는 일까지
『늦가을 첫사랑주의보』는 사랑으로 흔들리는 '나'를 바라보고, 주변 사람에게 시선을 돌리며, 살아 있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한다.
「우주 속을 떠도는 먼지」에서 화자는 실패뿐이라고 느껴지는 자신의 생을 "우주 티끌"에 빗대며 좀처럼 스스로를 안아주지 못한다. 그러나 이후 등장하는 시편에서는 상처 입은 나무에서 흘러나오는 송진을 바라보다 "내 몸속은 숲으로 구성되어 있어서/이토록 울창한 향기를 내는구나"(「숲」)라며 자신의 몸속에도 울창한 숲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사랑으로 흔들리는 시선은 상처 입은 자신에게로 향하고, 그 시간은 '나'를 깊이 들여다보는 과정이 된다.
시집 곳곳에서 등장하는 '우주' 이미지도 사랑의 크기를 확장한다. "먼 우주를 갈망하는 일은/바보 같은 짓이라는 걸 알아챈다"(「소우주의 크기는 한 품이었다」)라며 누군가를 만나는 일은 바보 같은 짓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지구 테두리를 살금살금 걷다 보면/너의 곁에 도달할 수 있다고 믿는다"라는 「시인의 말」에서는 누군가에게 닿는 일이 먼 우주를 향하는 것처럼 아득할지라도 끝내 그 거리를 건너고 싶어 하는 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이렇듯 『늦가을 첫사랑주의보』는 누군가와의 만남 앞에 두려워하는 마음에서 타인에게 닿고자 하는 마음으로 서서히 움직인다.
끝난 뒤에도
우리는 사랑하는 법을 계속 배운다
시집의 후반으로 갈수록 사랑은 조금 다른 얼굴을 갖는다. 「사랑 해부학」에서 화자는 사랑하는 사람의 사소한 습관까지 속속들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너와의 시간을 해부했고/봉합에 실패했다"고 고백한다. 누군가를 오래 사랑했다고 해서 그 사람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사랑 역시 원하는 모양대로 해석하고 봉합할 수 있는 감정이 아니었음을 깨닫는다.
시집의 마지막에는 「내 사랑은 자라서 어른이 되었지만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와 「풋사랑 연습 일기」가 놓인다. 사랑이 끝났다고 해서 사랑하는 마음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사랑하고, 이별하고, 슬퍼하고, 다시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거치며 사랑의 모양은 조금씩 달라진다.
그렇다면 『늦가을 첫사랑주의보』의 '첫사랑'은 지나가버린 한 사람만을 가리키는 말이 아닐지도 모른다. 모든 인연 한 사람, 한 사람을 처음처럼 뜨겁게 사랑하고, 끝을 겪고, 그럼에도 다시 사랑하는 법을 배워가는 마음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슬플 때마다 자신을 안아주던 글자를 정렬하고 다듬었다는 시인의 말처럼, 이 시집에서 쓰는 일은 지나간 사랑을 기록하는 동시에 그 사랑을 지나온 자신을 돌보는 일이 된다. 떠난 뒤에도 마음속에 남은 그 시절. 그 시절로 탄생한 문장들이 시인을 포옹했듯, 『늦가을 첫사랑주의보』의 문장들이 각자의 사랑을 지나고 있는 이들에게 조용히 가닿기를 바란다.
? 안체니 작가 미니 인터뷰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안체니입니다. 찰나를 영원으로 붙잡아 두기 위해 시를 쓰고 있습니다.
▶ 첫 시집 『철없이 사랑할 수 있는 천국에 가고 싶다』가 리커버 에디션 『늦가을 첫사랑주의보』로 새롭게 출간되었습니다. 기존의 시집을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선보이게 된 소감이 궁금합니다. 처음 『철없이 사랑할 수 있는 천국에 가고 싶다』를 출간했을 때와 비교해 지금 달라진 마음이 있다면 함께 들려주세요.
『철없이 사랑할 수 있는 천국에 가고 싶다』를 리커버 에디션으로 선보일 수 있게 되어 기쁜 마음입니다. 슬픈 내면과 그에 관한 사랑을 보여주기보다는, 새로운 마음을 더해 산뜻하고 부드러운 내용을 가미하여 보았는데요. 누구나 품고 있는 아름다운 진심을 꺼내어 바라보는 기분으로 즐겁게 준비했던 것 같아요. 이번 리커버를 준비하는 과정이 제겐 아주 새롭고 반짝이는 모험이었습니다. 『철없이 사랑할 수 있는 천국에 가고 싶다』를 출간했을 때와 달라진 마음이라면, 사람은 늘 조금씩 자라는 과정 속에 있으니까요. 이제는 어두운 기분을 안아줄 수 있게 되었고, 사랑에 적극적으로 가닿고자 하는 과정을 숨기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런 내용이『늦가을 첫사랑주의보』에도 담겨 있어요.
▶ 『철없이 사랑할 수 있는 천국에 가고 싶다』를 처음 쓰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시집에 수록된 작품들은 주로 어떤 순간이나 경험에서 출발했는지, 또 이번 리커버 에디션에 새롭게 수록된 미공개 시에는 어떤 마음을 담았는지도 궁금합니다.
계기라기보다는 준비가 되었다고 느낀 날 바로 출간 준비를 시작했어요. 이미 쌓아둔 시는 많았거든요. 『철없이 사랑할 수 있는 천국에 가고 싶다』에는 저의 10년이 담겨있어요. 10년간 써온 시를 엮어 출간한 책입니다. 그래서 다양한 나이대의 감수성이 묻어난다고 생각해요. 저는 아주 미세한 감정에 집중하는 것을 좋아하고 금세 지나가는 짧은 순간이 늘 크게 와닿아요. 그것을 붙잡아 두기 위해 시를 쓰기 시작했기 때문에 출발점을 한곳에만 두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철없이 사랑할 수 있는 천국에 가고 싶다』는 제겐 잊기 싫은 수많은 찰나예요. 이번 리커버 에디션에 수록된 미공개 시는 글자 그대로의 '설렘'을 고이 담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달콤 쌉싸름한 가을바람을 상상하면서요. 이 시집이 가을하늘처럼 충만한 기쁨을 선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철없이 사랑할 수 있는 천국에 가고 싶다』를 리커버 에디션 『늦가을 첫사랑주의보』로 새롭게 완성하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렸나요? 기존 작품을 다시 들여다보고 새로운 시를 더하는 과정에서 가장 즐거웠던 순간과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무엇이었는지도 궁금합니다.
여러 과정이 있었는데요. 두 달 넘게 걸린 것 같습니다. 제겐 너무 귀중한 경험이었어요. 가장 즐거웠던 순간은 예상보다 많은 시를 더할 수 있게 되었을 때고요. 어려웠던 부분은 그것을 써 내려갈 때였던 것 같아요. 밤하늘을 자주 봤어요. 맑은 시를 쓰고 싶어서.
▶ 『늦가을 첫사랑주의보』에는 사랑이 시작되는 순간의 설렘부터 이별과 그리움, 그리고 그 시간을 지나 성장하는 마음까지 다양한 사랑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작가님에게 '첫사랑'은 어떤 의미인가요? 이 시집을 통해 독자들에게 오래 남기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제게 첫사랑은 단 한 번을 의미하지는 않아요. 저는 대상에 규정되고 국한되지 않고, 그저 사랑의 첫 느낌을 중요시하는 것 같아요. 그것을 첫사랑이라 부르고 싶고요. 누구나 다양한 첫사랑을 마주하며 살아간다고 생각해요. 첫 느낌, 첫 눈 맞춤, 첫 만남의 새로운 사랑. 무엇이든 대상이 될 수 있죠. 제가 쥐고 있는 수많은 만남과 헤어짐이 전부 제겐 귀중한 흔적이자 첫사랑이에요. 이 시집이 커피잔이 놓였던 자리의 귀여운 얼룩처럼, 독자님들의 마음속에 오래 남았으면 좋겠어요. 『늦가을 첫사랑주의보』를 읽으며 자신이 거머쥐었던 작고 큰 사랑에 대해 곱씹는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늦가을 첫사랑주의보』에서 작가님이 가장 좋아하는 시를 한 편 소개해 주세요. 그 작품을 가장 좋아하는 이유도 궁금합니다.
『늦가을 첫사랑주의보』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는 이번에 수록된 미공개 시 중 하나인 「낙엽 색깔 바람이 불면 좋겠어요 이 가을엔 종종 재즈 LP가 벤치에 앉아 있습니다」예요. 그 시는 저의 모든 생각이자 제 가장 깊은 속내이기도 합니다.
▶ 기존의 『철없이 사랑할 수 있는 천국에 가고 싶다』에서 『늦가을 첫사랑주의보』로 제목도 새롭게 바뀌었습니다. '늦가을'과 '첫사랑주의보'라는 말을 새로운 제목으로 선택한 이유와 그 안에 담고 싶었던 의미가 궁금합니다.
사랑을 계절로 비유하자면 늦가을이라고 생각합니다. 「낙엽 색깔 바람이 불면 좋겠어요 이 가을엔 종종 재즈 LP가 벤치에 앉아 있습니다」의 내용 중에 '가을엔 모든 걸 용서해야만 해'라는 구절이 있는데요. 쉽게 사랑하고 쉽게 용서하는 계절 같아요, 가을은. 가을 아침에 눈을 뜨면 마음이 일렁이는 것이 마치 특별한 사랑이 이뤄질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요. 그 감정을 상기하며 늦가을+첫사랑주의보라는 조합이 떠올라 제목으로 짓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늦가을 첫사랑주의보』를 읽을 독자분들께 인사를 건네주세요.
안녕하세요. 『늦가을 첫사랑주의보』를 집필한 안체니입니다. 이번 시집은 시시각각 변하는 젊은 기분을 만끽하고 관찰하며 써 내려갔습니다. 독자분들께 『늦가을 첫사랑주의보』가 선선하고 반짝이는 기억으로 오래 남기를 바랍니다.
목차
목차
시인의 말
1부
안녕 늦었지 사실 나는 매일 너를 위한 사랑 시를 써
후르츠칵테일
당신을 사랑함에 백 가지 이유를 붙이자면
낙엽 색깔 바람이 불면 좋겠어요 이 가을엔 종종
재즈 LP가 벤치에 앉아 있습니다
수취인 불명
피차
뱀파이어 러브
금붕어가 어항 속을 뛰쳐나왔습니다
우주 속을 떠도는 먼지
한 뼘의 초록
나는 그곳으로 간다
우리는 종점이 오기 전에 내리도록 하자
앞으로의 앞으로를 앞으로
2부
늦가을 첫사랑주의보
날개 선망
그건 억누를 수 없는 마음이었어
신드롬
하늘의 이면을 만지고 싶어 하는 슬픈 당신을 나는
사랑 없는 천국
언해피 아오리
나는 모두의 기쁨이자 익숙한 선율이야
숲
소우주의 크기는 한 품이었다
여름의 장난
오렌지 샤워 워시
이름이 있어요
3부
철없이 사랑할 수 있는 천국에 가고 싶다
레몬과 사랑의 속을 보고 싶어서
알코올 위스키 너의 이름
날아간 풍선들의 종착지
그 애는 나의 심장이었다
별꼭지 토마토
빙글빙글 돌아가며 춤을 춥시다
백 팩 안에서 구겨진 러브레터 중 발췌
우리를 울게 만드는 것들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서
사실을 고하면 우주가 터져버릴지도 모른다
밤중에 흘린 진심
고귀한 청춘
4부
각설탕 맛 고백
비타민 댄스
치이는 별
에리얼은 잘 지냅니다
불면 싫증 카페모카
안녕
그해 여름의 무모한 다이빙
푸른 장미 글로즈
인스턴트 희락
여름 곳곳을 적시는 사랑
사랑 해부학
내 사랑은 자라서 어른이 되었지만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
풋사랑 연습 일기
1부
안녕 늦었지 사실 나는 매일 너를 위한 사랑 시를 써
후르츠칵테일
당신을 사랑함에 백 가지 이유를 붙이자면
낙엽 색깔 바람이 불면 좋겠어요 이 가을엔 종종
재즈 LP가 벤치에 앉아 있습니다
수취인 불명
피차
뱀파이어 러브
금붕어가 어항 속을 뛰쳐나왔습니다
우주 속을 떠도는 먼지
한 뼘의 초록
나는 그곳으로 간다
우리는 종점이 오기 전에 내리도록 하자
앞으로의 앞으로를 앞으로
2부
늦가을 첫사랑주의보
날개 선망
그건 억누를 수 없는 마음이었어
신드롬
하늘의 이면을 만지고 싶어 하는 슬픈 당신을 나는
사랑 없는 천국
언해피 아오리
나는 모두의 기쁨이자 익숙한 선율이야
숲
소우주의 크기는 한 품이었다
여름의 장난
오렌지 샤워 워시
이름이 있어요
3부
철없이 사랑할 수 있는 천국에 가고 싶다
레몬과 사랑의 속을 보고 싶어서
알코올 위스키 너의 이름
날아간 풍선들의 종착지
그 애는 나의 심장이었다
별꼭지 토마토
빙글빙글 돌아가며 춤을 춥시다
백 팩 안에서 구겨진 러브레터 중 발췌
우리를 울게 만드는 것들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서
사실을 고하면 우주가 터져버릴지도 모른다
밤중에 흘린 진심
고귀한 청춘
4부
각설탕 맛 고백
비타민 댄스
치이는 별
에리얼은 잘 지냅니다
불면 싫증 카페모카
안녕
그해 여름의 무모한 다이빙
푸른 장미 글로즈
인스턴트 희락
여름 곳곳을 적시는 사랑
사랑 해부학
내 사랑은 자라서 어른이 되었지만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
풋사랑 연습 일기
저자
저자
안체니 가장 짙은 색을 포착하고 싶어서 뜬 눈으로 새벽을 지새우는 날이 많았다. 어쩌면 사랑의 잘린 단면을 두려워하는 사람. 이면을 보고 싶어 안달 내면서 막상 맞닥뜨리기는 무섭다. 모순된 감정은 심장을 양분 삼아 뿌리를 내렸다. 신물 나던 내 어중간함을 좋아해 보기로 했다. 원래 가운데 자리가 가장 따뜻한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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