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힘껏 비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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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시옷 시리즈 4번째 시집
설현민 시집 『있는 힘껏 비겁하기』 출간
출판사 에피케의 릴레이 시집 시리즈 〈사이시옷〉 네 번째 책, 설현민 시인의 『있는 힘껏 비겁하기』가 출간되었다.
〈사이시옷〉 시리즈는 한 시인이 다음 시인을 추천하며 이어지는 연작 시집으로, 시인과 시인, 언어와 언어 사이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연결과 떨림을 기록하는 프로젝트다. 이제야의 『진심의 바깥』, 이유운과 정경훈의 시집에 이어 네 번째로 선보이는 『있는 힘껏 비겁하기』는 이름을 부르는 방식으로 관계를 기록한다. 은희, 민희, 은재, 미주, 주희-시집 곳곳에서 반복해서 불리는 이 구체적인 이름들은 익명의 서정 뒤에 숨지 않고 저마다의 얼굴을 갖는다. 은희가 은희라고 불러 달라고 부탁하고, 민희가 오늘도 요즘 뭐 하냐고 되물을 때, 이름은 단순한 호칭을 넘어 서로를 잊지 않겠다는 약속이자 그 관계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증거가 된다. 시인은 사건이 아니라 사람을, 감정이 아니라 이름을 기억의 단위로 삼아 시집을 완성해 나간다. 결국 『있는 힘껏 비겁하기』가 말을 건네는 대상은 세계가 아니라, 우리가 있는 힘껏 붙잡고 놓지 못하는 바로 그 이름들이다.
설현민 시집 『있는 힘껏 비겁하기』 출간
출판사 에피케의 릴레이 시집 시리즈 〈사이시옷〉 네 번째 책, 설현민 시인의 『있는 힘껏 비겁하기』가 출간되었다.
〈사이시옷〉 시리즈는 한 시인이 다음 시인을 추천하며 이어지는 연작 시집으로, 시인과 시인, 언어와 언어 사이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연결과 떨림을 기록하는 프로젝트다. 이제야의 『진심의 바깥』, 이유운과 정경훈의 시집에 이어 네 번째로 선보이는 『있는 힘껏 비겁하기』는 이름을 부르는 방식으로 관계를 기록한다. 은희, 민희, 은재, 미주, 주희-시집 곳곳에서 반복해서 불리는 이 구체적인 이름들은 익명의 서정 뒤에 숨지 않고 저마다의 얼굴을 갖는다. 은희가 은희라고 불러 달라고 부탁하고, 민희가 오늘도 요즘 뭐 하냐고 되물을 때, 이름은 단순한 호칭을 넘어 서로를 잊지 않겠다는 약속이자 그 관계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증거가 된다. 시인은 사건이 아니라 사람을, 감정이 아니라 이름을 기억의 단위로 삼아 시집을 완성해 나간다. 결국 『있는 힘껏 비겁하기』가 말을 건네는 대상은 세계가 아니라, 우리가 있는 힘껏 붙잡고 놓지 못하는 바로 그 이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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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은재인 줄 알았는데 은재가 아닌 존재
나인 줄 알았는데 낯선 몸짓,
잘못 알아본 채로도 끝내 놓지 못하는 이름들 사이
설현민의 첫 번째 시집 『있는 힘껏 비겁하기』를 펼치는 순간, 독자는 한 가지를 눈치채게 된다. 이 시집은 강해지라고도, 이겨 내라고도, 버티라고도 말하지 않는다. 대신 이렇게 속삭인다. 오늘 하루쯤은 있는 힘껏 도망쳐도 괜찮다고.
시집 속 인물들은 대단한 사건 없이도 하루하루를 통과해 낸다. 「사이×월드」의 화자는 〈홀에 들어서자마자 묻지도 않고〉 말을 쏟아내고, 「민희는 춤과 관련된 모든 것을 사랑한다」의 민희는 〈요즘 뭐해? 어디 살아?〉라는 사소한 물음 하나로 하루를 연다. 「인공의 섬」에서는 낯익은 텔레비전 프로그램 〈6시 내고향〉이 고랭지 쌈채소 농장 이야기와 함께 아무렇지 않게 시 속으로 걸어 들어오고, 「에덴수퍼마?」은 낡고 오래된 동네 슈퍼의 간판 글씨체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제목으로 시집 한 편에 자리를 잡는다. 이 시집의 화자들은 거창하게 선언하지 않는다. 그저 대화하고, 되묻고, 딴전을 피우는 것만으로 각자의 세계를 완성해 나간다.
그 대화들은 가볍게 시작하지만 가볍게 끝나지 않는다. 안도현 시인은 추천사에서 이 시집을 두고 〈대화와 진술이 교차하는 수많은 수다가 놀면서 때리고, 때리면서 웃고, 웃으면서 깡다구를 부린다〉고 썼다. 실제로 은희가 은희라고 불러 달라고 부탁하는 대목에 이르면, 유쾌하던 수다는 어느새 이름을 지우고 살아온 이 땅의 수많은 이들을 마주 세운다. 웃음과 통증이 한 문장 안에 나란히 놓이는 순간, 이것이 설현민의 시가 지닌 진짜 힘이다.
「테라리움」에서 화자는 화재경보기의 별스러움에도 소스라치지 않고, 구름 뒤에서 구름이 떼 지어 가는 것을 신기해하지 않는다. 대신 베란다에 차곡차곡 쌓아 둔 통조림, 색색깔 깡통에 담긴 미끄덩한 과일을 우물거리며, 끈적해진 국물이야말로 엑기스라고 되뇌며 들이켠다. 그러다 마침내 이렇게 말한다. 〈달콤한 것에 사로잡혀서 / 웃자 자지러지자 반복되자 지겹자.〉 신기해하지도, 놀라지도 않고 그저 달콤함에 사로잡혀 웃고 또 웃는 이 태도야말로 이 시집 전체를 관통하는 생존법에 가깝다.
버티는 대신 웃어넘기고, 강해지는 대신 능청스러워지는 것. 씩씩하게 맞서는 대신 슬쩍 곁눈질하고 딴청을 피우며 자기만의 속도로 살아남는 것.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정직한 태도라고, 이 시집은 다그치지 않고 나지막이 말을 건넨다. 오래 눈이 머무는 문장 하나쯤은 이 안에서 반드시 만나게 될 것이다.
마지막 시는 〈다음에 만나자〉는 인사로 문을 열어 둔 채 끝난다. 그리고 그 뒤에는, 조용히 〈끝.〉이라는 두 글자가 놓인다. 다음을 기약하면서도 한 번은 분명하게 끝맺는 이 마지막 페이지 앞에서, 독자는 비로소 알게 될 것이다. 있는 힘껏 비겁하기로 한 것이, 사실은 이 시집이 세상과 마주하는 가장 다정하고 정직한 방식이었다는 것을.
에피케의 시인선 사이시옷 시리즈를 선보입니다.
-
사이시옷은 두 사물과 두 세계, 두 목소리를 이어 주는
작은 기호이다. 겉으로는 거의 보이지 않지만, 그 작은 소리가
앞과 뒤를 잇고, 멀어지려는 것들의 거리를 다시 좁힌다.
그 사이에서 생기는 숨, 긴장, 여운, 떨림을 우리는 〈사이〉라고 부른다.
이 시리즈는 바로 그 〈사이의 시(詩)〉에서 출발한다.
한 시인이 다음 시인을 부르고,
한 세계가 또 다른 세계를 향해 조금 기울며,
한 사람의 언어가 다른 사람의 언어 속으로 스며드는 릴레이 구조.
그 이어짐의 지점에 아주 작은 ㅅ이 놓인다. 흩어지지 않도록,
그러나 완전히 합쳐지지 않도록. 그저 조용히 사이를 열고, 울리고,
이어 주기 위해. 사이시옷 시리즈는 시인과 시인을 잇는 다리이며,
언어와 언어 사이에 생기는 투명한 떨림을 기록하는 연작이다.
그 사이에서 새로운 시가 태어나고, 또 다른 언어가 건너오며, 다음
목소리가 도착한다.
아주 작은 사이, 그러나 모든 시가 태어나는 자리.
우리는 그 틈을 사이시옷이라 부른다.
사이시옷 1. 『진심의 바깥』, 이제야, 12,000원
사이시옷 2. 『피냐타 깨뜨리기』, 이유운, 12,000원
사이시옷 3. 『사계절 시네마』, 정경훈, 12,000원
사이시옷 4. 『있는 힘껏 비겁하기』, 설현민, 12,000원
나인 줄 알았는데 낯선 몸짓,
잘못 알아본 채로도 끝내 놓지 못하는 이름들 사이
설현민의 첫 번째 시집 『있는 힘껏 비겁하기』를 펼치는 순간, 독자는 한 가지를 눈치채게 된다. 이 시집은 강해지라고도, 이겨 내라고도, 버티라고도 말하지 않는다. 대신 이렇게 속삭인다. 오늘 하루쯤은 있는 힘껏 도망쳐도 괜찮다고.
시집 속 인물들은 대단한 사건 없이도 하루하루를 통과해 낸다. 「사이×월드」의 화자는 〈홀에 들어서자마자 묻지도 않고〉 말을 쏟아내고, 「민희는 춤과 관련된 모든 것을 사랑한다」의 민희는 〈요즘 뭐해? 어디 살아?〉라는 사소한 물음 하나로 하루를 연다. 「인공의 섬」에서는 낯익은 텔레비전 프로그램 〈6시 내고향〉이 고랭지 쌈채소 농장 이야기와 함께 아무렇지 않게 시 속으로 걸어 들어오고, 「에덴수퍼마?」은 낡고 오래된 동네 슈퍼의 간판 글씨체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제목으로 시집 한 편에 자리를 잡는다. 이 시집의 화자들은 거창하게 선언하지 않는다. 그저 대화하고, 되묻고, 딴전을 피우는 것만으로 각자의 세계를 완성해 나간다.
그 대화들은 가볍게 시작하지만 가볍게 끝나지 않는다. 안도현 시인은 추천사에서 이 시집을 두고 〈대화와 진술이 교차하는 수많은 수다가 놀면서 때리고, 때리면서 웃고, 웃으면서 깡다구를 부린다〉고 썼다. 실제로 은희가 은희라고 불러 달라고 부탁하는 대목에 이르면, 유쾌하던 수다는 어느새 이름을 지우고 살아온 이 땅의 수많은 이들을 마주 세운다. 웃음과 통증이 한 문장 안에 나란히 놓이는 순간, 이것이 설현민의 시가 지닌 진짜 힘이다.
「테라리움」에서 화자는 화재경보기의 별스러움에도 소스라치지 않고, 구름 뒤에서 구름이 떼 지어 가는 것을 신기해하지 않는다. 대신 베란다에 차곡차곡 쌓아 둔 통조림, 색색깔 깡통에 담긴 미끄덩한 과일을 우물거리며, 끈적해진 국물이야말로 엑기스라고 되뇌며 들이켠다. 그러다 마침내 이렇게 말한다. 〈달콤한 것에 사로잡혀서 / 웃자 자지러지자 반복되자 지겹자.〉 신기해하지도, 놀라지도 않고 그저 달콤함에 사로잡혀 웃고 또 웃는 이 태도야말로 이 시집 전체를 관통하는 생존법에 가깝다.
버티는 대신 웃어넘기고, 강해지는 대신 능청스러워지는 것. 씩씩하게 맞서는 대신 슬쩍 곁눈질하고 딴청을 피우며 자기만의 속도로 살아남는 것.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정직한 태도라고, 이 시집은 다그치지 않고 나지막이 말을 건넨다. 오래 눈이 머무는 문장 하나쯤은 이 안에서 반드시 만나게 될 것이다.
마지막 시는 〈다음에 만나자〉는 인사로 문을 열어 둔 채 끝난다. 그리고 그 뒤에는, 조용히 〈끝.〉이라는 두 글자가 놓인다. 다음을 기약하면서도 한 번은 분명하게 끝맺는 이 마지막 페이지 앞에서, 독자는 비로소 알게 될 것이다. 있는 힘껏 비겁하기로 한 것이, 사실은 이 시집이 세상과 마주하는 가장 다정하고 정직한 방식이었다는 것을.
에피케의 시인선 사이시옷 시리즈를 선보입니다.
-
사이시옷은 두 사물과 두 세계, 두 목소리를 이어 주는
작은 기호이다. 겉으로는 거의 보이지 않지만, 그 작은 소리가
앞과 뒤를 잇고, 멀어지려는 것들의 거리를 다시 좁힌다.
그 사이에서 생기는 숨, 긴장, 여운, 떨림을 우리는 〈사이〉라고 부른다.
이 시리즈는 바로 그 〈사이의 시(詩)〉에서 출발한다.
한 시인이 다음 시인을 부르고,
한 세계가 또 다른 세계를 향해 조금 기울며,
한 사람의 언어가 다른 사람의 언어 속으로 스며드는 릴레이 구조.
그 이어짐의 지점에 아주 작은 ㅅ이 놓인다. 흩어지지 않도록,
그러나 완전히 합쳐지지 않도록. 그저 조용히 사이를 열고, 울리고,
이어 주기 위해. 사이시옷 시리즈는 시인과 시인을 잇는 다리이며,
언어와 언어 사이에 생기는 투명한 떨림을 기록하는 연작이다.
그 사이에서 새로운 시가 태어나고, 또 다른 언어가 건너오며, 다음
목소리가 도착한다.
아주 작은 사이, 그러나 모든 시가 태어나는 자리.
우리는 그 틈을 사이시옷이라 부른다.
사이시옷 1. 『진심의 바깥』, 이제야, 12,000원
사이시옷 2. 『피냐타 깨뜨리기』, 이유운, 12,000원
사이시옷 3. 『사계절 시네마』, 정경훈, 12,000원
사이시옷 4. 『있는 힘껏 비겁하기』, 설현민, 12,000원
목차
목차
추천의 글(안도현 시인)
시인의 말
1부
민희는 춤과 관련된 모든 것을 사랑한다 6
접속 9
주희와 임실진천숯불가마찜질방 12
미주는 모른다 13
여수댁 15
은재에게 17
사바아사나 19
독소 20
눈물이 나요 22
2부
좀비는 오리발을 신는다 26
마법소녀 로나 28
이것은 물컹에 대한 이야기다 31
Soul서울빵꾸punK 33
☆ 돌연사 박물관 ☆ 36
홀리후프 38
「젤다와 나」 42
아니 44
비상시 망치로 유리를 깨고 탈출하십시오 46
3부
화분 49
이스터에그 50
사이×월드 51
사람하기 52
프로그래밍 53
새사람 55
벽돌 그림이 그려진 벽지 58
자동세차장 60
200미터 전방 공사 중 61
빛고을 62
대우주쇼 64
신의 놀이 66
4부
영지와 나 69
탐석 74
어둠은 짠맛 75
해감 77
음복 78
타임캡슐 80
악의에 맞서 81
에덴수퍼마? 83
동묘에 가요 84
있는 힘껏 비겁하기 85
도시 괴담 86
5부
리빙데드 91
서울대공원 93
소독 96
망종 98
테라리움 99
미스터리 서클 100
인공의 섬 103
도시생태농업연구회 106
에디슨 프로젝트 107
멸균된 삶 108
응봉사거리 교차로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사람 109
다음에 만나자 110
인터뷰
시인의 말
1부
민희는 춤과 관련된 모든 것을 사랑한다 6
접속 9
주희와 임실진천숯불가마찜질방 12
미주는 모른다 13
여수댁 15
은재에게 17
사바아사나 19
독소 20
눈물이 나요 22
2부
좀비는 오리발을 신는다 26
마법소녀 로나 28
이것은 물컹에 대한 이야기다 31
Soul서울빵꾸punK 33
☆ 돌연사 박물관 ☆ 36
홀리후프 38
「젤다와 나」 42
아니 44
비상시 망치로 유리를 깨고 탈출하십시오 46
3부
화분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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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월드 51
사람하기 52
프로그래밍 53
새사람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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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세차장 60
200미터 전방 공사 중 61
빛고을 62
대우주쇼 64
신의 놀이 66
4부
영지와 나 69
탐석 74
어둠은 짠맛 75
해감 77
음복 78
타임캡슐 80
악의에 맞서 81
에덴수퍼마? 83
동묘에 가요 84
있는 힘껏 비겁하기 85
도시 괴담 86
5부
리빙데드 91
서울대공원 93
소독 96
망종 98
테라리움 99
미스터리 서클 100
인공의 섬 103
도시생태농업연구회 106
에디슨 프로젝트 107
멸균된 삶 108
응봉사거리 교차로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사람 109
다음에 만나자 110
인터뷰
저자
저자
설현민 1992년 전북 순창에서 태어났다.
2021년 『영남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21년 『영남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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