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원(마르코폴로의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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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대지 위에서 타오르는 생의 불꽃: 『열원』
일본 현대 문학에서 역사적 서사와 원초적 감각 경험을 결합한 장편 소설은 흔치 않다. 더욱이 데뷔 장편으로 그러한 세계를 완성한 작가라면 더욱 그렇다. 가와고에 소이치(川越宗一)의 첫 장편소설 『열원(熱源)』은 바로 그 드문 경우에 속한다. 이 작품은 발표 직후 일본 문단의 주목을 받으며 제162회 나오키상을 수상했다. 이는 일본 문학 시장에서 흔히 '문학성과 대중성을 동반한 장편 작가의 출현'을 알리는 신호와도 같다.
1945년 이후 일본 문학은 전후 문학·지역 문학·내면 서사·가족 서사·일상 서사·역사 서사 등을 교차하며 변동해왔다. 이러한 계보 속에서 『열원』이 차지하는 자리는 다소 특이하다. 그것은 역사소설의 변종이면서, 제국을 다루지만 반제국 서사도 아니며, 원주민의 삶을 다루지만 정체성 문학도 아니며, 자연을 다루지만 환경 문학도 아니다.
『열원』은 신인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장엄한 스케일과 치밀한 구성을 보여주었다. 작가 가와고에 소이치는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이르는 격동의 시대, 사할린(가라후토)이라는 척박한 땅을 배경으로 근대화의 파도에 휩쓸린 소수자들의 운명을 그려냈다. 이 소설은 국가와 민족이라는 거대 담론 속에서 지워졌던 이들의 목소리를 복원해내었다.
소설은 두 실존 인물의 삶을 축으로 전개된다. 메이지 정부의 강제 이주 정책으로 고향과 언어를 빼앗긴 아이누족 청년 '야마베 야스노스케', 그리고 러시아의 압제에 저항하다 사할린 유배지에 던져진 폴란드인 민족학자 '브로니스와프 피우수츠키'가 그들이다. 태어난 곳도, 피부색도 다르지만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고자 하는 열망'이라는 공통된 분모를 가진 두 남자는 운명처럼 사할린에서 조우하며 깊은 유대감을 형성했다.
러시아와 일본, 두 강대국이 영토 확장을 위해 사할린을 유린할 때, 야스노스케와 피우수츠키는 총칼이 아닌 '기록'과 '언어'로 저항했다. 사라져가는 아이누의 신화와 풍습을 채록하고 그들의 고유한 삶의 방식을 보존하려 애쓰는 과정은, 문명화라는 미명 하에 자행된 폭력에 대한 가장 고귀한 반격이었다.
아이누인들이 전염병과 차별 속에서도 공동체를 유지하려 분투하는 모습이나, 피우수츠키가 억압받는 민족의 고통에 깊이 공감하는 장면은 오늘날 우리 사회의 혐오와 갈등 문제를 되돌아보게 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작가는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고 자신의 뿌리를 잊지 않으려는 마음, 즉 '인간다움' 그 자체에서 답을 찾았다.
『열원』이 상업적 감성이나 감정주의적 도식으로 흐르지 않는 이유는, 가와고에가 역사적 약자를 '구조적으로 불쌍한 존재'로 호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비극이 있지만, 그 비극은 존재론적 강도를 동반한 비극이며, 연민의 파생물이 아니다. 다시 말해, 가와고에에게 약자는 '구원받아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자기 방식으로 살아남는 존재'이다. 이 윤리는 작가의 관점에서뿐 아니라 독자의 관점에서도 특별한 효과를 생성한다. 독자는 그들을 동정하지 않고, 그들과 함께 판단하고, 함께 두려워한다. 이 감정의 벡터는 훨씬 더 성숙한 독서의 장치를 구성한다.
문학이 약자를 호출할 때 흔히 빠지는 함정-정치적 동원과 미학적 대상화-을 피했다는 점에서, 『열원』의 윤리는 오늘날의 문학에 더욱 필요한 윤리로 보인다. 기후위기 시대의 인간은 모두 잠재적 약자이며, 생존의 구조에 예외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 작품은 바로 이 지점에서 약자의 서사를 보편의 서사로 전환하는 데 성공한다.
일본 현대 문학에서 역사적 서사와 원초적 감각 경험을 결합한 장편 소설은 흔치 않다. 더욱이 데뷔 장편으로 그러한 세계를 완성한 작가라면 더욱 그렇다. 가와고에 소이치(川越宗一)의 첫 장편소설 『열원(熱源)』은 바로 그 드문 경우에 속한다. 이 작품은 발표 직후 일본 문단의 주목을 받으며 제162회 나오키상을 수상했다. 이는 일본 문학 시장에서 흔히 '문학성과 대중성을 동반한 장편 작가의 출현'을 알리는 신호와도 같다.
1945년 이후 일본 문학은 전후 문학·지역 문학·내면 서사·가족 서사·일상 서사·역사 서사 등을 교차하며 변동해왔다. 이러한 계보 속에서 『열원』이 차지하는 자리는 다소 특이하다. 그것은 역사소설의 변종이면서, 제국을 다루지만 반제국 서사도 아니며, 원주민의 삶을 다루지만 정체성 문학도 아니며, 자연을 다루지만 환경 문학도 아니다.
『열원』은 신인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장엄한 스케일과 치밀한 구성을 보여주었다. 작가 가와고에 소이치는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이르는 격동의 시대, 사할린(가라후토)이라는 척박한 땅을 배경으로 근대화의 파도에 휩쓸린 소수자들의 운명을 그려냈다. 이 소설은 국가와 민족이라는 거대 담론 속에서 지워졌던 이들의 목소리를 복원해내었다.
소설은 두 실존 인물의 삶을 축으로 전개된다. 메이지 정부의 강제 이주 정책으로 고향과 언어를 빼앗긴 아이누족 청년 '야마베 야스노스케', 그리고 러시아의 압제에 저항하다 사할린 유배지에 던져진 폴란드인 민족학자 '브로니스와프 피우수츠키'가 그들이다. 태어난 곳도, 피부색도 다르지만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고자 하는 열망'이라는 공통된 분모를 가진 두 남자는 운명처럼 사할린에서 조우하며 깊은 유대감을 형성했다.
러시아와 일본, 두 강대국이 영토 확장을 위해 사할린을 유린할 때, 야스노스케와 피우수츠키는 총칼이 아닌 '기록'과 '언어'로 저항했다. 사라져가는 아이누의 신화와 풍습을 채록하고 그들의 고유한 삶의 방식을 보존하려 애쓰는 과정은, 문명화라는 미명 하에 자행된 폭력에 대한 가장 고귀한 반격이었다.
아이누인들이 전염병과 차별 속에서도 공동체를 유지하려 분투하는 모습이나, 피우수츠키가 억압받는 민족의 고통에 깊이 공감하는 장면은 오늘날 우리 사회의 혐오와 갈등 문제를 되돌아보게 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작가는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고 자신의 뿌리를 잊지 않으려는 마음, 즉 '인간다움' 그 자체에서 답을 찾았다.
『열원』이 상업적 감성이나 감정주의적 도식으로 흐르지 않는 이유는, 가와고에가 역사적 약자를 '구조적으로 불쌍한 존재'로 호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비극이 있지만, 그 비극은 존재론적 강도를 동반한 비극이며, 연민의 파생물이 아니다. 다시 말해, 가와고에에게 약자는 '구원받아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자기 방식으로 살아남는 존재'이다. 이 윤리는 작가의 관점에서뿐 아니라 독자의 관점에서도 특별한 효과를 생성한다. 독자는 그들을 동정하지 않고, 그들과 함께 판단하고, 함께 두려워한다. 이 감정의 벡터는 훨씬 더 성숙한 독서의 장치를 구성한다.
문학이 약자를 호출할 때 흔히 빠지는 함정-정치적 동원과 미학적 대상화-을 피했다는 점에서, 『열원』의 윤리는 오늘날의 문학에 더욱 필요한 윤리로 보인다. 기후위기 시대의 인간은 모두 잠재적 약자이며, 생존의 구조에 예외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 작품은 바로 이 지점에서 약자의 서사를 보편의 서사로 전환하는 데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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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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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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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ㆍ 6
서장
최후의 내일 ㆍ 10
제1장
귀환 ㆍ 24
제2장
사할린섬 ㆍ 118
제3장
기록된 것 ㆍ 202
제4장
해 뜨는 나라 ㆍ 308
제5장
고향 ㆍ 402
종장
열원 ㆍ 480
참고문헌 ㆍ 516
서장
최후의 내일 ㆍ 10
제1장
귀환 ㆍ 24
제2장
사할린섬 ㆍ 118
제3장
기록된 것 ㆍ 202
제4장
해 뜨는 나라 ㆍ 308
제5장
고향 ㆍ 402
종장
열원 ㆍ 480
참고문헌 ㆍ 516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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