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제입납(시에시선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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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과 가족, 자연과 일상에서 읽어낸 생의 시편
조영행 시인의 시집 『본제입납(本第入納)』이 詩와에세이에서 출간되었다. 이번 시집은 고향의 기억과 부모에 대한 그리움, 가족의 삶, 자연의 변화, 노년의 시간과 일상의 사물들을 섬세하게 포착해 따뜻하면서도 깊이 있게 들여다본다.
이번 시집에서 눈에 띄는 것은 평범한 사물과 풍경을 삶의 은유로 바꾸어 내는 시인의 시선이다. 시 「도마가 읽는 세상」에서 "마지막 길을 염습사처럼 어루만져/제 몸에 새기느라 젖고 흠집 나 있다/젖지 않고 흠집 없는 생이 얼마나 있을까/터진 창자의 비릿함은 어느 지루한 날/멀미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겠다"며 생선과 도마, 칼자국을 통해 한 생의 흔적을 읽어낸다.
가시를 감추고 있다고 하더라만/조심해야 한다, 속은 알 수 없다, 잘 살펴야 한다/이건 인간의 언어 체계/가시를 가시로만 곱씹을 때/진정한 고등어의 한 생을 맛볼 수 있다는 것//고등어가 죽어서 남긴 푸른 물결 무늬의 언어/한 접시 자서전으로 읽히네 두툼한
-「고등어」 부분
「고등어」에서는 고등어의 몸에 남은 바다의 흔적을 인간의 언어와 "한 접시 자서전으로" 겹쳐 놓는다.
조영행 시인의 가족에 대한 시선은 더욱 뜨겁고 각별하다.
조영행 시인의 시집 『본제입납(本第入納)』이 詩와에세이에서 출간되었다. 이번 시집은 고향의 기억과 부모에 대한 그리움, 가족의 삶, 자연의 변화, 노년의 시간과 일상의 사물들을 섬세하게 포착해 따뜻하면서도 깊이 있게 들여다본다.
이번 시집에서 눈에 띄는 것은 평범한 사물과 풍경을 삶의 은유로 바꾸어 내는 시인의 시선이다. 시 「도마가 읽는 세상」에서 "마지막 길을 염습사처럼 어루만져/제 몸에 새기느라 젖고 흠집 나 있다/젖지 않고 흠집 없는 생이 얼마나 있을까/터진 창자의 비릿함은 어느 지루한 날/멀미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겠다"며 생선과 도마, 칼자국을 통해 한 생의 흔적을 읽어낸다.
가시를 감추고 있다고 하더라만/조심해야 한다, 속은 알 수 없다, 잘 살펴야 한다/이건 인간의 언어 체계/가시를 가시로만 곱씹을 때/진정한 고등어의 한 생을 맛볼 수 있다는 것//고등어가 죽어서 남긴 푸른 물결 무늬의 언어/한 접시 자서전으로 읽히네 두툼한
-「고등어」 부분
「고등어」에서는 고등어의 몸에 남은 바다의 흔적을 인간의 언어와 "한 접시 자서전으로" 겹쳐 놓는다.
조영행 시인의 가족에 대한 시선은 더욱 뜨겁고 각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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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수리를 잘한다는 곳으로 여기저기 다녀보았지만
노후한 탓이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다
어떤 수리공은 관들이 막힌 것 같다며
뚫어보았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
65병동의 신여사라는 집 한 채
날마다 돌아가고 싶다는 하소연만
녹음기 틀어 놓은 듯 집 밖으로 내보내고 있다
-「집 한 채」 부분
「집 한 채」는 요양원에 누워 있는 어머니를 낡아가는 집에 비유하며 "수리를 잘한다는 곳으로 여기저기 다녀보았지만" 세월 앞에서 쇠약해지는 인간의 몸과 가족의 마음을 함께 바라본다. 또한 시 「홍시」에서는 감나무에 걸린 붉은 감을 아버지가 남긴 등불처럼 바라보며 아버지와의 기억을 현재의 시간으로 불러온다. 「엄마는 부재중」에서는 이미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전화번호를 지우지 못한 채 "누를까, 말까" 망설이는 마음을 통해 사별 이후에도 계속되는 그리움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자연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삶을 비추는 거울이다. 「갈대」의 흔들리는 갈대는 상처를 견디며 다시 일어서는 인간의 모습으로 변주하며 시인은 계절의 변화와 나무, 새, 꽃, 물과 바람의 움직임을 통해 인간의 생과 시간의 의미를 되묻는다.
또한 이번 시집에는 일상의 익살과 풍자가 살아 있다. 「리모컨」에서는 자신을 식구들의 '리모컨'이라고 표현하며 가족 안에서 끊임없이 호출되고 움직이는 삶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낸다. 「내 남자의 애인」에서는 남편의 술을 '애인'으로 의인화해 부부의 일상을 재치 있게 바라본다.
시인의 시선은 지나온 삶을 돌아보면서도 현재와 앞으로의 시간을 향한다. 지나온 길이 낙엽과 눈에 덮이고 기억이 희미해져도, 자신의 삶을 다시 돌아보고 그 흔적을 남기려는 의지가 드러난다.
시인은 자신의 시를 "내가 나에게 쓰는 편지"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편지는 고향 닻근리로, 아버지를 닮은 호두나무와 어머니의 배롱꽃이 있는 집으로 보내는 '안부'라고 고백한다.
결국 『본제입납(本第入納)』은 거창한 삶의 선언보다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밥상과 그릇, 나무와 꽃, 버스와 우체통, 커피와 멸치, 오래된 식탁과 가족의 목소리 속에서 한 생의 의미를 길어 올린 시집이다.
노후한 탓이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다
어떤 수리공은 관들이 막힌 것 같다며
뚫어보았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
65병동의 신여사라는 집 한 채
날마다 돌아가고 싶다는 하소연만
녹음기 틀어 놓은 듯 집 밖으로 내보내고 있다
-「집 한 채」 부분
「집 한 채」는 요양원에 누워 있는 어머니를 낡아가는 집에 비유하며 "수리를 잘한다는 곳으로 여기저기 다녀보았지만" 세월 앞에서 쇠약해지는 인간의 몸과 가족의 마음을 함께 바라본다. 또한 시 「홍시」에서는 감나무에 걸린 붉은 감을 아버지가 남긴 등불처럼 바라보며 아버지와의 기억을 현재의 시간으로 불러온다. 「엄마는 부재중」에서는 이미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전화번호를 지우지 못한 채 "누를까, 말까" 망설이는 마음을 통해 사별 이후에도 계속되는 그리움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자연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삶을 비추는 거울이다. 「갈대」의 흔들리는 갈대는 상처를 견디며 다시 일어서는 인간의 모습으로 변주하며 시인은 계절의 변화와 나무, 새, 꽃, 물과 바람의 움직임을 통해 인간의 생과 시간의 의미를 되묻는다.
또한 이번 시집에는 일상의 익살과 풍자가 살아 있다. 「리모컨」에서는 자신을 식구들의 '리모컨'이라고 표현하며 가족 안에서 끊임없이 호출되고 움직이는 삶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낸다. 「내 남자의 애인」에서는 남편의 술을 '애인'으로 의인화해 부부의 일상을 재치 있게 바라본다.
시인의 시선은 지나온 삶을 돌아보면서도 현재와 앞으로의 시간을 향한다. 지나온 길이 낙엽과 눈에 덮이고 기억이 희미해져도, 자신의 삶을 다시 돌아보고 그 흔적을 남기려는 의지가 드러난다.
시인은 자신의 시를 "내가 나에게 쓰는 편지"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편지는 고향 닻근리로, 아버지를 닮은 호두나무와 어머니의 배롱꽃이 있는 집으로 보내는 '안부'라고 고백한다.
결국 『본제입납(本第入納)』은 거창한 삶의 선언보다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밥상과 그릇, 나무와 꽃, 버스와 우체통, 커피와 멸치, 오래된 식탁과 가족의 목소리 속에서 한 생의 의미를 길어 올린 시집이다.
목차
목차
제1부
봄비 1·11
닻근리 탱자나무 박새 둥지·12
집 한 채·14
어떤 출산·16
신탄진·18
오동꽃은 피고 있는데·20
고등어·22
계절의 페이지가 넘어갈 때·24
숲속의 변기·26
리모컨·28
바람의 물결 무늬·30
도마가 읽는 세상·32
내 기억을 부는 풍선껌·34
꽃의 나비잠·36
홍시·38
무관심·40
제2부
회춘·43
산에 들다·44
새·46
하우스를 설치해 드립니다·48
엄마는 부재중·50
삼월·52
나비·54
등(燈)·56
상추가 싱싱하므로·58
다시 삼수저수지에서·60
그녀의 숲·62
애기똥풀꽃·64
안부·66
목련꽃 팝콘·68
제3부
정착·71
은행잎 한 권·72
나이테 연대기·74
오래된 식탁·76
봄밤·78
만개·80
길의 법칙·81
무릎·82
옷걸이·84
겨울 숲, 산사·86
엄나무골 함박눈·88
지금은 가을을 정비할 때·90
길의 내면·92
보름달·94
제4부
만첩홍·97
한 박스의 봄을 기다리며·98
젖은 문장들·100
처세론·102
내 남자의 애인·104
뼈대를 세우다·106
공원묘지 가는 길에서·108
은행나무의 길·110
결빙되지 않는다·112
봄비 2·114
즐거운 외출·116
계단을 사과로 오르는 그녀·118
줄·120
절정·122
해설│김정숙·125
시인의 말·143
봄비 1·11
닻근리 탱자나무 박새 둥지·12
집 한 채·14
어떤 출산·16
신탄진·18
오동꽃은 피고 있는데·20
고등어·22
계절의 페이지가 넘어갈 때·24
숲속의 변기·26
리모컨·28
바람의 물결 무늬·30
도마가 읽는 세상·32
내 기억을 부는 풍선껌·34
꽃의 나비잠·36
홍시·38
무관심·40
제2부
회춘·43
산에 들다·44
새·46
하우스를 설치해 드립니다·48
엄마는 부재중·50
삼월·52
나비·54
등(燈)·56
상추가 싱싱하므로·58
다시 삼수저수지에서·60
그녀의 숲·62
애기똥풀꽃·64
안부·66
목련꽃 팝콘·68
제3부
정착·71
은행잎 한 권·72
나이테 연대기·74
오래된 식탁·76
봄밤·78
만개·80
길의 법칙·81
무릎·82
옷걸이·84
겨울 숲, 산사·86
엄나무골 함박눈·88
지금은 가을을 정비할 때·90
길의 내면·92
보름달·94
제4부
만첩홍·97
한 박스의 봄을 기다리며·98
젖은 문장들·100
처세론·102
내 남자의 애인·104
뼈대를 세우다·106
공원묘지 가는 길에서·108
은행나무의 길·110
결빙되지 않는다·112
봄비 2·114
즐거운 외출·116
계단을 사과로 오르는 그녀·118
줄·120
절정·122
해설│김정숙·125
시인의 말·143
저자
저자
조영행 충남 천안에서 태어나 2021년 『시에』로 등단하였다. 시집 『어머니가 있는 방』, 『닻근리 호두나무 제작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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