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칠의 미학(열린산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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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지우는 것이 아니라 다시 그리는 것
가족과 이웃, 배움과 예술, 여행과 자연 속에서 길어 올린 삶의 기록. 서툴렀던 어제를 품고 오늘의 색을 더하며 살아가는 이들에게 다시 시작할 용기를 건넨다.
가족과 이웃, 배움과 예술, 여행과 자연 속에서 길어 올린 삶의 기록. 서툴렀던 어제를 품고 오늘의 색을 더하며 살아가는 이들에게 다시 시작할 용기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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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1. 삶의 상처를 새로운 빛깔로 바꾸는 문장
삶은 완성된 한 폭의 그림으로 주어지지 않는다. 우리는 잘못 그어진 선을 만나고 마음에 들지 않는 색 앞에서 주저하며 때로는 지우고 싶은 얼룩을 남긴다. 그러나 지나간 시간을 완전히 지울 수는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 위에 새로운 의미를 입히는 일이다. 김향숙의 수필집 『덧칠의 미학』은 상처에는 이해를, 후회에는 성찰을, 실패에는 다시 시작할 용기를 더하는 삶의 가능성을 천착한다.
표제작 「덧칠의 미학」은 수채화와 아크릴화의 차이를 삶의 태도로 전환한다. 수채화는 한 번 번진 흔적을 되돌리기 어렵지만, 아크릴화는 먼저 칠한 물감이 마르면 그 위에 새로운 색을 올릴 수 있다. 작가는 이 차이에서 지나온 삶을 새롭게 바라보는 은유적 틀을 발견한다.
"삶은 단 한 번의 붓질로 결정되는 수채화가 아니라, 끊임없이 덧칠하며 완성해 가는 아크릴화라는 것을."
이 책에서 덧칠은 과거를 감추거나 미화하는 행위가 아니다. 처음의 색을 완전히 지우지 않은 채 새로운 빛깔의 바탕으로 받아들이는 성찰의 과정이다. 실수 위에 사과를, 상처 위에 이해를, 방황 위에 성찰을 더할 때 지나간 시간은 실패의 흔적이 아니라 오늘의 삶을 받쳐주는 질감이 된다.
2. 일상의 사물에서 발견한 관계의 깊이
김향숙 수필의 중심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다. 가족과 이웃, 문해교실의 학습자, 오랜 친구와 문학 동료들은 작가의 삶을 비추는 또 하나의 렌즈가 된다. 「늦은 파종」은 평생 호미를 쥐고 살아온 문해교실 학습자가 뒤늦게 글자를 배우며 자신의 이름을 되찾는 과정을 그린다.
"기역과 니은이라는 씨앗을 굳어버린 머릿속 이랑에 심고, 계절이 열두 번 바뀌는 동안 물을 주었다."
글자를 씨앗으로, 종이의 칸을 밭고랑으로 바꾸어 놓은 이 은유는 농사의 세계와 문자의 세계를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백일장 부상으로 받은 은수저를 장식장에 간직하는 장면에서 배움은 지식의 습득을 넘어 이름 없이 살아온 한 여성의 존엄을 회복하는 일이 된다.
「옷장의 비명」과 「색실로 쓴 가계도」에서는 옷과 자수 같은 일상적인 사물이 가족의 기억을 품은 상징으로 태어난다. 동생이 보내온 옷은 언니를 떠올린 시간이며, 어머니와 두 딸의 손끝에서 이어지는 자수는 말로 가르치지 않아도 전해지는 감각의 계보다. 옷감의 결, 색실의 빛깔, 옥수수의 온기 같은 생활의 세부가 관계의 본질을 드러낸다.
3. 고통 속에서 되돌아오는 사랑
「엄마한테 보이지 마」는 유산과 과다 출혈이라는 위급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고통보다 어머니가 받을 충격을 먼저 걱정하는 딸의 이야기다.
"엄마한테 보이지 말아요……."
이 짧은 한마디에는 상실과 공포, 사랑과 배려가 함께 응축되어 있다. 작가는 어머니에게서 자식에게로만 흐른다고 여겼던 모성이 거꾸로 어머니를 향해 흐르는 순간을 포착한다.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타인을 먼저 헤아리는 마음은 이 수필집에서 가장 깊은 정서적 울림을 형성한다.
4. 배움과 현실을 함께 바라보는 시선
이 책에서 배움은 나이와 무관하게 자신을 갱신하는 생의 태도다. 「뚝딱뚝딱, Vrew」와 「낯선 행성의 명령어」는 새로운 기술 앞에서 당황하면서도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는 작가의 모습을 보여준다. 「삼장육구의 방」에서는 시조의 정형을 말을 가두는 틀이 아니라 감정의 범람을 막아주는 둑으로 받아들인다. 그림과 방송, 문해교육과 시조를 넘나드는 활동은 세계를 배우고 표현하려는 하나의 열망으로 이어진다.
개인적 체험을 넘어 현실을 향한 문제의식도 드러난다. 「마지막 수업」은 학생에게 폭력을 당한 교사의 상처를 통해 무너진 교권과 교육 공동체의 위기를 환기한다. 「명상의 역설」은 자연과 침묵, 마음의 치유마저 상품으로 소비되는 현실을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비워야 사는 일」은 변비라는 생활 소재를 말하지 못한 감정과 오래 묵힌 서운함의 문제로 확장하여 몸과 마음 모두 제때 비워야 한다는 삶의 지혜를 유머러스하게 풀어낸다.
5. 자신의 이름으로 다시 도착하는 삶
「이름 찾기, 나에게로 도착하는 여행」에서는 엄마·아내·선생님이라는 역할 뒤로 밀려났던 본래의 자아를 친구들의 호명을 통해 되찾는다. 여고 동창이 "향숙아"라고 부르는 순간, 오래 잊고 지냈던 이름이 삶의 전면으로 돌아온다.
"누군가 내 이름을 불러 준다는 것은 '너 여기 있구나' 하며 나의 현존을 증명해주는 거룩한 행위다."
이름을 부르는 일은 여러 역할 속에 묻혀 있던 한 사람을 다시 세계의 중심으로 불러내는 존재론적 호명이다. 이는 『덧칠의 미학』이 궁극적으로 도달하는 지점과도 맞닿아 있다. 지나온 시간을 부정하지 않으면서 오늘의 색으로 자신을 새롭게 그려가고, 여러 겹의 역할 아래 남아 있던 본래의 이름을 다시 발견하는 것이다.
6. 아직 붓을 놓지 않아도 된다는 위로
김향숙의 수필은 거창한 사건보다 생활의 온기를 믿는다. 옥수수의 열기와 옷감의 결, 자수실의 빛깔, 친구가 불러주는 이름과 한 줄의 시조에서 삶을 지탱하는 의미를 길어 올린다. 『덧칠의 미학』은 완벽하게 살아온 사람의 기록이 아니라 서툴렀던 날과 지우고 싶은 기억을 품은 채 다시 붓을 드는 사람의 고백이다.
그래서 이 책이 건네는 위로는 가볍지 않다. 상처를 없앨 수 있다고 말하는 대신 그 상처 위에도 새로운 빛깔을 올릴 수 있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잘못 그어진 선조차 오늘을 받치는 바탕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이 수필집의 문학적 윤리를 이룬다. 독자는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생에 남은 얼룩과 선을 돌아보며 아직 마르지 않은 내일의 색을 생각하게 된다.
삶은 완성된 한 폭의 그림으로 주어지지 않는다. 우리는 잘못 그어진 선을 만나고 마음에 들지 않는 색 앞에서 주저하며 때로는 지우고 싶은 얼룩을 남긴다. 그러나 지나간 시간을 완전히 지울 수는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 위에 새로운 의미를 입히는 일이다. 김향숙의 수필집 『덧칠의 미학』은 상처에는 이해를, 후회에는 성찰을, 실패에는 다시 시작할 용기를 더하는 삶의 가능성을 천착한다.
표제작 「덧칠의 미학」은 수채화와 아크릴화의 차이를 삶의 태도로 전환한다. 수채화는 한 번 번진 흔적을 되돌리기 어렵지만, 아크릴화는 먼저 칠한 물감이 마르면 그 위에 새로운 색을 올릴 수 있다. 작가는 이 차이에서 지나온 삶을 새롭게 바라보는 은유적 틀을 발견한다.
"삶은 단 한 번의 붓질로 결정되는 수채화가 아니라, 끊임없이 덧칠하며 완성해 가는 아크릴화라는 것을."
이 책에서 덧칠은 과거를 감추거나 미화하는 행위가 아니다. 처음의 색을 완전히 지우지 않은 채 새로운 빛깔의 바탕으로 받아들이는 성찰의 과정이다. 실수 위에 사과를, 상처 위에 이해를, 방황 위에 성찰을 더할 때 지나간 시간은 실패의 흔적이 아니라 오늘의 삶을 받쳐주는 질감이 된다.
2. 일상의 사물에서 발견한 관계의 깊이
김향숙 수필의 중심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다. 가족과 이웃, 문해교실의 학습자, 오랜 친구와 문학 동료들은 작가의 삶을 비추는 또 하나의 렌즈가 된다. 「늦은 파종」은 평생 호미를 쥐고 살아온 문해교실 학습자가 뒤늦게 글자를 배우며 자신의 이름을 되찾는 과정을 그린다.
"기역과 니은이라는 씨앗을 굳어버린 머릿속 이랑에 심고, 계절이 열두 번 바뀌는 동안 물을 주었다."
글자를 씨앗으로, 종이의 칸을 밭고랑으로 바꾸어 놓은 이 은유는 농사의 세계와 문자의 세계를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백일장 부상으로 받은 은수저를 장식장에 간직하는 장면에서 배움은 지식의 습득을 넘어 이름 없이 살아온 한 여성의 존엄을 회복하는 일이 된다.
「옷장의 비명」과 「색실로 쓴 가계도」에서는 옷과 자수 같은 일상적인 사물이 가족의 기억을 품은 상징으로 태어난다. 동생이 보내온 옷은 언니를 떠올린 시간이며, 어머니와 두 딸의 손끝에서 이어지는 자수는 말로 가르치지 않아도 전해지는 감각의 계보다. 옷감의 결, 색실의 빛깔, 옥수수의 온기 같은 생활의 세부가 관계의 본질을 드러낸다.
3. 고통 속에서 되돌아오는 사랑
「엄마한테 보이지 마」는 유산과 과다 출혈이라는 위급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고통보다 어머니가 받을 충격을 먼저 걱정하는 딸의 이야기다.
"엄마한테 보이지 말아요……."
이 짧은 한마디에는 상실과 공포, 사랑과 배려가 함께 응축되어 있다. 작가는 어머니에게서 자식에게로만 흐른다고 여겼던 모성이 거꾸로 어머니를 향해 흐르는 순간을 포착한다.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타인을 먼저 헤아리는 마음은 이 수필집에서 가장 깊은 정서적 울림을 형성한다.
4. 배움과 현실을 함께 바라보는 시선
이 책에서 배움은 나이와 무관하게 자신을 갱신하는 생의 태도다. 「뚝딱뚝딱, Vrew」와 「낯선 행성의 명령어」는 새로운 기술 앞에서 당황하면서도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는 작가의 모습을 보여준다. 「삼장육구의 방」에서는 시조의 정형을 말을 가두는 틀이 아니라 감정의 범람을 막아주는 둑으로 받아들인다. 그림과 방송, 문해교육과 시조를 넘나드는 활동은 세계를 배우고 표현하려는 하나의 열망으로 이어진다.
개인적 체험을 넘어 현실을 향한 문제의식도 드러난다. 「마지막 수업」은 학생에게 폭력을 당한 교사의 상처를 통해 무너진 교권과 교육 공동체의 위기를 환기한다. 「명상의 역설」은 자연과 침묵, 마음의 치유마저 상품으로 소비되는 현실을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비워야 사는 일」은 변비라는 생활 소재를 말하지 못한 감정과 오래 묵힌 서운함의 문제로 확장하여 몸과 마음 모두 제때 비워야 한다는 삶의 지혜를 유머러스하게 풀어낸다.
5. 자신의 이름으로 다시 도착하는 삶
「이름 찾기, 나에게로 도착하는 여행」에서는 엄마·아내·선생님이라는 역할 뒤로 밀려났던 본래의 자아를 친구들의 호명을 통해 되찾는다. 여고 동창이 "향숙아"라고 부르는 순간, 오래 잊고 지냈던 이름이 삶의 전면으로 돌아온다.
"누군가 내 이름을 불러 준다는 것은 '너 여기 있구나' 하며 나의 현존을 증명해주는 거룩한 행위다."
이름을 부르는 일은 여러 역할 속에 묻혀 있던 한 사람을 다시 세계의 중심으로 불러내는 존재론적 호명이다. 이는 『덧칠의 미학』이 궁극적으로 도달하는 지점과도 맞닿아 있다. 지나온 시간을 부정하지 않으면서 오늘의 색으로 자신을 새롭게 그려가고, 여러 겹의 역할 아래 남아 있던 본래의 이름을 다시 발견하는 것이다.
6. 아직 붓을 놓지 않아도 된다는 위로
김향숙의 수필은 거창한 사건보다 생활의 온기를 믿는다. 옥수수의 열기와 옷감의 결, 자수실의 빛깔, 친구가 불러주는 이름과 한 줄의 시조에서 삶을 지탱하는 의미를 길어 올린다. 『덧칠의 미학』은 완벽하게 살아온 사람의 기록이 아니라 서툴렀던 날과 지우고 싶은 기억을 품은 채 다시 붓을 드는 사람의 고백이다.
그래서 이 책이 건네는 위로는 가볍지 않다. 상처를 없앨 수 있다고 말하는 대신 그 상처 위에도 새로운 빛깔을 올릴 수 있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잘못 그어진 선조차 오늘을 받치는 바탕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이 수필집의 문학적 윤리를 이룬다. 독자는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생에 남은 얼룩과 선을 돌아보며 아직 마르지 않은 내일의 색을 생각하게 된다.
목차
목차
제1부 렌즈 가족과 이웃, 문해교육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의 삶을 세심하게 비춘다.
제2부 배움은 진행형 디지털 기술과 외국어, 그림과 자수, 시조 등 새로운 배움에 도전하는 과정을 담았다.
제3부 풍경 여행과 교육, 가족과 노년의 관계를 돌아보며 일상에 깃든 의미를 발견한다.
제4부 마음에 덧칠한 시간 비움과 명상, 문학과 역사, 자기 정체성에 관한 성찰을 펼쳐 보인다.
제2부 배움은 진행형 디지털 기술과 외국어, 그림과 자수, 시조 등 새로운 배움에 도전하는 과정을 담았다.
제3부 풍경 여행과 교육, 가족과 노년의 관계를 돌아보며 일상에 깃든 의미를 발견한다.
제4부 마음에 덧칠한 시간 비움과 명상, 문학과 역사, 자기 정체성에 관한 성찰을 펼쳐 보인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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