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이 꺼지지 않게(반양장)
N번방 이후 6년, 추적단 불꽃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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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바꾼 것, 바꾸지 못한 것,
그리고 기억해야 할 모든 이야기
한국 사회를 뒤흔든 대규모 디지털 성범죄 'N번방 사건'을 기억하는가? 아동·청소년을 비롯한 여성들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수십 개의 텔레그램 방에서 유포·판매한 이 사건은 거센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다. 가해자의 신상 공개와 처벌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역대 최다인 약 271만 명이 참여했고, 대대적인 수사 끝에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과 'N번방' 운영자 문형욱을 비롯한 다수의 가해자가 검거·처벌되었다. 이 거대한 범죄의 실체를 추적해 세상에 알린 이들이 당시 대학생이었던 '추적단 불꽃'이다.
N번방 사건 이후 6년이 지났다. 추적단 불꽃 대표 원은지는 그 후에도 디지털 성범죄를 추적·취재·보도하고 피해자를 지원하는 활동을 이어왔다. 그는 'N번방' 이후에도 디지털 성범죄는 형태를 바꾸며 확장되어 왔다고 단호히 말한다. 지난 6년간의 디지털 성범죄 추적기, 사회적·제도적 변화를 이끌어낸 피해 생존자들과 전문가들의 목소리, 그리고 독립 활동가이자 기자로서 겪어온 혼란과 번아웃, 성장의 시간을 신간 『불꽃이 꺼지지 않게』에 담았다.
이 책은 끊이지 않는 디지털 성범죄를 1999년 개설된 소라넷 이후 구성된 '디지털 생태계' 안에서 이어져 온 범죄로 바라본다. 그간 여러 사건이 공론화되며 관련 법이 만들어지고 처벌 기준도 높아졌지만, 피해는 늘고 있다. 중앙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접수된 피해 건수는 2025년 1만 7629건으로 전년보다 4.7퍼센트 늘었으며, 딥페이크 등 합성·편집 피해 역시 16.8퍼센트 증가했다. 저자는 범죄와 수사, 재판 현장에서 달라진 제도가 작동하지 못하는 이유를 세밀하게 짚어내는 한편, 그 빈틈을 메우며 피해자 곁을 지키는 연대자들의 목소리 역시 성실하게 전한다. 그러므로 『불꽃이 꺼지지 않게』는 한 활동가의 6년을 넘어, 그 시간을 함께 통과해 온 우리 사회의 기록이기도 하다.
책 앞에는 한국 사회 주요 디지털 성범죄 사건과 추적단 불꽃의 활동을 한눈에 볼 수 있게 정리해 실었다. 주요 디지털 성범죄 피해 지원 기관과 단체도 책 뒤에 수록했다.
범죄자의 악마성과 피해자의 고통마저 스펙터클이 된 사회에서 냉소와 무기력에 길들여지지 않는 연대는 어떻게 가능한가. 활동가 원은지는 긴박한 추격이 아닌 지루한 기다림, 좌절과 희망의 극단을 오가는 피해자의 회복, 조급함에 사로잡히지 않으려 숨을 고르는 연대자의 기록으로 이 질문에 답한다. [……] 잔혹한 폭력에 저항하는 불의 결기만큼이나 산 자를 둘러앉히는 다정한 불길이 여기에 있다.
-추천의 글 중에서
그리고 기억해야 할 모든 이야기
한국 사회를 뒤흔든 대규모 디지털 성범죄 'N번방 사건'을 기억하는가? 아동·청소년을 비롯한 여성들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수십 개의 텔레그램 방에서 유포·판매한 이 사건은 거센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다. 가해자의 신상 공개와 처벌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역대 최다인 약 271만 명이 참여했고, 대대적인 수사 끝에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과 'N번방' 운영자 문형욱을 비롯한 다수의 가해자가 검거·처벌되었다. 이 거대한 범죄의 실체를 추적해 세상에 알린 이들이 당시 대학생이었던 '추적단 불꽃'이다.
N번방 사건 이후 6년이 지났다. 추적단 불꽃 대표 원은지는 그 후에도 디지털 성범죄를 추적·취재·보도하고 피해자를 지원하는 활동을 이어왔다. 그는 'N번방' 이후에도 디지털 성범죄는 형태를 바꾸며 확장되어 왔다고 단호히 말한다. 지난 6년간의 디지털 성범죄 추적기, 사회적·제도적 변화를 이끌어낸 피해 생존자들과 전문가들의 목소리, 그리고 독립 활동가이자 기자로서 겪어온 혼란과 번아웃, 성장의 시간을 신간 『불꽃이 꺼지지 않게』에 담았다.
이 책은 끊이지 않는 디지털 성범죄를 1999년 개설된 소라넷 이후 구성된 '디지털 생태계' 안에서 이어져 온 범죄로 바라본다. 그간 여러 사건이 공론화되며 관련 법이 만들어지고 처벌 기준도 높아졌지만, 피해는 늘고 있다. 중앙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접수된 피해 건수는 2025년 1만 7629건으로 전년보다 4.7퍼센트 늘었으며, 딥페이크 등 합성·편집 피해 역시 16.8퍼센트 증가했다. 저자는 범죄와 수사, 재판 현장에서 달라진 제도가 작동하지 못하는 이유를 세밀하게 짚어내는 한편, 그 빈틈을 메우며 피해자 곁을 지키는 연대자들의 목소리 역시 성실하게 전한다. 그러므로 『불꽃이 꺼지지 않게』는 한 활동가의 6년을 넘어, 그 시간을 함께 통과해 온 우리 사회의 기록이기도 하다.
책 앞에는 한국 사회 주요 디지털 성범죄 사건과 추적단 불꽃의 활동을 한눈에 볼 수 있게 정리해 실었다. 주요 디지털 성범죄 피해 지원 기관과 단체도 책 뒤에 수록했다.
범죄자의 악마성과 피해자의 고통마저 스펙터클이 된 사회에서 냉소와 무기력에 길들여지지 않는 연대는 어떻게 가능한가. 활동가 원은지는 긴박한 추격이 아닌 지루한 기다림, 좌절과 희망의 극단을 오가는 피해자의 회복, 조급함에 사로잡히지 않으려 숨을 고르는 연대자의 기록으로 이 질문에 답한다. [……] 잔혹한 폭력에 저항하는 불의 결기만큼이나 산 자를 둘러앉히는 다정한 불길이 여기에 있다.
-추천의 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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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팬티'로 범인을 잡은 생생한 추적기부터
기자, 활동가의 눈으로 파헤친 디지털 성범죄의 현주소까지
디지털 성범죄 생태계의 최전선에서 쓴 투쟁의 기록
저자 원은지의 활동은 제보로 시작된다. 그간 쌓아온 정보력, 믿음직한 동료들, 가해 생태계에 대한 이해가 저자의 '무기'다. 책의 1부 「지금도 여전히, 추적단 불꽃입니다」에서는 '제2의 N번방'이라 불린,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1200여 개의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엘 사건'(2022년), 서울대학교 동문 수십 명의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해 파장을 일으킨 '서울대 딥페이크 사건'(2024년), 전국 각 지역과 학교 단위로 개설된 '겹지방(겹치는 지인방)'과 학생· 교사를 대상으로 벌어진 '교내 딥페이크 성착취 사건'(2025년) 등 직접 추적하거나 취재·보도한 사건들의 전말을 생생하게 펼쳐낸다.
저자는 피해 발생 이후 유포·재유포부터 수사와 재판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피해자를 조력해 왔다. 유포 신고 및 피해물 삭제 지원, 재판 증언 등 사후 조력은 물론, 텔레그램 방에서 가해자와 직접 소통해 추가 피해를 막고 확보한 자료를 제공해 수사를 도왔다. 특히 텔레그램 방에서 사용되는 은어와 디지털 성범죄 가해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가해자와 라포를 쌓고 '팬티'를 미끼 삼아 범인 검거에 성공한 '서울대 딥페이크 사건' 추적기에는 그 긴박함과 간절함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렇듯 생생한 추적기 사이로 디지털 성범죄 사건에서 법과 수사가 왜 자꾸만 실패하는지 날카로운 진단이 이어진다. 책에 따르면 그간 유의미한 변화가 있었다. 2024년 9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개정되어 딥페이크 성착취물 제작은 물론 소지 및 시청도 처벌의 대상이 되었고, 같은 해 텔레그램이 5년 만에 수사 협조에 응해 관련 자료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디지털 성범죄의 경우 협박과 성착취, 유포와 재유포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지므로 대면형 성폭력처럼 가해자 한 명을 특정하여 수사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또 불법촬영물과 성착취물이 유통되는 상당수 사이트는 해외 서버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미등록 사이트여서 국내법상의 행정 제재를 가하기 어렵다. 'N번방 사건' 이후 관련 법이 대폭 정비되었음에도 '엘 사건'과 같은 범죄가 다시 발생할 수 있었던 제도적·수사적 허점을 짚어내는 대목은, 6년간 피해 지원과 취재 현장을 오가며 쌓아온 경험이 있기에 가능한 분석이다.
『불꽃이 꺼지지 않게』는 한발 더 나아가 현장에 남은 주요 쟁점까지 짚어낸다. X나 텔레그램 같은 해외 플랫폼과 불법 사이트의 사회적 책무를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 최근 논쟁이 된 '보완수사권 폐지'가 디지털 성범죄 수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등을 다룬다. 법망과 현장 사이에 어떤 간극이 남아 있는지, 지금 그 간극을 메우기 위해 누가 고군분투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피해 이후의 삶을 써 내려가는 생존자들
피해자 곁에서 법과 제도를 움직이는 사람들
각자의 자리에서 변화를 만드는 목소리
디지털 성범죄가 형태만 바뀐 채 되풀이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우리 사회가 피해 생존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언론은 범죄의 자극적인 측면을 부각하고, 사건이 공론화되면 수사에 속도가 붙어 가해자가 검거된다. 그러나 관심은 빠르게 사그라들고, 임시방편에 가까운 대책만 반복된다. 진화하는 가해 양상과 피해 생존자들의 요구가 제도와 정책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 한, 협박-제작-유포-재유포로 이어지는 디지털 성범죄의 생태계를 뿌리 뽑기 어렵다는 것이 저자의 문제의식이다. 이 책이 피해 생존자들과 연대자들의 목소리를 기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책의 2부 「물방울은 바위를 뚫는다」에는 피해 생존자들과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담았다. 이들의 이야기는 디지털 성범죄 예방과 피해 지원이 나아갈 방향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끊임없이 재유포되는 불법 성착취물을 직접 모니터링해 온 피해 생존자 '노라'는 초기 대응에 집중된 피해 지원의 한계, 피해자에게 친절하지 않은 수사·사법 시스템, 현행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의 삭제 지원 시스템의 미비점을 이야기한다.
젠더 기반 폭력 전문 법무법인 혜석을 설립한 박수진 대표변호사와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과의 인터뷰는, 피해 지원과 제도 개선을 위해 현장에서 어떤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보여준다.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 이후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고 처벌 수위가 올라가면서, 역설적으로 가해자 변호 시장 역시 폭발적으로 커졌다.(202쪽) 박수진 변호사는 성인지 감수성 법리를 바탕으로 가해자 측 주장에 맞서고, 피해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법적 장치를 만들어온 여정을 들려준다. 원민경 장관은 신속한 유통 차단과 제재, 수사 연계 등 총괄 대응을 강화하는 '디지털성범죄 피해통합지원단',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사전에 차단하는 'AI 기반 아동·청소년 온라인 성착취 선제적 대응시스템', 피해 접수부터 대응 요령과 지원 절차까지 한곳에서 확인 가능한 디지털성범죄피해지원통합홈페이지(d4u.stop.or.kr) 등 새롭게 도입된 정책과 제도를 소개한다.
책의 부제 속 '끝나지 않은 이야기'는 되풀이되는 범죄만을 가리키지 않는다. 각자의 자리에서 변화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연대 또한 계속되고 있다. 이들의 목소리는 무력감과 냉소 대신, 희망과 용기, 단단한 인내로 독자들을 이끈다.
영웅도 초인도 아닌,
한 여성 청년의 성장과 연대의 기록
3부 「연대도 체력입니다」는 저자의 이야기다. 피해 생존자를 조력해 오면서 언제나 기쁨과 보람만 가득했던 것은 아니다. 피해물을 모니터링하고 가해자와 대화하는 건 스스로를 폭력에 노출하는 일이기도 했다. N번방 사건 보도 이후 많은 언론의 관심을 받고 수많은 상을 받았지만, 사건의 자극성만 소비하는 일부 언론에 상처받고 자신의 배경을 둘러싼 평가에 휘둘리기도 했다. 독립 활동가로 별도의 지원 없이 활동하다 보니, 피해자에게 많은 도움을 주지 못할까 봐 책임감과 두려움에 짓눌리기도 했다. 가해자의 협박은 실질적인 위협으로 다가왔다.
저자는 그 시간을 딛고 스스로를 돌보는 법을 배워온 과정을 솔직하게 들려준다.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분하고 스스로 안정감을 되찾는 일상의 루틴을 만들기까지, 그 흔들림과 나아감의 시간은 저자가 비범한 용기와 능력을 가진 영웅이 아니라 두려워하고 흔들리는 여느 30대 여성임을 보여준다.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수사 실태를 증언하고, 유엔의 '국가별 인권상황 정기검토'에 참석해 한국의 디지털 성범죄 현실을 알려 유의미한 권고를 받기까지의 여정은 한 편의 성장담처럼 읽힌다.
뉴스를 보며 분노했던 사람, 청원에 이름을 보탰던 사람, 곁의 누군가에게 이런 사건들을 설명해 본 적 있는 사람.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몫을 했다. 나는 기록했고, 당신은 읽고 움직였다. 그 사실을 나는 6년 동안 한 번도 잊은 적이 없다. (19쪽)
이 책에서 저자가 거듭 되새기는 말은 "할 수 있는 일을 했다"는 것이다.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디지털 성폭력 앞에서 무력해질 때, 자신의 힘이 너무나 미약하게 느껴질 때 그는 그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다시 움직였다. 저자는 그 힘이 피해 이후에도 자기 삶의 주체로 서서 가해의 구조를 바꾸기 위해 목소리를 내고, 또 다른 피해자를 향해 손 내밀었던 생존자들에게서 왔다고 말한다. 시간이 흐르며 어쩌면 희미해졌을지 모를 '연대'의 불씨를 이 책은 다시 지피고자 한다.
기자, 활동가의 눈으로 파헤친 디지털 성범죄의 현주소까지
디지털 성범죄 생태계의 최전선에서 쓴 투쟁의 기록
저자 원은지의 활동은 제보로 시작된다. 그간 쌓아온 정보력, 믿음직한 동료들, 가해 생태계에 대한 이해가 저자의 '무기'다. 책의 1부 「지금도 여전히, 추적단 불꽃입니다」에서는 '제2의 N번방'이라 불린,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1200여 개의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엘 사건'(2022년), 서울대학교 동문 수십 명의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해 파장을 일으킨 '서울대 딥페이크 사건'(2024년), 전국 각 지역과 학교 단위로 개설된 '겹지방(겹치는 지인방)'과 학생· 교사를 대상으로 벌어진 '교내 딥페이크 성착취 사건'(2025년) 등 직접 추적하거나 취재·보도한 사건들의 전말을 생생하게 펼쳐낸다.
저자는 피해 발생 이후 유포·재유포부터 수사와 재판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피해자를 조력해 왔다. 유포 신고 및 피해물 삭제 지원, 재판 증언 등 사후 조력은 물론, 텔레그램 방에서 가해자와 직접 소통해 추가 피해를 막고 확보한 자료를 제공해 수사를 도왔다. 특히 텔레그램 방에서 사용되는 은어와 디지털 성범죄 가해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가해자와 라포를 쌓고 '팬티'를 미끼 삼아 범인 검거에 성공한 '서울대 딥페이크 사건' 추적기에는 그 긴박함과 간절함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렇듯 생생한 추적기 사이로 디지털 성범죄 사건에서 법과 수사가 왜 자꾸만 실패하는지 날카로운 진단이 이어진다. 책에 따르면 그간 유의미한 변화가 있었다. 2024년 9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개정되어 딥페이크 성착취물 제작은 물론 소지 및 시청도 처벌의 대상이 되었고, 같은 해 텔레그램이 5년 만에 수사 협조에 응해 관련 자료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디지털 성범죄의 경우 협박과 성착취, 유포와 재유포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지므로 대면형 성폭력처럼 가해자 한 명을 특정하여 수사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또 불법촬영물과 성착취물이 유통되는 상당수 사이트는 해외 서버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미등록 사이트여서 국내법상의 행정 제재를 가하기 어렵다. 'N번방 사건' 이후 관련 법이 대폭 정비되었음에도 '엘 사건'과 같은 범죄가 다시 발생할 수 있었던 제도적·수사적 허점을 짚어내는 대목은, 6년간 피해 지원과 취재 현장을 오가며 쌓아온 경험이 있기에 가능한 분석이다.
『불꽃이 꺼지지 않게』는 한발 더 나아가 현장에 남은 주요 쟁점까지 짚어낸다. X나 텔레그램 같은 해외 플랫폼과 불법 사이트의 사회적 책무를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 최근 논쟁이 된 '보완수사권 폐지'가 디지털 성범죄 수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등을 다룬다. 법망과 현장 사이에 어떤 간극이 남아 있는지, 지금 그 간극을 메우기 위해 누가 고군분투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피해 이후의 삶을 써 내려가는 생존자들
피해자 곁에서 법과 제도를 움직이는 사람들
각자의 자리에서 변화를 만드는 목소리
디지털 성범죄가 형태만 바뀐 채 되풀이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우리 사회가 피해 생존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언론은 범죄의 자극적인 측면을 부각하고, 사건이 공론화되면 수사에 속도가 붙어 가해자가 검거된다. 그러나 관심은 빠르게 사그라들고, 임시방편에 가까운 대책만 반복된다. 진화하는 가해 양상과 피해 생존자들의 요구가 제도와 정책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 한, 협박-제작-유포-재유포로 이어지는 디지털 성범죄의 생태계를 뿌리 뽑기 어렵다는 것이 저자의 문제의식이다. 이 책이 피해 생존자들과 연대자들의 목소리를 기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책의 2부 「물방울은 바위를 뚫는다」에는 피해 생존자들과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담았다. 이들의 이야기는 디지털 성범죄 예방과 피해 지원이 나아갈 방향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끊임없이 재유포되는 불법 성착취물을 직접 모니터링해 온 피해 생존자 '노라'는 초기 대응에 집중된 피해 지원의 한계, 피해자에게 친절하지 않은 수사·사법 시스템, 현행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의 삭제 지원 시스템의 미비점을 이야기한다.
젠더 기반 폭력 전문 법무법인 혜석을 설립한 박수진 대표변호사와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과의 인터뷰는, 피해 지원과 제도 개선을 위해 현장에서 어떤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보여준다.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 이후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고 처벌 수위가 올라가면서, 역설적으로 가해자 변호 시장 역시 폭발적으로 커졌다.(202쪽) 박수진 변호사는 성인지 감수성 법리를 바탕으로 가해자 측 주장에 맞서고, 피해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법적 장치를 만들어온 여정을 들려준다. 원민경 장관은 신속한 유통 차단과 제재, 수사 연계 등 총괄 대응을 강화하는 '디지털성범죄 피해통합지원단',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사전에 차단하는 'AI 기반 아동·청소년 온라인 성착취 선제적 대응시스템', 피해 접수부터 대응 요령과 지원 절차까지 한곳에서 확인 가능한 디지털성범죄피해지원통합홈페이지(d4u.stop.or.kr) 등 새롭게 도입된 정책과 제도를 소개한다.
책의 부제 속 '끝나지 않은 이야기'는 되풀이되는 범죄만을 가리키지 않는다. 각자의 자리에서 변화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연대 또한 계속되고 있다. 이들의 목소리는 무력감과 냉소 대신, 희망과 용기, 단단한 인내로 독자들을 이끈다.
영웅도 초인도 아닌,
한 여성 청년의 성장과 연대의 기록
3부 「연대도 체력입니다」는 저자의 이야기다. 피해 생존자를 조력해 오면서 언제나 기쁨과 보람만 가득했던 것은 아니다. 피해물을 모니터링하고 가해자와 대화하는 건 스스로를 폭력에 노출하는 일이기도 했다. N번방 사건 보도 이후 많은 언론의 관심을 받고 수많은 상을 받았지만, 사건의 자극성만 소비하는 일부 언론에 상처받고 자신의 배경을 둘러싼 평가에 휘둘리기도 했다. 독립 활동가로 별도의 지원 없이 활동하다 보니, 피해자에게 많은 도움을 주지 못할까 봐 책임감과 두려움에 짓눌리기도 했다. 가해자의 협박은 실질적인 위협으로 다가왔다.
저자는 그 시간을 딛고 스스로를 돌보는 법을 배워온 과정을 솔직하게 들려준다.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분하고 스스로 안정감을 되찾는 일상의 루틴을 만들기까지, 그 흔들림과 나아감의 시간은 저자가 비범한 용기와 능력을 가진 영웅이 아니라 두려워하고 흔들리는 여느 30대 여성임을 보여준다.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수사 실태를 증언하고, 유엔의 '국가별 인권상황 정기검토'에 참석해 한국의 디지털 성범죄 현실을 알려 유의미한 권고를 받기까지의 여정은 한 편의 성장담처럼 읽힌다.
뉴스를 보며 분노했던 사람, 청원에 이름을 보탰던 사람, 곁의 누군가에게 이런 사건들을 설명해 본 적 있는 사람.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몫을 했다. 나는 기록했고, 당신은 읽고 움직였다. 그 사실을 나는 6년 동안 한 번도 잊은 적이 없다. (19쪽)
이 책에서 저자가 거듭 되새기는 말은 "할 수 있는 일을 했다"는 것이다.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디지털 성폭력 앞에서 무력해질 때, 자신의 힘이 너무나 미약하게 느껴질 때 그는 그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다시 움직였다. 저자는 그 힘이 피해 이후에도 자기 삶의 주체로 서서 가해의 구조를 바꾸기 위해 목소리를 내고, 또 다른 피해자를 향해 손 내밀었던 생존자들에게서 왔다고 말한다. 시간이 흐르며 어쩌면 희미해졌을지 모를 '연대'의 불씨를 이 책은 다시 지피고자 한다.
목차
목차
프롤로그
1부 지금도 여전히, 추적단 불꽃입니다
1. 또다시 찾아온 N번방의 비극-엘 사건 취재기
2. 나를 아는 사람 중 범인이 있다-서울대 딥페이크 사건 취재기
3. 딥페이크 성착취는 갑자기 생겨나지 않았다
4. 모두가 공범인, 아주 가깝고 거대한 가해-겹지방 취재기
5. 성착취물을 팝니다-불법 성착취물 사이트 R 추적기
2부 물방울은 바위를 뚫는다
1. 벗어나기보다 멀어지기-노라의 이야기
2. 손을 잡고 일어나 손을 내밀기-사라의 이야기
3. 가해자를 대리하지 않습니다-법무법인 혜석 박수진 대표변호사 인터뷰
4. N번방 이후 우리는 어디까지 왔나요?-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과의 대화
3부 연대도 체력입니다
1. 세 개의 전화번호, 한 사람의 이야기
2. 단단한 선글라스와 마스크
3. 나를 구원하는 루틴
4. 우리는 서로를 붙잡아
5. 유엔에 가다
6. 풋살, 나의 안전지대
에필로그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 기관
주
1부 지금도 여전히, 추적단 불꽃입니다
1. 또다시 찾아온 N번방의 비극-엘 사건 취재기
2. 나를 아는 사람 중 범인이 있다-서울대 딥페이크 사건 취재기
3. 딥페이크 성착취는 갑자기 생겨나지 않았다
4. 모두가 공범인, 아주 가깝고 거대한 가해-겹지방 취재기
5. 성착취물을 팝니다-불법 성착취물 사이트 R 추적기
2부 물방울은 바위를 뚫는다
1. 벗어나기보다 멀어지기-노라의 이야기
2. 손을 잡고 일어나 손을 내밀기-사라의 이야기
3. 가해자를 대리하지 않습니다-법무법인 혜석 박수진 대표변호사 인터뷰
4. N번방 이후 우리는 어디까지 왔나요?-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과의 대화
3부 연대도 체력입니다
1. 세 개의 전화번호, 한 사람의 이야기
2. 단단한 선글라스와 마스크
3. 나를 구원하는 루틴
4. 우리는 서로를 붙잡아
5. 유엔에 가다
6. 풋살, 나의 안전지대
에필로그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 기관
주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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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은지 추적단 불꽃 대표. 반反성착취 활동가이자 프리랜서 기자다. 2019년 대학생 시절 팀을 꾸려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을 최초로 취재해 디지털 성범죄의 실상을 세상에 알렸고, 수집한 자료를 경찰에 넘겨 수사에 협조했다. 이후 '텔레그램 성착취 생태계', '서울대 딥페이크 성범죄' 등을 추적하며 디지털 성범죄 피해 생존자를 지원하는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지은 책으로 『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때』(이봄), 『N번방 이후, 교육을 말하다: 페미니즘의 관점』(학이시습)가 있다. 인스타그램, X, 유튜브 @56flame
추적단 불꽃 수상 이력
2019년 9월 제1회 뉴스통신진흥회 탐사심층르포 공모전 우수상
2019년 11월 강원지방경찰청 감사장
2020년 4월 제22회 국제앰네스티 언론상 특별상
2020년 4월 제2회 뉴스통신진흥회 탐사심층르포 공모전 특별상
2020년 4월 제355회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특별상
2020년 6월 제3회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6월 민주상 특별상
2020년 6월 한국방송학회 봄철 정기학술대회 특별상
2020년 9월 여성가족부 장관 표창
2020년 9월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올해의 보이스
2020년 10월 한국YWCA연합회 제18회 한국여성지도자상 특별상
2021년 1월 민주언론시민연합 민주시민언론상 특별상
2022년 9월 KBS 우수프로그램상 특별상
2024년 2월 미국 국무부 국제지도자 프로그램(International Visitor Leadership Program) 선정
2025년 1월 프랑스 시몬 베유상(Simone Veil Award) 후보 선정
추적단 불꽃 수상 이력
2019년 9월 제1회 뉴스통신진흥회 탐사심층르포 공모전 우수상
2019년 11월 강원지방경찰청 감사장
2020년 4월 제22회 국제앰네스티 언론상 특별상
2020년 4월 제2회 뉴스통신진흥회 탐사심층르포 공모전 특별상
2020년 4월 제355회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특별상
2020년 6월 제3회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6월 민주상 특별상
2020년 6월 한국방송학회 봄철 정기학술대회 특별상
2020년 9월 여성가족부 장관 표창
2020년 9월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올해의 보이스
2020년 10월 한국YWCA연합회 제18회 한국여성지도자상 특별상
2021년 1월 민주언론시민연합 민주시민언론상 특별상
2022년 9월 KBS 우수프로그램상 특별상
2024년 2월 미국 국무부 국제지도자 프로그램(International Visitor Leadership Program) 선정
2025년 1월 프랑스 시몬 베유상(Simone Veil Award) 후보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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