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는 낭비가 없다
자연에서 배운 공존과 생명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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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나무에 부엉이 대신 비닐봉지가 앉아 있는 시대,
우리는 무엇을 잃었고, 무엇을 되찾을 수 있을까?
37년간 생태를 연구한 송명규 교수가 기록한 인간과 자연의 공존, 그리고 우리가 잃어버린 생명의 이야기
어느 여름, 저자는 강에서 잡아 온 모래무지 두 마리를 끝내 살리지 못하고 베란다 매화나무 분재에 묻는다. 며칠 뒤 흙이 부풀어 오르고, 새벽마다 방충망에는 갓 깨어난 파리가 수백 마리씩 붙어 있다. 일주일 만에 흙 속에는 뼈만 남은 모래무지 두 구가 누워 있었다. 모래무지 두 마리가 파리 칠팔백 마리로, 눈곱만큼의 남김도 없이 부활한 것이다. 아내에게 들킬까 가슴 졸이던 '완전범죄'의 기록은 웃음을 자아내지만, 그 끝에서 저자는 묻는다. 무엇이 생태적이고 무엇이 친환경인가. 그의 대답은 간명하다. "일체가 낭비 없이 순환되고 재활용되는 것." 책의 제목이자 메시지인 '자연에는 낭비가 없다'는 이렇게 한 편의 유쾌한 소동에서 출발한다.
이 책은 네 개의 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는 부천의 아파트와 경기도 발안의 주말농장에서 까치, 뱀, 개구리와 벌인 실랑이를 담았다. 2부는 충북 괴산군 연풍면에 귀촌한 뒤 깊은 골짜기의 주민들을 찾아 나선 날들의 기록이다. 3부에는 가창오리 군무와 내성천, 음성의 황새와 창녕의 따오기, 동강할미꽃까지 우리 땅 곳곳에서 만난 생명들이 등장한다. 4부에서는 갈색나무뱀 한 종 때문에 '새들의 지옥'이 되어 버린 괌, 팔라우와 일본의 습지를 지나, 한때 50억 마리에 달했다가 끝내 사라진 여행비둘기의 역사에 이른다. 길든 쏘가리와 다람쥐에게 건넨 사탕 같은 작은 일화에서 대멸종이라는 거대한 서사까지, 서른두 편의 글은 웃음과 안타까움을 오가며 자연과 인간이 맺어 온 관계를 비춘다.
책 전체를 관통하는 것은 '지구는 인간의 전유물이 아니라 수백만 종의 동식물이 함께 살아가야 할 보금자리'라는 믿음이다. 저자는 인류가 지구가 재생할 수 있는 양의 1.7~1.8배를 소비하고 있으며, 이미 여섯 번째 대멸종이 진행 중이라고 경고한다. 그러나 이 책은 수치로 독자를 몰아세우지 않는다. 대신 어린 시절 눈 덮인 들판의 미루나무 위에서 본 마지막 부엉이, 그리고 수십 년 뒤 같은 자리에서 부엉이인 줄 알고 쌍안경을 들었다가 마주한 검은 비닐봉지를 보여준다. 사라져 가는 것들을 향한 저자의 그리움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고귀함을 일깨우고, 물질적 풍요보다 정신적·정서적 풍요가 소중하다는 사실을 조용히 전한다. 그것이 저자가 미래 세대에게 가장 물려주고 싶은 유산이다.
저자 송명규는 37년 동안 단국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교수로 일하며 『현대 생태사상의 이해』를 쓰고, '환경운동의 바이블'로 불리는 알도 레오폴드의 『모래 군의 열두 달』과 환경세계사 『숲의 서사시』를 우리말로 옮겼다. 은퇴를 전후해 수채화에 입문한 그는 여러 미술대전에서 수상하며 생태미술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책에 실린 그림은 모두 그가 이 책을 위해 직접 그린 것이다. 한 생태학자가 평생 자연을 관찰해 온 눈과, 붓으로 다시 그려 낸 손끝의 정성이 한 권에 담겼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을 꿈꾸는 독자에게도, 계절이 바뀌는 것조차 잊고 지내는 도시의 독자에게도 반가운 쉼표가 되어줄 책이다.
우리는 무엇을 잃었고, 무엇을 되찾을 수 있을까?
37년간 생태를 연구한 송명규 교수가 기록한 인간과 자연의 공존, 그리고 우리가 잃어버린 생명의 이야기
어느 여름, 저자는 강에서 잡아 온 모래무지 두 마리를 끝내 살리지 못하고 베란다 매화나무 분재에 묻는다. 며칠 뒤 흙이 부풀어 오르고, 새벽마다 방충망에는 갓 깨어난 파리가 수백 마리씩 붙어 있다. 일주일 만에 흙 속에는 뼈만 남은 모래무지 두 구가 누워 있었다. 모래무지 두 마리가 파리 칠팔백 마리로, 눈곱만큼의 남김도 없이 부활한 것이다. 아내에게 들킬까 가슴 졸이던 '완전범죄'의 기록은 웃음을 자아내지만, 그 끝에서 저자는 묻는다. 무엇이 생태적이고 무엇이 친환경인가. 그의 대답은 간명하다. "일체가 낭비 없이 순환되고 재활용되는 것." 책의 제목이자 메시지인 '자연에는 낭비가 없다'는 이렇게 한 편의 유쾌한 소동에서 출발한다.
이 책은 네 개의 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는 부천의 아파트와 경기도 발안의 주말농장에서 까치, 뱀, 개구리와 벌인 실랑이를 담았다. 2부는 충북 괴산군 연풍면에 귀촌한 뒤 깊은 골짜기의 주민들을 찾아 나선 날들의 기록이다. 3부에는 가창오리 군무와 내성천, 음성의 황새와 창녕의 따오기, 동강할미꽃까지 우리 땅 곳곳에서 만난 생명들이 등장한다. 4부에서는 갈색나무뱀 한 종 때문에 '새들의 지옥'이 되어 버린 괌, 팔라우와 일본의 습지를 지나, 한때 50억 마리에 달했다가 끝내 사라진 여행비둘기의 역사에 이른다. 길든 쏘가리와 다람쥐에게 건넨 사탕 같은 작은 일화에서 대멸종이라는 거대한 서사까지, 서른두 편의 글은 웃음과 안타까움을 오가며 자연과 인간이 맺어 온 관계를 비춘다.
책 전체를 관통하는 것은 '지구는 인간의 전유물이 아니라 수백만 종의 동식물이 함께 살아가야 할 보금자리'라는 믿음이다. 저자는 인류가 지구가 재생할 수 있는 양의 1.7~1.8배를 소비하고 있으며, 이미 여섯 번째 대멸종이 진행 중이라고 경고한다. 그러나 이 책은 수치로 독자를 몰아세우지 않는다. 대신 어린 시절 눈 덮인 들판의 미루나무 위에서 본 마지막 부엉이, 그리고 수십 년 뒤 같은 자리에서 부엉이인 줄 알고 쌍안경을 들었다가 마주한 검은 비닐봉지를 보여준다. 사라져 가는 것들을 향한 저자의 그리움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고귀함을 일깨우고, 물질적 풍요보다 정신적·정서적 풍요가 소중하다는 사실을 조용히 전한다. 그것이 저자가 미래 세대에게 가장 물려주고 싶은 유산이다.
저자 송명규는 37년 동안 단국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교수로 일하며 『현대 생태사상의 이해』를 쓰고, '환경운동의 바이블'로 불리는 알도 레오폴드의 『모래 군의 열두 달』과 환경세계사 『숲의 서사시』를 우리말로 옮겼다. 은퇴를 전후해 수채화에 입문한 그는 여러 미술대전에서 수상하며 생태미술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책에 실린 그림은 모두 그가 이 책을 위해 직접 그린 것이다. 한 생태학자가 평생 자연을 관찰해 온 눈과, 붓으로 다시 그려 낸 손끝의 정성이 한 권에 담겼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을 꿈꾸는 독자에게도, 계절이 바뀌는 것조차 잊고 지내는 도시의 독자에게도 반가운 쉼표가 되어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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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까치에게 땅콩을 털리고, 참새에게 방을 내주던 날들!
환경학자의 체면을 내려놓은 자리에서 시작되는 가장 정직한 생태 이야기!
왕초보 농사꾼 시절, 저자는 땅콩을 심고 한 달을 기다렸지만 싹은 트지 않았다. 땅을 파 보니 씨앗은 껍질 하나 남기지 않고 사라져 있었다. 고참 농부들은 꿩의 짓이라 했지만, 이듬해 비닐하우스에서 허둥지둥 빠져나오는 진범과 마주친다. 길조라는 명성을 등에 업은 까치였다. 이 책은 이렇게 '당하는' 이야기로 문을 연다. 저자는 생태학을 가르쳐 온 학자이지만, 책 속의 그는 까치에게 골탕 먹고, 뱀과의 악연을 걱정하고, 어항 속 쏘가리 새끼가 몇 센티까지 자랐는지 들여다보며 하루를 보내는 이웃 아저씨에 가깝다.
그래서 이 책의 글들은 무겁지 않다. 신혼여행 둘째 날, 똑같은 진남색과 분홍색 정장 차림으로 한 시간 간격을 두고 성산일출봉을 오르는 신혼부부들을 바라보며, 저자는 자신들도 컨베이어 벨트 위의 '생산품'이었다고 웃는다. 어린 시절 사촌들과 횃불을 들고 내성천에 '밤고기'를 잡으러 가던 밤도 손에 잡힐 듯 그려진다. 모래뿐인 냇바닥에 무슨 고기가 있으랴 싶었던 아이는 웅덩이마다 가득한 물고기를 보고 눈이 휘둥그레진다. 지금은 쉽게 볼 수 없는 강의 풍요가 그렇게 기억 속에 살아 있다.
하지만 웃음 뒤에는 늘 작은 통증이 따라온다. 안방 천장에 둥지를 튼 참새를 내보내려고 새끼들을 짚 둥지에 옮겨 환기창에 걸어 두었지만, 어미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새끼들은 모두 죽어 있었다. 괴산의 맑은 계곡에서 가재가 사라진 이유를 묻자 돌아온 대답은 더 충격적이다. 겨울잠을 자러 모여든 산개구리를 잡으려고 외지 사람들이 자동차 배터리로 물속을 지진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 장면 앞에서 학자의 분석보다 먼저 한 사람의 분노와 슬픔을 꺼내 놓는다. 그리고 연못을 파서 어떤 배터리도 넘볼 수 없는 가재의 안식처를 만들어준다.
이 책에서 자연은 멀리서 감상하는 풍경이 아니라 매일 부딪히고 다투고 화해하는 이웃이다. 그 관계에는 실수와 후회가 있고, 그래서 더 진실하다. 거창한 구호 대신 한 사람이 겪은 작은 사건들이 쌓여 독자에게 조용히 묻는다. 당신 곁의 생명들과는 어떻게 지내고 있느냐고.
"그것들이 봄의 눈부심에 무엇을 보태는가?"
50억 마리의 비둘기가 사라진 뒤, 어느 생태학자가 우리에게 남기는 질문!
책장을 넘길수록 이야기는 마당과 밭을 지나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간다. 겨울 천수만의 텅 빈 논에서 저자는 외톨이 황새 한 마리를 쫓는다. 짝도, 곁을 지키는 백로나 기러기도 없이 혼자 논바닥을 뒤지던 황새는 이내 검은 날개깃을 망토처럼 펼치고 날아가 버린다. 이 짧은 만남은 한반도에서 사라졌다가 어렵게 되돌아오고 있는 생명들의 처지를 말없이 보여준다. 창녕 우포늪의 따오기 복원 이야기에서도 저자는 국제 협력이 이룬 성과에 박수를 보내면서, 근친교배와 서식지 파괴라는 두 가지 그림자를 놓치지 않는다.
시선이 바다 건너로 향하면 이야기는 더 서늘해진다. 우리가 펭귄이라는 이름으로 알고 있는 새는 원래 북대서양의 큰바다오리를 부르던 이름이었다. 40만 년을 살아온 이 새는 1844년 무렵 인간의 손에 마지막 개체를 잃었다. 한때 50억 마리로 하늘을 뒤덮었던 여행비둘기도 개척과 상업적 사냥 앞에서 불과 수십 년 만에 사라졌다. 저자는 이 사건들을 연대기처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기술의 발전, 시장의 팽창, 뒤늦은 보호 정책이 어떻게 맞물려 한 종을 지워 버렸는지 차근차근 짚어 간다. 종이 살아남으려면 최소한의 개체 수가 필요하다는 '최소 개체 수'의 교훈은 지금 멸종위기종 앞에 선 우리에게 그대로 돌아온다.
이 책은 저자가 우리말로 옮긴 알도 레오폴드의 『모래 군(郡)의 열두 달』과 같은 자리에 서 있다. 마지막 글에서 저자는 레오폴드가 여행비둘기 기념탑에 바친 헌사를 옮겨 적는다. "산업 도구들은 우리에게 비둘기가 주었던 것보다 더 많은 안락을 가져다준다. 그러나 그것들이 봄의 눈부심에 무엇을 보태는가?" 70여 년 전의 이 물음은 편리함을 얻는 대가로 무엇을 잃고 있는지 돌아보지 않는 오늘의 우리에게 더 아프게 와닿는다. 일본 구시로습원에서 두루미를 지켜 온 주민들, 단원 김홍도가 현감으로 머물렀던 괴산 연풍의 산과 들에 이르기까지, 저자가 보여주는 자리마다 사람과 자연이 함께 살아온 시간이 겹겹이 쌓여 있다.
책의 갈피마다 실린 수채화도 이 책을 특별하게 만든다. 오래 들여다본 사람만 그릴 수 있는 새의 깃털과 물고기의 비늘, 계절마다 색을 바꾸는 들판이 글과 나란히 놓여 또 하나의 이야기가 된다. 저자는 서문에서 출세와도 무관하고 독자층도 얇은 분야의 책을 써 왔다고 담담히 고백하면서, 소수라도 공감하는 독자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그러나 기록적인 더위가 해마다 갱신되는 지금, 이 책은 결코 소수만의 책이 아니다. 자연을 사랑하는 독자에게는 깊은 공감을, 자연을 잊고 지내던 독자에게는 다시 창밖을 내다볼 이유를 건넬 것이다.
환경학자의 체면을 내려놓은 자리에서 시작되는 가장 정직한 생태 이야기!
왕초보 농사꾼 시절, 저자는 땅콩을 심고 한 달을 기다렸지만 싹은 트지 않았다. 땅을 파 보니 씨앗은 껍질 하나 남기지 않고 사라져 있었다. 고참 농부들은 꿩의 짓이라 했지만, 이듬해 비닐하우스에서 허둥지둥 빠져나오는 진범과 마주친다. 길조라는 명성을 등에 업은 까치였다. 이 책은 이렇게 '당하는' 이야기로 문을 연다. 저자는 생태학을 가르쳐 온 학자이지만, 책 속의 그는 까치에게 골탕 먹고, 뱀과의 악연을 걱정하고, 어항 속 쏘가리 새끼가 몇 센티까지 자랐는지 들여다보며 하루를 보내는 이웃 아저씨에 가깝다.
그래서 이 책의 글들은 무겁지 않다. 신혼여행 둘째 날, 똑같은 진남색과 분홍색 정장 차림으로 한 시간 간격을 두고 성산일출봉을 오르는 신혼부부들을 바라보며, 저자는 자신들도 컨베이어 벨트 위의 '생산품'이었다고 웃는다. 어린 시절 사촌들과 횃불을 들고 내성천에 '밤고기'를 잡으러 가던 밤도 손에 잡힐 듯 그려진다. 모래뿐인 냇바닥에 무슨 고기가 있으랴 싶었던 아이는 웅덩이마다 가득한 물고기를 보고 눈이 휘둥그레진다. 지금은 쉽게 볼 수 없는 강의 풍요가 그렇게 기억 속에 살아 있다.
하지만 웃음 뒤에는 늘 작은 통증이 따라온다. 안방 천장에 둥지를 튼 참새를 내보내려고 새끼들을 짚 둥지에 옮겨 환기창에 걸어 두었지만, 어미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새끼들은 모두 죽어 있었다. 괴산의 맑은 계곡에서 가재가 사라진 이유를 묻자 돌아온 대답은 더 충격적이다. 겨울잠을 자러 모여든 산개구리를 잡으려고 외지 사람들이 자동차 배터리로 물속을 지진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 장면 앞에서 학자의 분석보다 먼저 한 사람의 분노와 슬픔을 꺼내 놓는다. 그리고 연못을 파서 어떤 배터리도 넘볼 수 없는 가재의 안식처를 만들어준다.
이 책에서 자연은 멀리서 감상하는 풍경이 아니라 매일 부딪히고 다투고 화해하는 이웃이다. 그 관계에는 실수와 후회가 있고, 그래서 더 진실하다. 거창한 구호 대신 한 사람이 겪은 작은 사건들이 쌓여 독자에게 조용히 묻는다. 당신 곁의 생명들과는 어떻게 지내고 있느냐고.
"그것들이 봄의 눈부심에 무엇을 보태는가?"
50억 마리의 비둘기가 사라진 뒤, 어느 생태학자가 우리에게 남기는 질문!
책장을 넘길수록 이야기는 마당과 밭을 지나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간다. 겨울 천수만의 텅 빈 논에서 저자는 외톨이 황새 한 마리를 쫓는다. 짝도, 곁을 지키는 백로나 기러기도 없이 혼자 논바닥을 뒤지던 황새는 이내 검은 날개깃을 망토처럼 펼치고 날아가 버린다. 이 짧은 만남은 한반도에서 사라졌다가 어렵게 되돌아오고 있는 생명들의 처지를 말없이 보여준다. 창녕 우포늪의 따오기 복원 이야기에서도 저자는 국제 협력이 이룬 성과에 박수를 보내면서, 근친교배와 서식지 파괴라는 두 가지 그림자를 놓치지 않는다.
시선이 바다 건너로 향하면 이야기는 더 서늘해진다. 우리가 펭귄이라는 이름으로 알고 있는 새는 원래 북대서양의 큰바다오리를 부르던 이름이었다. 40만 년을 살아온 이 새는 1844년 무렵 인간의 손에 마지막 개체를 잃었다. 한때 50억 마리로 하늘을 뒤덮었던 여행비둘기도 개척과 상업적 사냥 앞에서 불과 수십 년 만에 사라졌다. 저자는 이 사건들을 연대기처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기술의 발전, 시장의 팽창, 뒤늦은 보호 정책이 어떻게 맞물려 한 종을 지워 버렸는지 차근차근 짚어 간다. 종이 살아남으려면 최소한의 개체 수가 필요하다는 '최소 개체 수'의 교훈은 지금 멸종위기종 앞에 선 우리에게 그대로 돌아온다.
이 책은 저자가 우리말로 옮긴 알도 레오폴드의 『모래 군(郡)의 열두 달』과 같은 자리에 서 있다. 마지막 글에서 저자는 레오폴드가 여행비둘기 기념탑에 바친 헌사를 옮겨 적는다. "산업 도구들은 우리에게 비둘기가 주었던 것보다 더 많은 안락을 가져다준다. 그러나 그것들이 봄의 눈부심에 무엇을 보태는가?" 70여 년 전의 이 물음은 편리함을 얻는 대가로 무엇을 잃고 있는지 돌아보지 않는 오늘의 우리에게 더 아프게 와닿는다. 일본 구시로습원에서 두루미를 지켜 온 주민들, 단원 김홍도가 현감으로 머물렀던 괴산 연풍의 산과 들에 이르기까지, 저자가 보여주는 자리마다 사람과 자연이 함께 살아온 시간이 겹겹이 쌓여 있다.
책의 갈피마다 실린 수채화도 이 책을 특별하게 만든다. 오래 들여다본 사람만 그릴 수 있는 새의 깃털과 물고기의 비늘, 계절마다 색을 바꾸는 들판이 글과 나란히 놓여 또 하나의 이야기가 된다. 저자는 서문에서 출세와도 무관하고 독자층도 얇은 분야의 책을 써 왔다고 담담히 고백하면서, 소수라도 공감하는 독자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그러나 기록적인 더위가 해마다 갱신되는 지금, 이 책은 결코 소수만의 책이 아니다. 자연을 사랑하는 독자에게는 깊은 공감을, 자연을 잊고 지내던 독자에게는 다시 창밖을 내다볼 이유를 건넬 것이다.
목차
목차
서문
제1부
나도 본때를 보여?
길든 쏘가리
윤회: 자연에는 낭비가 없다
깨진 평화협정
이 씨와 수박
개구리 소동
참새
청개구리와 식충식물
제2부
가재와 배터리
산개구리
가재 선물
제3부
가창오리
단양팔경
부엉이와 비닐봉지
가을하늘과 뱀장어
미꾸라지와 추어탕
사탕과 다람쥐
오세암의 관음보살
모던 타임스: 성산일출봉의 단상
내성천
음성군과 황새
노랑할미새와 물까마귀
철쭉제
비룡폭포
동강할미꽃
따오기
제4부
괌의 두 얼굴
팔라우
구시로습원
오제
두 펭귄 이야기
여행비둘기에 대하여
제1부
나도 본때를 보여?
길든 쏘가리
윤회: 자연에는 낭비가 없다
깨진 평화협정
이 씨와 수박
개구리 소동
참새
청개구리와 식충식물
제2부
가재와 배터리
산개구리
가재 선물
제3부
가창오리
단양팔경
부엉이와 비닐봉지
가을하늘과 뱀장어
미꾸라지와 추어탕
사탕과 다람쥐
오세암의 관음보살
모던 타임스: 성산일출봉의 단상
내성천
음성군과 황새
노랑할미새와 물까마귀
철쭉제
비룡폭포
동강할미꽃
따오기
제4부
괌의 두 얼굴
팔라우
구시로습원
오제
두 펭귄 이야기
여행비둘기에 대하여
저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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