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법각론(개정판 10판)(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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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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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판 머리말
- -
형법각칙 해석론의 중심자리에 있는 것은 단연코 구성요건적 '행위'이다.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이슈화된 사건들의 해결을 둘러싸고 전개되는 형법각칙의 구성요건적 행위들에 대한 해석론은 찻잔 속의 태풍으로만 남지 않는다.
사법농단 사건 연루자에 대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남용' 행위에 대한 대법원 해석은 여전히 '직권 없이 남용 없다'는 형식적 틀 안에서만 움직이지만, 봇물 터지듯 불어나고 있는 직권남용죄 관련 고소는 공무원들의 복지부동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다양한 사례 상황에 탄력적으로 적용되도록 조율된 주거침입죄의 '침입' 행위에 대한 탄력적 해석론은 짧은 기간 내에 기존의 판례 법리를 몇 개나 갈아치움으로써, 그 동안 법집행기관이 목표로 삼은 피의자에 대한 기소가 여의치 않을 경우 보충적으로 활용되어 온 주거침입죄의 수단적 성격을 약화시킴으로써 형벌만능사상의 확장에 제동을 걸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강제추행죄의 '폭행'에 대한 60여 년 동안의 해석 태도를 바꾼 전원합의체 판결은 잠재적 피해자들의 성적 자기결정권 보호에 어느 정도 기여할 것인지에 대한 귀추도 주목된다.
반헌법적 비상계엄을 선포한 전직 대통령 및 내각의 각료들에 대한 형사재판이 본격화되면, 그동안 크게 조명 받지 않은 내란죄의 내란행위("대한민국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행위")나 여태껏 한 번도 적용된 적이 없는 외환유치죄의 외환행위("외국과 통모하여 대한민국에 대하여 전단을 열게 한 행위")의 해석문제도 쟁점으로 부각될 것이다. 현재 헌법재판소에서 심리 중인 자살방조죄의 위헌을 구하는 헌법소원 사건에 대해 어떤 헌법적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의료조력사를 존엄사로 합법화할 것인지에 관한 이슈는 형법의 자살방조죄의 자살방조 행위에 대한 기본권 정향적 해석 논의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고, 죽음이 삶의 단절이 아니라 연속선상에 있는 것임에 대한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개념적 불명확성을 가진 형법의 범죄구성요건들은 형사사법기관의 목소리와 힘을 극대로 증폭시킨다. 이러한 구성요건들 중 최근 존폐 기로에 있어 운명을 가늠하기 어려운 것들도 있다. 앞서 살펴본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남용 행위나 배임죄의 임무위배 행위가 대표적이다. 특히 배임죄의 경우 '타인의 사무처리자'라는 행위주체 문제를 둘러싼 해석론의 가마솥을 뜨겁게 달구어 지난 10여 년간 기존의 해석론(판례 법리)이 상당 부분 교체되었지만, 배임죄가 기업 친화적이지 않다는 주장을 배경으로 한 배임죄 해석론과 입법론은 이제 배임죄의 '임무위배 행위'를 정조준하고 있다.
해석상 논란이 잠재워지지 않아서 예측 가능성과 법적 안정성을 담보할 수 없거나 그 형사정책적 효과에 의문이 있는 구성요건들은 '입법자의 바로잡는 세 마디 말'이면 해당 구성요건 요소에 관한 기존 판례 법리와 학설을 담은 모든 법학 문헌이 휴지조각이 되고 만다. 형법학이 해석론을 넘어서 입법론에도 지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이유이다. 정부나 여당 주도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와 배임죄에 대한 물밑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형사법학회가 2025년 하반기에 선보일 '형법각칙 전면개정시안'이 하게 될 역할이 기대된다.
해석론이나 입법론을 작동시키는 것은 법학자들이나 법실무가들의 자발적 관심사에서 촉발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서 발생한 구체적 사건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구체적 사건은 사회 전반에 걸쳐 이루어진 변화상, 그에 따라 흔들리는 시민들의 법의식이나 가치관, 그리고 기존의 법익이나 새롭게 주목받게 될 법익들에 대한 달라진 시민들의 민감도, 더 나아가 헌법적 기본권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 등에 의해 직ㆍ간접적 영향과 연계되어 형법각칙의 입법론뿐 아니라 해석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형사재판에서 법적 판단이 내려져야 할 새로운 사건과 관련하여 분명히 해야 할 점이 한 가지 있다. 그 사안의 본질에 대한 통찰력과 직관력을 가지고 종래의 법리를 변화시켜야 할 요구나 필요가 눈앞에 왔을 때 새로운 해석이나 해답은 교과서나 주석서 혹은 논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만약 어떤 법실무가가 자신에게 맡겨진 사건을 취급하면서 교과서나 논문에서 참조할 관련 내용이 없거나 원하는 답을 제공해 주지 않고 있다고 불평을 한다면, 그러한 불평은 '법'이 무엇인지에 관한 무지의 태도를 보이는 것과 진배없다.
바로 이 지점에서 형법이론학이 학문적으로 수행해야 할 도그마틱적 역할은 무엇인가? 예컨대 구성요건적 '행위'에 국한해서 말하자면, 모든 구성요건적 '행위'들에 공통된 요건 내지 필수적 기본 단위를 찾아내어 이를 이론화시키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구성요건적 행위에 관한 이러한 차원의 이론이 현재 실무에 제공되고 있지는 못하다. 나는 이러한 이론의 필요성을 실감하고, 그동안의 대법원 판례나 객관적 귀속이론을 기초로 삼아 서로 다른 구성요건적 행위들에 공통된 전제조건들을 규명하려는 시도를 「총론」에서 해본 적은 있지만, 그 시도는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고, 갈 길은 아직 멀다.
만약 가까운 미래에 형법학계에서나 형사실무에서 구성요건적 행위개념들의 공통분모 내지 전제조건에 관한 확립된 이론이 만들어진다고 하더라도, 구체적 사건의 해결에서 이 이론의 유용성은 '부분'에 그칠 뿐이다. 후성법학적 법 발견의 관점에서 볼 때 당면한 사건에서 문제된 구성요건적 '행위'에 대해 발견해야 할 특정 구성요건적 행위에 관한 법(예컨대 주거침입행위에 관한 법리)은 당해 사건(사례)과의 관계 속에서 후성적으로 되어 가는 것일 뿐이라는 시각에서 보면, 이러한 이론보다 구체적 사례 및 그 사안의 본질을 파악하는 일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보면 형법각론 교과서에서 정리하고 분석해 놓은 기존의 학설들이나 판례의 법리들도 이렇게 되어 가는 '법'을 발견하는 과정에서 참고사항일 뿐이고, 발견되어야 할 법의 그림자 정도에 불과하다.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법은 어디에도 없으므로 구체적인 사례를 위해 준비된 해석학적 답도 선재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사례와의 관계맺음을 통해 드러나는 복수의 답 중에 가장 정당하게 근거지워진 하나의 답을 선택하는 '방법'이 관건이다.
물론 이러한 차원의 방법론을 중계하는 것은 형법각론의 과제는 아니다. 다만 「각론」 제10판에서는 다양한 기존의 학설 및 판례들을 가능한 한 많이 모아두었고, 이들에 대한 나의 생각과 비판적 논평 등을 할 수 있는 한 압축해서 추가해 두었을 뿐이기 때문이다. 이들 중에는 아직 무르익지 못한 것들도 많다. 하지만 최소한 AI 기반 학습 도구들을 통해서는 알아낼 수 없는 오리지널리티는 가지고 있다. 이러한 나의 짧은 논평들이-독자들이 각칙의 법률 규정들과 구체적 사례와의 관계지움을 통해 발견해 가야 할 '법'(=법리)을 찾아가는 과정에서-최소한의 '단서'로라도 활용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은 과욕인가. 까다로운 조판작업을 묵묵히 완료해 주신 박영사 편집부 이승현 차장님과 출판 전 과정에서 도움을 주신 조성호 이사님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린다.
2025년 한여름
저자
초판 머리말
- -
형법각론은 형법각칙 규정에 대한 해석론이다. 형법각칙은 개별 범죄의 구성요건에 관한 기본정보를 담고 있는 규정이다.
'범죄구성요건=각칙상의 구성요건요소+총칙상의 구성요건요소'임을 전제로 해서 보면, 그리고 총칙상의 구성요건요소에 관한 규정이나 범죄성립배제사유(위법성조각사유, 책임조각사유)에 관한 규정이 각칙상의 일정한 범죄융형에 대해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것임을 감안하면, 형법공부의 출발점이 되는 것은 범죄구성요건의 윤솩을 규정하고 있는 형법각칙의 규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학에서 형법총론을 먼저 배우고 난 뒤 형법각론을 배우는 것은 편의 또는 관행의 문제이지 여기에 어떤 절대적인 원칙과 기준이 있는 것도 아니다.
로스쿨 체제하에서는 '총론 먼저 각론 나중'이라는 기존의 공부순서가 뒤바뀌는 급격한 변화가 올 수도 있고, 그렇지는 않더라도 양자의 경계선이 예정에 비해 훨씬 희미해져 장차 형법이라는 하나의 교과목 아래 융합될 것이라는 전망도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술적인 측면에서 보면 형법총론의 내용과 형법각론의 내용은 여전히 구분될 수 있고 또 구분되어야 한다. 형법규정의 입법기술과 형법학의 발전과정을 보면 총칙과 각칙의 규정이 미분화되어 총칙규정 없이 각칙규정만 있던 시절이 있었지만, 오늘 유럽법계의 형법전은 물론이고, 미국의 모범형법전도 총칙과 각칙은 구분되어 규정되어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형법각론의 의의는 형법학에서 여전히 중대한 역할과 의미를 가질 것으로 생각된다.
형법각론에서는 개별 범죄의 중요 구성요소에 대한 보다 간명한 설명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따라서 외국의 입법례나 입법론에 관한 내용은 과감하게 생략하여 우리나라 현행 형법각칙상의 개별 범죄구성요건 요소에 대한 학계의 해석론과 판례의 태도를 충실히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공부대상의 성격상 형법각론은 형법총론에 비해 학생에 대한 서비스 정신이 훨씬 충실하게 구현되어야 한다. 이 점에 유념하여 형법각론에서는 각칙의 범죄의 개별요소를 중심으로 판례사안을 별도로 분류하여 요약해 넣었고, 각 요소들에 대한 주요 판례의 요지는 각주에 별도로 정리하여 밑줄을 치는 방법으로 부각시켰다.
각칙의 요소는 총칙의 요소와 결합해야만 비로소 범죄의 구성요건 요소에 관한 완성된 정보를 제공해준다. 따라서 각론공부와 총론공부는 언제나 학습자의 시선의 상호완래를 필요로 한다. 각론없는 총론은 공허하지만 총론없는 각론은 맹목이다. 총론작업에서와 마찬가지로 학습자의 눈높이에서 원고를 읽어주고 교정을 해 준 성균관대학교 법과대학 재학생 주언이와 용재, 사법연수원생 윤건, 대학원생 강지명과 서용성에게 감사한다. 형법각론의 발간에 지원을 아끼지 않은 성균관대학교 출판부의 출판부장 한상만 교수님과 손호종 실장님, 편집부의 현상철 선생님, 그리고 윤지현 씨께도 감사드린다.
2008년 1월
김성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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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각칙 해석론의 중심자리에 있는 것은 단연코 구성요건적 '행위'이다.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이슈화된 사건들의 해결을 둘러싸고 전개되는 형법각칙의 구성요건적 행위들에 대한 해석론은 찻잔 속의 태풍으로만 남지 않는다.
사법농단 사건 연루자에 대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남용' 행위에 대한 대법원 해석은 여전히 '직권 없이 남용 없다'는 형식적 틀 안에서만 움직이지만, 봇물 터지듯 불어나고 있는 직권남용죄 관련 고소는 공무원들의 복지부동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다양한 사례 상황에 탄력적으로 적용되도록 조율된 주거침입죄의 '침입' 행위에 대한 탄력적 해석론은 짧은 기간 내에 기존의 판례 법리를 몇 개나 갈아치움으로써, 그 동안 법집행기관이 목표로 삼은 피의자에 대한 기소가 여의치 않을 경우 보충적으로 활용되어 온 주거침입죄의 수단적 성격을 약화시킴으로써 형벌만능사상의 확장에 제동을 걸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강제추행죄의 '폭행'에 대한 60여 년 동안의 해석 태도를 바꾼 전원합의체 판결은 잠재적 피해자들의 성적 자기결정권 보호에 어느 정도 기여할 것인지에 대한 귀추도 주목된다.
반헌법적 비상계엄을 선포한 전직 대통령 및 내각의 각료들에 대한 형사재판이 본격화되면, 그동안 크게 조명 받지 않은 내란죄의 내란행위("대한민국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행위")나 여태껏 한 번도 적용된 적이 없는 외환유치죄의 외환행위("외국과 통모하여 대한민국에 대하여 전단을 열게 한 행위")의 해석문제도 쟁점으로 부각될 것이다. 현재 헌법재판소에서 심리 중인 자살방조죄의 위헌을 구하는 헌법소원 사건에 대해 어떤 헌법적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의료조력사를 존엄사로 합법화할 것인지에 관한 이슈는 형법의 자살방조죄의 자살방조 행위에 대한 기본권 정향적 해석 논의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고, 죽음이 삶의 단절이 아니라 연속선상에 있는 것임에 대한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개념적 불명확성을 가진 형법의 범죄구성요건들은 형사사법기관의 목소리와 힘을 극대로 증폭시킨다. 이러한 구성요건들 중 최근 존폐 기로에 있어 운명을 가늠하기 어려운 것들도 있다. 앞서 살펴본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남용 행위나 배임죄의 임무위배 행위가 대표적이다. 특히 배임죄의 경우 '타인의 사무처리자'라는 행위주체 문제를 둘러싼 해석론의 가마솥을 뜨겁게 달구어 지난 10여 년간 기존의 해석론(판례 법리)이 상당 부분 교체되었지만, 배임죄가 기업 친화적이지 않다는 주장을 배경으로 한 배임죄 해석론과 입법론은 이제 배임죄의 '임무위배 행위'를 정조준하고 있다.
해석상 논란이 잠재워지지 않아서 예측 가능성과 법적 안정성을 담보할 수 없거나 그 형사정책적 효과에 의문이 있는 구성요건들은 '입법자의 바로잡는 세 마디 말'이면 해당 구성요건 요소에 관한 기존 판례 법리와 학설을 담은 모든 법학 문헌이 휴지조각이 되고 만다. 형법학이 해석론을 넘어서 입법론에도 지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이유이다. 정부나 여당 주도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와 배임죄에 대한 물밑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형사법학회가 2025년 하반기에 선보일 '형법각칙 전면개정시안'이 하게 될 역할이 기대된다.
해석론이나 입법론을 작동시키는 것은 법학자들이나 법실무가들의 자발적 관심사에서 촉발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서 발생한 구체적 사건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구체적 사건은 사회 전반에 걸쳐 이루어진 변화상, 그에 따라 흔들리는 시민들의 법의식이나 가치관, 그리고 기존의 법익이나 새롭게 주목받게 될 법익들에 대한 달라진 시민들의 민감도, 더 나아가 헌법적 기본권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 등에 의해 직ㆍ간접적 영향과 연계되어 형법각칙의 입법론뿐 아니라 해석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형사재판에서 법적 판단이 내려져야 할 새로운 사건과 관련하여 분명히 해야 할 점이 한 가지 있다. 그 사안의 본질에 대한 통찰력과 직관력을 가지고 종래의 법리를 변화시켜야 할 요구나 필요가 눈앞에 왔을 때 새로운 해석이나 해답은 교과서나 주석서 혹은 논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만약 어떤 법실무가가 자신에게 맡겨진 사건을 취급하면서 교과서나 논문에서 참조할 관련 내용이 없거나 원하는 답을 제공해 주지 않고 있다고 불평을 한다면, 그러한 불평은 '법'이 무엇인지에 관한 무지의 태도를 보이는 것과 진배없다.
바로 이 지점에서 형법이론학이 학문적으로 수행해야 할 도그마틱적 역할은 무엇인가? 예컨대 구성요건적 '행위'에 국한해서 말하자면, 모든 구성요건적 '행위'들에 공통된 요건 내지 필수적 기본 단위를 찾아내어 이를 이론화시키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구성요건적 행위에 관한 이러한 차원의 이론이 현재 실무에 제공되고 있지는 못하다. 나는 이러한 이론의 필요성을 실감하고, 그동안의 대법원 판례나 객관적 귀속이론을 기초로 삼아 서로 다른 구성요건적 행위들에 공통된 전제조건들을 규명하려는 시도를 「총론」에서 해본 적은 있지만, 그 시도는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고, 갈 길은 아직 멀다.
만약 가까운 미래에 형법학계에서나 형사실무에서 구성요건적 행위개념들의 공통분모 내지 전제조건에 관한 확립된 이론이 만들어진다고 하더라도, 구체적 사건의 해결에서 이 이론의 유용성은 '부분'에 그칠 뿐이다. 후성법학적 법 발견의 관점에서 볼 때 당면한 사건에서 문제된 구성요건적 '행위'에 대해 발견해야 할 특정 구성요건적 행위에 관한 법(예컨대 주거침입행위에 관한 법리)은 당해 사건(사례)과의 관계 속에서 후성적으로 되어 가는 것일 뿐이라는 시각에서 보면, 이러한 이론보다 구체적 사례 및 그 사안의 본질을 파악하는 일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보면 형법각론 교과서에서 정리하고 분석해 놓은 기존의 학설들이나 판례의 법리들도 이렇게 되어 가는 '법'을 발견하는 과정에서 참고사항일 뿐이고, 발견되어야 할 법의 그림자 정도에 불과하다.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법은 어디에도 없으므로 구체적인 사례를 위해 준비된 해석학적 답도 선재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사례와의 관계맺음을 통해 드러나는 복수의 답 중에 가장 정당하게 근거지워진 하나의 답을 선택하는 '방법'이 관건이다.
물론 이러한 차원의 방법론을 중계하는 것은 형법각론의 과제는 아니다. 다만 「각론」 제10판에서는 다양한 기존의 학설 및 판례들을 가능한 한 많이 모아두었고, 이들에 대한 나의 생각과 비판적 논평 등을 할 수 있는 한 압축해서 추가해 두었을 뿐이기 때문이다. 이들 중에는 아직 무르익지 못한 것들도 많다. 하지만 최소한 AI 기반 학습 도구들을 통해서는 알아낼 수 없는 오리지널리티는 가지고 있다. 이러한 나의 짧은 논평들이-독자들이 각칙의 법률 규정들과 구체적 사례와의 관계지움을 통해 발견해 가야 할 '법'(=법리)을 찾아가는 과정에서-최소한의 '단서'로라도 활용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은 과욕인가. 까다로운 조판작업을 묵묵히 완료해 주신 박영사 편집부 이승현 차장님과 출판 전 과정에서 도움을 주신 조성호 이사님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린다.
2025년 한여름
저자
초판 머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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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각론은 형법각칙 규정에 대한 해석론이다. 형법각칙은 개별 범죄의 구성요건에 관한 기본정보를 담고 있는 규정이다.
'범죄구성요건=각칙상의 구성요건요소+총칙상의 구성요건요소'임을 전제로 해서 보면, 그리고 총칙상의 구성요건요소에 관한 규정이나 범죄성립배제사유(위법성조각사유, 책임조각사유)에 관한 규정이 각칙상의 일정한 범죄융형에 대해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것임을 감안하면, 형법공부의 출발점이 되는 것은 범죄구성요건의 윤솩을 규정하고 있는 형법각칙의 규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학에서 형법총론을 먼저 배우고 난 뒤 형법각론을 배우는 것은 편의 또는 관행의 문제이지 여기에 어떤 절대적인 원칙과 기준이 있는 것도 아니다.
로스쿨 체제하에서는 '총론 먼저 각론 나중'이라는 기존의 공부순서가 뒤바뀌는 급격한 변화가 올 수도 있고, 그렇지는 않더라도 양자의 경계선이 예정에 비해 훨씬 희미해져 장차 형법이라는 하나의 교과목 아래 융합될 것이라는 전망도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술적인 측면에서 보면 형법총론의 내용과 형법각론의 내용은 여전히 구분될 수 있고 또 구분되어야 한다. 형법규정의 입법기술과 형법학의 발전과정을 보면 총칙과 각칙의 규정이 미분화되어 총칙규정 없이 각칙규정만 있던 시절이 있었지만, 오늘 유럽법계의 형법전은 물론이고, 미국의 모범형법전도 총칙과 각칙은 구분되어 규정되어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형법각론의 의의는 형법학에서 여전히 중대한 역할과 의미를 가질 것으로 생각된다.
형법각론에서는 개별 범죄의 중요 구성요소에 대한 보다 간명한 설명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따라서 외국의 입법례나 입법론에 관한 내용은 과감하게 생략하여 우리나라 현행 형법각칙상의 개별 범죄구성요건 요소에 대한 학계의 해석론과 판례의 태도를 충실히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공부대상의 성격상 형법각론은 형법총론에 비해 학생에 대한 서비스 정신이 훨씬 충실하게 구현되어야 한다. 이 점에 유념하여 형법각론에서는 각칙의 범죄의 개별요소를 중심으로 판례사안을 별도로 분류하여 요약해 넣었고, 각 요소들에 대한 주요 판례의 요지는 각주에 별도로 정리하여 밑줄을 치는 방법으로 부각시켰다.
각칙의 요소는 총칙의 요소와 결합해야만 비로소 범죄의 구성요건 요소에 관한 완성된 정보를 제공해준다. 따라서 각론공부와 총론공부는 언제나 학습자의 시선의 상호완래를 필요로 한다. 각론없는 총론은 공허하지만 총론없는 각론은 맹목이다. 총론작업에서와 마찬가지로 학습자의 눈높이에서 원고를 읽어주고 교정을 해 준 성균관대학교 법과대학 재학생 주언이와 용재, 사법연수원생 윤건, 대학원생 강지명과 서용성에게 감사한다. 형법각론의 발간에 지원을 아끼지 않은 성균관대학교 출판부의 출판부장 한상만 교수님과 손호종 실장님, 편집부의 현상철 선생님, 그리고 윤지현 씨께도 감사드린다.
2008년 1월
김성돈
목차
목차
제1편 형법각론의 총론
제1절 형법각론의 과제 3
Ⅰ. 형법각론의 과제와 형법총론의 과제 3
Ⅱ. 형법각칙과 형법총칙의 관계 3
1. 각칙의 '특별한' 구성요건요소와 총칙의 '일반적' 범죄성립요건 3
2. 단계별 범죄성립 심사 5
3. 총칙과 각칙의 분화 및 구분의 상대성 6
Ⅲ. 형법각론의 해석대상과 범죄분류의 의의 7
1. 형법각론과 범죄각론 7
2. 형법각칙 범죄분류의 의의 8
제2절 형법각론에서의 범죄(구성요건)분류와 그 실익 9
Ⅰ. '결과'를 기준으로 한 분류 및 그 실익 9
1. 결과범/거동범 9
2. 단순거동범과 부진정 거동범 9
3. 분류실익 10
Ⅱ. 보호법익의 보호정도를 기준으로 하는 분류 및 그 실익 11
1. 침해범/위험범 11
2. 구체적 위험범/추상적 위험범 11
3. 분류실익 12
Ⅲ. 법익, 결과, 미수처벌 규정의 존부 등 다수의 변수를 고려하는 분류 13
1. 침해범과 결과범의 관계 13
2. 해석을 통해 인정되는 구체적 위험범 13
3. 추상적 위험범의 재분류(거동범 및 결과범과의 관계에서) 13
4. 현행형법과 추상적 위험범과 결과범의 중층구조 17
5. 분류실익 19
Ⅳ. 범죄의 기수와 미수의 구별기준 20
1. 형식적 기준: 결과발생여부 20
2. 실질적 기준: 법익침해 또는 그 위험성 21
3. 보충적 기준: 실행행위의 단계적 구분에 따른 구별 21
Ⅴ. 기수시기 및 범행종료시기를 기준으로 삼는 분류 23
1. 즉시범/상태범/계속범 23
2. 분류실익 24
Ⅵ. 특별한 구성요건 요소를 기준으로 삼은 분류 25
1. 일반범/신분범/목적범등/자수범 25
2. 임의적 가담범/필요적 가담범 27
제3절 한국 형법각칙의 특징과 예방형법 31
Ⅰ. 추상적 위험범에 의해 견인되는 예방형법 31
Ⅱ. 전단계 범죄화의 다른 예들 32
제4절 형법각론의 해석과제와 형법의 해석 방법론 34
Ⅰ. 형법각론의 과제 34
Ⅱ. 형법각칙의 해석 방법과 법학교육의 과제 35
1. 해석 및 법발견 방법의 기초 35
2. 대법원의 해석방법과 과제 36
3. 판례법리와 형법공부 방법의 문제점 39
4. 법학교육과 형법학의 과제 40
제2편 개인적 법익에 대한 죄
제1장 생명과 신체에 대한 죄
제1절 살인의 죄 45
Ⅰ. 총설 45
1. 의의 및 보호법익 45
2. 구성요건의 체계 47
Ⅱ. 살인죄 48
1. 의의, 성격 48
2. 구성요건 48
3. 살인죄의 미수와 기수시기 54
4. 살인죄와 가담형태 55
5. 위법성조각사유 56
6. 죄수, 타죄와의 관계 61
Ⅲ. 존속살해죄 62
1. 의의, 성격, 존폐론 62
2. 구성요건 63
3. 공범과 신분 65
Ⅳ. 촉탁ㆍ승낙살인죄 65
1. 의의, 성격 65
2. 구성요건 65
3. 공범관계 67
Ⅴ. 자살교사ㆍ방조죄 67
1. 의의 및 입법론 67
2. 구성요건 68
3. 실행의 착수 및 기수시기 70
4. 합의동사(合意同死) 사례 70
Ⅵ. 위계ㆍ위력에 의한 살인죄 71
1. 의의, 성격 71
2. 구성요건 71
3. 처벌상의 문제 72
Ⅶ. 살인예비ㆍ음모죄 72
1. 의의, 성격 73
2. 예비ㆍ음모죄의 성립요건 73
3. 살인예비죄의 중지 74
4. 살인예비죄의 공범 74
5. 죄수관계 75
(중략)
제1절 형법각론의 과제 3
Ⅰ. 형법각론의 과제와 형법총론의 과제 3
Ⅱ. 형법각칙과 형법총칙의 관계 3
1. 각칙의 '특별한' 구성요건요소와 총칙의 '일반적' 범죄성립요건 3
2. 단계별 범죄성립 심사 5
3. 총칙과 각칙의 분화 및 구분의 상대성 6
Ⅲ. 형법각론의 해석대상과 범죄분류의 의의 7
1. 형법각론과 범죄각론 7
2. 형법각칙 범죄분류의 의의 8
제2절 형법각론에서의 범죄(구성요건)분류와 그 실익 9
Ⅰ. '결과'를 기준으로 한 분류 및 그 실익 9
1. 결과범/거동범 9
2. 단순거동범과 부진정 거동범 9
3. 분류실익 10
Ⅱ. 보호법익의 보호정도를 기준으로 하는 분류 및 그 실익 11
1. 침해범/위험범 11
2. 구체적 위험범/추상적 위험범 11
3. 분류실익 12
Ⅲ. 법익, 결과, 미수처벌 규정의 존부 등 다수의 변수를 고려하는 분류 13
1. 침해범과 결과범의 관계 13
2. 해석을 통해 인정되는 구체적 위험범 13
3. 추상적 위험범의 재분류(거동범 및 결과범과의 관계에서) 13
4. 현행형법과 추상적 위험범과 결과범의 중층구조 17
5. 분류실익 19
Ⅳ. 범죄의 기수와 미수의 구별기준 20
1. 형식적 기준: 결과발생여부 20
2. 실질적 기준: 법익침해 또는 그 위험성 21
3. 보충적 기준: 실행행위의 단계적 구분에 따른 구별 21
Ⅴ. 기수시기 및 범행종료시기를 기준으로 삼는 분류 23
1. 즉시범/상태범/계속범 23
2. 분류실익 24
Ⅵ. 특별한 구성요건 요소를 기준으로 삼은 분류 25
1. 일반범/신분범/목적범등/자수범 25
2. 임의적 가담범/필요적 가담범 27
제3절 한국 형법각칙의 특징과 예방형법 31
Ⅰ. 추상적 위험범에 의해 견인되는 예방형법 31
Ⅱ. 전단계 범죄화의 다른 예들 32
제4절 형법각론의 해석과제와 형법의 해석 방법론 34
Ⅰ. 형법각론의 과제 34
Ⅱ. 형법각칙의 해석 방법과 법학교육의 과제 35
1. 해석 및 법발견 방법의 기초 35
2. 대법원의 해석방법과 과제 36
3. 판례법리와 형법공부 방법의 문제점 39
4. 법학교육과 형법학의 과제 40
제2편 개인적 법익에 대한 죄
제1장 생명과 신체에 대한 죄
제1절 살인의 죄 45
Ⅰ. 총설 45
1. 의의 및 보호법익 45
2. 구성요건의 체계 47
Ⅱ. 살인죄 48
1. 의의, 성격 48
2. 구성요건 48
3. 살인죄의 미수와 기수시기 54
4. 살인죄와 가담형태 55
5. 위법성조각사유 56
6. 죄수, 타죄와의 관계 61
Ⅲ. 존속살해죄 62
1. 의의, 성격, 존폐론 62
2. 구성요건 63
3. 공범과 신분 65
Ⅳ. 촉탁ㆍ승낙살인죄 65
1. 의의, 성격 65
2. 구성요건 65
3. 공범관계 67
Ⅴ. 자살교사ㆍ방조죄 67
1. 의의 및 입법론 67
2. 구성요건 68
3. 실행의 착수 및 기수시기 70
4. 합의동사(合意同死) 사례 70
Ⅵ. 위계ㆍ위력에 의한 살인죄 71
1. 의의, 성격 71
2. 구성요건 71
3. 처벌상의 문제 72
Ⅶ. 살인예비ㆍ음모죄 72
1. 의의, 성격 73
2. 예비ㆍ음모죄의 성립요건 73
3. 살인예비죄의 중지 74
4. 살인예비죄의 공범 74
5. 죄수관계 75
(중략)
저자
저자
김성돈
金成敦
경북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성균관대학교 대학원에서 법학석사 및 법학박사학위 취득
독일 프라이부르크(Freiburg) 대학에서 박사과정 수학
경북대학교 법과대학 전임강사ㆍ조교수ㆍ부교수 역임
사법시험ㆍ변호사시험 출제위원
법무부 형사법개정특별자문위원회 위원 역임
현재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주요 저ㆍ역서
1. 사례연구 형법총론(1998)
2. 미국형사소송법(역, 1999)
3. 로스쿨의 영화들(2007)
4. 독일형사소송법(역, 2012)
5. 도덕의 두 얼굴(역, 2015)
6. 기업 처벌과 미래의 형법: 기업은 형법의 주체가 될 수 있는가(2018)
7. 법의 이름으로(역, 2020) 등
경북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성균관대학교 대학원에서 법학석사 및 법학박사학위 취득
독일 프라이부르크(Freiburg) 대학에서 박사과정 수학
경북대학교 법과대학 전임강사ㆍ조교수ㆍ부교수 역임
사법시험ㆍ변호사시험 출제위원
법무부 형사법개정특별자문위원회 위원 역임
현재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주요 저ㆍ역서
1. 사례연구 형법총론(1998)
2. 미국형사소송법(역, 1999)
3. 로스쿨의 영화들(2007)
4. 독일형사소송법(역, 2012)
5. 도덕의 두 얼굴(역, 2015)
6. 기업 처벌과 미래의 형법: 기업은 형법의 주체가 될 수 있는가(2018)
7. 법의 이름으로(역, 2020)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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