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피무늬 모자(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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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2025 인터내셔널 부커상 최종후보
"삶과 죽음의 연약함을 양손으로 소중히 받들고 있는 소설." _인터내셔널 부커상 심사위원단
두 사람만의 길고 긴 춤
그럼에도 닿을 수 없던 한 뼘의 거리
소설의 화자는 파니와 어린 시절부터 깊은 우정을 나눠온 중년 남성이다. 그는 파니의 건강과 평온을 누구보다 진심으로 바라는 친구이자 보호자로, 파니가 삶을 향한 의지를 조금이라도 되찾을 수 있다면 오직 그 이유 하나만으로 모든 걸 뒤로한 채 함께 유럽 곳곳을 여행할 수 있을 만큼 헌신적이다. 그러나 그런 그의 마음속에는 늘 설명하기 어려운 두려움이 존재한다. 사랑하는 친구가 영혼의 저울 위에 '삶'과 '죽음'을 두고 끝없이 저울질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누구라도 그럴 것이다. (조현병으로 추정되는) 정신질환을 앓는 파니는 예측할 수 없는 행동으로 주변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든다. 자신 안의 무기력함에 침잠했다가도 갑작스럽게 '호피무늬 모자'를 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눈부신 생기를 드러낸다. 그런 파니의 모습은 화자에게 미스터리하면서도 외롭고, 무엇보다 위태로운 풍경으로 기억된다.
둘의 우정은 꽤 오랜 시간 이어졌음에도 화자는 파니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의사처럼 모든 것을 기록"해보아도 파니가 어떤 순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진짜 파니의 모습이 무엇인지 영영 알지 못할 것만 같다. 파니가 죽은 뒤 그의 방에 들어간 화자는 그가 강박적으로 물건을 정돈하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자신이 미처 알지 못했단 사실에 놀란다. 한편 문학을 통해 진정한 위로를 받고 문학을 깊이 사랑하는 화자를 파니는 이해하지 못한다. 파니에게 화자는 책을 권해보지만 오히려 충격을 받는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그애는 점점 더 분열되는 듯했"기 때문에. 그는 그런 일도 가능하다는 것을 몰랐다. "그 어디에서도 읽어본 적이 없었기에,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 이처럼 두 사람의 관계는 닿을 듯 닿지 못하는 채로 따스함과 공포, 희망과 절망, 가벼움과 무거움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며 아슬아슬하게 이어진다. 소설은 이미 파니가 세상에 없는 시점에서 시작되기에, 그의 이른 죽음은 처음부터 희미한 예감처럼 작품에 드리워져 있다. 정해진 운명 속에서 기억을 되짚으며 때로는 자책하고, 때로는 사무치게 그리움을 느끼는 화자의 목소리에는 상실을 견디려는 자의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우정이란 언제나
하나의 불완전한 서사 같은 것
소설이라는 장르에 대한 깊은 사유가 엿보이는 다양한 형식적 시도를 해온 안 세르는 『호피무늬 모자』에서 서술자의 존재 의미를 실험하듯 이야기의 '화자'를 전면에 호출한다. 그리하여 한 인물과 다른 인물 사이의 관계, 서술자와 그가 창조하고 관찰한 존재 사이의 관계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대상을 관조하며 이야기를 전달하는 화자는 어디에서 왔고, 왜 이야기하고 있으며, 어디로 우리를 이끄는가. "파니의 실제 삶은 화자가 쓰는 내용과는 다를 것이다"라고 인정하는 문장을 읽으며 독자는 이야기 속에 스며든 '화자'의 거대한 존재감을 느낀다. 그리하여 누군가의 눈을 통해, 이야기를 통해 마주하게 되는 한 사람은 진짜 그와는 다른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통감한다.
이처럼 텍스트와 현실 사이, 존재와 존재 사이에 깃든 필연적인 거리감과 허구성을 꼬집는 『호피무늬 모자』는 하나의 사건이나 구체적인 외연의 묘사보다는 내면의 일렁임과 복잡한 관계의 양상에 집중함으로써 무엇보다 강력한 보편성을 획득하기도 한다. 한 사람이, 사랑했던 사람을 그리워하며 조심스럽게 써내린 기록을 읽고 있다는 감각. 그렇게 독자는 다른 어떤 요소보다도 탐구하고 슬퍼하며 애도하는 마음에 오롯이 몰입하게 된다. 이해하기 어렵지만 그 이해할 수 없음이 누군가를 사랑하는 이유가 되었던 적이 있다면, 완전히 가닿을 수 없는 거리에 괴로워하면서도 끝내 한 사람에게로 다가가길 멈출 수 없는 마음을 아는 이라면 누구라도 이 특별한 우정 이야기와 사랑에 빠지게 될 것이다.
"삶과 죽음의 연약함을 양손으로 소중히 받들고 있는 소설." _인터내셔널 부커상 심사위원단
두 사람만의 길고 긴 춤
그럼에도 닿을 수 없던 한 뼘의 거리
소설의 화자는 파니와 어린 시절부터 깊은 우정을 나눠온 중년 남성이다. 그는 파니의 건강과 평온을 누구보다 진심으로 바라는 친구이자 보호자로, 파니가 삶을 향한 의지를 조금이라도 되찾을 수 있다면 오직 그 이유 하나만으로 모든 걸 뒤로한 채 함께 유럽 곳곳을 여행할 수 있을 만큼 헌신적이다. 그러나 그런 그의 마음속에는 늘 설명하기 어려운 두려움이 존재한다. 사랑하는 친구가 영혼의 저울 위에 '삶'과 '죽음'을 두고 끝없이 저울질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누구라도 그럴 것이다. (조현병으로 추정되는) 정신질환을 앓는 파니는 예측할 수 없는 행동으로 주변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든다. 자신 안의 무기력함에 침잠했다가도 갑작스럽게 '호피무늬 모자'를 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눈부신 생기를 드러낸다. 그런 파니의 모습은 화자에게 미스터리하면서도 외롭고, 무엇보다 위태로운 풍경으로 기억된다.
둘의 우정은 꽤 오랜 시간 이어졌음에도 화자는 파니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의사처럼 모든 것을 기록"해보아도 파니가 어떤 순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진짜 파니의 모습이 무엇인지 영영 알지 못할 것만 같다. 파니가 죽은 뒤 그의 방에 들어간 화자는 그가 강박적으로 물건을 정돈하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자신이 미처 알지 못했단 사실에 놀란다. 한편 문학을 통해 진정한 위로를 받고 문학을 깊이 사랑하는 화자를 파니는 이해하지 못한다. 파니에게 화자는 책을 권해보지만 오히려 충격을 받는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그애는 점점 더 분열되는 듯했"기 때문에. 그는 그런 일도 가능하다는 것을 몰랐다. "그 어디에서도 읽어본 적이 없었기에,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 이처럼 두 사람의 관계는 닿을 듯 닿지 못하는 채로 따스함과 공포, 희망과 절망, 가벼움과 무거움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며 아슬아슬하게 이어진다. 소설은 이미 파니가 세상에 없는 시점에서 시작되기에, 그의 이른 죽음은 처음부터 희미한 예감처럼 작품에 드리워져 있다. 정해진 운명 속에서 기억을 되짚으며 때로는 자책하고, 때로는 사무치게 그리움을 느끼는 화자의 목소리에는 상실을 견디려는 자의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우정이란 언제나
하나의 불완전한 서사 같은 것
소설이라는 장르에 대한 깊은 사유가 엿보이는 다양한 형식적 시도를 해온 안 세르는 『호피무늬 모자』에서 서술자의 존재 의미를 실험하듯 이야기의 '화자'를 전면에 호출한다. 그리하여 한 인물과 다른 인물 사이의 관계, 서술자와 그가 창조하고 관찰한 존재 사이의 관계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대상을 관조하며 이야기를 전달하는 화자는 어디에서 왔고, 왜 이야기하고 있으며, 어디로 우리를 이끄는가. "파니의 실제 삶은 화자가 쓰는 내용과는 다를 것이다"라고 인정하는 문장을 읽으며 독자는 이야기 속에 스며든 '화자'의 거대한 존재감을 느낀다. 그리하여 누군가의 눈을 통해, 이야기를 통해 마주하게 되는 한 사람은 진짜 그와는 다른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통감한다.
이처럼 텍스트와 현실 사이, 존재와 존재 사이에 깃든 필연적인 거리감과 허구성을 꼬집는 『호피무늬 모자』는 하나의 사건이나 구체적인 외연의 묘사보다는 내면의 일렁임과 복잡한 관계의 양상에 집중함으로써 무엇보다 강력한 보편성을 획득하기도 한다. 한 사람이, 사랑했던 사람을 그리워하며 조심스럽게 써내린 기록을 읽고 있다는 감각. 그렇게 독자는 다른 어떤 요소보다도 탐구하고 슬퍼하며 애도하는 마음에 오롯이 몰입하게 된다. 이해하기 어렵지만 그 이해할 수 없음이 누군가를 사랑하는 이유가 되었던 적이 있다면, 완전히 가닿을 수 없는 거리에 괴로워하면서도 끝내 한 사람에게로 다가가길 멈출 수 없는 마음을 아는 이라면 누구라도 이 특별한 우정 이야기와 사랑에 빠지게 될 것이다.
목차
목차
호피무늬 모자 ㆍ 9
옮긴이의 말:
사랑하는 이의 두개골을 들여다보다 ㆍ 185
옮긴이의 말:
사랑하는 이의 두개골을 들여다보다 ㆍ 185
저자
저자
안 세르 1960년 프랑스 남서부 보르도에서 태어나 파리 소르본대학에서 현대문학을 공부했다. 〈NRF〉 〈랭피니〉 등 다양한 잡지에 20여 편의 단편소설을 기고하다 1992년 첫 장편소설 『가정교사들』을 출간했다. 2003년 『어핑턴의 백마Le cheval blanc d'Uffington』로 샤를 울몽 문학상을, 2020년 소설집 『온통 황금빛 여름의 한가운데Au coeur d'un ?t? tout en or』로 단편소설 부문 공쿠르상을 수상했다. 밀란 쿤데라 등의 작가가 수상한 권위 있는 상, 치노 델 두카 재단상을 수상하고 페미나상, 아카데미프랑세즈 소설 대상 등 유수의 문학상 후보에 오르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2008년 발표한 『호피무늬 모자』는 자살로 생을 마감한 여동생을 기리며 쓴 작품으로, 서술자인 '화자'가 이젠 세상에 없는 친구 파니와의 기억을 돌아보는 섬세하고도 독특한 소설이다. 저서 중 네번째로 영문 번역된 이 작품은 2025년 인터내셔널 부커상 최종후보에 올랐다.
2008년 발표한 『호피무늬 모자』는 자살로 생을 마감한 여동생을 기리며 쓴 작품으로, 서술자인 '화자'가 이젠 세상에 없는 친구 파니와의 기억을 돌아보는 섬세하고도 독특한 소설이다. 저서 중 네번째로 영문 번역된 이 작품은 2025년 인터내셔널 부커상 최종후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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