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들(세계문학전집 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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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거장
노벨문학상 후보 세사르 아이라의 대표작
"오늘날 스페인어로 글을 쓰는 가장 뛰어난 작가 중 한 명."
_로베르토 볼라뇨
◆ 국내 초역 ◆
아르헨티나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오늘날 스페인어로 글을 쓰는 가장 뛰어난 작가" 세사르 아이라의 대표작 『유령들』이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었다. 세사르 아이라는 1975년 소설 『모레이라』를 처음 출간한 이후 현재까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이자, 생텍쥐페리, 제인 오스틴, 레이먼드 챈들러 등의 작품을 꾸준히 번역해 소개한 번역가이기도 하다. 특히 아이라는 비교적 짧은 분량의 소설을 매년 여러 편씩 발표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지금까지 출간한 작품이 100편이 넘을 정도로 열정적인 작품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아이라의 또 한 가지 특징은 한번 글을 써내려가면 결말에 이를 때까지 절대 뒤로 돌아가 수정하지 않는 것이며, 이 기법은 '앞을 향한 탈주(fuga hacia adelante)'라고 불린다. 1990년 출간된 『유령들』은 이런 작가 특유의 미학이 대표적으로 발현된 작품으로, 왜 세사르 아이라가 아르헨티나 문학을 넘어 스페인어로 쓰인 문학 전체에서 "가장 도발적이고 독특한 소설가"이자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작가"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노벨문학상 후보 세사르 아이라의 대표작
"오늘날 스페인어로 글을 쓰는 가장 뛰어난 작가 중 한 명."
_로베르토 볼라뇨
◆ 국내 초역 ◆
아르헨티나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오늘날 스페인어로 글을 쓰는 가장 뛰어난 작가" 세사르 아이라의 대표작 『유령들』이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었다. 세사르 아이라는 1975년 소설 『모레이라』를 처음 출간한 이후 현재까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이자, 생텍쥐페리, 제인 오스틴, 레이먼드 챈들러 등의 작품을 꾸준히 번역해 소개한 번역가이기도 하다. 특히 아이라는 비교적 짧은 분량의 소설을 매년 여러 편씩 발표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지금까지 출간한 작품이 100편이 넘을 정도로 열정적인 작품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아이라의 또 한 가지 특징은 한번 글을 써내려가면 결말에 이를 때까지 절대 뒤로 돌아가 수정하지 않는 것이며, 이 기법은 '앞을 향한 탈주(fuga hacia adelante)'라고 불린다. 1990년 출간된 『유령들』은 이런 작가 특유의 미학이 대표적으로 발현된 작품으로, 왜 세사르 아이라가 아르헨티나 문학을 넘어 스페인어로 쓰인 문학 전체에서 "가장 도발적이고 독특한 소설가"이자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작가"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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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미완의 건물을 떠도는 유령들의 파티
삶 바깥의 삶을 향한 그 매혹적인 초대
어느 해 12월 31일 부에노스아이레스, 아직 공사중인 아파트 건물에 입주 예정인 소유주들이 찾아온다. 공사 진척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온 이들은 건설 인부들이 바쁘게 움직이며 일하는 가운데, 인테리어 디자이너나 카펫 시공업자, 조경사 등을 대동한 채 7층 건물을 오르락내리락한다. 엘리베이터가 아직 설치되지 않아 통로는 텅 비었고 문도 창문도 바닥재도 없지만, 아이들은 공사중인 방을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어른들은 난간도 없는 계단을 조심조심 올라가며 저마다 이 집에서 펼쳐질 행복한 미래를 상상하고 있다.
이 아파트 건물의 꼭대기 층에는 공용 휴게실과 수영장, 경비원 숙소가 있는데, 경비원 숙소엔 칠레 출신 이민자인 야간경비원 라울 비냐스 가족이 몇 달 전부터 거주중이다. 라울과 아내 엘리사, 어린 네 아이, 엘리사가 데리고 온 큰딸 파트리로 구성된 이 가족은 오늘밤 라울의 형제들을 초대해 함께 저녁식사를 할 예정이다.
인부들도, 아파트 소유주도, 라울 가족도 바쁘게 움직이며 한해의 마무리를 준비하는 이 건물엔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다. 바로 유령들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벌거벗은 채 온몸에 석횟가루를 뒤집어쓴 유령들은 여름에는 주로 시에스타 시간에, 겨울엔 해 질 무렵에 나타나 여럿이 몰려다니면서 소리를 지르고 하늘을 뒤흔들 정도로 요란한 웃음을 터뜨리곤 하지만, 아무도 이들을 신경쓰지 않는다. 하지만 파트리는 유독 유령들에게 특별한 매혹을 느끼며 점점 유령들의 세계, 즉 육체와 사회적 규범을 초월한 자유로운 존재 방식에 끌리게 된다. 그리고 그런 파트리에게 유령들이 다가와 거부할 수 없는 초대를 한다. 오직 죽은 자만이 갈 수 있는 유령들의 송년 파티에.
현실과 비현실의 기묘한 균형이 만들어낸
초현실적인 분위기
이 소설에서 공사중인 건물에 유령이, 그것도 벌거벗은 유령이 떼로 나타난다는 사실보다 더 놀라운 것은 아무도 유령들의 존재를 특별히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유령을 볼 수 있고 누군가는 보지 못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세계의 질서를 뒤흔드는 사건으로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 아파트 소유주들 각각이 자기 집의 인테리어를 위해 건축가와 대화를 나누고, 공사장 인부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라울 비냐스 가족이 빨래를 널고 아이들을 돌보고 저녁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슈퍼마켓에 가서 장을 보는 등 사소하고 지극히 현실적인 일상이 벌어지는 가운데, 유령들은 아무런 예고나 경고도 없이 갑자기 등장한다.
방문객들은 고개를 들어 건물 꼭대기를 쳐다보았다. 거기에는 이상하고 불규칙한 모양을 한 물탱크가 얹혀 있었고, 모든 층의 텔레비전 화면에 영상을 공급해줄 커다란 위성 접시안테나가 자리잡고 있었다. 그런데 그 안테나의 가장자리, 즉 새조차 감히 내려앉지 못할 만큼 날카로운 금속 테두리 위에, 남자 세 명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정오의 태양을 향해 고개를 돌린 채 앉아 있었다. 물론, 그들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_본문 14쪽
이렇듯 현실적인 내용을 보여주다가, 아무런 예고나 경고 없이 순식간에 비현실적인 이야기로 넘어가는 것은 세사르 아이라 작품의 핵심적인 특징으로, 작가는 아무리 내용이 믿기 어려운 방향으로 전개되더라도 결코 놀라움의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감정을 배제한 간결하고 꾸밈없는 문체로 일상의 사소한 움직임을 세밀하게 묘사한다. 그러는 한편으로 작가는 느닷없이 피그미족의 사회구조나 호주의 원주민 사회, 건축학과 관련된 이론 등을 설명하기도 하는데, 이런 서술들이 소설 전체에서 기묘한 균형을 이루며 마치 조르조 데 키리코의 그림 같은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형성한다.
'아직-만들어지지-않은-것'
그리고 문학이라는 예술
이 소설에서 유령들의 존재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바로 공간적 배경이 되는 공사중인 건물이다. 건물은 이미 존재하지만 완성되지 않았고, 사람들은 이 집을 소유하고 있지만 아직 그곳에서 살 수는 없다. 즉 이 건물은 '있는 것'과 '없는 것' 사이에 놓인 "아직-만들어지지-않은-것"으로, 이는 유령들의 존재 방식과 정확히 겹쳐진다. 존재하지만 물질적인 존재는 아니며 보이지만 만질 수는 없는 유령들은 삶과 죽음, 실재와 비실재 사이의 경계에 자리하며 현실이 아직 현실이 되지 않은 상태를 의미한다. 작품의 시간적 배경이 12월 31일이라는 사실도 같은 맥락에서 상징성을 지닌다. 한 해와 다음해 사이에 걸쳐져 있는 일 년의 마지막날은 이미 지나간 시간과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을 동시에 품고 있다. 유령들의 초대를 받는 파트리가 아이도 어른도 아닌 십대로 설정되어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작품의 중반쯤 작가는 파트리의 꿈을 통해 공사중인 건물과 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놓는데, "애초에 건축이란 이미 지어진 것과 앞으로 지어질 것이 거울처럼 서로를 비춰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 둘의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아직-만들어지지-않은-것"이라면서, 이 개념을 예술의 특징으로 꼽는다. 영화를 예로 들면, 머릿속 구상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자본과 인력, 장비 등이 필요하므로 '만들어진-것'과 '아직-만들어지지-않은-것' 사이에는 커다란 간극이 존재한다. 하지만 문학의 경우는 다르다. 문학은 상대적으로 물질적 제약이 적으며 머릿속의 생각을 곧바로 문장으로 옮길 수 있다. 즉 작가는 '만들어진-것'과 '아직-만들어지지-않은-것'의 차이를 탐구하면서, 그 두 가지 상태가 구별되지 않는 예술이 바로 문학이라고 설명한다. 결국 아직 공사가 진행중인 아파트 건물은 문학을 상징하게 된다.
현실의 제약이 최소한으로 줄어들어, 실현된-것과 실현되지-않은-것이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뒤섞인 예술, 유령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한순간 현실 그 자체가 되는 예술 역시 떠올려볼 수 있을 것이다. 정말로 그런 예술이 존재한다면, 그건 바로 문학이리라. _본문 80쪽
예측할 수 없는 즐거움으로 가득한
세사르 아이라의 문학세계
세사르 아이라는 아르헨티나 언론과의 한 인터뷰에서 '앞을 향한 탈주'라는 자신의 글쓰기 방식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실수를 저지르거나 한 페이지가 잘못되었다고 해도 나는 아무것도 바꾸지 않는다. 계속 나아가며 수정하지 않는다. 때로는 앞으로 나아감으로써 실수를 역으로 활용하게 되고, 그 실수는 더이상 실수가 아니게 된다."
아이라의 문학에서 중요한 것은 실수 없이 완벽하게 완성된 상태나 꽉 닫힌 이야기가 아니라, 다음 문장이 어디로 갈지 모르는 상태에서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완성되기 전의 가능성 그 자체가 바로 소설이 되는 것이다. 마치 공사중인 건물에서 벽돌을 쌓듯 한 문장 한 문장 앞으로 쌓아나간 소설은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커녕 어떤 문장이 이어질지도 전혀 예측할 수 없지만, 그래서 더욱 경쾌하고 자유분방하다. 사유의 즐거움과 놀라움으로 가득한 미완의 건물을 마치 유령처럼 자유로이 떠도는 것, 그것이 독자로서 익숙하면서도 완전히 새로운 세사르 아이라의 문학세계를 완벽하게 즐기는 방법일 것이다.
삶 바깥의 삶을 향한 그 매혹적인 초대
어느 해 12월 31일 부에노스아이레스, 아직 공사중인 아파트 건물에 입주 예정인 소유주들이 찾아온다. 공사 진척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온 이들은 건설 인부들이 바쁘게 움직이며 일하는 가운데, 인테리어 디자이너나 카펫 시공업자, 조경사 등을 대동한 채 7층 건물을 오르락내리락한다. 엘리베이터가 아직 설치되지 않아 통로는 텅 비었고 문도 창문도 바닥재도 없지만, 아이들은 공사중인 방을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어른들은 난간도 없는 계단을 조심조심 올라가며 저마다 이 집에서 펼쳐질 행복한 미래를 상상하고 있다.
이 아파트 건물의 꼭대기 층에는 공용 휴게실과 수영장, 경비원 숙소가 있는데, 경비원 숙소엔 칠레 출신 이민자인 야간경비원 라울 비냐스 가족이 몇 달 전부터 거주중이다. 라울과 아내 엘리사, 어린 네 아이, 엘리사가 데리고 온 큰딸 파트리로 구성된 이 가족은 오늘밤 라울의 형제들을 초대해 함께 저녁식사를 할 예정이다.
인부들도, 아파트 소유주도, 라울 가족도 바쁘게 움직이며 한해의 마무리를 준비하는 이 건물엔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다. 바로 유령들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벌거벗은 채 온몸에 석횟가루를 뒤집어쓴 유령들은 여름에는 주로 시에스타 시간에, 겨울엔 해 질 무렵에 나타나 여럿이 몰려다니면서 소리를 지르고 하늘을 뒤흔들 정도로 요란한 웃음을 터뜨리곤 하지만, 아무도 이들을 신경쓰지 않는다. 하지만 파트리는 유독 유령들에게 특별한 매혹을 느끼며 점점 유령들의 세계, 즉 육체와 사회적 규범을 초월한 자유로운 존재 방식에 끌리게 된다. 그리고 그런 파트리에게 유령들이 다가와 거부할 수 없는 초대를 한다. 오직 죽은 자만이 갈 수 있는 유령들의 송년 파티에.
현실과 비현실의 기묘한 균형이 만들어낸
초현실적인 분위기
이 소설에서 공사중인 건물에 유령이, 그것도 벌거벗은 유령이 떼로 나타난다는 사실보다 더 놀라운 것은 아무도 유령들의 존재를 특별히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유령을 볼 수 있고 누군가는 보지 못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세계의 질서를 뒤흔드는 사건으로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 아파트 소유주들 각각이 자기 집의 인테리어를 위해 건축가와 대화를 나누고, 공사장 인부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라울 비냐스 가족이 빨래를 널고 아이들을 돌보고 저녁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슈퍼마켓에 가서 장을 보는 등 사소하고 지극히 현실적인 일상이 벌어지는 가운데, 유령들은 아무런 예고나 경고도 없이 갑자기 등장한다.
방문객들은 고개를 들어 건물 꼭대기를 쳐다보았다. 거기에는 이상하고 불규칙한 모양을 한 물탱크가 얹혀 있었고, 모든 층의 텔레비전 화면에 영상을 공급해줄 커다란 위성 접시안테나가 자리잡고 있었다. 그런데 그 안테나의 가장자리, 즉 새조차 감히 내려앉지 못할 만큼 날카로운 금속 테두리 위에, 남자 세 명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정오의 태양을 향해 고개를 돌린 채 앉아 있었다. 물론, 그들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_본문 14쪽
이렇듯 현실적인 내용을 보여주다가, 아무런 예고나 경고 없이 순식간에 비현실적인 이야기로 넘어가는 것은 세사르 아이라 작품의 핵심적인 특징으로, 작가는 아무리 내용이 믿기 어려운 방향으로 전개되더라도 결코 놀라움의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감정을 배제한 간결하고 꾸밈없는 문체로 일상의 사소한 움직임을 세밀하게 묘사한다. 그러는 한편으로 작가는 느닷없이 피그미족의 사회구조나 호주의 원주민 사회, 건축학과 관련된 이론 등을 설명하기도 하는데, 이런 서술들이 소설 전체에서 기묘한 균형을 이루며 마치 조르조 데 키리코의 그림 같은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형성한다.
'아직-만들어지지-않은-것'
그리고 문학이라는 예술
이 소설에서 유령들의 존재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바로 공간적 배경이 되는 공사중인 건물이다. 건물은 이미 존재하지만 완성되지 않았고, 사람들은 이 집을 소유하고 있지만 아직 그곳에서 살 수는 없다. 즉 이 건물은 '있는 것'과 '없는 것' 사이에 놓인 "아직-만들어지지-않은-것"으로, 이는 유령들의 존재 방식과 정확히 겹쳐진다. 존재하지만 물질적인 존재는 아니며 보이지만 만질 수는 없는 유령들은 삶과 죽음, 실재와 비실재 사이의 경계에 자리하며 현실이 아직 현실이 되지 않은 상태를 의미한다. 작품의 시간적 배경이 12월 31일이라는 사실도 같은 맥락에서 상징성을 지닌다. 한 해와 다음해 사이에 걸쳐져 있는 일 년의 마지막날은 이미 지나간 시간과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을 동시에 품고 있다. 유령들의 초대를 받는 파트리가 아이도 어른도 아닌 십대로 설정되어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작품의 중반쯤 작가는 파트리의 꿈을 통해 공사중인 건물과 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놓는데, "애초에 건축이란 이미 지어진 것과 앞으로 지어질 것이 거울처럼 서로를 비춰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 둘의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아직-만들어지지-않은-것"이라면서, 이 개념을 예술의 특징으로 꼽는다. 영화를 예로 들면, 머릿속 구상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자본과 인력, 장비 등이 필요하므로 '만들어진-것'과 '아직-만들어지지-않은-것' 사이에는 커다란 간극이 존재한다. 하지만 문학의 경우는 다르다. 문학은 상대적으로 물질적 제약이 적으며 머릿속의 생각을 곧바로 문장으로 옮길 수 있다. 즉 작가는 '만들어진-것'과 '아직-만들어지지-않은-것'의 차이를 탐구하면서, 그 두 가지 상태가 구별되지 않는 예술이 바로 문학이라고 설명한다. 결국 아직 공사가 진행중인 아파트 건물은 문학을 상징하게 된다.
현실의 제약이 최소한으로 줄어들어, 실현된-것과 실현되지-않은-것이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뒤섞인 예술, 유령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한순간 현실 그 자체가 되는 예술 역시 떠올려볼 수 있을 것이다. 정말로 그런 예술이 존재한다면, 그건 바로 문학이리라. _본문 80쪽
예측할 수 없는 즐거움으로 가득한
세사르 아이라의 문학세계
세사르 아이라는 아르헨티나 언론과의 한 인터뷰에서 '앞을 향한 탈주'라는 자신의 글쓰기 방식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실수를 저지르거나 한 페이지가 잘못되었다고 해도 나는 아무것도 바꾸지 않는다. 계속 나아가며 수정하지 않는다. 때로는 앞으로 나아감으로써 실수를 역으로 활용하게 되고, 그 실수는 더이상 실수가 아니게 된다."
아이라의 문학에서 중요한 것은 실수 없이 완벽하게 완성된 상태나 꽉 닫힌 이야기가 아니라, 다음 문장이 어디로 갈지 모르는 상태에서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완성되기 전의 가능성 그 자체가 바로 소설이 되는 것이다. 마치 공사중인 건물에서 벽돌을 쌓듯 한 문장 한 문장 앞으로 쌓아나간 소설은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커녕 어떤 문장이 이어질지도 전혀 예측할 수 없지만, 그래서 더욱 경쾌하고 자유분방하다. 사유의 즐거움과 놀라움으로 가득한 미완의 건물을 마치 유령처럼 자유로이 떠도는 것, 그것이 독자로서 익숙하면서도 완전히 새로운 세사르 아이라의 문학세계를 완벽하게 즐기는 방법일 것이다.
목차
목차
유령들 7
해설 | 역설의 문학: 동어반복을 넘어 꿈과 축제의 공간으로 187
세사르 아이라 연보 202
해설 | 역설의 문학: 동어반복을 넘어 꿈과 축제의 공간으로 187
세사르 아이라 연보 202
저자
저자
세사르 아이라 C?sar Aira
라틴아메리카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번역가. 1949년 아르헨티나 코로넬프링글레스에서 태어났다. 1968년 시인 아르투로 카레라와 문예지 〈엘 시엘로〉를 창간했다. 1975년 『모레이라』를 발표한 이후 현재까지 비교적 짧은 분량의 작품을 매년 여러 편씩 총 100편 넘게 출간하며 열정적인 작품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창작활동 외에도 아이라는 생텍쥐페리, 제인 오스틴, 레이먼드 챈들러, 스티븐 킹 등의 작품을 꾸준히 번역해 소개했다. 문학 연구와 비평에도 힘을 쏟아, 아르헨티나의 시인 알레한드라 피사르니크, 작가이자 극작가인 코피, 19세기 영국의 리머릭과 난센스 작가 에드워드 리어 등의 작품을 연구하고 비평 글을 써왔으며, 부에노스아이레스대학교와 로사리오대학교에서 강의했다.
1993년 『나는 어떻게 수녀가 되었는가』가 스페인 일간지 〈엘 파이스〉에서 '올해를 대표하는 10권의 소설'로 선정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1994년 코넥스상 번역 부문, 2004년 코넥스상 소설 부문, 2014년 로제 카유아 상, 2016년 아메리카 문학상, 2021년 포르멘토르상을 수상했으며, 2014년 노이슈타트 국제문학상과 2015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최종후보에 올랐다.
라틴아메리카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번역가. 1949년 아르헨티나 코로넬프링글레스에서 태어났다. 1968년 시인 아르투로 카레라와 문예지 〈엘 시엘로〉를 창간했다. 1975년 『모레이라』를 발표한 이후 현재까지 비교적 짧은 분량의 작품을 매년 여러 편씩 총 100편 넘게 출간하며 열정적인 작품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창작활동 외에도 아이라는 생텍쥐페리, 제인 오스틴, 레이먼드 챈들러, 스티븐 킹 등의 작품을 꾸준히 번역해 소개했다. 문학 연구와 비평에도 힘을 쏟아, 아르헨티나의 시인 알레한드라 피사르니크, 작가이자 극작가인 코피, 19세기 영국의 리머릭과 난센스 작가 에드워드 리어 등의 작품을 연구하고 비평 글을 써왔으며, 부에노스아이레스대학교와 로사리오대학교에서 강의했다.
1993년 『나는 어떻게 수녀가 되었는가』가 스페인 일간지 〈엘 파이스〉에서 '올해를 대표하는 10권의 소설'로 선정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1994년 코넥스상 번역 부문, 2004년 코넥스상 소설 부문, 2014년 로제 카유아 상, 2016년 아메리카 문학상, 2021년 포르멘토르상을 수상했으며, 2014년 노이슈타트 국제문학상과 2015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최종후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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